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디귿 공방

버서사이-미소녀 천재 대마법사 전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디귿(D)
작품등록일 :
2022.05.12 14:41
최근연재일 :
2023.04.19 19:10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3,333
추천수 :
176
글자수 :
761,699

작성
22.08.23 17:28
조회
30
추천
0
글자
18쪽

#67. 카델의 문지기(2)

DUMMY

“근데 샤이르는 갑자기 왜 저래?”


두 달 전의 샤이르였다면 전혀 이상하지 않을 언행이었다. 하지만 성천과의 사건 이후 확실히 변했다. 말 수도 줄고, 무례한 언행을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러게? 역시 사람은 쉽게 변하는 게 아닌가?”


“바기라 아저씨라 그래.”


“왜? 바기라 아저씨가 뭘 잘못 했다고? 그게 더 웃기다. 카델에서 아저씨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게 더 말이 안 되잖아.”


아현의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 부드러운 미소와 친절함은 카델의 모든 교수와 학생의 존경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도대체 왜? 저 얼굴이면 살인 빼곤 다 용서 되어야 하는 거 아냐?’


아··· 얼굴이었냐? 역시 넌······.


“너희들도 알다시피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샤이르는 저만 잘난 줄 아는 개싸가지 도련님이었잖아. 너희는 못 믿을지 모르지만, 너희가 봤던 샤이르는··· 그나마 사람이 됐을 때야.”


“에엑?”


“거짓말!”


“신이시여······.”


예상한 반응이었다.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그게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였다.


“모흐란의 장자라는 힘만 믿고 얼마나 멋대로 살아왔겠어. 그런 샤이르도 이 안에선 멋대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잖아. 어쩔 수 없이 자재할 수밖에 없었어. 좋게 말하면 사회성이 조금 생긴 거고, 나쁘게 말하면 목줄하고 재갈이 생긴 거지.”


“그거랑 아저씨랑 무슨 상관인데?”


“평생 제멋대로 살아온 샤이르와 카델의 첫 만남이 바기라 아저씨였거든.”


* * *


마른 바람에 섞인 모래 때문에 황금색 천으로 입을 가린 샤이르는 주변을 둘러봤다. 메마른 황무지 어디에서도 봄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황무지 너머엔 나무 한 그룻, 풀 한 포기 없는 뾰족한 산들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 반대편, 인간이 만들었을 리 없을 정도로 거대한 성벽이 세상의 반을 막고 있었다.


“뭐야? 언제까지 여기 세워두려는 거야? 뭐 하는데 저렇게 오래 걸려?”


“확인하는 게 복잡한가 보지. 내가 가볼게.”


칼리는 샤이르의 짜증 가득한 목소리를 달래주려 성문을 향해 말을 몰았다.


“왜? 문제 있어?”


성문 앞에 도착한 칼리는 당황한 얼굴로 진땀을 흘리고 있는 샤이르의 시종에게 물었다. 그의 앞엔 눈을 감고 있는 검은 장발의 사내가 서 있었다.


“그게 좀······.”


“여기라면 샤이르한테 안 들릴 테니 그냥 얘기해. 무슨 일인데?”


절대 들리지 않을 거리에 있을 샤이르의 눈치를 살피던 시종은 칼리의 말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 분은 카델의 문지기입니다.”


“그런데?”


“저는 분명히 모흐란 상단의 장자 샤이르 님이라는 걸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시종이나 물자는 들어갈 수 없다며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겁니다.”


칼리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교수도 아닌 문지기에게 막혀 카델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샤이르가 알게 되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게 뻔했다. 황급히 말에서 내린 칼리는 바기라 앞에 섰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늘 입학 예정된 학생입니다. 방금 전해 듣기로 시종과 물건이 들어갈 수 없다는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어서 오세요. 저는 카델의 문지기 바기라 라고 합니다. 들으신 그대로입니다. 이 문을 통과할 수 있는 건 입학생, 그리고 가방 두 개 분량의 개인 물품, 그리고 마차 한 대입니다.”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저와 같이 입학하는 친구가 모흐란이라는 대륙 최대 상단의 장자입니다. 살아온 환경이 일반인과 크게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짐도 많고, 시종도 꼭 필요합니다.”


