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들리는 모두에게 편안함을.

양산형 회귀 헌터물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라이온
작품등록일 :
2019.11.12 01:01
최근연재일 :
2019.12.25 07:0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50,510
추천수 :
3,251
글자수 :
162,184

작성
19.12.01 18:05
조회
5,958
추천
128
글자
12쪽

>> 양산형 9화 <<

DUMMY

요정은 이후에도 여러 이야기를 떠들었다.

하지만 요정이 언제나 그랬듯이, 대부분의 이야기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는 잡설에 불과했다.


"흠흠, 다들 대충 이해하신 겁니까? 이해 못하셨다면 돌아다니시면서 직접 이해하시는 겁니다!"


요정이 마무리 멘트로 트레저 크루즈의 설명을 종료했다.


"저는 여기서 쉬고 있을 테니, 문제가 생기면 찾아오시는 겁니다!"


그리고서는 크루즈 위에 있던 의자에 기대고 앉아 마법봉을 휘휘 휘두른다.

뿅!

요정의 눈에는 선글라스가, 손에는 모히또가 쥐어졌다.

제대로 관광이라도 온 것 같은 분위기다.


"어, 음. 어?"

"어어···."


하지만, 요정이 여유로이 휴식을 즐기는 와중에도 사람들의 반응은 당황스러워 하기만 할 뿐이었다.

이제와서 갑자기 크루즈를 즐기라니.

도저히 적응할래야 적응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이 아니지 않은가.

그들은 멍하게 모히또를 쪽쪽 빨아마시는 요정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시작하자.'


오로지 2회차인 강현만이 바로 상황에 적응했을 뿐이다.

강현은 그대로 그룹을 이탈하여, 크루즈 내부로 들어갔다.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유유히.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이 죄다 따라와 우루루 몰려다닌다면, 너무 많은 시선을 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휙-.

크루즈 내부로 들어가자.


"앗~! 어서오시는 겁니다~! 새 손님은 환영하는 겁니다~!"


말 끝을 길게 늘어뜨리는 요정 분신이 나타났다. 강현을 따라다니던 요정 분신은 당연히 아니었고, 이 크루즈를 운영하는 요정의 분신인 것 같았다.

그 증거로 이 요정은 메이드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요정에게 메이드복이라니.

세상에 이보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있을까.

두 번째로 보는 것임에도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

강현은 얼굴을 살짝 찌푸리면서도 메이드 분신에게 말을 붙였다.


"반가워. 방으로 좀 안내해주겠어?"

"당연한 겁니다~! 제가 안내해드리겠는 겁니다~!"


가만히 있질 못하는 듯 여기저길 날아다니던 메이드 분신은 강현의 말을 듣고선, 그를 크루즈 내부의 객실로 안내했다.


"으앙~! 바쁜 겁니다~!"

"손님들이 오기 시작한 겁니다~!"


여러 마리의 요정 분신들이 바쁘게 마구 날아다니고 있었다.

각성자들이 단체로 소환되는 바람에, 요정들 사이에서도 비상이 걸린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크루즈의 정경을 둘러보면, 꽤나 현실의 크루즈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정 분신이 아닌 일반적인 직원이 돌아다녔다면 아예 크루즈와 차이가 없었을 터.


"여기인 겁니다~! 고객님의 객실은 여기, 312호실인 겁니다~! 카드키를 드리는 겁니다~!"

"그래. 고마워."


내부를 구경하는 사이 객실에 도착했다.

분신이 준 카드키를 넘겨받는다.

객실 문에 달린 센서에 카드키를 가져다 대었다.

철컥-!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간다.


"음."


넓은 방이다.

혼자서 사용하기에는 많이 크다고 생각될 정도로.

강현은 우선, 방 안으로 들어가서 침대를 바라보았다.

침대 위에 편지와 함께 몇 개의 물건이 올려져 있다.

슬쩍 편지를 훑어본다.


[ ★ 웰컴 투 트레저 크루즈! ★ ]


안녕하세요! 크루즈에 찾아오신 많은 인간 씨 여러분들, 저는 이 트레저 크루즈를 관리하는 총괄 요정이라고 합니다. 저희 트레저 크루즈는 인간 씨 여러분들의 안전과 편안함을 최선으로··· 그러고보니 이렇게 말하다보니 제가 큐브에 처음 발령받았을 때의 이야기가 떠오르는군요··· 하지만 역시 크루즈와 만났던 그 시절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역시 편지는 쓸모가 없군.'


