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환영합니다.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셋트업(Setup) - 수정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AAKHS
작품등록일 :
2017.07.07 03:11
최근연재일 :
2017.09.20 09:45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6,828
추천수 :
64
글자수 :
447,005

작성
17.09.08 09:05
조회
87
추천
2
글자
11쪽

셋트업(Setup) - 2편-62

DUMMY

문득 고개를 뒤로 돌려 외벽을 넘어 파도처럼 밀려오는 언데드의 무리와, 그에 대치하는 에우로파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던 나트는 작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에우로파, 무사해야 해···!”


그녀의 중얼거리는 모습을 본 킬리가 그녀에게 질문하였다.


“아가씨? 무슨 일이라도···?”

“아, 아냐. 그냥 혼잣말이야.”


나트는 뒤늦게야 자기 자신이 무슨 말을 하였는지 인지한 듯, 스스로도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방금 전 자신이 했던 말을 덮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


“그···그런데 어째서 이 언데드들은 너와 덴 아저씨를 돕는 거지? 왜 다른 언데드들처럼 산 자들에게 복수하려 하지 않는 거야?”


사실 이 정도는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단지 확률 또는 비율의 문제일 뿐. 그리고 킬리의 대답은 그녀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들은 리넥 공국의 온건파 일원들입니다. 안타깝게도 수장급인 이들은 이미 강경파에 의해 숙청되었지만.”


상황이 상황인만큼 킬리의 대답은 비교적 간결했다. 즉, 이들은 산 자들과의 연대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를 거들 듯 옆에서 함께 따라오던 리치들 중 한 명이 부연하였다.


“킬리의 이야기대로이다. 게다가 이 세계 전체가 죽음에만 물들게 된다면 세계의 균형이 무너진다. 아무리 우리라 하더라도 그것은 바라지 않는다.”


곧바로 반대측에 있던 죽음의 기사 중 한 명도 거들었다.


“우리는 맹세했다. 우리가 움직일 수 있는 한 우리의 주군의 뜻을 따를 것을. 설령 주군께서 더 이상 계시지 않을지언정, 우리의 맹세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렇구나···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대로구나.”


이성과 의지가 있는 이상, 지성체인 이상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모든 이들에게는 각자의 사연과 생각이 있는 것이구나. 나트는 새삼 상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적의 우두머리가 있는 곳까지 얼마나 남았지?”

“카스털 성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얼마 안 남았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다른 국가의 수도성에 비해’ 크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게다가 이 성은 널찍한 내부공간을 과시하며 웅장함을 중시하는 다른 일반적인 성들과 달리, 마치 미궁처럼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사전에 정찰은 해 두었습니다. 이제 이 통로만 지나면···!”


킬리의 외침과 동시에 통로 모서리를 돌자 길지 않은 통로 저편에 넓은 홀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곳은 지금까지에 비교하여 몇 배는 거대한 면적과 규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적들 또한 지금까지 통로상에서 마주쳤던 그 이상의 수가 모인 상태로 나트 일행을 맞이하였다.


“기어이 여기까지 온 것인가.”

“베라느 경···역시 이 곳을 지키고 있었는가?”


그곳에는 지금까지 마주쳐온 것과 마찬가지로 다수의 죽음의 기사와 리치를 비롯하여. 악령과 모르그, 파멸의 전사 등 보다 다양하고 강력한 언데드들이 위치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곳의 중앙에 있는, 이 홀의 우두머리인 듯 보이는 자에게서는 지금까지의 언데드들과는 확연히 격이 다른 기운이 느껴졌다.


“어리석은지고. 산 자들에게 배신을 맛보았음에도, 여전히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그들의 편에 서겠다는 것인가.”


2미터가 훌쩍 넘는, 황동색과 회백색으로 이루어진 갑옷의 체형과 음성으로 보건데 (굳이 언데드에게도 성별을 따지자면) 상대는 여성으로 보였다. 베라느라 불린 상대는 보통의 인간 형태를 가진 존재라면 당연히 어깨 위에 위치하고 있어야 할 머리가 없었다. 그 대신 검은 기운으로 차 있어 두 개의 안광만이 번뜩이고 있는 투구를 왼손에 들고 있었다. 그녀는 세간에서 흔히들 ‘듀라한’이라 불리는 최상위급의 언데드였다.


