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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귿 공방

버서사이-미소녀 천재 대마법사 전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디귿(D)
작품등록일 :
2022.05.12 14:41
최근연재일 :
2023.04.19 19:10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3,314
추천수 :
176
글자수 :
761,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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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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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52. 가을 졸업시험(5)

DUMMY

* * *


꿀꺽


예상 못한 전개에 당황한 세 소녀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럼 젤뚜르다 선배는 어떻게 된 거예요?”


“조금 다치긴 했지만 큰 부상은 없었단다. 나중에 너희도 설명을 듣겠지만, 시험 내내 교수님들이 안전 감시를 하고 있지. 문제가 생길 것 같은 상황이면 직접 나서시니 크게 부상 당할 일은 없단다.”


“점수는요? 젤뚜르다 선배는 통과 못 했으니 감점된 건가요?”


“하아··· 그렇지.”


콘잘스키는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였다.


“이유야 어쨌든 감점은 당연한 결과였지. 문제는 클로틸다의 행동이었어. 개인감정 때문에 파티원을 공격했고, 그로 인해 선배들의 점수에 영향을 줬으니 난리가 났지. 4학년 학생뿐 아니라 마법학부 동기들까지 제적을 요청할 정도였단다.”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은 했지만,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또라이였다. 아현과 피아는 앞으로 일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그랬을까요? 그동안 쌓아뒀던 걸 결정적일 때 푼 걸까요?”


“나도 그게 궁금해서 직접 물어봤단다. 마지막 말이 문제였다더구나. 머리색깔하고 말투··· 부모님 욕은 참을 수 있어도 그 두 가지는 절대 참지 못한다니··· 젤뚜르다는 하필 그 두 개를 다 건드린 거지.”


아현과 피아는 빠르게 기억을 더듬었다. 첫 만남부터 오늘까지 기억을 샅샅이 뒤졌지만, 다행히 그 두 가지에 대해 말을 꺼낸 적이 없었다.


“조금 독특하긴 하지만 평소엔 참 얌전··· 아니, 착한 아이인데 그 두 가지를 자극하면 앞뒤 안 가리니··· 아무튼 너희도 조심 하거라.”


교수로써 학생에게 할 소리가 아닌 것 같아 살짝 후회 됐지만, 모르고 있다가 봉변당하는 것보다 낫다고 억지 자위했다.


“그 뒤로 사이가 안 좋아진 거예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 학생 간에 허가되지 않은 결투는 금지되어 있으니 큰 사고는 없었다는 게 다행이랄까? 젤뚜르다는 몇 번 결투 요청을 했지만, 클로틸다가 응하지 않았어. 비슷한 수준의 마법사와 검사의 대결이란 뻔한 거니까.”


전투에 있어 주로 보조역할자인 마법사는 대인(對人) 전투에 특화된 검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런 얘기를 우리한테 해줘도 돼?”


말없이 잠자코 듣고 있던 루리아가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어떤 거? 젤뚜르다와 클로틸다의 관계? 걱정마. 학부생은 전공생과 만날 일이 드물어서 모르고 있는 게 당연하지만, 전공생 사이에선 공공연하게 알려진 이야기야.”


“아니. 시험.”


콘잘스키의 설명은 제법 구체적이었다. 던전의 특성을 유추하기에 충분할 정도였다.


“하하하. 우리 귀여운 동생이 오빠 걱정을 다 해주는 거야?”


표정 변화는 없었지만, 루리아의 얼굴에 ‘착각 하지마.’라는 글자가 아른거렸다.


“대외적으론 졸업시험에 대한 대부분의 사항은 비공개가 원칙인 건 맞아. 하지만 어디까지나 학교의 입장일 뿐이야. 학생들끼리의 소통을 강제할 권한은 없지. 전공생이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사항들만 얘기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루리아의 얼굴은 여전히 걱정에 전혀 관심 없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아현과 피아의 표정은 달랐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독특한 성향의 선배와 함께 할 날에 대한 걱정이 복잡하게 어우러져 있었다.


* * *


후! 후! 후!


빠르게 반복되는 짧은 날숨 사이로 육중한 역기가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 거렸다. 봉을 잡은 크고 두꺼운 손, 이어진 당장이라도 터질 듯한 힘줄이 불끈불끈 솟은 근육질 팔뚝, 어깨, 잔뜩 화가 난 가슴 근육, 온 신경을 집중한 덕에 잔뜩 일그러진 얼굴은 뚜따였다.


덜컹


끊이지 않을 것 같던 운동을 마친 역기는 거치대에 거칠게 걸쳐졌다.


“후우~”


호흡을 정리하며 몸을 일으킨 뚜따에게 수건이 다가왔다. 무의식적으로 수건을 받아든 뚜따는 땀을 닦다 말고 고개를 돌렸다. 한 박자 늦게 수건을 건넨 주인공을 찾기 위한 시선에 들어온 건 피아였다.