잠깐 읽었을 뿐인데, 수많은 잡설이 눈에 들어왔다.

요정 특유의 떠벌리는 버릇이 편지에도 적용된 결과다. 강현은 편지가 쓸모없다 판단하고선 고이 치워두었다.

그가 관심이 있는 것은 침대 위에 있던 다른 물건들이었다.


주황색 칩 다섯 개.

심심할 때 먹으라고 주어진 간단한 간식들.

낚시대.

정체불명의 티켓.


"···."


그걸 바라보던 강현은 칩 다섯 개를 챙겼다.

뒤도 안 돌아보고서 객실 밖으로 나온다.

그러고서, 마침 지나가고 있던 분신을 부른다.


"저기, 이 객실에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에에에? 객실에 문제가 있는 겁니까? 어떤 문제가 있는 겁니까?"

"좀 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아서. 내가 그런 부분에 예민한 편인데, 방을 좀 바꿔줄 수 있을까?"

"흐음. 뭐 어차피 방은 많은 겁니다. 그러면 다른 방으로 안내해드리겠는 겁니다."


객실을 바꾸기 위해서.

분신은 잠깐동안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알겠다는 듯이 강현을 조금 떨어진 장소에 위치한 객실로 안내해주었다. 강현은 이번에도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객실 안으로 들어갔다.

객실 안의 침대에는 아까와 똑같은 물건들이 놓여 있었다.

강현은 주황색 칩 다섯 개를 챙겼다.

잠시 기다린 뒤, 밖으로 나왔다.


"있잖아. 내가 아주 작은 소음에도 잠을 못 자는 편인데, 이 방에 작은 소음이 나는 것 같단 말이지. 방을 좀 바꿔줄 수 있을까?"

"에에? 소음 말입니까? 거참 이상한 겁니다. 제가 봤을 때는 소음 같은게 없었던 겁니다."

"글쎄, 내가 귀가 좀 좋은 편이라."

"흐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겁니다. 어차피 객실은 많은 겁니다! 저를 따라오시는 겁니다!"


다른 요정을 붙잡고선 다른 객실을 배정받는다.

강현은 이와 같은 과정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내가 사실 좀 상쾌한 공기를 좋아하거든. 위쪽 층을 배정받을 순 없을까?"

"아, 내가 멀미가 심해서 말이지. 괜찮다면 최대한 아랫 쪽 층으로 가고 싶은데."


때로는 다른 층의 객실로 이동까지 해가면서.

강현은 들키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많은 객실의 칩을 긁어모았다.

인벤토리가 점차 두둑해진다.


"여기서 지내주시는 겁니다!"

"안내해줘서 고마워."


한참을 객실을 옮겨다니던 강현은 끝내 한 객실에 정착했다.

더 이상 방을 옮겨다니다간, 요정 분신들에게 크게 눈에 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칩도 충분히 모았으니 욕심은 여기까지만 부려도 될 터.

마지막 객실의 칩을 챙겼다.


'편지는 버리고.'


쓸데없이 긴 편지는 버리고서, 나머지 물품들도 챙긴다.

낚시대, 간식, 티켓.

객실 내의 모든 물품을 챙긴 강현이 다시 밖으로 나왔다.


"그러니까, 전투 같은 건 안 시킨다는 거지? 정말로?"

"전투는 트레저 아일랜드에서나 하시는 겁니다~! 저희는 그런 걸 모르는 겁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여기 이불 좀 바꿔주라!"

"가는 겁니다~!"


주변이 떠들석하다.

처음으로 크루즈 내부로 들어왔을 때는 다른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었는데, 객실을 옮겨다니는 동안 다른 각성자들도 크루즈 내부에 들어온 모양이었다.

강현은 다른 각성자들의 얼굴을 한 번씩 살펴보면서 유유히 계단을 향해 걸어갔다. 그가 최종적으로 객실을 얻은 곳은 3층. 그러나 그는 1층에 가야할 이유가 있었다.


"여기서 위로 가면 4층, 아래로 가면 2층인 겁니다~!"


계단 앞을 지키고 있는 요정을 지나친다.

