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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g8266_ki745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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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20,539
추천수 :
91
글자수 :
579,291

작성
22.10.2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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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6화 네 개의 기사단 (1)

DUMMY

일행들은 기다리기 지쳐서 에녹을 제외하고 임무를 완수하려 떠났지만.

이튿날이 지나고 눈을 떴을 때, 피노와 함께 모닥불을 쬐고 있는 에녹을 보고 일행들은 할 말을 잃었다.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클로에의 걱정이 무색하게 조금 지저분하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 태연한 모습.

이때까지만 해도 에녹이 혼자서 적의 본거지를 소탕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보다 뭘 들고 있는 거에요?”


뒤늦게 에녹이 챙겨온 물건을 보고 클로에는 뭔가 심상치 않은 부분을 느꼈고.

에녹은 순순히 자신의 행적을 알려주었다.


“...다 뒤져봤지만 나온 게 이것뿐이더군.”


에녹 혼자서 마무리까지 완료했다는 것은 자체는 사실 놀랍지 않았지만.

제이드 일행이 싸우는 것을 보고 안심해서 바로 출발했다는 부분에서 조금 오싹했다.


‘전부 몰래 지켜봤다는 소리라는 건데...’


감시당하는 입장에서 에녹만큼 골치 아픈 존재가 없을 거라며 제이드는 혀를 내둘렀다.

한편 에녹이 챙겨온 물품을 살피던 클로에는 기분이 많이 언짢아 보였다.


“하, 누굴 바보로 아나.”


반면에 에녹은 딱히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었다.

제이드는 혼자서 흥분하는 클로에한테 조심스레 다가가 물었다.


“그게 뭔데. 그리 화를 내.”

“세계수의 가지에요.”


클로에의 대답에 제이드는 무심코 피노를 쳐다보았지만, 그는 계속해서 멍하니 모닥불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그렇게 노려봐도 피노는 아무것도 모를 거에요.”


목인이 아무리 세계수를 키우는 정원사라 할지라도, 클로에가 보기엔 피노는 세계수를 본적이 없는 듯했다.

물론 대화를 한 것은 아니기에 단정 지을 순 없지만.


‘고작 정원에 만족하고 지내는 부분을 생각하면.’


반쯤 확신하고 있었다.

피노는 세계수에 막연한 기대를 품고는 있지만, 현실에 안주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도 세계수 가지라면 관심이 있을 줄 알았는데.’


단순히 그저 부산물 중 하나로, 꺾인 나뭇가지에 불과했는지, 아니면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클로에도 알 수 없었다.


“뭐 잘못 먹었나, 아무리 그래도 종족이 목인인데 어떻게 한 번을 쳐다도 안 보냐.”


사실 이해 못 할 건 없었다.

제이드가 보기에도 세계수란 거창한 이름에 비해, 클로에가 들고 있는 가지는 품고 있는 기운도 적고 외견도 초라했으니까.


“넌 왜 기분이 나쁜 건데?”


피노에 대한 일은 접어두고 제이드는 클로에가 화를 낸 이유를 물었다.


“너무 노골적이라서 그래요.”


여기서 얻은 결과가 무엇인가. 결국, 북쪽의 세계수로 향하라는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진다.

그곳으로 유도당하는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단서를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

무엇보다 적들이 깐 판에 올라선 거 같아 클로에는 매우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거기 조사하겠다고 한지 몇 달이 지났는데 왜 아직 소식이 없어.”


제이드는 문득 잊고 있었던 사실을 떠올린다.

피노를 맡고 있는지 벌써 두 달은 지났는데, 제국에서 들려오는 공문에는 언급조차 없었다.


“제이드는 모를 만하죠.”


그 사이 프리지아에서 기사단장일도 하고, 쾰른에서 임무도 하느라 바빴던 제이드.

클로에는 그간의 일을 대략적으로 알려주었다.


“스테인 씨도 고생이 많네.”


걸어만 가면 도착하는 대륙의 남쪽과 달리, 대륙의 북쪽은 눈보라가 치는 설산이 가로막고 있다.

충분한 식량은 기본이고 보온 대책이나, 길잡이 등.

원정대가 단위의 인원은 필수, 바로 앞에 위치한 아카이아 공국의 협조도 필요했다.


“마물 때문에 설산 깊숙이 들어가지도 못한다는데 어쩌겠어요.”


그걸 해결하기 위해 스테인이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진행된 사항은 없다고 한다.