“어? 피, 피아야.”


고백 사건 이후로 어색해져 사적인 대화는 한 번도 하지 못했다. 괜히 꼬투리 잡혀 결투 신청을 받게 될 것도 두려웠고, 아직 정리되지 못한 마음은 피아를 피하게 만들었다.


“왜 놀라냐? 내가 귀신이야?”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여긴 어쩐 일이야?”


피아는 근육 운동을 주로 하는 실내 체력단련장을 한 번도 이용한 적이 없었다. 표면적인 이유는 힘보다 속도에 의존하는 피아의 무술 방식에 맞지 않았고, 진짜 이유는 근육돼지들의 땀 냄새로 가득한 곳이 싫었다.


“너한테 볼일 있어서. 잠깐 얘기 좀 하자. 씻고 나와. 밖에서 기다릴게.”


일방적인 통보를 남기고 피아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뚜따는 체력단련장을 나서는 피아의 뒷모습을 보며 아랫배가 아려오는 것을 느꼈다.


설렘, 기대, 희망 같은 긍정적인 생각이 의식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발걸음이 가벼웠다. 오늘따라 물줄기가 더 힘차고 시원했다. 바람은 시원했고, 하늘이 더없이 파랬다. 새들의 지저귐은 감미롭고, 물들어 가는 노을은 아름다웠다.


하늘을 붉게 물들인 아름다운 저녁노을 앞에 피아가 서 있었다. 뒤로 질끈 묶은 머리가 바람결에 한들한들 흔들리고, 살짝 미소 띤 얼굴에선 빛이 났다. 뚜따는 긴장으로 아린 배에 힘을 주며 천천히 피아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이야?”


심장은 터질 듯 뛰었고, 손엔 땀이 맺혔다. 팔다리는 후들후들 떨렸다. 그럼에도 억지 여유를 부리며 물었다.


“너··· 나랑 뭘 좀 같이 하자.”


‘아··· 드디어······.’


뚜따는 환희에 젖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피아를 처음 본 순간 느낀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바로 알았다. 어린 시절 옆집에 살던 동갑내기 소녀, 지역 무술학교 시절 여 선배를 짝사랑했을 때와 달랐다. 운명의 상대를 만난 것 같은 절대적 감정이었다. 비록 갈등은 있었지만 이제 다 해결 됐다. 드디어 사랑을 이루게 된 것이다.


“뭐냐? 그 표정은?”


피아의 쌀쌀맞은 목소리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 서둘러 진중한 얼굴로 표정을 돌렸다. 뚜따의 반응과 표정이 미심쩍었지만 피아는 애써 무시하며 말을 이었다.


“어디까지나 제안이니까 듣고 거절해도 돼.”


“아냐. 할게. 네가 하자는 건 뭐든 할게.”


‘아놔··· 이 새끼 또 착각했나 보네. 그냥 포기할까?’


격한 반응에 뚜따의 오해를 확신했다. 지금이라도 다른 대상을 찾고 싶었지만, 뚜따만 한 학부생은 없었다.


“그래 고맙다. 우리 같이 하자.”


비록 오해에서 비롯된 약속이더라도 직접 뭐든 하겠다 다짐했으니 대답을 더 들을 것도 없었다. 이제 통보만 하면 그만이었다.


“졸업시험 파티.”


“연애!”


동시에 외쳤지만 전혀 다른 입장이었다.


“뭐?!”


이번엔 같은 뜻이었다.


“이 새끼가 그렇게 처맞고도 아직도 정신 못 차리지?”


“졸업시험이라니? 사귀자는 말······.”


퍽!


명치를 뜨거운 통증과 함께 숨이 턱 막혔다. 뚜따는 가슴을 움켜쥐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뒈질래? 한 번만 더 그딴 소리하면 안 참는다. 첫 번째 졸업시험에 4학년 선배가 파티 제안을 했어. 실력 있는 학부생이 필요하다고 해서 널 추천한 참이야. 조금 전에 네가 말했지? 뭐든 하겠다고. 그러니까 내일 수업 후에 별관 훈련장으로 나와.”


피아는 여전히 고통에 괴로워하는 뚜따를 남겨두고 몸을 돌렸다. 빠르게 몇 발자국 떼던 피아는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렸다.


“마지막 경고야. 허튼 소리하면 죽어.”


노을빛에 어우러져 빛을 내던 피아는 없었다. 눈에서 붉고 거친 살기를 쏟아내는 야차만 있었다.


* * *


“꺅! 정말? 고마워!”


말이 끝나기 무섭게 타미는 아현을 덥석 끌어안았다.


“놔라. 답답하다.”


아현은 귀찮다는 듯 타미를 밀어냈다.


