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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g8266_ki745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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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20,526
추천수 :
91
글자수 :
579,291

작성
22.07.18 12:37
조회
1,952
추천
11
글자
13쪽

프롤로그. 희망찬 미래를 꿈꾼다

DUMMY

넓디넓은 사각형의 대련장 위에서 자그마한 아이들이 대결을 펼치고 있다.

분명 열살도 안되는 아이들의 대결인데도, 그 싸움 내용도 주변 구경꾼들도 범상치 않아보인다.


“아직 안 끝났어. 벌써 이겼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지?”


바다 같은 푸른 머리와 눈을 가진 꼬마 아가씨가 맹랑하게 말하지만.

자신만만하게 말한 것치고는 휘청거리는 것이 위태로워 보였다.


“괜찮은 거 맞지?”


치렁치렁한 로브가 바닥을 쓸고 있었고, 앙증맞은 손으로 든 지팡이는 금방이라도 놓칠 것 같았다.


“까불지 마라. 죽여버린다.”


짧은 머리의 은발 소년이 소녀의 험한 말 따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어깨에 지고 있던 목검을 앞으로 세웠다.


“바라던 바야. 그럼 다시 시작한다?”


겉보기로 보기에는 곱게 자란 아가씨와 도련님이었지만, 현재 그들은 격렬한 결투를 하고 있었다.


“제길...!”


흐트러짐 없고 땀조차 흐르지 않은 모습.

소녀의 상태와 너무나도 대비되어 보였다.


“아이고, 디아나 인제 그만 하려무나.”

“디아나 아가씨. 괜찮습니다. 제가 대신 싸우겠습니다!”


근처에서 지켜보던 어른들이 아가씨를 말리고, 보다 못한 한 기사는 팔을 걷어붙이고 있었다.


“도련님 불쌍하니까 빨리 끝내주시죠. 끌끌.”

“프리지아의 별이라더니, 제이드 도련님한테는 상대도 안 되네.”


소년의 뒤편에 서 있는 기사들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린다.

각 나라의 명문 귀족으로 장차 나라를 대표할 아이들.

서로의 진영에서는 자신의 아이가 질 것이라 생각지 않았으나.


"한살이나 더 많은 디아나를 저렇게 압도하다니..."

"여왕이 점찍은 기사라는 소문이 사실이었군...!"


명백히 나타난 결과는 누가 봐도 소년의 압승이었다.

백작가 도련님의 승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디아나는 아직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 그렇게 계속 방심해라.”

“방심하는 게 아니야. 고민하는 거야.”


열심히 무언가를 준비하는 소녀와 달리 제이드는 멀뚱히 서 있었다.

집중하지 않는 소년의 태도에 디아나는 화를 머리 끝까지 올라왔지만.


‘아주 여유만만이네...!’


그녀가 화를 내든 말든 상관없이 이미 대결은 기울어진 상황이다.

마지막 일격만 날리면 되는 상황에서 소년은 무엇을 고민하고 있을까.


“뭘 그리 고민해?”


디아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어보고 말았고, 제이드는 질문에 조용히 답을 해주었다.


“너를 죽일까 말까.”


흐리멍텅했던 소년의 눈에 또렷해지고, 소녀는 그의 귀기 어린 안광을 마주했다.

망설임이 사라진 눈과 살짝 올라간 입꼬리.

언제든 자신의 목을 칠 태세인 제이드의 모습에서.


'헉...!'


디아나는 자신이 죽을 것을 직감하며, 심장이 덜컥 내려앉은 것을 느꼈다.

오기로 버티고 있던 디아나의 심지가 꺾이고, 소년에게 무방비한 상태로 공격을 허용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소녀가 쓰러지고, 프리지아의 기사가 다급히 소리를 질렀다.


“네이이이놈! 무슨 짓이냐!”


결판이 났음에도, 소년은 목검을 거둬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디아나의 목을 향해 거침없이 팔을 휘둘렀다.

퍽!


