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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동 님의 서재입니다.

저세계의 공주가 나를 찾아왔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완결

하기동
작품등록일 :
2023.01.06 10:52
최근연재일 :
2023.02.10 07:57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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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6
추천수 :
79
글자수 :
163,990

작성
23.02.0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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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의룡대군

DUMMY

강남 종합 병원 응급실.....밤


의룡대군이 눈을 떴다.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고개도 못 돌리겠다.

눈알을 돌려 주위를 살폈다.

하얗게 칠 한 넓은 방에 침대가 여럿 있고 침대마다 환자로 보이는 자들이 누워 있었다.

자신을 살펴보았다.

상의가 벗겨지고 팔뚝엔 침이 박혀 있었다.

침에는 투명한 관이 연결되어 위의 물주머니와 연결되어 있었다.


'용심환’


'챙겨 오길 잘했다. 그런데 내 옷이 어디에 있는가?‘


고개를 들었다.

무지막지한 통증이 등뼈에서 목을 타고 올라왔다.

억지로 참고 자기 주위를 둘러 봤다.

발밑에 자기 상의가 둘둘 말려져 있었다.

상체를 일으켰다.

뼈마디가 부서졌는지 아까보다 더한 통증이 온몸을 휘감았다.


억지로 팔을 뻗어 옷 뭉치를 끌어 왔다.

옷 속을 살폈다.

있었다.

작은 주머니를 꺼내 열고 그 안에서 용심환 한 알을 꺼냈다.

입에 넣고 씹어 먹었다.

꿀떡 입에 삼키자 현기증이 일었다.


의룡대군이 기절했다.

의룡대군의 몸 안에선 부러진 뼈마디가 서로 결합하였다.

그에 따라 의룡대군의 온 몸이 뒤틀리며 흔들거렸다.

데스크에 있던 간호사가 이 광경을 보고 달려왔다.

간호사가 도착했을 때는 의룡대군이 진정되어 눈을 감고 그대로 누워 있었다.

간호사가 수액과 모니터를 체크했다.


갑자기 응급실 입구가 소란스러웠다.

구급차 여러 대가 와서 멈추고 피투성이 환자들이 급하게 실려 왔다.

대형 교통사고가 난 것이다.

의룡대군을 살피던 간호사도 그 쪽으로 뛰어 갔다.

응급실의 모든 의료진이 그 쪽으로 몰렸다.


잠시 후 의룡대군은 일어나 앉아 상의안의 물건을 점검했다.

용심환, 환혼환, 그리고 저 발밑에 용신검.

그런데 자침반이 없었다.

아까 무언가에 부딪혀 정신을 잃었을 때 없어진 모양이었다.


'낭패다’


용족의 행방을 알려주는 게 자침반이다.

자침반이 없이는 공주의 행방을 찾지 못한다.

의룡대군이 옷을 입기 시작했다.


"저, 여보쇼..“


누군가 옆에서 의룡대군을 불렀다.

의룡대군이 돌아보았다.


옆 침대에 상반신을 벗긴 채 누워있는 사나이가 의룡대군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얼굴과 상반신에 수많은 상처를 입었는지 살을 꿰맨 자국이 너무 많아 상반신을 바늘로 누빈 것 같았다. 얼굴도 여기저기 꿰매었고 그 위에 약을 덕지덕지 바른 중년의 사나이였다.


"당신도 그 과 같은데...“


'그 과?‘


"당신같이 옛날 옷을 입은 사람들을 좀 알지.“


사나이가 숨을 돌리고 말을 이었다.

"내 아까부터 지켜봤는데...“


의룡대군은 이놈이 무슨 말을 하는가 하고 지켜봤다.


"댁이 아까 먹은 청심환 같은 약 말이오.“


'용심환을 말 하는 건가?‘


"나도 한 알 줄 수 없겠소?“


'이 놈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응급실은 교통사고로 몰려온 응급환자들로 아비규환이었다.


"댁이 그것 한 알 먹고 이렇게 일어난 걸 다 봤거등요?“


"그걸 주면 너는 뭘 줄 것이 있느냐?“

의룡대군이 물었다.