“그런 제도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어. 그런데 굳이 학부생을 섭외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전공생은 많지 않다고 했었는데··· 꺄악! 어쩜 좋아. 나한테 이런 기회가 오다니! 사랑해. 아현. 너무너무 사랑해.”


타미는 다시 아현에게 달려들었다. 이번엔 뽀뽀라도 하려는지 입술을 죽 내밀고 달려들었다.


“저리 안가! 아직 개시도 안한 맑고 깨끗한 내 입술을 탐하려 들어?”


“어머~ 보기보다 순진했네. 그럼 이 언니가 첫 경험 시켜줄게. 이리 온.”


“정지. 타미 기다려. 자꾸 그러면 방금 한 제안 취소한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타미는 얌전한 강아지가 됐다.


“옳지. 잘 한다.”


아현은 손을 뻗어 강아지 쓰다듬듯 타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지금은 피아하고 나밖에 없어. 피아가 뚜따를 섭외하기로 했으니, 잘 되면 너까지 5명으로 파티 완성이야.”


“뚜따라면··· 피아한테 고백했던 애? 두 사람 관계 괜찮아? 어색하지 않을까?”


“피아가 알아서 할 거래. 그리고 주의할 점. 피아 앞에서 절대 그 얘기 꺼내지마. 굉장히 싫어하니까. 알지? 피아 성격?”


“어, 어······.”


샤이르의 팔을 작살내려 했던 사과 투척 사건과 성천과 샤이르의 대련에서 잠깐 보였던 피아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또 하나. 선배 앞에서 절대 머리 색깔하고 말투 얘기하면 안돼.”


“머리 색깔하고 말투?”


* * *


“네가 타미? 크네? 생각보다. 뚜따? 너도 크다. 설명 들었지?”


바람에 휘날리는 투명한 분홍색 머리카락과 독특한 말투, 어딘가 맹해 보이는 표정까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만약 아현이 미리 말하지 않았다면 웃음을 참지 못했을지도 몰랐다.


“간단한 전략. 그만큼 훈련도 간단. 기본적인 파티 대형, 호흡 맞춘 전투훈련.”


클로틸다는 파티원을 빙둘러봤다.


“당연히 내가 파티장. 선봉엔 피아와 뚜따, 아현과 타미가 보조, 후방엔 나. 여기서 파티장의 깜짝 질문! 던전 경험자 손!”


서로의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볼 뿐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없어? 학교 들어오기 전에 던전 한 번 들어가 보지 않았던 거야?”


“던전은 들어가 봤는데 경험자라고 하기엔 좀 애매해요.”


피아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역시 이쁜이! 근데 무슨 소리?”


“사정상 스승님을 따라 지하 동굴형 던전에 한 번 들어가 봤어요. 그런데 파티를 맺은 것도 아니고, 스승님 뒤만 따라다녀서 제가 한 일은 없었어요.”


사실 스승 아한지를 따라 던전에 들어가 본 경험은 여럿 있었다. 여행경비를 충당하기에 던전 관련 의뢰는 가장 쏠쏠한 수입원이었다. 하지만 말했던 것처럼 피아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아한지의 뒤를 바짝 좇는 게 전부였다.


“접수. 그럼 경험자 없는 걸로. 파티 경험자?”


탐색이나 소규모 전투 등을 목적으로 하는 소수의 협력 집단을 일컬어 파티라 한다. 일반적으로 던전 공략이나 탐색, 개인이나 상단 호위, 소규모 몬스터 토벌 등을 이유로 결성한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네 사람이 파티에 참여할 일은 없었다.


아무도 대답이 없자 클로틸다는 심드렁하게 말을 이었다.


“숙제. 내일 다시 모일 때까지 파티에 대해 공부. 오늘은 너희들 기본 체력 확인. 뛰자.”


가타부터 설명 없이 클로틸다는 훈련장을 달리기 시작했다.


* * *


하늘은 맑았다. 지평선까지 구름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푸른 하늘이 눈부시게 펼쳐져있었다. 벌써 며칠 째 맑은 날씨가 계속 되었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 말처럼 가을의 상징과도 같은 맑은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이건 뭔가 잘못된 게 확실해. 하필이면 이런 날씨에 우리만 야외에 걸리냐고. 중앙도서관 탑이 성벽보다 높긴 하지만 그래도 저긴 그늘이잖아.”


얀느는 원망섞인 눈으로 하늘과 중앙도서관 탑을 번갈아 쳐다봤다.


“듣고 보니 그러네. 왜 우리만 여기야? 쟤들도 똑같이 벌 받는 건데. 이건 형평성에 어긋난 거 아냐? 안 그래?”


칼리도 동참하며 샤이르와 루리아에게 동의를 바라는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쌀쌀맞기 그지없었다.


“안 그래.”


“아니라고?”


칼리는 샤이르의 대답에 귀를 의심했다. 루리아는 아니더라도 샤이르는 동의할 줄 알았다.


