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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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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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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18
추천수 :
92
글자수 :
579,291

작성
22.11.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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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8화 천사 사냥 (2)

DUMMY

성가시고 끈질긴 농성전이 지속되며 많은 시간이 지체되고는 있었으나.

속수무책으로 밀리는 적의 모습에 우리엘은 편안하게 병사들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딱히 눈에 띄는 인간은 보이지 않아. 평범한 이들밖에 없나 보군.’


고등급의 능력자, 무술의 달인 혹은 대마법사 같은 위험한 존재들.

인간이 이룰 수 있는 경지를 벗어난 뛰어난 실력자들은 이곳에 없었다.


‘여기에 있었다면 진작에 등장했겠지. 아쉽네.’


초장부터 그런 영웅들과 대적해서 죽이는 것은 정복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었지만.

한 차원에서 그런 수준의 인간은 고작해야 손으로 꼽을 정도로, 만날 확률은 한없이 영에 가까웠다.


‘게이트는 이곳에 열고. 소문이 돌기 전에 최대한 사냥을 해야겠어.’


평화적인 정복에서야 그러한 영웅을 끌어들이는 게 수월했지만, 지금처럼 무력충돌이 일어난 상황에서 그들의 존재가 항상 걸림돌이 되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를 때 사냥해둬야 나중이 편해졌다.


“오랜만에 전쟁이라고 신이 난 거 알겠는데. 우리 놀러 온 거 아니다, 이제 정리해라.”


우리엘의 명령에 천사들이 본격적으로 능력을 선보였다.

단단해 보이는 저택의 수비를 수월하게 무너뜨리고 있었고.

멀찍이 떨어져서 대기하고 있었던 궁수대가 나섰다.


“붙어있는 녀석들, 다 물러나. 말려들어도 난 모른다!”


궁수조장 주디엘의 웃음기 가득한 선언에 저택에 공세를 가하는 천사들이 물러난다.

그를 비롯한 다섯 명의 천사가 일제히 불타오르는 화살을 당기고 있었다.

고작해야 활 공격이었지만, 영지 마법사들은 적들의 행동에 경계심을 높이며 보호막에 심혈을 기울였다.


“쓸데없는 발악을 하는군.”


한껏 조소를 머금은 주디엘이 활시위를 놓으려는 순간.

이를 구경하던 천사가 다급히 소리를 질렀다.


“주디엘, 뒤, 뒤를 조심하십쇼!”

“...흩어져!”


위협을 느낀 주디엘이 급히 외치며 아래로 활강했고.

나머지 천사들도 각기 다른 방향으로 비행했을 때, 그 자리를 붉은 검기가 가르며 지나쳤다.

천사들은 기민한 반응으로 위험을 넘겼다며 안도했다.


“휴.”

“어디서 날아온 거야?”


모두가 주변을 경계하며 아래에 시선을 두었지만, 공격했을 것으로 보이는 인물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뭣하나, 피해!”


유일하게 위를 바라본 주디엘이 다급히 외쳤지만.

미쳐 반응하기 전에 홀로 떨어져 있는 천사 위로 붉은 유성이 떨어져 내렸다.


“커헉!”


가슴을 관통당한 천사가 단말마의 소리를 내며 허공에서 떨어지기 직전, 그 몸뚱이를 발판삼아 또다시 궤적을 만들어내며 다른 희생자를 찾아갔다.

그 끝에는 멀뚱멀뚱 날고 있는 궁병.


“막아!”


주디엘의 분노에 찬 외침 때문일까.

어설프게 회피하는 동작 대신에 튼튼한 활을 앞세워 방어에 전념했고, 덕분에 목숨은 부지할 수 있었지만.


“끄으아아아-!”


대신 한쪽 날개를 잃었고, 머리부터 떨어진 천사의 최후는 쉽게 예상이 되었다.

이를 악문 주디엘이 상대의 낙하를 계산하여 화살을 쏘았지만.

팅-.

갑자기 공중에 나타난 방패가 화살을 방어해내면서 무사히 착륙했다.


*


‘고작 둘인가. 역시 공중은 까다로워.’


기습 성공으로 기뻐할 만도 하지만 제이드는 수확에 만족하지 못했다.

이제 난이도가 적어도 수 십 배는 어려워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순간에 화살로 자신을 정확히 노린 주디엘을 시뻘게진 눈으로 바라보았다.


‘저 자식을 어떻게 하지 않으면 위험해.’

‘내가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의 인간인가?’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며 시선이 마주치고, 천사 셋과 제이드는 거리를 유지한 채 대치하게 되었다.

수천에 달하는 군세를 성벽에서 저택으로 철수시킨 적들.

제이드도 이례적으로 미리 복용하고 참전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주디엘은 이 대치가 숨이 막혔다.

