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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트업(Setup) - 수정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AAKHS
작품등록일 :
2017.07.07 03:11
최근연재일 :
2017.09.20 09:45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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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30
추천수 :
64
글자수 :
447,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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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2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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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셋트업(Setup) - 2편-55

DUMMY

“애시당초에 말이지, 저 상태 그대로 보내는 게 아니었어.”


작게 투덜대며 레르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방금 전까지 날개 형태로 변해 있던 클록은 다시금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와 그녀의 상체 주변에 둘러졌다. 방금 전까지 상당한 힘을 소모한 탓인지, 몸을 일으키는 도중 잠시 비척이기도 하였으나 그녀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그래서, 결과는?”


방금 전까지 열심히 지껄이고 있었으나, 이제는 완전히 으깨져 침묵해버린 해골을 뒤로 한 채. 여운처럼 남아있는 무지개빛의 기운들을 헤치고 루드가 다가왔다. 질문을 하고는 있으나, 그는 레르나의 말투나 표정을 통해 이미 대략적인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다.


“선박은 반파되서 불시착. 그 남자를 닮은 그 자는 도중에 추락.”

“그 드래곤이라는 녀석은?”


역시 예상대로라는 듯. 그리고 제법 만족할 만한 결과인 듯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질문하자, 레르나는 마음에 들지 않는지 입술을 앞으로 내밀어보인 뒤 대답하였다.


“꽤나 과격한 녀석이었어. 일부러 치명상을 입으면서 나와 단절할 줄이야···막거나 피할 수 있었을 텐데.”


자신의 목 언저리를 쓰다듬으며, 그녀는 불쾌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죽었나? 저 해골의 이야기대로면 조금 더 도움을 받아야 했는데···”

“그래? 하지만 그 도마뱀에 대해 더 이상 알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가볍게 짜증을 내며 그녀는 대답을 회피하였다. 그녀는 동굴의 입구 방향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어차피 대용품이 알아서 와 주었으니까 말야.”

“그런가···그렇군.”


레르나를 따라 루드 역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언제 왔는지 회색 머리의 사내가 수십 미터의 거리를 두고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복장, 이 냄새. 너희같은 놈들을 기억하고 있지. 분명 황제 어쩌고 하는 광신자같은 놈들이었어.”

“광신자라니, 세련되지 못한 표현이군. 제카롯이다.”


그리 큰 목소리도 아니었고 제법 거리가 있었지만, 넓은 동굴 내부를 울리는 목소리는 주변을 울리며 제법 크게 들려왔다. 데스틴은 상당한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나트 때와 달리 그들을 향해 섣불리 달려들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가능하다면 이곳으로부터 이탈하려고 하는 기색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서 달아나는 것이 불가능함을 안 그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아무래도 지뢰를 밟았군. 한두 놈이 아니었을 줄이야.”


데스틴의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몇 방울 흘러내렸다. 그는 자신의 양 팔을 검의 형상으로 변형시키며 전투에 대비하고 있었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그쪽은 우리를 알고 있나보군.”

“뭐라고···?”


아무래도 선택이 완전히 잘못되었던 것 같다고, 데스틴은 뒤늦게 후회하였다. 하지만 그는 약한 기색을 내보이지 않으려 최대한 감추며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루드는 이미 그의 수준에 대하여 어느 정도 가늠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더욱 더 그냥 보낼 수 없지. 잠시 우리들에게 협조해 줄 수 있을까?”

“···웃기지도 않는 소리를 잘도 하는군. 네놈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설마 모른다고 할 셈은 아니겠지?”


루드는 뒷허리에서 자신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그것은 대략 30~40센티미터 정도의 길이를 가지고 있었으며, 직선으로 뻗은 원통형의 몸체에 몇 개의 금속이 덧대져 있는 듯한 형상이었다. 끝부분의 손잡이는 완만하게 휘어 있었고, 중간에 손가락을 걸칠 수 있는 홈이 패여 있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 지 모르겠군. 우리가 임무를 받아 이 곳에 온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아서 말이지.”

“그게 무슨···!”

“어차피 피차 설명해 줄 생각은 없어 보이는데, 바로 실력 행사로 들어가도록 할까.”


