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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트업(Setup) - 수정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AAKHS
작품등록일 :
2017.07.07 03:11
최근연재일 :
2017.09.20 09:45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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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64
글자수 :
447,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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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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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셋트업(Setup) - 2편-58

DUMMY


리치들 중에는 사령술사도 있었다. 그들이 소환한 해골 군마에 탄 채 이동하며, 에우로파는 수다스럽게 떠들고 있는 나트의 검-뤼간트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이야~이제 좀 살만하군. 사실 이번에도 대가를 못 받으면 어쩌나 내심 고민했다구! 두 번이나 기운을 받지 못해서 제대로 말도 못할 만큼 간당간당했지 뭐야』


순혈종의 뱀파이어 중에서도 극히 일부의 고위 존재들은 유년기가 되자마자 자신과 평생 함께 할 무기를 만든다. 그 무기는 사용주의 일부를 분리하여 만들며, 그렇게 스스로의 감정과 자아를 가지고 있는 전용의 ‘의지무구’인 ‘계약무구’로서 완성된다. 이렇게 완성된 계약무구는 소유주와 생을 함께 하며, 소유주와 함께 성장하고 강해져 나간다.


하지만 나트의 경우 문제가 있었다. 본래 그녀는 뤼간트가 아닌, 다른 이름의 계약무구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것이 모종의 사고로 인해 파괴되어버렸고, 나트와 직접적으로 정신이 연결되어있는 계약무구의 소실로 인해 나트 본인에게도 피해가 가해지고 만 것이다. 그녀의 모친, 티니는 딸의 자아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계약무구의 일부를 쪼개어 뤼간트를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당시의 주인은 너무 유약했단 말이지. 내 본체의 주인께서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면 이 주인은 진작 자아가 무너져서 폐인이 되었을 거라구』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원래라면 사용주로부터 자연스럽게 힘을 공유하는 계약무구지만, 본래 사용자가 다르다보니 그것이 불가능해졌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 계약무구는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조건을 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봐, 인간. 그렇게 불쾌하게 쳐다보지 말라구. 직접 말하긴 뭐하지만 생명력이나 마력, 심지어 육체라던가 혼을 갈취하는 다른 마검들에 비하면 훨씬 양심적이지 않아?』


대신 장점도 있었다. 본래 사용주과 함께 성장하는 계약무구에 비해, 뤼간트는 나트의 모친인 티니의 계약무구에서 파생된 것이다보니 그녀의 수준을 기준하게 되어, 지금의 나트가 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뭐···그건 그렇지만···”


에우로파는 슬쩍 자신과 함께 해골 군마에 타고 있는 나트를 내려보았다. 자신의 품 안에 안긴 상태로 이것에 타고 있는 그녀는 방금 전의 일 때문인지, 지금까지도 말 한마디조차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있을 뿐이었다.


『주인도 너무 날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구, 이쪽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니깐? 주인이 그렇게 해 줘야 내가 그 기운을 받아서 날 유지하고, 싸울 때 도울 수도 있는 거라구』


달래는 말투로 나트를 이해시키려는 것이 그래도 완전히 못된 성격의 검은 아닌가보다. 하지만 나트는 이 시끄럽게 지껄이고 있는 계약무구의 손잡이를 잡고 흔들며 조용히 해줄 것을 종용하였고, 뤼간트는 당연스럽게도 모른체 하고 있었다.


‘적어도 조건이 이렇다면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은 알려줬어야 할 거 아냐!?’


결국 자신이 방법을 알려주게 된 지금에 와선 지난 이야기겠으나, 에우로파는 다시한번 나트의 집안교육에 대하여 문제를 삼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아주 나쁘지많은 않잖아? 처음엔 우물쭈물하더니, 나중엔 재미들렸는지 아주 열심히 손을 움직이더만. 어이, 인간. 내 주인을 천쪼가리로 가려버린 것과, 나중에는 멀리 떨어져서 벽만 보고 있던 건 크게 실수한거라구. 얼마나 볼만했는지 이야기라도 해줄까? 그때 내 주인이 어땠느냐면···』

-카캉캉캉카카캉카캉


나트는 뤼간트를 칼집에서 살짝 뽑았다가 다시 세게 검집으로 내려꽂는 행동을 빠르게 반복하였다. 그녀는 제발 이 시끄러운 수다쟁이 검이 닥쳐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부끄러워 하기는. 알았어, 알았다구. 그럼 난 다시 쉬고 있을테니 필요할 때 불러주라구』


그제서야 뤼간트가 조용해졌다. 아무래도 방금 전 생각은 취소해야겠군. 아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는지 에우로파의 가슴팍과 턱 밑으로 열기가 전해지는 와중, 마찬가지로 다른 해골 군마를 타고 달리고 있던 킬리가 에우로파의 옆으로 다가왔다.