그도 그럴 것이 잠시 빈틈을 보이는 순간, 순식간에 저 붉은 전사에게 찢겨나갈 것을 예감했기 때문이다.


‘이 정도로 만족하고 계획대로 진행해야 하나.’


더 이상 끌어들이는 건 과욕일 수 있었다.

특히 엄청난 높이에서 전장을 살피는 세 쌍의 날개를 지닌 천사.

그놈이 난입하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날카로워진 직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한 두명만 더 와주면 좋을텐데.’


시가지로 도망치면서 유인하는 것은 필수.

저택의 넓은 마당에서 정면으로 붙어봐야 실컷 농락만 당할 것이다.

시간을 끌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백작령.

움직여야 하나 싶을 때 먼저 상대 쪽에서 반응해주었다.


“주디엘, 네 자리로 가라. 이 녀석은 내가 상대할 테니.”

“내가 할 수 있다. 참견 마라.”


천사 둘을 대동한 전사조장, 파누엘이 주디엘에게 말했고.

자존심이 상한 주디엘은 불길한 예감을 떨쳐내며 호기롭게 대답했지만.


“우리엘 님의 명령이다.”

“...알았다.”


단호한 음색으로 받아치자 고집을 꺾을 수밖에 없었다.

서로 자리를 바꾸긴 했지만, 솔직히 제이드의 눈에는 비슷했고.

지니고 무기가 다르지 않았다면 바뀐 지도 몰랐을 것이다.


“나 파누엘이 널 상대해주마. 어디 전력을 다해보도록.”


공중에서 오만한 태도로 내려다보는 파누엘.

그뿐만 아니라 두 명의 부하들도 제이드를 얕잡아 보고 있었다.


‘그냥 유인할 거 그랬군.’


한 두명이 추가될 줄 알았는데, 적의 지휘관은 아직 제이드한테 위협을 느끼지 못했나 보다.

이래서야 달라진 게 없었고, 오히려 상대의 편의만 봐준 셈이었다.


‘빠르게 해치울 수밖에 없겠어.’


후회를 해봤자 늦었다. 하늘을 나는 궁사에서 그나마 상대하기 편한 전사로 바뀌었으니, 이걸 이용해서 속히 결판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어딜 도망치는 것이냐!”


결단을 내린 제이드가 자리를 옮기려고 후퇴했고.

이를 도주라고 판단한 천사들이 비행으로 뒤쫓았지만.

건물 사이로 숨은 모습에 한순간 멈춰서야 했다.


“흥, 잔꾀를 부리는군. 하지만 소용없다.”


나름 머리를 굴린 것 같지만 애석하게도 천사들한테 효력은 없었다.

수 미터에 달하는 높은 건물이 즐비했지만, 큼직큼직한 골목길 덕분에 그들에게 약점이라고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좋다, 그리 원하면 들어가 주지.”


자신감에 찬 발언과 함께 제이드가 향한 구역에서 건물 옥상 높이에서 비행하며 그의 행방을 찾았다.

적에게 유리한 환경을 주는 게 어리석다고 할 수는 있으나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바보 같긴, 우리가 하늘에서 싸우는 줄만 아는 거냐?’


오히려 대부분이 이런 장소에서 전투를 벌였다.

날지 못하는 적들은 어떻게든 자신들을 상대하기 위해 발판을 이용했고.

전투지역은 항상 이런 곳을 만들어 함정을 파곤 했었다.


‘그래, 이 정도면 양호한 편이지.’


천장이 없으니 언제든지 도피가 가능한 환경.

이곳이라면 괜찮을 거라고 착각을 할 것이 분명했기에 파누엘은 속으로 비웃었다.


“파누엘, 저기 아까 도망친 녀석이 있습니다.”


열심히 달려봐야 자신들의 눈 아래에 있다.

건물 사이에 서 있는 제이드가 보였는데, 결연한 표정에 절로 실소가 터져 나왔다.


“큭, 어디 저 멍청이를 사냥해볼까. 가자.”


파누엘이 검을 늘어뜨리며 급하강을 시전하자, 뒤이어 천사들도 차례대로 따라나섰다.

제이드는 자신을 향해 돌격해오는 파눌엘을 향해 맹렬히 검을 휘두르지만,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


공격이 닿지 않는 높이로 비행한 파누엘.

제이드의 위를 넘어가며 가볍게 뒤를 잡았고, 제이드는 앞에서 이어진 다른 공격에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휘익, 챙-.


“오호. 제법이야.”


파누엘이 진심으로 감탄했다.

하체를 노린 두 명을 앞으로 뛰어넘으며 등을 향한 보이지 않는 공격을 감각만으로 막아냈기 때문이다.


“재밌어, 괜찮은 전사가 있었군.”


