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화 인연의 끝
"정말 후회하지 않겠느냐?"
"네"
"내가 인연을 관장하는 신이 아니라 무슨일이 생길지 모른다"
"괜찮습니다"
"알았다"
저승할망이 가위로 붉은 실을 자르자 나슬의 손가락에 있던 붉은 실은 사라졌고 그렇게 나슬과 보담과의 인연은 끝이 났다
"그 둘은 진짜 끝난건가?"
"그런 것 같다"
"갑자기 왜 해어진거지?"
"둘이 서로 모르는 척 하는거 보면 단단히 싸운 것 같아"
"진짜?"
"응"
마치 알지 못하는 사람들 처럼 스쳐지나간 둘은 단 한번도 뒤 돌아 보지 않았다
'아무리봐도 척 하는 것 같지는 않은대 무슨일 이지?'
"야!"
"왜?"
"내말 듣고 있는 거야?"
"뭐라고 했는데?"
"별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마"
"뭔대 그래?"
"아무것도 아니다"
더 이상 물어봐도 말 하지 않을게 뻔하니 쥐고 있던 빈컵을 쓰레기통에 버린 하준은 바로 편의점을 나왔다
"저 놈은 진짜 이상하다니까?"
애초에 차사와 인간은 이뤄질 수 없으니 해어지는 건 당연한 것 이다
그런대 제삼자 왜 심각하단 말인가? 하준이 이해되지 않는 해나였다
"이나슬이라..."
분명 처음듣는 이름인대 왜 번호와 이름이 저장되 있는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나슬이라는 사람과 만난 적은 없다
저장된 번호로 전화를 걸자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라는 멘트가 흘러 나왔다
"없는 번호?"
다시 한번 전화를 걸어봤으나 마찬가지 였고 전화를 끊은 보담은 바로 전화를 지워 버렸다
보담과 나슬의 연이 끊어지는 순간 나슬때문에 알게 된 이들의 정보(?)는 사라졌고 유일하게 남은 나슬의 번호 마저 사라져 버렸다
"너 요즘 왜 이래?"
"죄송합니다"
"한번만 더 실수하면 그때는 알지?"
"죄송합니다!"
자리로 돌아간 보담은 짦게 한 숨을 내쉬었다
뭔가 잃어버렸는데 그게 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대체 뭐지?'
잃어버린게 뭔지 알아야 찾던 포기하던 할텐데 제일 중요한게 생각나지 않으니 마냥 답답한 보담이었다
"어이!"
"누구?"
"너 내가 누구인지 몰라?"
"몰라"
"이나슬이라는 여자는 알지?"
"그게 누군데?"
"네 여자 사람 친구"
"난 그런 이름 가진 여자 몰라"
"그럼 해나가 누군지도 모르겠내"
"그건 또 뭐야?"
"나다"
"뭐?"
"모르는 척한게 아니라 진짜 기억 못하는 거였구나"
누구냐고 물어볼 때만해도 장난 인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알때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같은 시각 차사하우스]
"나슬아"
"왜?"
"보담이라는 사람 아냐?"
"몰라"
"진짜?"
"그게 누군데?"
"네 애인"
"보담인지 뭔지가 누군지 몰라도 난 그런 놈 본적도 없다"
"그런대 왜 자기가 네 애인이라고 하는 거지?"
"나한테 반한 거 겠지"
"뭐?"
"나같은 걸 좋아하다니 역시 세상은 넓고 이상한 놈은 많구나"
"그러게 말이다"
"이럴때는 아니라고 해야 되는 거아니냐?"
"난 거짓말을 못하잖아"
"넌 다 좋은데 그게 문제다"
하준의 뒷통수를 친 나슬은 바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대체 무슨일이 있었던 거지?'
[까톡!]
해나: 보담이놈 기억 상실
하준: 나슬이는 보담만 기억못함
해나:할망은 뭔가 알고 있지 않을까?
하준:알고 있다면 둘을 그냥 두지는 않았을 거 아냐?
해나:그런가?
하준:일단 지켜 보자고
해나:그래야 겠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둘의 인연이 끝이나도 달라지는 것은 없으니 모든 것이 보담과 나슬이 이승에서 재회하기 전으로 돌아간 것 뿐
"둘 다 어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
"둘이 만나면 예전으로 돌아가는 거 아냐?"
"그럴일은 없을 거다"
"네가 어떻게 알아?"
"둘이 만나는 걸 봤거든"
"진짜?"
"둘 다 서로 못 알아보더라"
다시 만났는데도 인연의 실이 이어지지 않는 다는 것은 둘이 완전히 끝났다는 것 이지만 진짜 이대로 끝인 걸까?
"나슬아"
"왜?"
"남자 소개 해 줄까?"
"됐어"
"왜?"
"네가 소개 해주는 놈이 재대로 된 놈 일리가 없잖아"
"그 놈 때문이라 아니라?"
"그 자식은 내가 남자 만난다고 하면 잘됐다고 할 걸?"
"너 지금 누구 말하는 거냐?"
"누구긴? 루미 할아버지지"
"너 진짜 잊어 버린 거냐?"
"뭘?"
"네가 사랑했던 사람"
"내가 사랑한 사람은 딱 한 명 그 사람 뿐이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 해나는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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