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화 귀인(2)
"나슬아"
"왜?"
"귀인 이라는 건 대체 뭘까?"
"대왕님도 그건 모를 거다"
"그런대 이러고 있어도 돼?"
"지금 재판이 중단 되서 할 일 없다"
"왜?"
"귀인인지 아닌지 다시 평가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모르겠다"
"그렇구나"
"그런대 너 요즘 그 사람 만난적 있니?"
"누구?"
"루미 할아버지"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난다"
"애들은?"
"애들도"
수일전 오랬만에 전화를 걸었더니 손자,손녀 둘 다 번호가 바뀌어 있었고 밴드가 연습하던 연습실은 사라져 버렸다
"오히려 잘 된거 아냐?"
"뭐가?"
"너 하고 계속 연을 이어 갔다면 어떻게 됐을 것 같아?"
"그래서 안 만난 거잖아"
아무리 가족이라고 하지만 차사가 산 자들과 가까이 지내는 건 양 쪽 모두에게 좋지 못하다는 건 잘 알지만 그래도 가끔 보고 싶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난 그만 가봐야 겟다"
"나도 슬슬 일하러 가야지"
브레이크 타임이 끝난 후 이승으로 돌아온 나슬은 바로 자신이 올려보내야 하는 엉혼이 있는 곳으로 항했다
"넌 어쩌다 죽은 거냐?"
"멍!"
"난 너 저세상으로 보낼려고 온건대 넌 내가 반갑니?"
영문도 모른 체 자신을 올려다 보는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은 나슬이 강아지의 이름을 세번 부르자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면서 사라졌다
"강아지들은 죽으면 어디로 갈까?"
동물이라고 다 착한 것은 아닐텐데 저승에서 동물을 본 적은 한번도 없는 걸 보면 동물들은 인간과 다른 곳으로 가는 게 아닐까?
"이나슬씨?"
"누구?'
"역시 나슬씨 맞군요"
"저를 아십니까?"
"진짜 기억 안나십니까?"
하지만 수 번을 환생하면서 수 많은 사람들은 만난 나슬의 기억에 남는 이들은 가족들을 제외하면 양손으로 꼽을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강아지 같이 찾아 주셨잖아요"
" 아~!"
연애한 건 아니고 썸타다 끝난 사이지만 그럼에도 나슬이 사내를 기억하는 건 사내가 데리고 다니던 강아지 때문이었다
비숑이라는 이름의 요크셔테리어는 아주 순해서 낮선 이들이 쓰다듬어도 짖기는 커녕 꼬리를 흔들어 댔다
주인 역시 착하기는 마찬 가지였으니 어지간한 일에는 화내는 법 이 없었다
"나슬씨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에는 만우절 거짓말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대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죠?"
"이승에서 일 하는 이들이 사신이나 차사,저승 사자들만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럼?"
"그건 규정 때문에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만 차사 분들과 비슷한 일을 한다고 해두죠"
사내가 일하는 곳은 가끔 저승으로 오는 생령이나 제 수명을 다하기 전에 죽은 자들을 전담 하는 곳으로 주로 하는 일은 이들이 육체를 잃기 전에 돌려 보내는 것 이다
"네 놈들 아직도 우리의 일을 방해 하는 거냐!
윈귀가 되지 않게 죽은 자의 억울 함을 풀어주는 차사 들과 달리 사신들은 죽을 예정인 자 앞에 나타나 영혼을 걷어 들일 뿐 망자의 사정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제 명을 다해 죽던 때가 안되 사신들에게는 저 세상으로 보낼 존재일 뿐 이었으니 사람들이 죽기 전에 그것을 막으려는 이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차사에게는 어쨌든 비슷한 직종에서 일하는 존재 들 이니 둘 사이에 낀 나슬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난감 할 뿐 이었다
"차사가 왜 이 놈들과 같이 있는 거지?'
"인간 일 때 알던 자와 우연히 만난 것 뿐 이다"
"이 자의 말대로 그저 생전에 연이 있던 이와 우연히 만난 것 일 뿐 우리와 아무 상관도 없다"
"그 낫 내려 놓지 않으면 네 놈 손모가지가 날아갈 것이다!"
"넌 또 뭐냐?"
"나로 말 할 것 같으면!"
"이 도령님 까지 나서면 일이 복잡해 지니 그냥 가시던 가시지요"
"이 도령?"
"나를 아는 가?"
"대왕 부하 패다 싸움 잘 한다고 스카웃 됐다는 그 놈?"
"그렇다면? 정 못 믿겠다면 확인 시켜 줄까?"
"어느세....."
"아무리 사신 이라 해도 차사 에게 목이 배면 무사하지 못하겠지"
"할 수 없군"
이 도령이 목에 겨눈 검을 거두자 사신은 바로 사라져 버렸고 나슬과 같이 있던 사내도 거의 동시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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