“참 바쁜 아저씨야.”

“아마도 제일 바쁠 거에요.”


가디언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스테인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그 능력 있는 아저씨가 애를 먹다니, 제이드는 잠자코 기다리기로 했다.


*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정글을 빠져나온 일행들.

곧바로 인사를 마친 뒤 떠나려는 그들을 부족민들이 붙잡고 조촐하게 연회를 벌인다.

부락 중앙에서 성대하게 피어오르는 불꽃.


“고맙습니다.”


타들어가는 화염을 바라보고 있는 제이드한테 이르카는 진심으로 마음을 전한다.

무스타바는 족장이라 바쁜 것일까. 연회가 시작된 이후 그는 도통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할 일을 했을 뿐이야. 그보다 전에 말한 건 잊지 않았지?”

“물론이죠.”


제이드는 무덤덤하게 말을 받고 묻는다.

그의 목적이 전부 이루어진 건 아니지만, 이전보다 한결 편안한 태도였다.


‘고민해봤자 결과는 달라지지 않지.’


제이드는 저주가 아직 풀리지 않아 보이는 점이나, 갑작스레 등장한 새로운 적에 대한 생각을 잠시 털어낸다.


‘시끌벅적하군.’


당장 불을 끄려는 피노와 그를 말리는 부족원들, 홀로 음료를 홀짝이는 에녹.

주민들이 음식을 근처에 산더미처럼 쌓은 클로에까지.

그러한 일상적인 장면에 제이드는 문득 자신의 기사단원들이 생각났다.


‘돌아가면 회식이라도 할까.’


요근래 바쁘다고 소홀히 했으니 불만이 가득할 터.

특히 길버트한테 칭찬도 해주고 잘해줘야겠다며 다짐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없어도 잘 살 겁니다.”


제이드의 시선을 보고 어떤 오해를 했는지 이르카는 웃는 낯으로 말했다.

실제로 클로에가 자연적으로 정글의 영역이 차츰 줄어든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니. 이들의 미래는 제법 희망찼다.


“제에이이드으으으!”


편안하고 조용했던 분위기를 깨뜨리는 누군가의 고함소리.

거대한 모닥불을 등진 야만인, 자세히 보니 전투화장까지 마친 무스타바가 서 있다.


“은인이라도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나와 싸우자!!”


느닷없는 결투 선언에 제이드는 물론, 부족 전체가 술렁인다.

이르카 또한 난처한 표정을 짓다가 앞으로 한 발짝 나섰다.


“무스타바, 이러면 안 돼.”


그녀의 조곤조곤하고 차분한 목소리에도 무스타바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았지만.


“그건 이미 약속된 일이야.”


이어지는 단호한 음성에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도끼를 떨어뜨렸다.


“어떻게 다시 만났는데... 이렇게 헤어져야 한다고?”

“당신...”


침울한 음색. 주변의 사람들이 눈물을 글썽이고, 입을 틀어막았지만.

제이드는 그 광경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뭐야, 지금 우는 거야?’


미친 듯이 돌격하던 광전사는 어디 간 걸까. 제이드가 어색하게 구경하고 있을 때.

무스타바는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주었다.


“이건?”

“선물이야.”


크고 단단한 짐승의 이로 만들어진 조잡한 목걸이.

마치 고백이라도 하는 것 마냥 이르카의 목에 걸어주었다.


“크읍. 흐읍!”

“죽는 것도 아닌데 뭘 그리 우는 거야.”


이르카는 무스타바와 포옹을 나누었다.

그녀의 말마따나 죽는 것도 아닌데 저리 유난을 떠는지 이해할 수 없는 제이드의 곁에서.

어느새 다가온 클로에가 아련한 눈빛으로 말을 건넸다.


“감동적이지 않아요?”

“저게?”


감성이 메마라서인지 제이드는 끝내 공감할 수 없었지만, 이제 남부에서의 일은 전부 마무리하고 떠날 수 있었다.


*


쾰른의 여왕이 실종되고 이제는 사실상 사망으로 처리한 지 어언 한 달이 넘은 시점.

아직까지도 후유증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쾰른과 달리 프리지아는 별 소동 없이 평화로웠다.

하지만 이 평화로운 시간이 길어져서였을까. 내부적으로 단결된 모습은 아니었다.


“길버트.”

“네, 스벤 단장님.”


여기저기 노후화된 치안대의 집무실.

그곳에서 제이드의 부관 길버트와 은퇴를 앞둔 노년의 기사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둘이 있을 땐 스승이라고 부르래도.”


