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하기동 님의 서재입니다.

저세계의 공주가 나를 찾아왔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완결

하기동
작품등록일 :
2023.01.06 10:52
최근연재일 :
2023.02.10 07:57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027
추천수 :
79
글자수 :
163,990

작성
23.01.25 12:09
조회
72
추천
2
글자
12쪽

십리파

DUMMY

역삼동의 뒷골목 역삼파의 아지트 룸살롱. 창고


유장혁의 부하들 몇이 흑표에게 당해 죽거나 병신이 된 곳.

유장혁이 손모가지가 베인 곳.

건물 구석 창고 앞에 말이 한 마리 메여 있고 깍두기 머리 하나가 말을 지키고 있었다.

건물 지하 룸살롱 가장 큰방.

부하가 자기 자켓으로 둘둘 싼 상의 뭉치를 펼쳤다.

자켓이 펼쳐지자 장팔도의 머리가 있었다.

눈을 까뒤집고 혀를 빼 물고 죽어있는 머리통이었다.

룸 안에 있는 모든 조직원들이 나지막하게 비명을 삼켰다.


“어따~ 정말로 모가지를 따왔당게요.”


나상태가 짐짓 태연한 척 흑표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네가 이자의 목을 원한다고 하지 않았나?“


"하하, 그게 말이 그렇다는 거지 진짜 모가지를 이렇게..“


나상태가 억지로 웃으며 말하다가 흑표의 표정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흑표가 얼음장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내게 허튼 소리를 한 거고, 내가 그 허튼 소리에 장단을 맞췄다? “


나상태가 긴장해서 침을 꿀꺽 삼켰다.


"아, 아닙니다. 대협님. 지가 말실수를 하였습니다. 용서하여 주십시오.“


나상태가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다른 부하들이 나상태의 행동을 황망히 바라보다가 다들 무릎을 꿇었다.

흑표가 잠시 나상태를 노려보다가 표정을 풀고 돌아섰다.


“대협님, 수고했으니 술 한잔 하시지요?”


나상태가 일어나 얼른 양주병과 글라스를 들었다.

흑표가 돌아서다 말고 글라스를 받아 들었다.

나상태가 공손히 글라스에 양주를 따라 부었다.

거의 가득 양주를 따르자 흑표가 꿀꺽 꿀꺽 마셨다.

그리고 말없이 빈 글라스를 내밀었다.

나상태가 다시 글라스를 채웠다.

흑표가 꿀꺽 꿀꺽 다 마시고 글라스 잔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 난 이만 씻고 쉬려 한다. 다른 할 말들 있는가?”


"아닙니다. 오늘은 없습니다. 대협님은 어서 숙소에 가시어 쉬십시오.“


상태가 양주병을 품에 안고 머리를 연신 조아렸다.

흑표가 돌아서 문을 열고 나갔다.

깍두기 하나가 앞장서서 흑표를 안내했다.

뒤에 무릎 꿇고 있던 조직원들이 하나 둘 천천히 일어나 의자에 앉았다.

문이 닫히자 나상태가 장팔도의 머리를 가리키며 문동호에게 소리쳤다.


“야, 빨리 이거 치워라.”


동호가 머리통을 자기 상의로 보자기 싸듯 싸면서 나상태에게 물었다.


"이걸 어디에 버려야 안전할까요?“


"얌마, 그건 니가 알아서...

그래, 저 무사가 델고 온 시커먼 늑대 같은 놈에게 던져 줘라.

그놈이 다 먹어 치우면 증거도 없어질 거고.“


"알겠습니다.“


동호가 머리통을 들고 나갔다.


나상태가 다른 부하에게 명령했다.


"야, 텔레비 쫌 켜봐라 뉴스 나오는 곳으로.“


부하 하나가 리모콘으로 벽에 걸린 대형TV를 켰다.

채널을 연합뉴스로 바꾸었다.


"오늘의 사건 사고 종합입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현재..“


아나운서가 뉴스를 진행하고 밑으로는 자막이 지나가고 있었다.


"안 떴냐?“


"예?“


"짜슥아, 신천지 룸싸롱 사건 나오지 않았냐고!“


"아직 없습니다 회장님“


모두가 숨죽여 TV화면을 응시했다.

