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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트업(Setup) - 수정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AAKHS
작품등록일 :
2017.07.07 03:11
최근연재일 :
2017.09.20 09:45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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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64
글자수 :
447,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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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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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셋트업(Setup) - 2편-50

DUMMY



공간이동 기지로부터 빠져나온 뒤, 어느새 수 킬로미터 이상 멀어진 위치까지 숲 속을 달리던 데스틴은 자신을 추격하는 기척이 없음을 확인하고는 자리에 멈춰섰다.


“자매라고···?”


뱀파이어와 엘리멘탈 드래곤이, 심지어 친자매란다. 그에 관련하여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여 보았으나,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한 그는 한 손으로 턱을 짚은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역시 정보가 너무 없군.”


당시의 반응을 보건데 거짓말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델리우 놈이 죽은 건 아무래도 사실인 것 같고···”

-기이이잉


멀리서 바람소리와 함께 기관음이 들려왔다.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려보니, 그가 막 기지에서 빠져나올 때 즈음 왔던 비행선이 다시금 공중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계집들은 아마도 저것에 타고 있을 것이다.


“그 기지에 있었다는 건, 녀석들도 왕도에 가려고 했던 것이겠지?”


일단 행선지를 알고 있다면, 추적은 가능하다. 어느새 시야 저편으로 사라진 비행선을 보며 그렇게 생각한 데스틴은 다시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이걸 먼저 알았다면 조금이라도 더 정보수집을 했을텐데. 칫.”


이제 와서는 늦은 후회일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계속해서 걸음을 옮기던 도중, 일순간 그의 주변이 어두워졌다.


“저건···!”


무언가 거대한 것이 빠른 속도로 그의 머리 위를 날아 지나갔다. 데스틴은 곧 그것이 상당히 거대한 생물, 그것도 꽤나 익숙한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머티어리얼 드래곤?”


약간의 광택을 머금은 흑색의 드래곤. 흔히들 ‘블랙 드래곤’이라 부르는 존재였다. 머리 끝에서 꼬리 끝까지의 전체 몸길이가 10여미터에 달하는 거체는 4장의 날개를 거칠게 펄럭이며 상당히 빠른 속도로 날아가고 있었다.


“저 방향은···방금 비행선이 날아갔던···”


상황으로 보건데, 저 드래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방금 날아간 비행선의 뒤를 쫓는 듯 보였다. 게다가 속력으로 예상하건데, 얼마 되지 않아 비행선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되어졌다.


“설마, 엘리멘탈 드래곤을 추격하는 건가? 그렇다면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나?”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엔 무언가 석연치 않았다. 무엇보다 방금 전 날아간 드래곤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아냐. 그러고보니 이 느낌. 분명 이전에도···”


저 드래곤이 자신의 머리 위를 지나치는 순간, 그는 무언가 불길한 느낌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게다가 저 녀석, 멀쩡한 상태가 아닌 것 같았어.”


어느새 엄지손가락보다도 작아질 정도로 멀어진 드래곤의 날아가는 모습은 어딘가 부자연스러워보였다. 부상이라도 당한 것인지, 아니면···


“저쪽인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들었지만, 그는 어째서인지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그는 자신의 감을 믿기로 했다. 그리고는 방금 전 드래곤이 날아왔던 방향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쟌. 어쩌면 네가 했던 이야기를 이제야 확인할 수 있을 지도 몰라···”


불안감을 날려버리기 위해서일까. 소중했던 이의 이름을 되뇌이며, 그는 이를 악물었다.





-철컹


무기에 체충을 기대며 바닥을 짚은 채 서 있던 것도 한계에 달한 듯. 양 손으로 힘겹게 잡고 있던 전투 도끼가 옆으로 넘어지며, 페스크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아, 하아···”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그의 갑주는 곳곳이 부서지거나 찌그러져 있었고, 몸에 밀착되어있는 의복 역시 여기저기 찢어진 채 피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내상으로 인해 각혈도 하였는지, 입주변에는 피가 말라붙어 있었다.


“저기···파루, 승률이 8할 이상이라고···크윽, 하지 않았던가요? 쿨럭!”


상당한 부상을 입은 듯, 재차 피를 토하는 그는 원망하는 듯한 말투로 파루에게 따졌다. 하지만 그는 평소처럼 아무런 표정의 변화 없이 감정없는 목소리로 답변하였다.


“그렇다.”

“그런데, 이 결과는 대체···”


도저히 몸을 가눌 여력조차 없는지, 이제는 바닥에 쓰러져 비스듬히 누워버린 그를 내려다보며, 루드는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내가 기억하기로. ‘승리’라고 했지 ‘압도’라고 하진 않았는데, 꼬마.”

“저는 꼬마가 아닙니다!”


갑자기 벌떡 몸을 일으키며 큰소리로 항의하는 페스크의 모습에, 루드는 일순이지만 당황하여 물고 있던 담배를 떨어뜨렸다. 하지만 이내 피식 웃어버리며 그는 또 하나의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먼저 반응할 내용이···”

“그렇다면 항상 ‘꼬마’라고 부르는 것부터 철회해 주십시오! 으윽···!”