"내가 지금 이래서 그렇지, 밖에 나가면 조직도 있고 돈도 있고 나와바리도 꽤 큰 편이오.“


"그래서?“


"댁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거지.“


의룡대군이 맹랑하다는 듯 양변수를 쳐다보았다.

생각해 보니 그럴 듯 했다.

지금 이 세계에 의룡대군 혼자 떨어졌다.

자침반도 없고 흑표도 없다.

사는 방식도 완전히 다른 이 인간계에서 의룡 혼자서 목적을 달성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대군이 안주머니에서 두 개의 환약을 꺼냈다.

하나는 용심환이고 하나는 환혼환이었다.

환혼환은 이럴 때 쓰려고 가져 온 것 아니었나?


의룡대군이 두 개의 환약을 건넸다.


"네 상태를 보아하니 하나론 안 되겠고, 이 두 개를 같이 씹어 먹어라.“


양변수가 얼른 받아서 입에 넣었다.

양변수는 이 옛날 옷을 입은 자들의 능력을 몇 번 봤다.

자기 몸의 상처도 그 놈들의 능력일 것이다.

깊지만 않다 뿐이지 온 몸이 커터 칼로 난자당한 것 같았다.


두 개의 환약을 씹어 먹고 양변수는 정신을 잃었다.

두 눈이 뒤집어 지고 온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몸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귓구멍과 콧구멍 입 등 몸에 뚫린 모든 곳으로 시커먼 김이 뿜어져 나왔다.


의사들과 간호사들은 밀려닥친 교통사고 환자들로 인해 응급실 구석에서 뭔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이 없었다.

그들 멀찍이서 옛날 복식의 한 남자와 상반신을 노출한 사나이가 걸어 나갔다.

상반신을 노출한 사나이는 벽에 붙은 의자에 누군가 벗어놓은 상의를 집어 들어 입었다.


잠시 후 병원 밖으로 앞부분이 찌그러진 검은색 아우디 한 대가 빠져 나왔다.

양변수가 운전을 하고 뒤에는 의룡대군이 앉아있었다.


"어디로 갈 건가?“


"마장동에 제 사무실이 있습니다.

글루 갈 겁니다. 하하하“


양변수는 기분이 좋아 들떴다.

태어나서 이렇게 기분 좋은 적은 없었다.

겁도 없어졌다.

검은 무사 놈이든 남명이라고 불리던 무사 놈이던 눈앞에 나타나면 다 때려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얼굴의 꿰맨 곳도 아프지 않았다.

한손으로 꿰맨 실을 뜯어냈다.

뜯어낸 곳이 벌어지며 피가 흘렀다.

아프지는 않았다.

더 이상 뜯어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가야 하는가?“


"10분안에 도착 할 겁니다. 주인나리.“

양변수가 말을 하고도 깜짝 놀랐다.


'주인나리라니?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주인나리께서 가실 곳은 있습니까?“


'또 주인나리랜다.‘

양변수는 자기도 모르게 튀어 나오는 '주인나리'란 단어에 당황했다.


"아니, 내 따로 갈 곳은 당장 없으니 네가 사는 곳으로 가자“


"알겠습니다. 주인나리“


차가 야심한 거리를 달렸다.



마장동 십리 토건 사무실이 있는 빌딩

주차장으로 앞이 찌그러진 검은색 아우디가 들어와 섰다.

그리고 양변수와 의룡대군이 내렸다.

양변수의 안내로 둘은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십리 토건 사무실이 있는 4층에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양변수와 의룡대군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십리토건 사무실로 향했다.

양변수가 십리토건 사무실의 맞은편을 보니 건달 휴게소로 썼던 사무실 앞에 여기저기 붙여져 있던 경찰의 테이프가 없었다.

수사가 종결된 모양이었다.

양변수가 십리토건 사무실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었다.

안으로 둘이 들어갔다.

며칠 동안 청소를 안 해서 먼지 냄새가 났다.


