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화 요괴 사냥(3)
저승에는 처음부터 순서대로 진광대왕·초강대왕,송제대왕,오관대왕·염라대왕·변성대왕·태산대왕·평등대왕·도시대왕·오도전륜대왕(혹은 전륜대왕) 총 열 명의 시왕이 있다
죄인들은 7명의 대왕에게 총 7일씩 49일 동안 재판을 받고 죄업이 많은 이들은 49일 후 3명의 대왕에게 다시 재판을 받는다
이 열명의 시왕을 이끄는 이들이 염라 대왕으로 염라 대왕이 판결을 내리면 변상 대왕과 태산 대왕이 형을 집행 한다
이외 3명의 대왕 들은 인간의 법원으로 치자면 대법원 격이지만 한 가지 다른 게 있느니 죄인의 항소 때문이 아니라 더 무거운 벌을 주기 위해 재판을 한다는 것 이었다
이들의 상사인 저승신과 이승신을 낳은 이가 바로 상제의 부인인 총명 부인으로 땅 세상을 다스리는 신이지만 남들 앞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 총명 부인이 여자 선인 들을 총괄하는 왕모를 찾아 간 것은 상제와 염라 때문이 었다
"나보고 어쩌라는 건가?"
"지나치게 심각해진다 싶으면 판을 엎어 버리십시오"
"내가 왜 그런일을 해야하는 가?"
"최근 선인들이 찾아오지 않는다 들었습니다만 제가 잘못 들은 겁니까?"
"........"
"둘 다 왕모에게 아무감정 없으니 크게 화는 안낼 겁니다"
"만약 아무 일 없이 끝나면?"
"둘 다 지는 것을 싫어하니 그냥 끝나지는 않을 겁니다"
"언제라고 했지?"
"지금으로 부터 사흘 후 입니다"
아무리 선인들 중 제일 높다해도 선계의 존재 일 뿐 이니 결국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사흘 후 천상의 어딘가]
'총명 부인이 뭘 걱정했는지 알것도 같구나'
상제를 대하는 염라의 행동은 상사의 부친을 대하는 것이 아니었지만 상제는 염라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바둑이나 두자고 부른 건 아닐테고 보자고 한 이유가 뭐지?"
"우물가에서 숭늉찾는 놈도 너보다 급하지는 않겠다"
"그런대 지금 바둑두는 거 아닌가?"
"뭐가 문제지?"
"첫 수 부터 천원(바둑판의 중앙)에 두는 이는 처음 보는 구나"
"이제 시작일 뿐 이다"
딱 두수 뒀을 뿐 이지만 중앙에 있는 백돌과 그 밑에 있는 돌 때문에 흑 돌은 완전히 같혀 버렸다
"이건 어떤가?"
"자내 답구만"
좌4의4에 둔 흑돌 하나 때문에 백은 하변에 완전한 집 만들기가 힘들게 됐으니 단 네수만 뒀을 뿐인대도 분위기는 심각해 졌다
다행이 상제와 염라의 바둑대결은 무사히 끝났으나 둘의 대국이 끝나자 마자 돌과 바둑판은 부숴져 버렸다
"자내 거기 있었는가?"
"언제 부터 있으셨습니까?"
"처음 부터 있었습니다"
"천계에는 무슨일로?"
"어느 분이 싸울 것 같으면 판을 엎어버리라 하셔서 왔는데 괜한 걱정이었던 것 같군요"
왕모가 들고 있던 부채를 펄럭이자 순식간에 둘의 앞에서 사라졌으나 당연히 신기해 하는 이는 없었다
"그 분다운 걱정이군"
"너 나 싫어하지?"
"응"
"나만 싫어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이냐?"
"그거 물어보려 오라 한 것인가?"
"그렇다"
"그냥 싫다"
"뭣이라!"
"명색이 하늘과 땅을 다스리는 신이라는 자가 위엄이라고는 전혀 없고 하는 일도 없으니 싫어하는 건 당연하지"
"아무리 팩트폭력은 불법이라 아니라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서야 되는거 아닙니까?"
"죄송합니다"
"자내 말이 나를 더 아프게 하는 구나"
"상제님께도 양심이라는 게 있었군요"
부인의 말투는 조용 조용 했지만 그 내용은 그러지 못했으나 상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같은 시각 이승]
"갑자기 조용 하니까 뭔가 불안 하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바리님이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죠?"
"최근 이승에서 괴이한 일이 계속 일어난다 하여 여러분을 도와 드리러 왔습니다"
바리데기
부모를 살리기 위해 저승의 문지기와 결혼한 여인
바리데기의 일곱 아들 들이 바로 사람의 수명을 주관하는 칠성신으로 죽은 사람들의 이름이 적히는 명부의 주인이기도 하다
차사들에게 칠성신의 어미인 바리 공주는 염라 대왕 만큼이나 어려운 존재 일 수 밖에 없었으니 하지만 불편 한건 바리 공주 역시 마찬 가지 였다
한게 아무것 도 없는데 차사들이 거리두기를 하니 어찌 편하겠는가?
강림 도령이 바리 공주를 만나기 위해 방문 하지 않았다면 아마 침묵은 계속 됐을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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