“규정입니다. 카델의 학생과 교수 외엔 들어갈 수 없습니다.”


다른 곳도 아닌 카델이다. 규정이라는 말에 더 이상 토를 달 수 없었다. 그래도 샤이르가 날뛰는 꼴을 보지 않으려면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럼 물건이라도 넉넉히 가질 수 있게 해주십시오. 가방 두 개는 너무 적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그렇게 살아오질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형평성의 문제입니다.”


부드러운 미소와 달리 바기라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절대 뜻을 굽히지 않을 것 같았다.


‘큰일인데. 저 망나니가 가만히 있을 리 없는데.’


샤이르가 난리 치기 전에 무슨 수라도 만들어내야 했다.


“이런 말씀이 실례인줄 알지만··· 적절한 보상을 하겠습니다. 아니, 사정만 봐주신다면 얼마를 원하시던 합당한 보상을 하겠습니다.”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형평성을 맞추겠습니다. 저희가 가지고 들어가는 물건만큼 다른 학생들도 동일한 조건의 물건을 직접 지원하겠습니다.”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신 것 같군요. 어떤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규정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젠장, 도대체 어쩌라고.’


“뭐야? 왜 아직도 못 들어가고 있는 거야?”


칼리는 화들짝 놀라 몸을 돌렸다. 언제 왔는지 말에 탄 샤이르의 차가운 눈빛이 칼리와 시종, 바기라를 천천히 훑고 있었다.


“문제가 조금 생겼어.”


“문제?”


“입학 허가된 학생만 들어갈 수 있대.”


“그게 뭐? 다 돌려보내면 되잖아. 어려운 일도 아닌데 왜 아직까지 이러고 있는 거야?”


“문제가 또 하나 있는데··· 안으로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건 가방 두 개 정도의 개인물품 뿐이야.”


“뭐? 장난해? 내 옷만 해도 마차 하나로 모자란데 가방 두 개?”


샤이르는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바기라를 노려봤다.


“입학 예정자인 샤이르 모흐란입니다. 혹··· 교수님 입니까?”


“카델의 문지기 바기라입니다.”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바기라를 내려다보는 샤이르의 얼굴이 크게 일그러졌다.


“문지기 따위가 감히······.”


“진정해, 샤이르. 여긴 카델이야!”


평소의 샤이르라면 당장 칼을 휘둘러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칼리가 카델을 상기시키는 바람에 이를 악물고 분을 참아냈다.


“교수··· 아니, 학장. 학장님을 불러주시오. 당신하고 얘기하지 않겠소.”


“달라지는 건 없을 겁니다.”


“내가 불러달라고 하잖아!”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릴 버럭 질렀다. 칼리와 시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죽을 맛이었다. 겨우 화를 참고 있는 샤이르를 말리다 불똥이 튈 게 뻔했다.


“그럼 잠시 기다리시죠.”


바기라는 몸을 돌려 샛문으로 들어갔다. 샛문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두꺼운 문이 닫히자 샤이르는 참고 있던 분을 시종에게 토했다.


“쓸모없는 새끼!”


짝!


말에서 내린 샤이르는 다짜고짜 시종의 뺨을 때렸다.


“한 시간이 넘도록 벌판에 세워둔 것도 모자라서 내가 모욕을 받게 해? 고작 문지기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내가 직접 나서게 해? 네놈이 왜 날 따라왔는지 잊었어? 네놈한테 돈을 주는 게 누군지 잊은 거야? 앙?”


샤이르는 쉬지 않고 시종의 뺨을 때렸다. 반항 한 번 못하고 연신 뺨을 얻어맞은 시종이 바닥에 쓰러지자 서슴없이 발로 차기 시작했다.


“개만도 못한 새끼. 버러지 같은 새끼. 죽어! 여기서 당장 혀 깨물고 죽어버려!”


무자비한 구타는 시종이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지켜보던 칼리도 더는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참아. 샤이르. 여긴 카델 앞이라고. 지금 문제 일으키다가 입학 취소되면 어쩌려고 그래?”


샤이르는 칼리가 붙잡은 뒤에야 겨우 폭력을 멈췄다.


“야.”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씩씩거리던 샤이르의 차가운 눈이 칼리를 찌를 듯 했다.


“주제넘지 마. 내가 반말 허락했다고 너하고 내가 동급이 된 것 같아?”