“마침 적절한 타이밍에 대화가 끝났구려. 곧 있으면 목적한 장소에 도착할 예정이라오.”


킬리의 이야기에 따르면, 최근 구 리넥 령에서 위험한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위험한 계획’에는 마도기가 관련되어 있다고 하였다.


“이번은 멀리서 보고만 있게나. 우리가 어떤 목적으로 행동하고 있는지 확인시켜 주겠소이다.”


킬리의 손짓에 따라 주변에 있던 언데드들이 일제히 자신들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그들의 공허한 눈두덩 부위에 싸늘한 푸른 빛이 이글거리며, 동시에 그들의 무기에서도 으스스한 검회색 기운들이 풍겨나오기 시작했다. 고위 언데드들이 사용할 수 있는 ‘부정 기운’의 힘이었다.


“저것은···?”


잠시 후 에우로파의 시야에 특이한 구조물이 들어왔다. 높이는 약 5미터 수준인 그것은 온통 뼈로 이루어진 원추형의 첨탑 형상을 있었으며, 보기만해도 섬뜩할 정도의 죽음의 기운을 방출하고 있었다.


“갑세나!”

“알겠다.”


시커먼 먹구름을 휘감은 듯한 뼈 구조물로부터 풍겨나오는 죽음의 기운의 영향인지. 그것의 주변에는 수많은 언데드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좀비나 구울, 스켈레톤, 악령, 유령 군마 등. 킬리의 외침에 그와 함께하는 죽음의 기사와 리치들은 망설임없이 그것들을 향해 돌진하였다.


“누구냐!”


개중에는 소수의 죽음의 기사와 스켈레톤 마법사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장비는 킬리와 함께하는 언데드들의 것과 달리, 일반적으로 그들에 대해 떠올릴 때 연상되는 낡고 허름한 장비들이었고. 심지어 서로의 수준이나 기량의 차이도 있는 듯 보였다.


“누군가 했더니, 어리석은 배신자들이로군! 여전히 우리의 사명을 방해할 생각인가?”


상대측 죽음의 기사는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언데드 무리를 보며 분노에 찬 모습으로 무기를 뽑아들었다. 하지만 그것을 휘두르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어리석은 건 자네들이라오.”

“어느 새···!!”

“헙!”

-콰드득

“끄어···!!”


어느 새 그의 등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킬리는 낮게 말하는 동시에 오른손을 내질러 죽음의 기사의 등 한가운데를 궤뚫었다. 동시에 왼손으로 그의 두개골을 잡더니 이내 그대로 오른손으로 부러진 척추를 등 뒤로 당겨 뽑아내며 왼손에 힘을 주어 두개골을 산산조각내었다.


“이 인간 따위가 감히!”


무기 한 번 휘둘러보지 못한 채 허무할 정도로 간단히 죽음의 기사를 처치한 킬리를 향해 다른 죽음의 기사들과 스켈레톤이 달려들었으나, 곧 그의 뒤를 따라오는 킬리 측의 죽음의 기사들과 충돌하며 본격적으로 전투가 시작되었다.


“유감이지만 잘못 짚었소이다. 본인은 인간이 아니외다.”


킬리의 몸 주변에 회색의 연기가 발생하는가 싶더니, 그의 몸이 마치 분해되듯 사라졌다. 그리고는 잠시 후, 후방에서 마법을 사용하려던 스켈레톤 마법사들의 배후에서 다시금 모습을 드러내었다.


“드드···빠르다···!”

“아니, 물리적인···다닥닥···이동이 아니···”


지성이 있다고는 해도, 리치들만큼은 아니었다. 삐걱거리는 뼛소리가 섞인 몇 마디의 경악성과 함께, 3기의 스켈레톤 마법사들이 킬리의 수도 공격에 순식간에 분쇄돼어졌다.


“하압!”

-빠가각


그가 크게 양 팔을 휘두르며 회전하자, 팔에 서려있던 안개와 같은 기운이 짙어졌다. 마치 덧씌워지듯 형성된 기운에 얻어맞은 스켈레톤과 스켈레톤 마법사들은 육중한 철퇴에 얻어맞기라도 한 듯 으스러져갔다.


“귀관들이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엄청난 사태를 초래할지 모른단 정녕 모르겠소이까?”

“알 거 없다! 누구도 우리의 원한과 복수를 부정할 수 없다! 크윽!”


본격적으로 전투에 가담하는 킬리 측의 언데드들까지 더해져, 전황은 단숨에 킬리 일행 측으로 기울었다. 이미 지성이 있는 적 언데드들은 자신들이 이들을 결코 이길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결코 물러서거나 자신들의 생각을 굽히려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엄청 빠르군. 수준 차이가 너무 커.”


이미 처음부터 예상하고 있긴 했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빨랐다. 그리고 에우로파는 이미 킬리가 무슨 목적으로 이러한 행동을 하는지 이미 어느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나트, 이제 좀 괜찮아?”