"누추하지만 당분간 여기서 지내십시오. 이쪽으로 오시면 침실이 있습니다.“

양변수가 사무실 귀퉁이에 파티션으로 만든 침실을 열어 보였다.

옷걸이와 작은 비키니 옷장, 일인용 침대가 있었다.


"곧 강남 신천파를 장악 하는 대로 호텔을 잡아 모시겠습니다. 주인나리“


"알겠다. 그만 나가 보거라.“


"그럼 편히 주무십시오. 나으리“


양변수는 고개를 숙이고 문을 닫고 나왔다.

몸과 마음이 들뜬 가운데서도 왜 자꾸 자기 입에서 '나으리'란 말이 나오는지 이상했다.


사장실에 들어가 불을 켜고 의자에 앉았다.

핸드폰을 열어 전화를 했다.


"어, 상철아. 자고 있었냐?

긴 말 필요 없고 내일 다들 출근 혀라.

어디긴, 마장동 우리 회사지.

응? 찝찝하지 않냐고?

그딴 거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래, 그래.

사지 멀쩡한 놈들은 모두 출근 시키고 주위에 쓸 만한 애들 있으면 델고 오고. 우리 십리파가 다시 일어서는 거다!

하하하, 아자! 아자!“


기분 좋게 웃으며 통화를 마쳤다.

양변수도 씻고 자야 했다.

맞은 편 대기실에 샤워 실이 있었다.

십리토건 사무실을 나와 맞은편 대기실을 열었다.

문이 열렸다.

평소에도 여긴 문을 닫지 않았다.

건달들 십여 명이 죽치고 있는데 겁날게 뭐가 있다고 문을 닫겠는가?


불을 켜고 구석에 파티션으로 만든 샤워실로 들어갔다.

병원에서 훔친 상의와 바지, 팬티를 벗고 거울 앞에 섰다.

얼굴 여기저기 꿰맨 상처가 흉했다. 아까 실밥을 뜯은 곳 주위는 흘러나온 피가 굳어 엉겨 붙어 있었다.

팔뚝과 상반신은 온통 꿰맨 자국 투성이었다.


생각할수록 괘씸했다.

온 몸에 자신감이 넘치면서도 괘씸했다.

즐거우면서도 괘씸했다.

지금은 샤워나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자기 몸에 이렇게 오버로크 미싱을 하게 만든 그놈을 먼저 패 죽여야 했다.


그런데 지금 사무실에서 주무시고 계실 '나으리'가 허락을 해줄까?


'이게 무슨 소리야?‘

양변수의 내면에서 강하게 항의하고 있었다.


'저 영감쟁이가 허락을 해야 한다니?‘

그러나 그 항의의 외침은 곧 들어갔다.

'나으리'의 허락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왠지는 모르지만 자기 마음속에서 '나으리'의 허락 없이 함부로 행동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명령했다.

양변수는 물을 틀고 몸을 씻기 시작했다.


다음날 오전 십리 토건 사장실

소파에 의룡대군이 앉아 있고 맞은편에서 양변수 사장이 역삼파 꽁치와 전화 통화를 하는 중이었다.

"그러니까 유장혁은 완전히 닭 쫓던 개 신세가 되어 버렸네? 하하하.

그래, 다음에 또 통화 하자. 알았어 임마, 끊는다.“


전화를 끊은 양변수가 의룡대군에게 보고를 한다.

"제가 말씀드린 그 검은 옷의 무사 말씀입니다.“


"네 말을 들어보면 호위청 오위장 흑표를 말하는 것 같다. 복장이나 생김새가 흑표와 같아.“


"그럴 거 같더라니까. 내가 같은 과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흑표가 어쨌길래?"


"그 자가 역삼파 두목이 되었다지 뭡니까?“


그 말을 들은 의룡대군은 흑표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었다.

흑표라면 공주를 없애는 임무를 완수해야 할 터, 한가로이 시정잡배들 두목놀이나 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

흑표가 맞는지 아닌지 속히 만나봐야 할 것이었다.


"내가 그 자를 속히 만나봐야겠다.

나를 그 검은 옷의 무사라는 자에게 데려다 다오.“


"알겠습니다. 제가 빨리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노크 소리가 나고 새2인자 상철이 들어왔다.