“산 자의 편에 서겠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맹세를 지킬 뿐. 적어도 그대처럼 맹세를 저버리고 동지를 배반하지는 않소, 베라느 경!”

“게다가 우리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비록 한 차례 실패하였다고 하나, 산 자들과의 조화가 불가능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다음에야말로 그것을 증명해 보일 것이다.”


언데드들 간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킬리와 나트를 비롯한 일행은 해골 군마에서 내리며 곧 있을 전투에 대비하고 있었다. 그들이 전투 준비를 갖추는 동안에도 베라느를 비롯한 주변의 언데드들은 그들에게 어떠한 공격 행위도 하지 않은 채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하는 수 없지, 한때 뜻을 같이했던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자신들의 어리석음과 헛된 망상에 대한 후회를 안고 사라져라.”


나트와 주변 언데드들이 각자의 무기를 빼어드는 것에 맞추어 베라느 역시 옆에 놓여있던 자신의 무기를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무기는 거대하고 투박하게 생긴 그레이트 소드로, 길이 약 2.3미터에 검날 폭은 30센티미터를 넘었다. 수십 킬로그램은 될, 검이라기보다는 손잡이 달린 거대한 철판처럼 생긴 그것을 그녀는 마치 나무막대기인양 한 손으로 가볍게 들어올리고 있었다.


“본인과 아가씨가 저 자를 상대하도록 하겠소이다. 귀관들은 나머지를 맡아주시게나.”

“알겠다.”


킬리 측보다 한 발 앞서, 주변의 언데드들 간에 전투가 시작되며 홀 내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분명 각자의 역량이나 장비 수준은 이쪽이 높았으나, 저쪽과의 숫자 차이가 너무나도 컸다. 설령 이곳의 전투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그 손실이 결코 적지 않아보였다.


“이곳만 통과하면 바로 적의 수괴가 있습니다. 신속하게 저 자를 물리치도록 하죠.”

“응. 알았어.”


기본적으로 죽음의 기사조차 어린아이처럼 다룰 수 있을만큼 강력한 존재가 바로 듀라한이다. 이 베라느라 불린 자는 그러한 듀라한의 일반적 수준을 더욱 더 뛰어넘었음이 느껴졌다. 이 강적을 최대한 빠르게 처치하는 것에 이 작전의 승패가 달렸다고 생각하며 킬리는 앞으로 나섰다. 그것을 본 나트 역시 그와 함께 나란히 하며 베라느의 앞에 섰다.


“나를 상대하는 것은 그대들 두 명인가. 상대할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이는군. 좋다, 덤벼 보아라.”


베라느는 왼손에 들고 있던 자신의 머리에서 손을 떼었다. 붙잡고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음에도, 그녀의 머리는 아래로 떨어지지 않은 채 암흑색의 기운을 발하며 허공에 떠올랐다.


“전위는 제가 맡겠습니다. 아가씨는 상처를 입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보조해 주십시오.”

“···알았어.”


본래 정면 대결은 킬리의 특기 분야가 아니었다. 하지만 여전히 데스틴의 독이 체내에 남아있는 나트에게 전위 역할을 맡기는 것은 아무래도 불안했다.


“아가씨, 부의 기운을 다룰 수 있겠습니까?”

“부의 기운?”


머리가 없는 전신에서 암흑색 기운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베라느를 손으로 가리키며, 킬리는 짧게 설명하였다.


“저 듀라한과 같은 힘을 이끌어낼 수 있겠습니까?”

“그게···아직 혼자서 해 본 적은 없어. 이전에 어머니가 보조해주셔서 성공한 적은 있지만···”

“···그렇습니까?”


작게 한숨을 쉬는 킬리, 그리고 자신없는 나트의 대답에 답답함을 느낀 것인지, 그녀의 검-뤼간트가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정말이지 미숙한 주인이구만! 그렇다면 차라리 내 힘을···』

“아직은 아닐세, 뤼간트여. 그대의 차례는 이 다음일세.”