두 층을 한 번에 내려온다.

1F.

강현은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계단을 빠져나와 복도를 걸었다.

찾던 장소는 저 끝에 있다.


[ ☆ 트레저 게임랜드 ☆ ]


화려한 불빛.


"드랍 더 비트인 겁니다~! 제대로 놀아보는 겁니다~!"


신나는 음악 소리.

분신이 아닌, 요정 본체가 마이크를 잡고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뭐 이런 장소가 있지? 싶은 수준.

강현은 그 정신나간 모습을 바라보면서 입구로 들어갔다.


"앗, 티켓을 제시해주시는 겁니다~!"


카운터를 보는 분신이 강현을 가로막았다.

강현은 인벤토리에서 객실에 놓여있던 티켓을 꺼내, 분신에게 보여주었다.

게임랜드를 비롯하여 크루즈 내의 시설을 이용하는 데엔 티켓이 무조건 필요했다.


"확인되신 겁니다~! 저희 게임랜드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는 겁니다~!"


미소지은 요정 분신이 강현을 들여보내주었다.

안으로 들어간다.


'사람이 많이 안 모이긴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개판이군.'


어디를 보든 유흥거리가 빠지지 않았다.

슬롯머신도 있고, 도박을 하는 것 같은 테이블도 있고, 술을 마시는 작은 바도 준비되어 있었으며, 칩 환전소나 소소하게는 인형뽑기 같은 즐길거리도 준비되어 있었다.

아직 크루즈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사람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벌써부터 몇몇 각성자는 그 앞에 자리를 잡고 있는 중이었다.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스킬 교환권 한 번만 나와주라!"


여기저기서 두 손을 부여잡고 기도를 하는 사람들.


'···저 사람들은 또 언제 여기에 온 거지?'


개 중에서는 강현에게 너무도 익숙한 얼굴들도 보였다.


"어! 나왔다!"


소리를 지르는 이유정을 필두로, 같은 그룹에 속해있던 나머지 사람들도 대충 주변에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이다.

전생에선 저들이 이렇게 빨리 게임랜드에 오진 않았던 것 같은데.

아마 이유정이 살아남은 나비효과 같은 것이 아닐까.

강현은 그들을 잠깐 바라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너무 늦기 전에 해야할 작업이 있다.

그는 요정 딜러가 자리잡은 빈 테이블 앞에 앉았다.


"한 판 할 수 있을까?"

"당연한 겁니다. 어떤 게임을 원하시는 겁니까? 원하신다면 할 수 있는 게임의 종류를 설명해드릴 수도 있는 겁니다."

"간단하게 블랙 잭으로 가자."

"그러면 블랙 잭으로 준비하는 겁니다!"


턱시도를 입은 요정 딜러가 카드를 준비했다.

블랙 잭을 준비하기 위함이다.


"알고 계시겠지만, 블랙 잭은 카드를 합쳐서 총합 21에 더 가까운 숫자를 만드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인 겁니다! 카드는 마음대로 받을 수 있지만, 21을 넘으면 패배해버리는 겁니다!"

"알고 있어."

"또, 저희 게임랜드의 기본 룰은 방금 말한 규칙을 제외한 별도의 규칙은 적용하지 않는 룰을 선호하는 편이니. 원하시는 룰이 있으시다면 미리 말씀해주시는 겁니다!"

"그냥 기본 룰대로 해."

"그러면 시작하는 겁니다!"


규칙을 설명한 요정이 마구 카드를 섞었다.

현란한 손기술.

마치 묘기를 부리듯 카드를 섞은 요정이 말했다.


"자, 그러면 배팅은 어느정도로 하시는 겁니까?"

"배팅 한도가 얼마지?"

"본래대로라면 주황 칩 두 개가 지금의 한계지만··· 첫 판이시니 마음대로 걸게 해드리는 겁니다!"


베팅을 정하라는 말.

매 객실의 침대 위에 놓여있던 주황색 칩은 여기에 사용하는 것이었다.

강현은 인벤토리에서 적당히 주황색 칩을 꺼내어 테이블 위로 올렸다.

스무 개.

요정이 제시한 기본 한도의 열 배였다.

강현이 객실을 돌아다니면서 모은 칩 총 60개의 1/3에 달하는 수치.


"치, 칩을 20개나 거시는 겁니까?"