“······”


이미 잔당 처리 단계에 들어가고 있는 전투였기에 더 이상 보고 있을 필요는 없어보였다. 에우로파는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 채 미동도 하지 않으려는 나트를 다독였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그···자기위로는 나도 가끔씩 하고 그러니까···생리적 현상이니, 전혀 이상한 게 아니라고.”

“······”

“무엇보다 이번 일은 너보다는 이 검 때문이잖아? 계약 때문이었잖아···강제적으로 일어난 일이니까 너무 신경 안쓰는 게···”

“······”


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아무 말도, 어떤 행동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무리 처음 경험한 일이라고는 해도 이건 좀 지나치게 충격받은 게 아닌가싶은 에우로파는 그녀에 대한 걱정이 더욱 커져만 갔다.


-쿠구구궁


갑자기 들려오는 굉음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올리니, 방금 전까지만 해도 무시무시할 정도의 죽음의 기운을 형성하고 있던 뼈 첨탑이 킬리 일행의 공격을 받아 무너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굉음이 일어나는 와중, 그제서야 나트의 입이 열렸다.


“에우로파···”

“응? 이제 좀 괜찮아졌나?”


여전히 상체를 웅크린 채 조마조마한 모습의 그녀였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정신적으로 회복된 듯 그녀는 더듬더듬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아까 그···자기위로라는 것 말인데···”

“그러니까···자연스러운 거야. 이번은 어쩔 수 없었던 것도 있었고. 그러니까 너무 신경쓰지···”


애초에 자연스럽게 대화할 만한 주제가 아니었다. 심지어 남녀 간이라면 더더욱 그러했고, 거기에 상대가 이제 막 그것에 눈을 뜬(···) 어린아이라면 더더욱! 나트 역시 그정도까지 인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상념이 너무나도 신경쓰였다.


“예전에···나시가 내가 했던 것과 비슷한 걸 하는 걸 본 적이 있었어···”

“에? 어···아···그래···”


평소 행동이나 언행도 그렇고, 발육상태도 그렇고. 확실히 너보다 조숙하다보니 그럴 수도 있겠지···하지만 이 상황에서까지 어린아이 취급을 하며 놀리는 투의 발언을 할만큼 눈치가 없는 에우로파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어진 그녀의 발언에는 아무리 에우로파라도 매우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나시는 계속 날 부르면서···그걸···했었어. 그리고 내가 그 모습을 보게 되니까 엄청나게 당황했고.”

“푸훕!!!”


아 그래, 어젯밤의 그 일로 대략 예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심지어 그 정도였을 줄이야! 에우로파는 아르나시아의 조숙함이 단순히 조숙함의 영역을 자신의 예상보다도 한참 뛰어넘었음을 재확인했다.


“내가 궁금해서 물어보니까 계속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만 하면서 나와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했었어. 에우로파, 알려줘. 나와 나시는 자매잖아? 같은 여자이고, 나이도 비슷한데. 가족인데! 같이 목욕도 하고 껴안고 함께 자기도 하는데, 왜 그렇게 놀래서 당황했는지, 나에게 아무 것도 이야기해주지 않으려 했는지 모르겠어!”


감정이 격앙되었는지 그녀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 에우로파는 이 지나치게 순진한 여자아이의 의문에 할 말도 제대로 못할 지경에 이르러가고 있었다.


“그, 그건 말이지···! 그게, 그게 말야···!”

“게다가 너는 이게 자연스러운 거라고 했잖아? 나는 방금 한 네 말이 거짓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럼 이왕 알려주고 같이 했어도 되는 거 아니야?”

“케헥! 히끅···!”


나트는 꽤나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에우로파는 이제 헛기침에 딸꾹질까지 할 정도로 호흡이 흐트러져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에우로파의 심정을 알아채지 못한 채 다소 소침해진 모습을 보이기까지 하고 있었다.


“나시가···사실은 아직도 날 언니로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닐까 불안해서···어릴 때 나시는 나 같은 건 언니도, 가족도 아니라고 하던 때가 있었는데···사실은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건 아닐까···?”

“나트···”


그러고보니 이곳에 도착하기 전, 뤼간트가 ‘어릴 때의 나트는 유약했다’고 이야기했었지. 기가 세고 강경하기만 한 줄 알았던 그녀가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다니.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고서야 그녀의 불안함이 어느정도 이해가 된, 그리고 이렇게 별 것 아닌(?) 일에 불안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본 에우로파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에우로파?”


심적으로 약해져있는 탓도 있어서인지, 나트는 의외로 순순히 에우로파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에우로파는 계속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를 달래었다.


“아마 그러지는 않을 거니 그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 안 해도 돼. 내가 보증하지.”