무언가 이야기의 논점부터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데스틴의 어깨가 움찔하였다. 하지만 루드는 별로 개의치도 않으며, 굳이 설명해 줄 생각도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막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페스크를 제지하였다.


“쉬고 있어라, 꼬마. 저 녀석은 네가 상대하기 어려운 유형이다.”


갈데누란트와의 전투로 인해 상당한 중상을 입었던 페스크는 어느새 거의 회복된 듯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이곳저곳이 파손되었던 그의 갑옷도 대부분이 원래의 형태로 복원되어지고 있었다.


“그러니까 전 꼬마가···”

“아직 복원 중. 페스크, 앉아 있을 것.”

“······”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페스크의 어깨를 잡아 누르며 다시 바닥에 앉히는 파루의 모습을 보던 루드는 다시금 데스틴을 향해 시선을 향했다. 그는 방금 전 꺼내들었던 자신의 무기를 고쳐잡으며 천천히 데스틴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황제 폐하의 영광을 위해.”


루드의 상반신을 아우르고 있던 클록의 형상이 변형되었다. 그것은 좌우로 갈라지며 길이가 길어지더니, 그의 양 어깨 옆으로 펼쳐졌다. 갑주 역시 형체와 장착된 위치를 바꾸어 팔다리 관절부와 가슴을 중점적으로 감싸는 모습이 되었다.


“상태는 괜찮군. ‘확대’시켜 보도록 할까.”


루드를 중심으로 어떠한 힘의 기운이 주변으로 확대되어져갔다. 그 기운을 감지한 데스틴은 한층 더 긴장하였는지 마른침을 삼키며 일순 몸을 움츠렸다.


“루드, 이번에도 죽이면 안 되는 거 알지?”

“그런 말은 저 꼬마에게나 하면 되는 거야.”


진심으로 우려한다기보다 장난에 불과한 듯한 레르나의 한마디에 루드가 답변하자, ‘저는 꼬마가 아니라니까요!’라는 페스크의 외침이 더 크게 들려왔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루드의 모습에 데스틴은 얼마간 고민하더니, 결국 싸울 생각을 굳힌 듯 하였다.


“그때와 하는 짓이 똑같군. 재수없는 놈들.”


검의 형상이 된 데스틴의 양 팔이 붉은 색을 띄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는 자세를 낮추었고, 루드는 그에게 자신의 무기 끝부분을 향하여 겨누었다.





정신을 잃은 지 얼마나 지났을까, 에우로파는 간신히 눈을 떴다.


“으윽···삭신이야···”


무심결에 중얼거리면서도, 이런 말을 할 정도로 자신은 아직 늙지 않았다는 생각에 고개를 저으며 그는 상체를 일으켰다.


“여긴 대체 어디지?”


주변은 온통 폐허였다. 이제는 일부 잔해만이 남아 이곳이 한때는 지성을 가진 이들이 문명을 이루고 살았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증명해주고 있을 뿐, 눈에 보이는 어느 곳에서도 생명의 기척이 존재하지 않았다.


“맞아. 그때 블랙 드래곤을 상대한 뒤에 추락했고···”


뒤늦게야 두뇌가 정상적으로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에우로파는 자신이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 떠올릴 수 있었다. 지금 자신의 주변에 보이는 광경은 그의 기억에 있는 모습이었고, 이런 모습을 가진 장소는 자신이 아는 한 대륙을 통틀어 단 한 곳 뿐이었다.


“구 리넥 령···”


리넥 공국.


오크나 고블린, 트롤과 오우거 등. 보통 ‘몬스터’라 불리는 종족부터 시작하여 죽음의 기사, 리치 같은 언데드에 이르기까지. 지성을 가지고 있으나 인류종으로 인정받지 못한 이들이 규합하여 이룬, 역사상 전무후무한 형태의 국가였다. 두 번에 걸쳐 ‘파괴신’으로부터 세계를 지키기 위해 싸운 ‘영웅전쟁’이라 불리는 전쟁 중 1차 영웅전쟁 당시의 공로를 다른 국가들에게 인정받아 세워진 이 나라는, 이후 2차 영웅전쟁 당시에도 상당한 활약을 보여주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였다.