"그래. 더 걸까 하다가, 기본 한도가 낮다고 해서 우선 이 정도만 해보려고."


요정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현 시점에서 스무 개는 너무나도 많은 칩이었기 때문이다.

주황색 칩으로 교환할 수 있는 밑 단계의 칩인 빨간색 칩이라면 모를까, 주황색 칩을 스무개나 배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주황색 칩을 테이블 구석으로 밀어둔다.


"으으음! 베팅 확인한 겁니다. 그러면 게임 시작하는 겁니다."


요정 딜러가 떨리는 손으로 게임을 이어간다.

카드 패에서 카드를 뽑으려고 할 때.


'슬로우.'


강현은 요정에게 슬로우를 걸었다.

본래 각성자가 큐브의 요정에게 해를 가할 수는 없었지만, 슬로우 정도는 딱히 해가 가는 것도 아닌지라 장난처럼 사용할 수 있었다.

따라서 요정의 움직임은 슬로우에 의해 느려졌고.


"데엣!?"

"장난질은 적당히 했어야지."


느려진 손놀림으로는 들키지 않고서 카드를 바꿔치기 할 수 없었다.

옷소매에서 카드를 꺼내는 요정을 붙잡는다.

이걸 위한 설계였다.


작가의말

주말은 또 연참데이 아니겠습니까? 한번 무리해서나마 준비해봤습니다


좀 전개상 색다른 시도를 해봤는데, 우선 트레저 크루저 에피소드는 이전 에피소드들처럼 짧게 치고 나갈 예정이니 너무 걱정하진 말아주세요! 


재밌어요 많이 눌러주시면 다음주에도 한번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다음화도 아마 24시간 내로 올라갈 것 같습니다.


재밌어요, 선호작, 댓글은 저의 힘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양산형 회귀 헌터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고민 끝에 연재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17 19.12.26 1,077 0 -
공지 17, 18, 19화 전면 수정하겠습니다 (+변경점 설명) 19.12.13 521 0 -
공지 주 5회+@ 연재 / 오전 7시 5분 19.11.27 5,126 0 -
26 >> 양산형 25화 << +5 19.12.25 2,742 92 10쪽
25 >> 양산형 24화 << +7 19.12.24 3,053 110 13쪽
24 >> 양산형 23화 << +10 19.12.22 3,681 100 15쪽
23 >> 양산형 22화 << +8 19.12.21 3,857 92 10쪽
22 >> 양산형 21화 << +16 19.12.20 3,811 93 12쪽
21 >> 양산형 20화 << +13 19.12.20 4,001 108 13쪽
20 >> 양산형 19화 << +19 19.12.19 4,210 106 15쪽
19 >> 양산형 18화 << +4 19.12.18 4,322 94 13쪽
18 >> 양산형 17화 << (12.15 수정완료) +15 19.12.10 5,735 118 16쪽
17 >> 양산형 16화 << +5 19.12.09 5,522 113 18쪽
16 >> 양산형 15화 << +6 19.12.08 5,441 137 16쪽
15 >> 양산형 14화 << +11 19.12.07 5,442 132 15쪽
14 >> 양산형 13화 << +8 19.12.06 5,525 122 14쪽
13 >> 양산형 12화 << +7 19.12.05 5,608 126 12쪽
12 >> 양산형 11화 << +4 19.12.04 5,675 128 21쪽
11 >> 양산형 10화 << +9 19.12.02 5,904 132 19쪽
» >> 양산형 9화 << +8 19.12.01 5,959 128 12쪽
9 >> 양산형 8화 << +7 19.12.01 6,210 153 11쪽
8 >> 양산형 7화 << +7 19.11.30 6,320 138 13쪽
7 >> 양산형 6화 << +14 19.11.29 6,579 136 14쪽
6 >> 양산형 5화 << +15 19.11.28 6,937 142 15쪽
5 >> 양산형 4화 << +11 19.11.28 7,412 151 16쪽
4 >> 양산형 3화 << +10 19.11.27 7,708 152 14쪽
3 >> 양산형 2화 << +15 19.11.26 8,414 158 16쪽
2 >> 양산형 1화 << +10 19.11.25 9,618 144 12쪽
1 >> 양산형 프롤로그 << +24 19.11.25 10,686 146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