“에우로파···”


차라리 사실대로 모두 이야기해줄까도 생각해 보았으나, 지금처럼 심적으로 위축되어 약해진 상태의 그녀에게 그렇게 하였다가는 정말 돌이킬 수 없을 일이 생길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니, 그전에 자신의 목숨은 확실하게 위험해질 것이었다.

그렇기에, 에우로파는 자신과 나트, 아르나시아 세 명 모두가 곤란하지 않을 제안을 하였다.


“그리고···나시에게 오늘 일은 이야기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어째서?”

“음···일단 그 자기위로라는게 말이지···가족끼리도 꽤나 부끄러운 일이라고. 보통은 혼자 있을 때 몰래 하는 거야.”

“그래···?”

“그래. 심지어 부부사이라고 해도 쉬이 보여주거나 하진 않는다고.”


그제서야 자신이 했던 행동이 어느 정도의 행위였는지를 재차 인지한 듯, 이미 붉어진 그녀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런 거야?”

“그래···”


여전히 수치심 섞인 부끄러움이 많이 남아있는지 붉어진 얼굴이었지만 아르나시아에 관하여 안심해서인지, 고개를 들어 자신을 올려보는 나트의 표정이 많이 좋아졌다. 여기서 에우로파는 좀더 그녀의 기운을 되찾아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뭐, 너같은 꼬마아이는 잘 모르는 일이었겠지만···”

“어린아이 아니야! 내가 나시보다 언니라니까?!”


단순해서 다행이군. 근심이 해결되자 곧바로 평소의 기세를 되찾아가는 모습에 에우로파는 한편으로 안심하였다.


“그···언제까지, 언제까지 머리를 만지고 있을거야? 빠, 빨리 손 치워!”

“그렇게 하지.”

“너, 너 같은 녀석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는 건 비밀이야! 알았지?! 잠깐 나도 모르게 이상해진 것 뿐이니까!”

“그래 그래.”


나트의 금발 머리는 숱이 많아 꽤나 풍성하고, 결도 고왔다. 아쉬운 기색으로 에우로파는 그녀의 머리에서 손을 떼며, 이제는 완전히 무너져가는 첨탑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저기, 에우로파···”


첨탑이 무너지고, 주변에 맴돌던 죽음의 기운이 사방으로 흩어져 킬리 일행이 다시금 그들을 향해 돌아오는 모습을 바라보던 도중, 나트는 다시 한번 에우로파의 이름을 불렀다.


“응? 왜?”


재차 고개를 위로 들어 자신을 올려보는 나트의 얼굴은 웃고 있었다. 약간의 홍조를 띈 채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작은 목소리로 그녀가 말했다.


“그게···그···고마워.”

“···?!”


직후 나트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부끄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이 귀엽다고 느껴졌는지, 에우로파는 자신도 모르는 새 미소를 지으며 다시금 그녀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머리 만지지 말라니까!”




작가의말

4일만입니다.

근 한달 동안과 더불어, 이후로도 10월까지는 바쁠 듯한 일정이다보니 원하는 만큼 속도가 나와주지 못하는군요.


이번 화는 전체적으로 최종전에 앞선 서두단계+44화와 연관된(?) 이야기로 구성하였습니다.

이후로도 간간히 나올 주제이기도 하지요.

사담이지만, 뭔가 개그코드를 넣으려고 하면 자꾸 12추 요소만 들어가게 되네요...


앞서 언급하였지만, 원래는 3부로 떼어내려 했던 부분이다보니 설정서술 형식이나 급전개식으로 압축해버린 내용이 다소 많습니다. 나트의 계약무구에 관련된 이야기라던가, 에우로파와 나트의 친밀도(?)가 오르는 부분이라던가 말이죠.

특히 나트와 아르나시아의 유년기 등의 경우는 차후 외전으로라도 다뤄보고 싶기는 합니다.


‘의지무구’라는 단어는 ‘에고 웨폰’을 다소 어거지로 번역한 결과입니다. 자아를 가지고 있는 무기라는 뜻이죠.

원래는 ‘의지병장’이라고 번역하려 했으나, 왠지 군대 생각나는 어감이라 기각되었습니다.


미처 언급하지 못하고 넘어가버린+굳이 설명을 넣기에는 너무 사족이 되어버리는 이야기로, 1편의 주 악역이었던 델리우의 계약무구 역시 작중 시점에서는 이미 파괴된 상태라는 설정이 있었습니다...이제와서는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렸군요.

(그러고보니 그가 걸렸던 ‘저주’에 대해서도 이렇다할 언급이 없었군요. 사실 전용무구 손실+저주로 역량발휘 제한+부하들을 신경쓰느라 마음껏 실력발휘를 못함 등의 떡너프를 받은 상태에서의 최종전이었다는 인상을 주려고 했는데 그것도 결국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듯 하고...)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추천과 선작, 관심어린 댓글은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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