프롤로그
![DUMMY](http://cdn1.munpia.com/blank.png)
프롤로그
만월이 쏟아내는 은은한 달빛을 배경으로 빌딩 옥상에서 가면을 쓴 누군가 어딘가를 뚫어지게 주시하고 있다.
그가 바라본 곳은 모두가 퇴근한 듯 보이는 어느 사무실 안, 잠시 후 사무실에 불이 켜지고 정장을 차려 입은 살집이 있는 남자가 다급하게 들어왔다.
그리고 빌딩 옥상에 가면을 쓴 인물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빌어먹을 그 녀석이 다시 나타날 줄이야!”
살집이 있는 남자는 자신의 사무실로 보이는 곳에서 무엇인가 열심히 찾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것처럼.
“젠장! 어디 있는 거야!”
그의 다급함과는 정 반대로 조심스럽게 사무실 문이 열렸고, 가면을 쓴 인물이 천천히 들어왔다.
여전히 정신없이 뭔가를 찾고 있던 남자가 인기척을 느끼자 행동은 더욱 다급해 졌다.
그를 비웃기라도 하듯 가면의 인물은 천천히 한발 한발 내딛었고, 결국 남자의 사무실 문을 열었다.
동시에 남자는 그가 찾고 있던 것을 드디어 찾았는지 살짝 올라간 입 꼬리와 함께 자신의 앞에 서있는 인물을 향해 손을 뻗자. ‘탕!’ 요란한 소리와 함께 가면을 쓴 누군가의 어깨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고통조차 느끼지 못한다는 듯 천천히 남자를 향해 다가갔다.
“이, 이런 망할 녀석!”
남자가 그렇게 외치며 방아쇠를 다시 당겼다. 요란한 소음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쯤이면 그의 앞에 아무렇지도 않게 서있던 가면을 쓴 인물은 바닥에 흥건한 피를 흘리며 쓰러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 예상은 빗나갔다. 가면은 어느새 남자의 앞에 서 있었고, 손을 뻗어 남자의 목을 조르며 벽으로 밀쳤다.
“큭!... 이런다고 뭔가 달라질 것 같아?”
목이 졸려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자 가면을 쓴 인물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뭔가 달라지길 원한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 그럼 도대체 뭐 때문에 이, 이런 빌어먹을 짓을 하고 있는 거냐!”
“너희들이 말하는 신념... 그 신념 내가 이루어 줄게”
“이, 이런 미친 녀석! 가면하나 썼다고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본데! 너 역시 마찬가지로...”
결국, 남자는 끝까지 말을 잇지 못하고 가면을 쓴 인물의 손을 떠나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시체를 한동안 바라보고는 이제 충분하다는 듯 돌아서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가면의 인물은 천천히 사무실 밖으로 사라졌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경찰들은 분주해졌고, 특종을 노리고 온 언론사들로 소동이 벌어졌다.
잠시 뒤 시내 전광판에 뉴스의 한 장면이 송출되고 있었고, 그렇게 사건은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아무런 증거도 없는 의문의 살인, 어느새 사람들은 그를 ‘저승사자’라 부르고 있었다.
정체를 숨기고 의문의 살인을 저지르는 저승사자, 이것은 그 존재가 등장하기 10년 전의 이야기 이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