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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20,536
추천수 :
91
글자수 :
579,291

작성
22.11.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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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06화 천상의 존재 (2)

DUMMY

거인왕국 히베르와 알로란드 연합왕국을 가르는 국경선.

깊고 긴 강줄기 앞에 거인과 인간이 서 있다.


“뭐해 어서 가.”

“...”


잘가라는 손짓에도 트리나인은 머뭇거리자 제이드는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작별인사는 짧은 게 좋은데 말이야.’


며칠이면 도착할 것이라는 말을 들은 이후, 트리나인은 기운이 없었고 슬퍼하고 있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이별이 멀지 않다는 것을 이해했고, 이대로 헤어지면 앞으로 만날 일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자주 보러 올게.”

“정말이죠?”


거짓말을 하는 게 내키지 않았지만, 제이드는 트리나인을 위해서라며 합리화하며 말을 건넸고.

그를 철석같이 믿고 있는 트리나인은 깜빡 속아 넘어갔다.


“물론이지.”


이번 가출에서 고생이 컸는지 조금은 성숙해졌지만, 아직 여전히 어린 나이에 불과했다.

몇 번이고 뒤도는 트리나인한테 제이드는 계속 손을 흔들어주었다.


‘이걸로 끝인가. 이번 임무는 꽤 길었던 것 같아.’


이동자체가 워낙 많았던지라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만 가볼까 싶을 발길을 돌릴 무렵. 제이드는 기묘한 기운을 감지했다.


‘이 느낌은, 어디서 느껴본 것 같은데...’


기억해내려 애썼지만 떠오르지 않는 아리송한 기분을 젖혀두고, 신경이 쓰이는 장소로 걸음을 옮겼다.


*


“이런 곳에 마을이 있을 줄은 몰랐네.”


일부러 숨기려고 만든듯한 산골짜기 마을.

작은 크기였지만, 짐승을 막을 목책도 세워져 있는 게 그럴싸했다.


“경비는... 없군. 버려진 마을인가.”


제이드는 문을 두드려보고 뜸을 들여 기다려보기도 했으나 병사는커녕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문득 불길한 예감이 스쳐 지나갔지만, 애써 무시하며 들어갈 방법을 찾았다.


‘부수고 들어가는 것보단 살짝 흠집 나는 게 낫겠지.’


팍-.

허리춤에서 꺼내 든 단검이 눈 깜짝할 새도 없이 날아가며, 목책에 단단히 박혔고.

제이드는 단검을 발판 삼아 목책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흐으으으으음.”


안에 들어선 제이드는 곧바로 미간이 좁혀지며 깊은 침음을 흘렸다.

밖에서 왜 못 맡았나 싶을 정도로 진한 피 냄새가 사방에 진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짐승의 습격이라고 하기에는...’


목책은 물론 마을 상태가 너무나 멀쩡했다. 집을 비롯해 가구가 하나도 망가져 있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방심은 금물, 경계수위를 높이며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


‘왜 이리 긴장이 되지?’


이질적이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

제이드는 무심코 품속을 뒤적거렸고, 품 안에 고이 간직한 세 개의 보석이 달그락거렸다.

그리고 마침내 공기를 무겁게 만든 근원을 발견했다.


“대체 여기서 무슨 짓을 벌인 거지...?”


불쾌함을 일으키는 발생지에 도착하자 보이는 피의 향연.

수백에 달하는 인원들이 황홀함과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표정을 지으며 죽어 있었다.

기이하고 잔인한 광경.


“엄마야아아아아!”


방정맞은 목소리가 광장을 울린다.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른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제이드도 충격받았지만.

그는 눈을 부릅뜬 채 이 참상을 목도하고 있었기에 제이드의 비명은 아니었다.


“형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너... 아니다 그걸 신경 쓸 때가 아니지. 조용히 있어봐.”


트리나인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잔뜩 겁에 질린 목소리를 내뱉는다.

제이드는 어김없이 몰래 뒤를 쫓아온 트리나인을 향해 한마디 하려 했지만.

그럴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기에 먼저 상황 파악에 나섰다.


‘기껏해야 하루도 지나지 않았어.’


변색이 없는 시체의 부패상태를 봐선 그것도 열두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의미 없는 시체 훼손이 없고 우리에 갇힌 닭은 멀쩡한 것으로 보아 오로지 살인이 목적인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인간을 노리는 거라면, 가장 가까운 영지로 향했으려나...?’


이만한 사람이 죽었는데 변변찮은 저항이 보이지 않다니, 위험한 상대들이 분명했지만.

확신할 수 없었던지라, 판단은 늦고 시간이 흘러만 갔다.


“제가 도와줄게요!”


트리나인의 외침이 제이드를 일깨웠다.

이렇게 고심해서 무엇하겠나, 이렇게 고민하는 사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그래, 일단 움직이자.’