킬리의 양 팔이 안개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안개는 그의 상반신을 휘감았고, 잠시 후에는 온통 안개에 휩싸인 그의 전신이 희뿌옇게 변하였다.


“알겠습니다, 무리는 하지 마십시오. 아직 이 다음이 있습니다.”


나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힘을 이끌어내기 시작했다. 그녀의 전신에서 검붉은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고, 그녀의 두 눈 전체가 붉게 변하였다.


“준비는 끝났는가? 그럼 이쪽에서 먼저 가겠다!”


2미터가 넘는 거체에 전신갑주까지 걸치고 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날렵한 움직임을 보이며 베라느가 킬리와 나트를 향해 육박해왔다. 그녀는 양 손으로 자신의 그레이트 소드를 움켜쥐고는 낮게 횡으로 크게 휘둘렀다.


-부아앙


원래부터 검은 색을 띄고 있던 그녀의 그레이트 소드는 부의 기운까지 덧씌워져 거대한 암흑과도 같았다. 그녀의 공격에 나트와 킬리는 위로 뛰어오르며 그것을 피하였다.


“하압!”


베라느의 검을 뛰어넘은 나트는 그대로 그녀를 향해 파고들었다. 양 손으로 크게 검을 휘두른 탓에 그녀의 자세는 옆으로 돌아간 상태였고, 그로 인해 그녀의 측면이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었다.


“아가씨, 안 됩니다!”


킬리가 경고하였으나, 이미 상황은 그의 우려대로 진행되어 있었다. 베라느는 휘두르는 대검에 한층 힘을 주어 받닥에 비스듬하게 꽂아 제동을 걸었다. 나트가 공격 가능한 거리까지 접근하였을 때엔 이미 그 반동으로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려 자세를 회복했고, 결국 서로가 마주 보는 형국이 되었다.


“하압!”


베라느의 수 미터 뒤에 위치하고 있는 투구. 즉 머리가 기합을 외치는 동시에 몸체는 왼주먹으로 나트의 복부를 향해 올려치기를 하였다. 자신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회전 속도에 나트는 황급히 양 팔과 뤼간트를 몸 가까이 끌어당기며 검붉은 기운을 집중하였다.


-카앙

“크윽!”


간신히 주먹을 막아내었으나 뤼간트의 검신을 통해 타고 올라오는 충격으로 양 팔이 저릿거릴 정도였다. 베라느의 펀치로 허공에 떠오른 나트에게 이어진 것은 우악스러운 밀어차기였다.


-퍼억

“아악!”


단숨에 나트는 십수 미터를 밀려났다. 홀 곳곳에 있는 기둥 중 하나에 등을 부딪치며 전신으로 충격이 몰려왔다.


“아가씨!”


이대로 두면 베라느의 후속공격이 이어질 것이었기에, 당황한 킬리는 곧바로 나트를 구원하기 위해 베라느를 향해 달려들었다.


“가소롭다!”


그러나 킬리가 베라느를 향해 달려드는 순간, 이미 베라느의 몸체는 킬리를 향해 마주 달려가고 있었다. 그녀는 바닥에 작은 균열이 생길 정도로 힘차게 바닥을 딛으며 수직으로 그레이트 소드를 내려쳤다.


“크읏!”


이 특별한 듀라한은 짧은 순간에 상황을 이해하고 있었다.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안개를 뿌리는 자보다 저쪽의 뱀파이어 계집 측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게다가 이 자는 저 소녀를 우선적으로 보호하려 하고 있었다. 어느 쪽에 공격 우선도를 집중할 지에 대한 답은 자명했다.

몸체가 킬리의 접근을 막는 동시에, 허공에 떠 있을 뿐일 줄 알았던 그녀의 머리는 방향을 돌려 나트를 향해 움직이더니, 이윽고는 나트에 대하여 후속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령 파동!”


투구와 암흑색 기운에 감싸여진 베라느의 머리 주변으로 시커먼 구름 형태의 기운들이 모여들었다. 군데군데 악령의 모습이 엿보이는 사악한 기운은 이내 폭포수같은 굵은 줄기가 되어 나트를 향해 쏘아졌다.


작가의말

5일만입니다. 중간보스전이 시작되었네요.