자칫 무리한 방어로 치명상을 입었을 텐데. 유연하고 매끄러운 움직임으로 그것을 가능케 했다.

하지만 겨우 그걸로 경계수준이 높아지지는 않았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기대되는걸?”


말그대로 전방위적으로 파상 공세가 시작되었다.


*


옆을 찌르고 들어오는 검에 다리를 움직여 회피하고 상체를 노린 베기는 허리를 숙여 피한다.

어디서든 칼이 들어온다고 상정하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목이 떨어질 뻔한 적이 정말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어떻게 피한 거지? 뒤통수에 눈이라도 달린 거냐?”


파누엘을 비롯한 천사들이 질린 표정을 짓는다.

제이드의 회피는 눈으로 보고도 이해할 수 없을 지경이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방어하는 데 급급한 상대의 모습이 이 싸움의 결과를 알려주고 있었다.


“이제 곱게 죽어라!”


약이 빠짝 오른 천사가 제이드를 공격했을 때, 제이드는 빈틈이 생긴 것을 알아차렸다.

아무래도 동료들을 믿은 모양인데.


‘나야 이렇게 나와주면 좋지.’


옮다구나 싶은 심정으로 천사의 검을 발로 차 날리고 이어서 반댓손으로 가슴을 쭉 밀었다.

회심의 일격치고는 불품 없는 공격. 그래서 안심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우와아아아아!”


골목 바깥까지 밀려난 천사의 옆에서 우악스러운 손길이 뻗쳐왔다.

방심을 노리고 있던 거친 함성을 지르며 트리나인이 등장하고.

당황한 천사가 비행을 하려고할 때.


“위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


제이드의 말을 따라 거대한 손이 바로 위에서 떨어져 내리자 날개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쾅-. 쾅-. 쾅-.

이후 트리나인이 쥐 잡듯이 땅을 내려쳤고, 천사는 쥐포가 되는 것은 피하고자 열심히 뛰어다녔다.


“이 놈, 동료가 있었구나!”


분통을 터뜨리는 파누엘과 달리 제이드는 침착하게 공격을 막아냈고.

다시 한번 천사 한 명을 날려버리는 데 성공했다.


“올라가!”


또 동료가 있지 않을까 싶었던 파누엘은 경고를 내뱉었고.

부하가 파누엘의 명령에 따라 하늘로 솟구칠 때 단단한 무언가가 그를 덮쳤다.


“저건 또 뭐야...!”


나무 인형, 피노의 등장에 당황하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세명이서 하나로 줄면서 순식간에 역전된 상황.


‘도망쳐야 돼.’


파누엘은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일대일로 제이드를 이기는 것을 불가능했다.

그가 이대로 도망칠 것이라고 제이드는 예상치 못한 것일까.

한순간 거리를 벌린 파누엘이 위로 비행하는 데 성공한다.


“나중에 두고 보자...!”


전형적인 악당의 대사를 내뱉으며 후퇴했는데.

그가 위로 날아오르자마자 제이드도 같이 움직였고.

양쪽 건물 사이를 오고 가는 붉은 궤적이 파누엘의 위로 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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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109화 천사 사냥 (3) 22.11.29 102 0 11쪽
» 108화 천사 사냥 (2) 22.11.28 97 0 11쪽
108 107화 천사 사냥 (1) 22.11.25 102 0 11쪽
107 106화 천상의 존재 (2) 22.11.24 97 0 11쪽
106 105화 천상의 존재 (1) 22.11.23 100 0 12쪽
105 104화 불새 토벌 (2) 22.11.22 98 0 11쪽
104 103화 불새 토벌 (1) 22.11.21 116 0 11쪽
103 102화 가출 (2) 22.11.18 99 0 11쪽
102 101화 가출 (1) 22.11.17 106 0 11쪽
101 100화 활동 재개 (3) 22.11.16 112 0 12쪽
100 99화 활동 재개 (2) 22.11.15 104 0 11쪽
99 98화 활동 재개 (1) 22.11.14 13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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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96화 테스트 (1) 22.11.10 109 0 11쪽
96 95화 낭중지추 (2) 22.11.09 104 0 11쪽
95 94화 낭중지추 (1) 22.11.08 102 0 11쪽
94 93화 반발 (2) 22.11.07 106 0 11쪽
93 92화 반발 (1) 22.11.04 105 0 11쪽
92 91화 전출 (2) 22.11.03 103 0 11쪽
91 90화 전출 (1) 22.11.02 115 0 11쪽
90 89화 네 개의 기사단 (4) 22.11.01 107 0 11쪽
89 88화 네 개의 기사단 (3) 22.10.31 111 0 12쪽
88 87화 네 개의 기사단 (2) 22.10.28 117 0 12쪽
87 86화 네 개의 기사단 (1) 22.10.27 11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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