“아저씨. 대련 중에 무슨 짓입니까.”


프리지아 쪽의 기사가 경기장에 난입하여 디아나를 보호한다.

이를 악문 기사가 당장에라도 제이드를 죽일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당장 검 놓지 못해?!“

”흥!“


상관없다는 듯 빈틈을 찾아 이리저리 굴러가는 소년의 눈동자.

기사가 목검부터 빼앗으려 들었지만, 제이드는 순순히 놓지 않으며 힘을 주어 버텼다.

언제든지 빠져나가 소녀를 죽일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어쭈, 네가 자초한 거다!”


고분고분하게 굴지 않는 제이드를 보고, 열이 오른 기사의 이마에 힘줄이 솟아났다.

순식간에 뻗어나오는 발에는 마력이 담겨 있어 강대한 위력을 품고 있었고.

손 놓고 구경하고 있던 쾰른의 기사들이 경악했다.


“잠깐!”

“제이드님!”


제이드는 걷어차이고, 엄청난 기세로 경기장 밖으로 날아갔다.

쾰른 쪽의 기사가 황급히 몸을 날려 소년을 받아냈고, 걷어차인 부위를 다급히 살폈다.


“죽고 싶은 거냐!”


쾰른 쪽 진영에 서 있는 노년의 기사가 노성을 지르고, 프리지아의 기사는 검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명색이 기사란 놈들이, 너희 도련님이 살기 뿜은 거 못 봤어?”

“닥쳐라, 어디서 망발을 지껄이는 거냐!”


쾰른의 기사들에게는 제이드가 죽이려 했다는 사실보다, 프리지아의 기사가 자신들의 도련님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아이들이 시작한 싸움은 어른들의 싸움으로 이어지고, 점차 분위기가 험악해진다.


"디아나 아가씨!"

"제이드 도련님!"


위급한 상황 속에서 각 진영의 사람들은 잊지 않고 소년과 소녀를 부축했다.

제이드는 힘겹게 눈을 뜨는 소녀와 시선이 마주쳤다.


‘안 죽었네...’


푸른 머리와 새파란 눈동자 때문일까.

소녀의 입가에 흐르는 피가 더욱 붉게 보였다.

멀어져가는 의식 속에서 여왕의 명령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정말 짜증나.’


걱정과 불안과 죄책감, 복잡한 감정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고, 복부가 터질듯한 고통을 맛보며 소년은 기절했다.


그 후로, 며칠이 지났다.

그날 어떻게 끝이 났는지 기절한 제이드는 알 수 없었고, 물어봐도 알려주는 이가 없었다.

그저 소년의 손을 붙잡으며 죄송하다고 말하기에, 사과를 받아주며 자리를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다들 진짜 너무하다니까.’


제이드는 평소에 하던 수련도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있다.

가족들을 비롯한 가문의 집사와 하녀들이 요양을 거듭 요구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끝난건데?

-죄송합니다. 도련님께서 신경 쓰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일단 안정을 취하시길 바랍니다. 훈련도 요양이 끝나도 재개하겠습니다.


신체 단련 시킬 때는 매우 모질게 굴었던 기사단장.

아버지에게만 허리를 접던 기사단장이 처음으로 자신에게 허리를 숙이는 모습에, 제이드는 더 이상 알아보는 것을 포기했다.


'내가 듣고 싶은 그게 아니라고...!'


소년은 사과가 아니라 상황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듣고 싶었지만,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자신에게 똑바로 말해주지 않는 것이 너무 속상했다.


‘내년이면 벌써 아카데미도 들어가는데. 후.’


제이드의 형, 어셔 가의 장남 포르테는 자신의 나이인 11살부터 후계자 수업을 받았는데.


“너무 꼬마 취급아니냐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을 때.

똑똑.

방문을 두드리는 노크소리가 들리고, 대답도 안 했건만 상대는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버지...?”


제이드와 같은 은발 머리에 짙은 눈썹과 이마에 자글자글한 주름.