본업+전투신의 콤보는 여러모로 힘들군요...평소보다 분량이 적지만 양해부탁드립니다.

분명 머릿속으로는 ‘이러이러해서 저러저러한 전개를 만든 다음, 요래요래하게 마무리해야지’라고 하지만, 필력 부족으로 인해 표현이 잘 안되네요.

게다가 도저히 표현이 안되서 내용을 수정하는 경우마저 있구요...

아직 수련이 부족합니다.


사실 설정상 뱀파이어의 고유능력은 제법 다양하지만, 보시다시피 나트는 아직 제대로 능력발휘를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끔은 저도 나트가 어느 종족이었는지 망각할 정도로...는 농담입니다. 진짜요;

이래야 나중에 파워업 소재로 충당시킬수 있으니까요.(웃음...)

당장, 델리우 등 다른 뱀파이어들은 잘만 쓰는 그림자 이동(가칭)도 제대로 써먹어본 적이 없죠...

뭐 사실 이 점은 내용전개상의 밸런스를 위한 쪽에 가깝지만요.


이로서 (물론 잠시간이지만)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3인이 모두 갈라진 채 전투가 진행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뭐, 금방 다시 합류할 겁니다만.


사족이지만, 원래 듀라한은 언데드나 악령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중립적 신령에 가깝지만...뭐, 대부분의 소설이나 게임에서는 언데드로 재가공해서 등장하는 경우가 많으니 ‘듀라한이 왜 언데드야?’라고 납득불가 수준으로 위화감을 느끼지는 않으실거라 믿습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요즘 일이 너무 바쁘네요...월급이라도 많이 주면 좋겠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셋트업(Setup) - 수정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건강사정으로 당분간 쉽니다. 죄송합니다. +2 17.09.28 75 0 -
65 셋트업(Setup) - 2편-64 +2 17.09.20 53 2 17쪽
64 셋트업(Setup) - 2편-63 +2 17.09.14 54 2 20쪽
» 셋트업(Setup) - 2편-62 +2 17.09.08 88 2 11쪽
62 셋트업(Setup) - 2편-61 +2 17.09.03 59 2 16쪽
61 셋트업(Setup) - 2편-60 17.08.31 50 2 11쪽
60 셋트업(Setup) - 2편-59 17.08.30 69 1 14쪽
59 셋트업(Setup) - 2편-58 17.08.26 56 1 16쪽
58 셋트업(Setup) - 2편-57 17.08.22 106 1 21쪽
57 셋트업(Setup) - 2편-56 17.08.21 43 1 13쪽
56 셋트업(Setup) - 2편-55 17.08.20 30 0 11쪽
55 셋트업(Setup) - 2편-54 17.08.19 52 1 16쪽
54 셋트업(Setup) - 2편-53 17.08.18 60 1 13쪽
53 셋트업(Setup) - 2편-52 17.08.17 43 1 15쪽
52 셋트업(Setup) - 2편-51 17.08.16 55 1 15쪽
51 셋트업(Setup) - 2편-50 17.08.15 68 1 9쪽
50 셋트업(Setup) - 2편-49 17.08.14 57 1 17쪽
49 셋트업(Setup) - 2편-48 17.08.11 53 1 14쪽
48 셋트업(Setup) - 2편-47 17.08.10 67 1 12쪽
47 셋트업(Setup) - 2편-46 17.08.09 62 1 12쪽
46 셋트업(Setup) - 2편-45 17.08.08 127 1 18쪽
45 셋트업(Setup) - 2편-44 17.08.07 76 0 16쪽
44 셋트업(Setup) - 2편-43 17.08.06 84 0 19쪽
43 셋트업(Setup) - 2편-42 +2 17.08.05 107 1 15쪽
42 셋트업(Setup) - 2편-41 17.08.04 80 0 16쪽
41 셋트업(Setup) - 2편-40 17.08.03 104 0 15쪽
40 셋트업(Setup) - 2편-39 17.08.02 92 0 18쪽
39 셋트업(Setup) - 2편-38 17.08.01 95 0 15쪽
38 셋트업(Setup) - 2편-37 17.07.31 102 0 18쪽
37 셋트업(Setup) - 2편-36 17.07.30 91 0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