그러고 보니 큰 일 났다는 생각들이 들었다.

한두 명도 아니고 수십 명이 죽거나 다친 사건이었다.

방송에서 보도 되는 순간 난리가 날 것이다.

검찰이 난리치고 광수대가 뜰 것이다.

빨리 어딘가로 잠적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그런데 자기들이 한 행위가 아니었다.

신천지 룸싸롱에서 조폭들이 뒤져 나갈 때 역삼파 조직원은 모두 다른데 있었다.

이른바 알리바이가 있는 것이다.

다들 안심이 되었다.

TV에선 아무리 기다려도 신천지 룸싸롱 사건은 보도 되지 않고 있었다.


"경찰이 덮은거 아녀?“


조직에서 머리가 제일 잘 돌아간다는 창식이가 말했다.


"그런가 보다. 어쨌건 내일부터 짭새들 와서 뭘 물어도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이여.“


"예, 회장님“




그 무사도 숙소를 이곳 룸에서 떨어진 역삼 호텔로 잡아 줬다.

경찰이 오더라도 여기 룸에서 발견되어선 안 되기 때문이었다.


'내가 이 바닥 짬밥이 몇 십 년이여’


나상태는 스스로 생각해도 자기가 머리를 잘 썼다고 생각했다.

설사 나중에 수사팀이 오더라도 그 무사 놈에게 다 뒤집어씌우면 그만이었다.

뒤집어씌우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실제로 모든 일은 그 놈 혼자 한 것이었다.

상태가 글라스에 양주를 조금 따르고 얼음을 넣었다.

잔을 돌려 얼음을 빙글 빙글 돌린 후 한잔 마셨다.


'무릎까지 꿇은 건 너무 과했나?‘


부하들 앞에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양 손모가지가 잘려 나간 행동대장 유장혁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그렇게라도 해서 그 무사의 성질을 돋우지 않은 게 잘 한 일이었다고 생각했다.


'그 자식이 홧김에 내 모가지도 장팔도처럼 뎅겅 잘랐을지도 모르지.

그러고도 남을 놈이니까.

오래 같이 있을 놈은 못돼..빨리 없애버릴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할텐데.‘



흑표는 역삼호텔 자신의 방으로 왔다.

깍두기가 방문앞까지 자신을 안내해주고 코가 땅에 닿도록 인사한 후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나갔다.


샤워실에서 따뜻한 물로 몸을 씻었다.


이 세계의 편안한 문물에 자신이 적응 되어 가는 것 같았다.


씻고 가운을 두른 뒤 침대에 누웠다.


누워있으니 문에서 띵동 소리가 났다.


흑표가 몸을 일으켜 문 쪽을 보며 말했다.


“누구냐?”


오른 손은 언제든 환도를 뽑을 수 있게 준비하였다.


문이 열리며 여자 한명이 고개를 내밀었다.


“장군님, 소녀 수청 들러 왔사옵니다.


여자는 자기가 하고도 자기 말이 웃긴지 킬킬댔다.


“어서 들라.”


여자가 짐짓 수줍은 척 하며 들어 왔다.


여자가 입고 있던 가운을 벗어던졌다.


속옷 차림의 여자가 흑표의 곁으로 다가와 옆에 누웠다.



......


잠시뒤 여자가 나가고 흑표가 누워 천장을 바라 보았다.


‘좋다’


매일 훈련과 욕지거리, 말 뒷 치다꺼리 등의 뻔한 일상이 반복되는 궁궐의 생활보다 여기가 좋다고 느꼈다.


비록 상대가 약해서 그렇지 마음껏 실전을 겪을 수 있고 원 없이 상대를 벨 수 있었다.


‘여기가 좋다’


자기가 이곳에 온 임무가 점차 잊히는 것 같았다.


‘그런들 어떠리.’


하지만 여기서 평생을 살 수 있을까?

대군의 명을 거역하고 여기서 살아 갈 수 있을까?


자기는 일개 무장일 뿐이다.

대군은 황족이다.