어셔 가문의 수장이자 소년의 아버지,발데르 어셔 백작이 들어왔다.


“제이드, 몸은 괜찮느냐.”


엄하게 생긴 얼굴과 다르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발데르 백작은 형인 포르테와 제이드를 대할 때 태도가 많이 다른 편이었고, 그런 면 또한 소년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걱정하지 말아라.”


아들의 생각을 어떻게 알았을까.

백작은 단번에 제이드의 고민을 꿰뚫어 보았다.

백작이 평탄한 어조로 아들을 안심시키려 했지만, 도저히 제이드는 안심할 수 없었다.


“과연 그럴까요? 결국, 임무는 성공하지 못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너와 같은 또래지 않으냐. 그런 어린애를 죽이라니. 너에게 너무 가혹한 명령이구나.”


제이드가 보기에 쾰른의 여왕은 완전히 미치고 잔인한 인간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소녀를 대련 중에 실수를 가장하여 죽이라는 임무를 내릴 리가 없었다.


“글쎄요. 여왕님이 그걸 이해해주실까요?”


주둥이가 튀어나온, 못마땅한 표정으로 소년이 백작의 말에 대답했다.


“우리는 쾰른을 떠받치는 전선의 벽이다. 쉽게 내칠 수 없을 거다.”


얼핏 들으면 정말 믿음직스러운 말이지만.


‘불과 40년 전에 변방의 벽이라 불린 가문이 멸망했어요. 아버지.’


그리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 어셔 가문이다.

백작이 가슴을 두드리며 당차게 말했지만, 어셔 가문의 역사를 아는 제이드는 불안하기만 했다.

소년은 불안한 마음을 숨기고 아버지의 말에 집중하여 귀를 기울였다.


“벌이야 받겠지. 하지만 그건 어셔 가문의 수장인 내가 책임질 일이다.”


백작이 부드럽게 웃으며 어서 가문 막내의 머리를 쓰다듬고, 가문의 이야기가 아닌 제이드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이제 떨쳐버리고 앞을 생각하자꾸나. 벌써 아카데미에 들어갈 나이가 됐는데.”


벌써 이렇게 컸구나,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뜻이 전해지는 아버지의 표정,

짜증이 올라왔지만, 참을성을 가지고 예전의 기억을 꺼냈다.


“저번에 말씀드렸던 건 별로인가요?”


한번 말한 적 있었던 주제.

바로 소년의 진로 방향 이야기였다.


“너도 알 거다. 적어도 쾰른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야.”

“그렇다면 저는...”


본래 소년은 두 길을 동시에 걷고자 했었지만.

재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환경.


‘정말 마음에 안든단 말이지.’


자신의 조국이 쾰른이기에, 수 많았던 선택지는 사라지고 말았다.

실망하는 아들의 모습에, 백작이 억지로 잔잔하게 웃으며 기사를 추천한다.


“기사로도 충분할 거다. 마법사를 이기는 기사가 되는 게 어떠냐?”

“이미 디아나도 이겼는데요.”


제이드가 콧방귀를 뀌며 답변한다.

마도 왕국의 샛별로 불리는 아이, 디아나마저 현재 소년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아마도 비슷한 나이의 아이 중 제이드가 못 이길 상대는 없을 터.


‘제이드, 네가 대단한 것은, 이 아비도 잘 알고 있단다.’


발데르 백작도 확신하고 있었다.

자신의 아들이 마음만 제대로 먹는다면, 누구도 건드리지 못할 인물로 성장할 것이다.


‘이건 너를 위해서다.’


마법이라는 학문에 심취해가는 아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만 했다.


“앞으로도 이길 수 있겠느냐.”

“......그건 장담 못하겠네요.”


백작이 제이드가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게 질문을 던지자, 곰곰이 생각하던 제이드는 담담하게 사실을 이야기했다.


“솔직하구나.”


예상과 다르게 오만하지 않고 겸손한 아들의 모습이 백작을 더욱 흡족하게 만들었다.