이해할 수 없는 마을 상태를 우선 젖혀두고 다음으로 단서를 찾아 나서기로 결심했다.

트리나인은 헤어지기 직전 제이드의 은혜를 갚고 싶었고

제이드 또한 거인이 인명구조 같은 면에서 동행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겼다.


“아르카 영지로 갈 거다. 잘 따라올 수 있겠어?”


트리나인에게 공포와 충격을 안겨준 끔찍한 장소.

제이드는 지금부터 그곳으로 갈 생각이었다.

트리나인을 위해서 일부러 아르카 영지를 건너뛰고 왔는데, 결국 이렇게 직면하게 되었다.


“...네!”


눈을 감은 채 그 기억을 잠재운 트리나인이 뒤늦게 대답을 마치고 목적지로 서둘러 이동을 나섰다.


*


제이드가 도착하기 열 두 시간 전쯤.

이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은 한창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드디어 볼수 있다는 건가.”


적당히 시원한 날씨인데도 추운 듯 모피코트와 중절모, 머플러까지 착용한 연합왕국의 거상 클레인.

그는 깊은 밤에 특별한 의식을 치르고 있었다.


“할아버지, 지금 뭘 하는 건가요?”


클레인의 옆에는 천사 같은 아이가 그의 손을 꼭 잡고 있었는데.

천진난만한 물음에 빙긋이 웃으며 마을 전체를 둘러보았다.


“자그마치 육십 년이 흘렀구나.”


느닷없이 거인의 침략을 받은 마을.

거인들에게 짓밟힌 고향을 재건하고 발전하기까지 많은 세월이 흘렀다.

이곳은 클레인이 세우고 가꾼 장소.


“이곳을 내 안식처로 삼으리라 다짐했었지.”


현실적으로 복수는 무리라고 생각했기에 돈을 벌어 새롭게 짓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그치들의 제안을 거절했었고, 실제로 이렇게 성공했다.

하지만 그의 허전한 마음은 채워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절망스러웠지.’


마을 사람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어도, 천사 같은 아이의 미소를 보아도 감흥이 없다.

클레인은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슬펐다.


‘나에게 이곳은 지옥이나 다름없다.’


클레인은 악마를 본 적이 있었다. 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 세상에서 구원을 바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무렵.

다시 한번 그들이 찾아왔고, 천상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내 마지막 목표가 되었지.’


클레인은 이를 구원이라고 여겼다.

신을 추방한 이 대륙에 천사를 강림시키고 신의 뜻을 전파할 생각이었다.


“준비는 멀었는가...?”

“마지막 점검을 완료했습니다. 시작할까요, 주인님?”


노인의 재촉에 준비를 끝마친 마을 처녀가 대답한다.

아이처럼 설레는 마음.

시작하라는 손짓에 중앙에 위치한 마법진이 광장을 하얀빛으로 물들였고.


“아,아아아아!”


그 성스러운 빛에 클레인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올렸다.

지옥에 빠진 저를 구원해주소서.


*


“요새 관리 안 하나. 바닥이 왜 이리 너저분하지?”

“죄송합니다, 청소하라고 지시하겠습니다!”


연노랑색 긴 머리와 파스텔 블루의 눈동자, 얼핏 보면 여성으로 착각할만한 외모를 지닌 미남이 인상을 찌푸린다.

바닥에 널린 하얀색 깃털들이 그의 심기를 어지럽혔기 때문이다.


“어차피 내일 또 이렇게 된다고 미루지 말고 매일 말끔히 청소하도록.”

“옙!”


그가 사납게 인상을 쓰자 부하로 보이는 인물이 빠릿빠릿하게 대답을 마친 뒤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다른 구역도 이럴 것이 훤하다며 지레짐작한 그는 한숨을 내쉬며 걸음을 옮겼을 때.


“헉, 헉. 우리엘 님.”


방금 막 지시를 받고 떠났던 부하가 도로 그에게 다가왔다.


“라파엘 천사장 님이 찾으십니다. 어서 가보시지 말입니다.”

“걔가 날? 왜.”


의외의 부름에 우리엘이 반문했지만, 고작 소식만 전달할 뿐인 부하가 답을 해줄 수 있을 리 없었다.


‘어지간히 급한 모양이군.’


다른 천사장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자신을 부를 정도면 꽤 급한 상황인 게 틀림없었다.

새로운 점령지라도 발견한 것일까.

호기심이 생긴 우리엘은 라파엘에게서 원하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소환 의식의 조짐이 보인다.”

“...그게 정말이야?”


막상 소원이 이루었지만, 무턱대고 가자는 소리를 지껄일 순 없었다.

하필 다수의 천사장들이 현재 부재중이었기 때문이다.


“그쪽 진행상황은 어때? 라구엘 라미엘 정도만 와도 이건 해볼 만할 것 같은데.”