2차 영웅전쟁 이후에는 특히 관계가 좋았던 프로튼의 우방국으로써 전성기를 맞이한 적도 있었으나 그것도 잠시. 2차 영웅전쟁 이후 발발한 대륙전쟁에서 중립을 선언하면서 쇄국정책을 펼쳤고, 이후 내부로부터의 불만세력과 더불어 그들의 변심을 우려한 소브런 제국, 그리고 그것을 사실상 방치한 프로튼 왕국 사이에서 결국 멸망당하고 말았다.


당시 소브런 제국과의 격렬한 전쟁 속에서 리넥 공국은 자국을 지키기 위해 각종 금지된 기술과 마법들을 사용하는 자충수를 사용하였고, 그 결과 지금의 리넥 영토는 그 어떤 생명체도 살아갈 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변하였다.


그러한 이유로 인해 이 땅이 프로튼 왕국 중앙 근처까지 돌출되었으며, 심지어 소브런 제국의 영토 일부까지도 차지하는 상당히 넓은 면적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그 어느 나라도 지배하지 않는 무주지가 되어 있었다.


“이미 본 적이 있는 광경이지만, 언제 봐도 정말 지독하군.”


익숙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에우로파에게 이것은 이미 본 적이 있는 광경이었다. 일찍이 마도병단에 소속되었을 때와 모험가 활동을 하던 당시, 임무나 의뢰 등의 이유로 몇 차례 이곳-구 리넥 령에서 활동을 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에미넨트가 없었다면 기절한 사이에 진작 말라죽었겠지. 아니, 그전에 추락사했을 테고···”


마치 한여름의 열기가 올라오듯, 주변에서는 섬뜩한 검회색의 기운이 조금씩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여전히 남아있는 금지된 술법들의 영향에 의한 것으로, 살아있는 존재가 이것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서서히 생명력을 빼앗기게 되는 되는 죽음의 기운이었다.


“가만, 그러고보니 나트는···!?”


그렇게 자신의 위치와 주변 상황을 확인하던 에우로파는 문득 자신과 함께 추락했던 나트가 없음을 뒤늦게 인지하였다.


“에미넨트, 주변 탐색!”

『승인. 탐색 시작』


에우로파의 명령에 따라 주변 바닥에 흩어져있던 륜의 조각들이 떠올라 다시금 에우로파의 주변을 향해 날아왔다. 각각의 조각들이 에우로파의 머리 위를 맴돌며 느리게 회전하는 모습을 보던 에우로파의 표정이 굳어졌다.


“4개밖에 없어···?!”


혹시나싶어 에미넨트의 기능을 최대로 가동하여 나머지 조각들을 호출하여 보았으나 추가로 날아오는 륜의 조각은 없었다. 에우로파는 어쩔 줄 모를 난감함에 이를 악물었다.


“이게 무슨 일이람. 소중한 왕국의 어전기를···!!”


에미넨트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한 그것은 본래 영웅전쟁 당시, 세계를 배신하고 파괴신의 편에 선 변절자 중 한 명인 ‘무희 대신관 애거트’라는 자가 사용하던 ‘성법기 인피니트’라 불린 고대의 무기였으며. 초대 히아스가 그것을 빼앗아 에미넨트를 통해 사용할 수 있도록 개수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대륙에 존재하는 그 누구조차 재현-복제는 고사하고 복원-개수조차 불가능한 물건이었기에, 그것을 분실한다면 이는 엄청난 사태가 될 가능성이 매우 컸다.


『아군 설정 대상을 발견』

“···우선은 나트와 합류해야겠군.”


어떻게 나머지 조각들을 찾아내야 할 지를 고민하던 에우로파에게 에미넨트의 보고음성이 들려왔다. 륜의 조각들 중 한 개가 그를 인도하듯 특정 방향을 향하였고, 에우로파는 조심스럽게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오늘은 늦었습니다.

깜빡하고 연재예약을 안 해 두었군요...


비축분이 거의 바닥이 났군요.

조만간 연재주기 조정에 들어갈 듯 합니다.

원래 예정은 2편까지는 일일연재로 끝내고 잠시 휴재하면서 3편을 쓰는 것이었는데, 그 전에 먼저 연재주기 조정이 될 듯 합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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