“미, 미안. 내가 경솔했어.”


칼리는 조심스럽게 샤이르의 몸을 잡은 손을 풀었다.


“그래. 내가 참아야지. 카델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쫓겨날 수는 없지. 다만··· 저 문지기는 그냥 안 둬.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치욕은 갚는다.”


‘하아··· 미친놈. 이런 놈하고 4년을 같이 있어야 하는 건가? 내 팔자도 참 더럽네. 정말.’


칼리의 입학은 1년 전에 확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샤이르가 카델을 목표한다는 것을 알고 동반 입학을 위해 입학을 연기시켰다. 칼리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칼리는 제법 기대에 차있었다. 망나니란 소문은 들었지만, 의례 부잣집 도련님들이 그렇듯 별 거 아니라 생각했다. 그러나 직접 만난 샤이르는 망나니 수준이 아니었다. 쓰레기였다.


혹시 몰라 사람을 시켜 기절한 시종을 물리고도 한참을 기다렸다. 그래도 다행히 성미 급한 샤이르가 폭발하기 전에 샛문이 다시 열렸다.


“학장님이십니까?”


바기라의 뒤를 따라 나온 백발의 키 작은 노인을 본 샤이르는 앞으로 성큼 다가가 최대한 격식을 차리며 물었다.


“네. 제가 카델의 학장입니다. 입학생이라고요?”


“안녕하십니까. 모흐란 상단의 장자 샤이르라고 합니다. 소지품과 관련되어 사소한 문제가 있어 부득이 학장님을 뵙기를 청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조금 전까지 미친놈 마냥 날뛰던 망나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샤이르의 태도는 돌변했다.


“양해랄 게 있나요. 학생에게 문제가 있다면 응당 응해야지요.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겁니까?”


학장의 사람 좋은 미소에 샤이르는 자신감이 커졌다. 할 수 있다면 이 자리에서 문지기를 쫓아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다름이 아니라, 저쪽에 보시는 것처럼 짐을 제법 가지고 왔습니다. 앞으로 카델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짐입니다. 그런데 이 자가 가방 두 개 분의 개인 물건만 가능하다고 하지 뭡니까? 형평성과 규정을 핑계 삼기에 다른 학생에게도 저와 동일한 수준의 물건을 제공하겠다고까지 했습니다. 그런데도 막무가내로 출입을 막기에 무례인줄 알면서도 학장님을 모셨습니다.”


“바기라 님께서 그러셨다고요?”


‘님께서?’


학장의 극존칭이 마냥 어색했다. 고작 문지기 따위에게 쓸 표현이 아니었다.


“그렇습니다. 허락되지 않은 물품을 가지고는 들어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없을 것 같군요.”


일말의 망설임도 없는 학장의 대답에 샤이르는 물론 칼리까지 입을 열지 못했다.


“카델의 출입은 오로지 문지기인 바기라 님의 관할입니다.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그, 그게 무슨······.”


“쉽게 말하죠. 두 분의 입학은 제가 허가할 수 있습니다. 그건 학장인 제 소관이니까요. 그러나 카델의 출입 사항은 전혀 다릅니다.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바기라 님의 고유 영역입니다. 설사 카델의 모든 사항을 총괄하는 저로써도 관여할 수 없습니다.”


믿을 수 없었다. 고작 문지기 따위의 임무에 대해서 책임자인 학장조차 관여할 수 없다니. 샤이르와 칼리의 상식으론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입학 허가와는 별개의 문제이니 바기라 님의 뜻을 따르시길 권합니다.”


“그, 그렇다면 저 문지기의 허락 없이는 들어갈 수 없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습니다. 그러나 모르는 일이죠. 바기라 님을 설득할 수 있으면 가능할 지도요. 하하하.”


처음 바기라에게 당했던 것보다 더 큰 굴욕에 샤이르는 고개를 숙였다. 아무리 카델의 문지기라 해도 고작 문지기였다. 문이나 지킬 뿐인 문지기를 설득해야 한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갈기갈기 찢기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작은 나라 하나 살 정도의 돈을 드리지요.”


고작 문지기 따위를 회유하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존칭을 써야 한다는 사실이 죽고 싶을 만큼 굴욕적이었다. 그러나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함입니다.”