왼팔에 깁스를 하고 부목을 했다.


"애들 집합시켰습니다. 사장님“


"어, 상철아, 여기 인사드려라. 나으리시다.“

양변수가 의룡대군을 가리켰다.

상철이 뚱한 표정으로 의룡대군을 보더니 마지못해 인사 했다.


"안녕하십니까? 신상철입니다.“


"참, 나으리 있잖습니까?“

양변수가 의룡대군에게 향하며 말했다.

의룡대군이 '뭐가?'하는 표정으로 양변수를 봤다.


"얘가 그래도 우리 십리파의 2인자입니다.

머리도 있고 힘도 좋은 놈입니다.“


"그런가?“


"그래서 말인디...얘한테도 그 약을 줄 수 없으신가 해서요.“


"약?“


"아, 어르신도 자시고 나도 먹었던 그 약 말입니다.

상철이가 보다 시피 한 쪽 팔이 병신이 되어서 말입니다.

그 약만 먹으면 다시 펄펄 날 것 아닙니까?“


상철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싶어 양변수와 의룡대군을 번갈아 봤다.

의룡은 상철을 올려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용심환은 두 개 밖에 남지 않았다.

함부로 쓸 약이 아니다.

하지만 쓸 만한 수하가 생기는 거라면 그만한 가치는 있지 않겠는가?

한시 바삐 여기 온 목적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라면 환약 한두 개 아낄 일이 아니었다.


의룡대군이 품에서 용심환과 환혼환을 꺼냈다.

"오냐, 너도 이것을 씹어서 삼키도록 하여라.“


상철이 쭈뼛거렸다.


"아, 뭐해! 나으리가 특별히 은혜를 베푸시는구만, 빨리 입에 넣더라고.“


상철이 무슨 사이비 약장사 보듯 의룡과 양변수를 번갈아 보더니 마지못해 환약 두 개를 집어 들어 입에 넣었다.

상철은 못 먹을 먹는 양 어거지로 씹어 삼켰다.

잠시 후 상철이 눈이 뒤집어 지며 풀썩 주어 않더니 바닥에 누워 온몸을 떨었다.

상철의 몸에 뚫린 구멍에서 검은 김이 나왔다.


역삼 룸살롱.....오후


아직 영업시간이 안 되어 한가한 룸살롱의 가장 깊숙한 방.

넓은 방 탁자에 술상이 차려져 있고 두 명의 여자가 시중드는 가운데 흑표가 위스키를 마시고 있었다.

노크소리가 나고 웨이터 꽁치가 들어왔다.


"무슨 일이냐?“


"예, 의룡대군이라는 분이 찾아 오셨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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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여의주1 23.02.08 61 2 12쪽
» 의룡대군 23.02.07 62 2 12쪽
25 성빈 23.02.06 61 1 12쪽
24 유장혁 23.02.03 57 2 12쪽
23 조직의 재건 23.02.02 58 2 12쪽
22 응급실 23.02.01 61 2 13쪽
21 적룡부위 23.01.31 62 2 12쪽
20 결투 23.01.30 60 2 12쪽
19 새 계약 23.01.27 72 2 12쪽
18 역삼파 23.01.26 65 2 12쪽
17 십리파 23.01.25 72 2 12쪽
16 신천파 23.01.24 73 2 12쪽
15 삼용그룹 소동2 23.01.23 72 2 12쪽
14 삼용그룹 소동1 23.01.21 78 2 12쪽
13 차원 교집합3 23.01.20 79 2 12쪽
12 차원 교집합2 23.01.19 79 2 12쪽
11 차원 교집합1 23.01.18 8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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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흑표2 23.01.16 85 2 12쪽
8 흑표 1 23.01.13 106 2 12쪽
7 압구정 23.01.12 113 4 15쪽
6 금호 맨션 23.01.11 122 4 12쪽
5 다시 서울로 23.01.10 139 5 12쪽
4 환궁 23.01.09 134 5 12쪽
3 1985년 왕십리 23.01.08 181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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