“빼기 힘들어. 검둥이 놈들이 참전했거든.”

“워어, 그럼 안 되겠네.”

“막바지에 끼어들어서 재를 뿌리고 있어.”


라이벌 세력이 끼어들었으니 이제 그곳은 초토화되고 망가져서 쓸 수 없을 것이다.

인간들이 편하게 정해준 호칭, 천사와 악마로 칭하는 차원을 넘나드는 세력전.

균형을 이루고 있어 결판을 짓기란 쉽지 않았다.


“어쩌면 이건 우리에게 기회일지도 모른다.”


라파엘의 주장에 우리엘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동시에 확장을 노릴 거라고 상상하긴 힘들지.”


몇 번 그리했다가 엎치락뒤치락 거리는 사태가 벌어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도 고려해야 할 문제가 있었다.


“그러면 일반 병사들로 채워서 가라고?”


소환 의식으로 한 번에 넘어갈 수 인원은 제한되어있었고, 덕분에 정복에 막대한 시간이 들어갔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방해를 받는 것은 정해진 순서였다.


“흠, 아쉬워졌네. 포기해야겠어. 대충 얼굴만 비추고 올까?”


다음 소환을 부추기기 위해 대충 모습만 보여주는 식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려고 한순간.


“아니, 해봐야겠어. 성공만 하면 검둥이 놈들을 압도할 수 있을 거야.”

“방법은 있고?”


우리엘의 물음에 라파엘이 탁자 위로 물건을 올려두고 그에게 미끄러뜨렸다.

슝하고 탁자 위를 부드럽게 다가온 물건을 받았다.


“이게 남아 있었네?”

“얼마 전에 만든 거다.”


우리엘이 놀란 표정을 짓게 만든 것은 게이트 발생 장치. 두 차원의 통로를 만들어주는 물건이었다.

효과는 뛰어난 대신, 쓰기 위한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거기선 천사라는 이미지는 버려야겠네.”


게이트 형성을 위해 지성이 있는 생명체를 제물로 써야 한다.

빠르게 통로를 만들기 위해서 눈에 보이는 지성체들을 죽여나갈 텐니, 처음 대면할 때부터 적대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그거야말로 네가 바라는 거 아니었나?”

“맞아. 간만에 피가 끓어오르네. 시간은 얼마나 남았지?”

“속도로 봐선 한 시간가량 걸릴 듯하다.”

“서둘러야겠군. 흐흐.”


호전적인 미소를 지으며 문을 박차고 나선다.

얼마나 행동이 거칠었는지 바닥에 우리엘의 깃털이 몇 개가 떨어져 있었다.


천사장 우리엘의 호출에 천사 병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마침내 소집된 병사들.

대체로 호리호리한 체형의 날기 위해서인지 가벼운 무장이었다.


“가즈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


얼마 만에 침략일까. 그것도 피에 젖은 살육으로 이루어지는 정복에 천사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차원의 저편에서 부르짖는 외침에 피에 굶주린 전사들이 응답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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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110화 천사 사냥 (4) 22.11.30 66 0 12쪽
110 109화 천사 사냥 (3) 22.11.29 65 0 11쪽
109 108화 천사 사냥 (2) 22.11.28 69 0 11쪽
108 107화 천사 사냥 (1) 22.11.25 73 0 11쪽
» 106화 천상의 존재 (2) 22.11.24 70 0 11쪽
106 105화 천상의 존재 (1) 22.11.23 71 0 12쪽
105 104화 불새 토벌 (2) 22.11.22 70 0 11쪽
104 103화 불새 토벌 (1) 22.11.21 75 0 11쪽
103 102화 가출 (2) 22.11.18 70 0 11쪽
102 101화 가출 (1) 22.11.17 75 0 11쪽
101 100화 활동 재개 (3) 22.11.16 78 0 12쪽
100 99화 활동 재개 (2) 22.11.15 79 0 11쪽
99 98화 활동 재개 (1) 22.11.14 80 0 11쪽
98 97화 테스트 (2) 22.11.11 83 0 12쪽
97 96화 테스트 (1) 22.11.10 80 0 11쪽
96 95화 낭중지추 (2) 22.11.09 75 0 11쪽
95 94화 낭중지추 (1) 22.11.08 71 0 11쪽
94 93화 반발 (2) 22.11.07 70 0 11쪽
93 92화 반발 (1) 22.11.04 74 0 11쪽
92 91화 전출 (2) 22.11.03 74 0 11쪽
91 90화 전출 (1) 22.11.02 80 0 11쪽
90 89화 네 개의 기사단 (4) 22.11.01 75 0 11쪽
89 88화 네 개의 기사단 (3) 22.10.31 81 0 12쪽
88 87화 네 개의 기사단 (2) 22.10.28 89 0 12쪽
87 86화 네 개의 기사단 (1) 22.10.27 8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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