아무래도 이전부터 쌓여있던 감정이 터져나온 듯 하다. 자신의 상태도 잊어버린 채 외치던 그는 한 발 늦게서야 자신이 상당한 부상을 입은 상태라는 걸 깨닳았는지 고통스러운 신음과 함께 다시금 바닥에 드러누웠다.


“부상, 심함. 무리한 행동은 자제.”

“······”

“치료, 보조하겠음.”


파루가 그에게 다가와 옆에 앉았다. 이윽고 그를 어루만지는 듯한 모습을 본 루드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어떤가, 레르나. 움직일 수 있겠나?”


루드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레르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바닥에 정좌하여 앉은 채 두 눈을 감은 상태로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조금 힘든데? 저항이 심해.”


상당한 역량을 다른 데 할당하고 있는 것인지. 그녀는 루드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조차 힘겨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루드나 파루의 시선을 의식한 것인지, 그녀는 애써 강한 척 하며 여유가 있는 것처럼 가장하려 하고 있었다.


“뭐, 그래도 그 흡혈종 두목처럼 불가능한 수준은 아냐. 조금 더 길들이면 괜찮아질 것 같아.”


그녀의 상반신을 감싸던 클록의 형태는 이전에 특이 형질의 트롤과 그 부하 몬스터들을 상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비스듬히 아래쪽을 향한 날개 모양의 형태로 변형되어 있었다. 또한, 주변에는 무색 위주의 반투명한 기류가 형성되어 있었으며, 중간중간 오로라를 연상시키는 빛무리가 잠시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당장 움직이기는 무리겠군. 조금 쉬었다 가지.”

“알았다.”


루드의 제안에 여전히 페스크를 돌보고 있던 파루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동굴 저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블랙 드래곤이 ‘죽음의 기사’라고 부르던 존재였다. 처음 그들을 마주칠 때 어느 정도 예상하였던 대로, 그들은 정상적인 생물체가 아니었다. 중후한 전신갑주 안에는 한 조각의 살점조차 없이, 오로지 뼈만 남은 몸체-즉, 해골만이 남아 있었다.


“인간···아니, 너희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대체 그대들의 정체는···!”


이미 죽음의 기사들의 장비하고 있던 갑옷은 물론, 전신이 박살나 그 조각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20기나 되던 다른 죽음의 기사들 중 유일하게 아직까지 움직이고 있는 그 역시 반쯤 깨진 두개골만이 남아 간신히 덜그럭거리며 말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꼬맹이 녀석. 뒤처리가 깔끔하지 못하군.”


등 뒤에서 ‘그러니까 저는 꼬맹이가···’라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일단 무시했다. 작게 한숨을 쉬며 남은 죽음의 기사를 완전히 침묵시키기 위해 다가오는 루드의 모습을 보면서도, 죽음의 기사는 탄식하듯 그를 향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째서냐, 저 분은 지금 숭고한 일을 하고 계시는 중이었다. 조금만 더 방치하면 리넥 지역에서 위험한 일이 벌어진단 말이다!”

“위험한 일?”


하지만 저 해골이 하는 말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듯 형식적으로 답변하며 그의 바로 앞에 선 루드는 심드렁한 표정을 한 채, 한 손으로 물고 있던 담배를 들며 입으로 연기를 뿜었다.


“그렇다. 어찌하여 그대들은 그분의 일을 방해하려 한단 말이냐? 설령 몰랐다면 지금이라도 이 어리석은 짓을 그만 두어라! 이것은 당부이지만, 경고이기도 하다.”

“유감이지만 별로 관심이 생기지는 않는군. 마지막 할 말은 다 했나?”


시끄럽게 지껄이고 있는 해골을 완전히 부숴버리기 위해 한쪽 발을 들어올리던 루드를 올려보며, 마지막 남은 죽음의 기사의 두개골은 다급히 외쳤다.


“잠깐! 너희는 혹시 마도기라는 것에 대해 알고 있는가?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물건인지 알고 있느냐?”

“···마도기?”

“그, 그렇다! 그것에 관련된 일이다.”


일전, 세인스 시에서 자신들과 접촉해온 락플리라는 자의 말에 의하면, 그들은 ‘조각’을 ‘마도기’라고 부른다고 했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루드는 들어올렸던 다리를 다시 내렸다. 그리고 그대로 쪼그려 앉으며, 이제는 두개골 반쪽만이 남은 죽음의 기사에게 이야기를 종용하였다.


“방금 했던 말은 취소하지, 조금은 흥미가 생기는군. 어디 자세히 이야기해 보실까.”




작가의말

이번 화는 양이 적군요.

다음 상대할 적이 누구인지는 충분히 예측 가능하실 거라 봅니다.



초안에서는 페스크가 상당히 여유롭게 드래곤을 압도하는 내용으로 기획하였으나,

이래서는 소위말하는 ‘파워 에스컬레이션’현상이 심해진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수정하였습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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