“지금 가지고 온 것보다 더 많은 물품을 모든 학생에게 지급하고, 카델에 상상도 못할 금액을 후원하겠습니다.”


“의미가 잘못 전달된 것 같군요.”


부드러운 미소와 달리 바기라의 말투는 여전히 단호했다.


“대체 원하는 것이 뭡니까?”


“가방 두 개 분의 개인 소지품. 그것만 가지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목젖까지 올라오는 분노를 억지로 삼키고 시선을 학장에게 돌렸다.


“다른 방법이 없는 겁니까? 저 융통성 없는 자를 회유하는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은 없는 겁니까?”


“안타깝게도 그런 방법은 없습니다. 학생을 비롯해 교수들은 물론이거니와 저도 바기라 님의 허락 없이는 이 문을 통과할 수 없습니다.”


‘학장조차도? 그렇다면 방법이 없는 거잖아. 제발 이제 그만 포기해라. 미친놈아.’


그러나 칼리의 바람과 달리 샤이르는 포기하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그럼 제 스스로 다른 방법을 찾아보죠.”


유일한 희망은 할머니 엘렌이었다. 철의 여인이라 불렸던 엘렌의 영향력은 아직도 웬만한 나라를 움직일 정도니 희망을 걸어 볼만 했다. 샤이르는 당장 전서구를 날렸다.


‘입학 기한까지 일주일. 빠르면 기한 안에 답장이 온다.’


답장은 다행히 6일 만에 도착했다. 그러나 내용은 샤이르의 기대와 전혀 달랐다.


‘어리광 부리지 말고, 스스로 해결하는 법을 배우거라.’


언제나 친절하고 따뜻하던 할머니의 답장이란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간결한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부탁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 이젠 다른 방법도, 시간도 없었다.


고작 문지기 따위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게 죽고 싶을 만큼 치욕스러웠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카델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카델을 포기한다는 건 가문을, 모흐란의 장자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 * *


“난 샤이르가 카델을 포기할 줄 알았어. 평생을 제멋대로 살아온 놈이잖아. 누구한테 고개 한 번 숙여봤을 리 없을 거고. 그런데 문지기의 제재를 받는 게 용납될 리 있겠어? 목숨만큼이나 자존심을 생각하는 놈이니 당연히 돌아갈 줄 알았지. 모흐란 상단을 이을 도련님이 굳이 카델에 미련을 가질 리도 없을 것 같았거든.”


샤이르의 입장을 알 리 없는 칼리는 그의 선택이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이를 아득아득 갈면서 들어갔어. 그때 눈빛이 얼마나 살벌했는지 조만간 뭔 일 낼 것 같더라. 근데 막상 카델에 들어와 보니 바기라 님의 입지가 생각과 완전히 다른 거야. 너희도 알겠지만, 단순한 문지기가 아닌 느낌이잖아. 직접적으로 말은 안 했지만, 분명 무슨 짓을 꾸미고 있었을 텐데··· 아무 짓도 할 수 없게 된 거지. 그러니 더 열 받지 않았겠어?”


“소심한 새끼··· 고작 그런 걸로 삐쳤던 거야?”


피아는 얀느의 부축을 받으며 의료실로 향하는 샤이르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마냥 귀하게 자란 도련님이 그렇지. 그래도 지금 사람 됐잖아. 조금 전을 생각해 봐. 얀느 다칠까 걱정하면서 피아를 말렸잖아. 루리아는 논외라고 해도 얀느랑 나는 지 하인 취급하던 녀석이라고. 더군다나 피아를 직접 말렸어. 엄청난 발전이지.”


“야, 너 말 속에 가시가 있다? 내가 뭐? 내가 몬스터냐? 날 말리는 게 뭐 어떻다고?”


칼리는 주먹을 불끈 쥐고 다가오는 피아를 피해 뒷걸음질 치며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아니,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예전에 네가 성천 복수 하려고 샤이르한테 사과 던진 적 있잖아. 그때 많이 놀랐던 것 같아. 그런 위협을 받았으니 안 놀라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아무튼, 그 후로 피아를 두려워해. 졸업시험 때 못 봤어? 피아 나타나자마자 구석에 숨은 거? 킥킥.”