황족은 용의 자손이라 신묘한 능력이 있다고 했다.


‘내게서 이런 편안함을 도로 거두는 것쯤 대군에겐 일도 아니겠지?’


그래도 여기가 좋다고 느꼈다.

황궁에선 종 5품의 일개 무장일 뿐이고 자기위로 까마득히 많은 고관 대작들이 있다.

그러나 여기 이곳에선 자기가 제일 높은 위치였다.

그 어느 놈도 자기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어떤 놈이 와도 다 베어 넘길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따뜻한 목욕물과 이 푹신한 잠자리, 그리고 여자가 매일 밤 찾아 왔다.

대군도 부럽지 않은 생활이다.


'그래 아무 생각을 말자.

흘러 가는대로 놔두면 알아서 일이 이루어 지겠지.‘


그날 밤.

인파가 드문 빌딩가 뒷골목에 자리한 조그만 간판을 단 일식집.

창문도 없이 달랑 출입구 하나만 있는 게 꽤나 은밀한 고급 일식집임을 알 수 있었다.

용주의 롤스로이스가 조용히 일식집 출입구에 멈추자 문이 열리고 일식집 종업원과 김팀장이 용주를 맞았다.


김팀장이 예약한 방의 문이 열리고 팀장과 용주가 안으로 들어섰다.

먼저 와 있던 사람이 일어났다.

이 날씨에 코트를 어깨에 걸치고 있었다‘

예의가 아니라고 용주가 생각했다.


용주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서용주라고 합니다.”


상대가 쭈뼛대면서 팔을 내미는데 손이 있어야 할 자리 아무 것도 없었다

대신 붕대가 팔목을 감싸고 있었다.


“회장님 여기는 유장혁이라고 내 대학교 동기입니다.

사정이 있어 손이 좀 이렇습니다.

일단 앉으셔서 사정이야기 들어 보시면 제가 왜 회장님을 모셨는지 이해하실 겁니다.“




마장동 십리 토건 다음날 밤.


사장실에 양변수가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는 중이었다.

상대는 나상태가 회장으로 있는 역삼파 조무래기 꽁치였다.

꽁치는 양변수가 역삼파에 심어놓은 말하자면 스파이인 셈이다.



"강남 신천을 접수했어?

야, 강남 신천이 애들이 몇인데 전쟁을 벌여?“


강남 신천애들하고 역삼파 애들을 합하면 육칠십 여명은 될 것이다.

그 쪽수가 구역 영업권을 놓고 붙었으면 큰 싸움이 났을 거고

그건 신문 사회면에 날 정도로 큰 일이 되었을 것이다.

어느 두목도 그런 일은 원하지 않는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아무리 잘 마무리 해도 부두목급 대여섯은 콩밥을 먹어야 한다.

잘못되어서 범죄단체로 엮이면 두목부터 시작해서 모조리 감방행이다.

정치판에 엔간한 빽을 가진 조직도 그런 무모한 일은 벌이지 않는다.


"전쟁을 벌인게 아니라 한 놈이 신천애들을 다 박살냈어?“


"신천파 장팔도 사장은 목이 잘리고? 뭐? 진짜로 모가지가 썰렸다고?“


"그걸 다 한 놈이 저지른 일이라 이거냐?

그때 너네 조직 몇 명을 죽였다던 그 놈이?“


전화를 끊었다.

도저히 믿기질 않았다.

꽁치 이놈이 워낙 경박하고 허세가 센 놈이다.

그래도 없는 일을 말하진 않았을거다.

신천파 정도가 박살 날 일은 뻥으로 입에 올릴 일이 아니다.


'혼자서 신천파를 아작을 내다니?‘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내일 찬찬히 알아봐야겠다.‘


"사장님 애들 다 모여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2인자가 된 상철이 와서 보고했다.


"그래, 가보자.“


양변수가 상철을 앞세우고 사무실 맞은편 건달들 대기실로 향했다.


"모두 사장님께 인사!“


5명의 신입 건달들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인사드립니다. 사장님.“


부하들에게 쓸 만한 애들 섭외하라고 100만원씩 줬더니 일단 5명이 온 것이다.