“마법사는 기상천외한 존재들이니까요.”


기사도 어느 정도의 기술에 대한 이해로 실력이 늘어날 수는 있지만, 마법사는 정도가 심했다.

소위 깨달음이라고 말하는 지혜는 마법사를 새로운 경지로 발을 들여놓게 해주었다.


“하지만 가능할 거다. 네가 마음만 다잡는다면.”


아버지의 눈빛을 정면으로 보던 제이드는 고개를 돌리며,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답은 정해져 있었네요.”


애써 돌려 말하는 백작의 말을 이해하고 소년은 생각을 정리했다.


‘뭐, 이럴 것 같았어.’


길은 분명 여러 방향으로 있었던 것 같았지만, 나아갈 수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제이드는 선택의 자유가 없었다.


‘결국 팔라딘이 되어야겠네.’


쾰른을 대표하는 고위기사, 여왕을 섬기는 기사이자 친위대인 팔라딘.

팔라딘이 되면 정체 모를 축복의 힘을 받아 강해지는 것은 물론,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다.


‘그딴 게 문제가 아니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녀의 패악질로 부터 무사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제이드가 마음속으로 정한 답을 내뱉었다.


“그럼 팔라딘이 될까요?”


아들의 답변에 백작은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고 만다.


“가문의 지원을 아끼지 않으마.”

“네, 감사합니다. 아버지.”


백작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 다짐하고, 진정으로 아들을 응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쩔 수 없잖아. 이게 맞는 길이야.’


소년은 마음 같아서는 쾰른의 아카데미가 아닌 제국으로 유학 가고 싶었지만.


‘허락해 줄 리가 없지.’


백작에게 말을 꺼내 보지도 못했다.

대신, 팔라딘이 되어 가족과 가문, 영지를 지키는 미래를 꿈꿨다.


‘이것도 나름. 괜찮을 거야.’


소년은 그렇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후회했다.

무엇보다 따뜻했던 품을 끌어안아, 미지근한 핏물에 젖은 손을 포개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같은 먼지 속에서.

어떻게든 디아나를 죽였어야 했었다고.


아니, 이제와서 그 아이를 탓하는 건 비겁한 짓이다.

복수할 대상은 따로 있지.

나는 반드시.

여왕을 죽일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88 流顯(류현)
    작성일
    22.08.18 12:04
    No. 1

    중복 비문입니다 "그 자리를 어셔 가문이 차지한 것이 어셔 가문."→ "그 자리를 어셔 가문이 차지한 것이다" 또는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 어셔 가문이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Sn50
    작성일
    22.08.18 17:17
    No. 2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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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108화 천사 사냥 (2) 22.11.28 69 0 11쪽
108 107화 천사 사냥 (1) 22.11.25 72 0 11쪽
107 106화 천상의 존재 (2) 22.11.24 69 0 11쪽
106 105화 천상의 존재 (1) 22.11.23 71 0 12쪽
105 104화 불새 토벌 (2) 22.11.22 69 0 11쪽
104 103화 불새 토벌 (1) 22.11.21 74 0 11쪽
103 102화 가출 (2) 22.11.18 70 0 11쪽
102 101화 가출 (1) 22.11.17 75 0 11쪽
101 100화 활동 재개 (3) 22.11.16 77 0 12쪽
100 99화 활동 재개 (2) 22.11.15 78 0 11쪽
99 98화 활동 재개 (1) 22.11.14 80 0 11쪽
98 97화 테스트 (2) 22.11.11 83 0 12쪽
97 96화 테스트 (1) 22.11.10 79 0 11쪽
96 95화 낭중지추 (2) 22.11.09 75 0 11쪽
95 94화 낭중지추 (1) 22.11.08 71 0 11쪽
94 93화 반발 (2) 22.11.07 70 0 11쪽
93 92화 반발 (1) 22.11.04 74 0 11쪽
92 91화 전출 (2) 22.11.03 7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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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86화 네 개의 기사단 (1) 22.10.27 8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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