칼리는 꼬리 말고 숨는 강아지 같던 샤이르의 모습을 떠올리며 키득거렸다. 반면 아현과 성천의 측은한 시선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 샤이르를 향했다. 피아는 먼산 보며 딴청을 피웠다.


“아그그~ 허리야··· 아무튼, 난 이만 가볼게. 샤이르랑 얀느도 없으니 루리아 혼자 있을 텐데 얼른 가봐야지.”


“맞다. 아직 봉사기간 안 끝났지?”


“사흘 남았어.”


“고생했네. 남은 기간동안 다치지 말고 조심해.”


“고마워. 또 보자.”


아현 일행도 다시 중앙도서관 탑을 향해 몸을 돌렸다.


“샤이르 크게 다친 건 아니겠지? 아까 엄청 세게 넘어가는 것 같던데.”


“괜찮아. 다칠 정도로 던지지 않았어.”


‘그건 네 생각이지.’


아현은 아직도 샤이르가 바닥에 꽂히는 장면이 눈에 생생했다. 아무리 무술과 기, 마법과 마나가 난무하는 판타지세계라지만 사람을 그렇게 메다꽂는데 멀쩡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바닥에 떨어질 때 손을 잘못 짚은 것 같던데······.”


“진짜?”


성천의 말에 피아가 놀라 소리쳤다.


“오른손을 꽉 쥐고 있는 게 그렇게 보였어.”


생각해 보니 바기라를 무시하고 일어날 때부터 오른손을 감싸 쥐고 있었다. 피아는 덜컥 겁이 났다. 샤이르나 다른 친구들이 교수에게 고자질 하진 않겠지만, 부상을 보고 교수가 알게 되면 퇴학은 피할 수 없었다.


“하하··· 설마 부러진 건 아니겠지?”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버서사이-미소녀 천재 대마법사 전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5 #74. 카델 침공(7) 23.03.21 19 0 17쪽
74 #73. 카델 침공(6) 23.03.20 15 0 13쪽
73 #72. 카델 침공(5) 23.03.19 19 0 12쪽
72 #71. 카델 침공(4) 23.03.18 17 0 12쪽
71 #70. 카델 침공(3) 23.03.18 16 0 13쪽
70 #69. 카델 침공(2) 23.03.18 16 0 13쪽
69 #68. 카델 침공(1) 22.09.01 33 0 19쪽
» #67. 카델의 문지기(2) 22.08.23 31 0 18쪽
67 #66. 카델의 문지기(1) 22.08.14 33 0 19쪽
66 #65. 돌대가리? 닭대가리? 그리고 모질이 22.08.11 27 0 20쪽
65 #64. 가을 졸업시험(17) 22.08.08 28 0 15쪽
64 #63. 가을 졸업시험(16) 22.08.08 26 0 20쪽
63 #62. 가을 졸업시험(15) 22.08.05 24 0 19쪽
62 #61. 가을 졸업시험(14) 22.08.03 24 0 16쪽
61 #60. 가을 졸업시험(13) 22.08.02 25 0 18쪽
60 #59. 가을 졸업시험(12) 22.08.01 28 0 17쪽
59 #58. 가을 졸업시험(11) 22.07.28 31 0 18쪽
58 #57. 가을 졸업시험(10) 22.07.27 38 0 21쪽
57 #56. 가을 졸업시험(9) 22.07.25 26 0 18쪽
56 #55. 가을 졸업시험(8) 22.07.21 26 0 17쪽
55 #54. 가을 졸업시험(7) 22.07.20 24 0 16쪽
54 #53. 가을 졸업시험(6) 22.07.18 28 0 12쪽
53 #52. 가을 졸업시험(5) 22.07.13 26 0 17쪽
52 #51. 가을 졸업시험(4) 22.07.07 27 0 19쪽
51 #50. 가을 졸업시험(3) 22.07.05 28 0 16쪽
50 #49. 가을 졸업시험(2) 22.06.29 27 0 19쪽
49 #48. 가을 졸업시험(1) 22.06.27 28 0 17쪽
48 #47. 샤이르와 루리아(5) 22.06.18 29 0 20쪽
47 #46. 샤이르와 루리아(4) 22.06.17 29 0 14쪽
46 #45. 샤이르와 루리아(3) 22.06.17 27 0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