“잘못은 우리만 했어.”


루리아도 한 마디 거들었다.


“우리만 잘못했다니 무슨······.”


정식 대련에서 성천에게 살수를 쓴 샤이르, 대련이 끝나기 전 난입했지만 정작 아무 것도 하지 않은 피아, 그 피아를 공격한 루리아, 얀느, 칼리······. 직접적인 가해자는 모두 자신들이었다.


“아······.”


얀느와 칼리는 바로 수긍하며 입을 다물었다.


“이 녀석들아! 이렇게 좋은 날씨에 왜 그렇게 기운이 없냐? 내가 없어서 쓸쓸해서 그러냐?”


성벽을 울리는 호탕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리암이었다. 봉사활동이 끝날 때까지 함께 할 기세였던 리암은 다행히 며칠 전부터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얀느와 칼리는 멀리 가라고 내쫓는 건지 반가워 흔드는 건지 헷갈리는 손동작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제발 그냥 가세요. 얼굴만 봐도 힘들다고요.”


칼리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이를 악물고 작게 중얼거렸다. ‘리암과 함께’라는 악몽이 다시 재연되지 않길 바라는 강한 바람이었다.


“오냐! 나도 반갑다! 잠깐만 기다려라.”


귀를 의심했다. 잘못 들었길 바랐다. 더위에 지쳐 헛것을 보고 환청은 들었다 믿고 싶었다. 하지만 바람과 달리 리암은 단숨에 계단을 달려 성벽까지 올라왔다. 숨 한 번 헐떡이지 않는 리암은 확실히 헛것이 아니었다.


“날도 좋은데 너무 무리하지 말거라. 여기 시원한 물도 있으니 잠시 앉아서 쉬자꾸나.”


평소와 다른 리암의 행동에 네 사람은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꿍꿍이를 숨기고 있을 사람은 아니었지만, 미심쩍은 의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렇다고 시원한 물과 휴식을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그늘에 지친 몸을 기대고 시원한 물을 벌컥벌컥 마시자 그나마 기운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교수님도 같이 쉬세요.”


리암은 여전히 볕 아래 서있었다.


“괜찮다. 난 또 내려가 봐야지. 너희들 물 가져다주려고 온 거란다.”


“일부러요? 번거롭게 그렇게까지 하실 것까지야··· 그런데 다른 바쁜 일 생기신 거예요? 요즘은 여기 안 오시네요.”


얀느는 조심스럽게 물으면서도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게 아닐까 걱정됐다. 하지만 확실히 해두고 싶었다. 리암의 부재가 일시적인지 지속되는지 알아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하하하. 학장님께 혼났지 뭐냐? 내가 같이 있으면 너희들에게 부담이 된다고.”


‘학장님 사랑해요.’


행복한 마음의 소리가 성벽 위에서 춤을 췄다.


“내 딴에는 너희들 짐을 덜어주고 싶었는데 내 생각만 했던 것 같구나.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아, 아뇨······.”


얀느와 칼리는 생각지 못했던 리암의 말에 놀라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그런 두 사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뚝뚝한 대답이 옆에서 들렸다.


“네.”


루리아였다. 샤이르도 놀란 눈으로 루리아를 쳐다봤다.


“하하하. 역시 루리아! 네 별명이 얼음 공주라며? 솔직해서 마음에 든다. 하하하.”


억지스러울 정도로 호통한 웃음은 민망함을 감추기 위한 노력처럼 안쓰럽게 보였다. 리암은 어색한 웃음을 삼키고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이야기는 들었다. 젤뚜르다와 졸업시험 파티를 맺기로 했다고?”


“네. 저희 네 명 전부요.”


“루리아와 샤이르라는 든든한 마법사는 확실히 좋은 선택이지. 그리고 얀느하고 칼리는··· 왜지?”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젠 반박하고 싶지도 않았다. 소식을 들은 사람마다 얀느와 칼리가 파티에 합류한 이유를 의아하게 생각했다.


“하하하. 농담이다. 너희들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 직접 가르친 내가 잘 알지 않느냐? 개인적인 실력은 조금 아쉽지만, 너희 호흡은 내가 본 학부생 중 단연 상위권이었다. 그러니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리암의 칭찬이 의외였지만, 시무룩했던 두 소년의 기분을 풀어주기엔 충분했다.


“준비는 잘 되고 있는 거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부터 훈련하기로 했는데, 저희 모두 던전이나 파티 경험이 전무 하다 보니 조금 걱정이 됩니다.”


제 잘난 맛에 사는 버릇없고 싸가지도 없던 도련님의 말투가 아니었다. 루리아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할 정도로 샤이르의 말투는 이전과 확연히 달랐다.


“던전에 대해선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없지만, 파티라면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 같구나. 너희는 파티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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