양변수가 보기엔 다들 고만 고만한 게 마뜩치가 않았다.

그래도 비상시국이다.

찬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양변수가 뒷짐 지고 일장 훈시를 시작 하였다.


"어, 우리 십리 토건 식구가 된 것을 환영한다.

앞으로 너희들은 의리와 깡으로..“


모두 시선이 문으로 향했다.

양변수도 어리둥절하여 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안녕하십니까? 양사장님?“


역삼파 졸개였다.

행동대장 유장혁 밑에 있던 놈인데 이름은 기억나지 않았다.

양변수는 불쾌했다.


"야, 이 새끼야 내가 말하는 게 안보여?“


역삼파 졸개는 양변수에겐 대꾸도 않고 뒤에 대고 누군가에게 말했다.


"여기 다 모여 있습니다.“


역삼파 졸개, 문동호 뒤로 거구의 사나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문동호가 얼른 자리를 피해 거구의 사나이가 안으로 들어가도록 했다.

거구의 사나이는 시커먼 무사복을 입고 있었고 흘러내리는 머리칼을 이마에 검은 끈으로 묶어서 고정하고 있었다.

허리춤에는 칼을 차고 있었다.

양변수와 부하들이 긴장해서 그를 쳐다보았다.


새로 2인자가 된 상철이 거구의 사나이를 막아섰다.


"이 새끼 뭐야?“


상철은 동시에 손바닥으로 사나이 가슴팍을 밀치려 했다.


사나이는 조용히 그러나 재빠르게 상철이 내민 팔목을 잡았다.


"여기 양변수라는 자는 누구인가?“

"저기 무사님 앞에 검은색 옷 입은 자입니다.“


문동호가 사나이 뒤에서 양변수를 가리켰다.


"그럼 너만 나를 따라가자. 나머지는 필요 없고..“


사나이가 말과 동시에 상철의 팔을 비틀었다

상철의 팔은 어깨부터 탈구 되며 손목뼈가 으스러졌다.

상철이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양변수가 동시에 소리 질렀다.


"얘들아, 저 새끼 죽여!“


신입 다섯 명이 소리 지르며 한꺼번에 달려 들었다.

경험 많은 기존의 여섯 명은 캐비넷으로 달려갔다.

캐비넷 문을 열자 칼과 쇠파이프 야구배트등 연장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각자 손에 잡히는 대로 하나 씩 잡고 돌아섰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저세계의 공주가 나를 찾아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에필로그 23.02.10 76 1 12쪽
29 終場 23.02.10 58 2 11쪽
28 여의주2 23.02.09 55 2 12쪽
27 여의주1 23.02.08 62 2 12쪽
26 의룡대군 23.02.07 62 2 12쪽
25 성빈 23.02.06 61 1 12쪽
24 유장혁 23.02.03 58 2 12쪽
23 조직의 재건 23.02.02 58 2 12쪽
22 응급실 23.02.01 61 2 13쪽
21 적룡부위 23.01.31 62 2 12쪽
20 결투 23.01.30 60 2 12쪽
19 새 계약 23.01.27 72 2 12쪽
18 역삼파 23.01.26 66 2 12쪽
» 십리파 23.01.25 73 2 12쪽
16 신천파 23.01.24 73 2 12쪽
15 삼용그룹 소동2 23.01.23 72 2 12쪽
14 삼용그룹 소동1 23.01.21 78 2 12쪽
13 차원 교집합3 23.01.20 79 2 12쪽
12 차원 교집합2 23.01.19 80 2 12쪽
11 차원 교집합1 23.01.18 86 2 12쪽
10 서용주 23.01.17 91 2 11쪽
9 흑표2 23.01.16 85 2 12쪽
8 흑표 1 23.01.13 107 2 12쪽
7 압구정 23.01.12 113 4 15쪽
6 금호 맨션 23.01.11 123 4 12쪽
5 다시 서울로 23.01.10 139 5 12쪽
4 환궁 23.01.09 135 5 12쪽
3 1985년 왕십리 23.01.08 181 5 13쪽
2 통천각 23.01.07 258 5 12쪽
1 재회 23.01.06 444 7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