길버트의 스승인 스벤이 인자한 미소로 말했고, 길버트는 그의 말대로 발언을 정정했다.


“네, 스승님...”

“지금도 똑같이 생각하느냐?”

“그게... 잘 모르겠습니다.”


항상 성실하고 똑 부러진 행실을 지닌 길버트가 답지 않게 말을 흐린다.

그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불안한 심정을 대변해주었다.


“후우. 길버트. 난 언제나 네 뜻을 존중하지만, 이번에는 두고 보기 힘들구나.”


스벤은 주름진 이마를 짚으며 깊은 우려를 표현했다.


“지금 상황을 보고도 네 눈이 틀리지 않았다고 주장할 셈이냐.”

“저는 제이드 단장님을 믿고 있습니다.”

“...알았다, 수고하거라.”


스승이 보기엔 그저 제자의 고집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곁에서 보좌한 길버트의 눈에 제이드는 절대로 평가절하당할 인물이 아니었다.


‘스승님 정도면 그나마 괜찮은 평가시지.’


길버트가 쓰게 웃는다.

스벤은 그래도 괜찮은 편인 게, 파비앙은 너무나 맹렬한 비판으로 그의 스승과 절연할까 고민 중이라 들었다.


‘어서 정신을 차리셔야 할 텐데...’


현재 파견대, 제이드의 기사단은 정원 삼십 명을 넘지 못하는 매우 안 좋은 상태였다.

파견대에 배속되었던 신입기사들이 몇 주가 지나자, 다른 소속으로 변경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단원들도 불안해하고 있어.’


프리지아의 수도 로디니움의 기사단은 현재 대격변을 겪고 있었다.

마법사가 줄어들고 기사는 늘어나면서, 본래 허울이라는 느낌이 강했던 지위에 좁쌀만 한 권위가 생겨났다.


‘그리고 그 권위는 기사들의 수에서 나온다.’


기사라는 족속들은 다른 건 몰라도 명예를 추구하는 존재.

제이드의 파견대를 기피하는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약소기사단으로 분류된 순간부터 점점 기사단은 최악으로 치닫을 것이다.


‘정녕 기사단을 포기하신 겁니까.’


호위, 치안, 감찰 각각의 기사단은 기사들을 서로 포섭하느라 난리인 상황.

그중에 오직 파견대만이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길버트는 그런 제이드의 대처가 무척 아쉬웠다.


*


결론만 말하자면 아그네스는 깨어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제이드의 얼굴은 그닥 어둡지 않았다.


-2년이면 깨어나실 수 있어요.


반드시 그렇게 만들겠다는 이르카의 다짐.

제이드는 그게 최선이라 여기며 그녀를 믿기로 했다.


‘포르테 형도 있으니까.’


그의 형이자, 쾰른의 백작인 포르테가 잘 신경 쓸 것이며, 애초에 그럴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렇게 제이드는 마지막 죄책감까지 덜어낸 채 쾰른을 떠났다.

처음 망명했을 때의 꿈. 조국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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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106화 천상의 존재 (2) 22.11.24 70 0 11쪽
106 105화 천상의 존재 (1) 22.11.23 7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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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102화 가출 (2) 22.11.18 70 0 11쪽
102 101화 가출 (1) 22.11.17 75 0 11쪽
101 100화 활동 재개 (3) 22.11.16 78 0 12쪽
100 99화 활동 재개 (2) 22.11.15 79 0 11쪽
99 98화 활동 재개 (1) 22.11.14 80 0 11쪽
98 97화 테스트 (2) 22.11.11 83 0 12쪽
97 96화 테스트 (1) 22.11.10 80 0 11쪽
96 95화 낭중지추 (2) 22.11.09 75 0 11쪽
95 94화 낭중지추 (1) 22.11.08 71 0 11쪽
94 93화 반발 (2) 22.11.07 70 0 11쪽
93 92화 반발 (1) 22.11.04 74 0 11쪽
92 91화 전출 (2) 22.11.03 75 0 11쪽
91 90화 전출 (1) 22.11.02 80 0 11쪽
90 89화 네 개의 기사단 (4) 22.11.01 75 0 11쪽
89 88화 네 개의 기사단 (3) 22.10.31 81 0 12쪽
88 87화 네 개의 기사단 (2) 22.10.28 89 0 12쪽
» 86화 네 개의 기사단 (1) 22.10.27 8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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