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하기동 님의 서재입니다.

저세계의 공주가 나를 찾아왔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완결

하기동
작품등록일 :
2023.01.06 10:52
최근연재일 :
2023.02.10 07:57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006
추천수 :
79
글자수 :
163,990

작성
23.01.07 10:24
조회
257
추천
5
글자
12쪽

통천각

DUMMY

“공주마마, 공주마마~”


채상궁이 황급히 발걸음을 옮기며 공주를 애타게 찾고 있다.


“스승님들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빨리 수업 들으러 가셔야죠. 공주니임~”


채상궁이 지나가자 기둥 뒤 커튼 자락이 살짝 걷혀지며 공주가 머리를 내 밀었다.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채상궁이 지나간 쪽을 바라보더니 반대 방향으로 걸음을 옮겨 문을 살살 열고 밖으로 나갔다.


후원에 이르자 팽나무 밑에 황제의 동생인 의룡대군이 부채질 하며 정원석에 걸터앉아 있었다.

다가오는 공주를 보자 함박웃음을 지으며 반가와 한다.


“공주마마 기어코 오셨습니다.”


“숙부님, 오늘은 꼭 보여 주셔야 합니다.”


“하아 참 난처하군요. 원래 그건 황상의 윤허가 있어야만 볼 수 있게끔 되어 있답니다.”


“아바마마에겐 나중에 허락을 받을께요.자꾸 이렇게 시간 낭비 말고 어서 거기로 데려다 주세요.”


“허허 참, 공주님도. 이러시면 제가 너무 곤란해집니다.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공주의 귀여움에 어쩔 수 없다는 듯 발걸음은 팽나무 뒤의 전각을 향하고 있었다.

공주는 흥분 된 표정으로 의룡대군의 뒤를 따르며 쉴 새 없이 재잘거렸다.


“궁궐내의 종 3품 이상의 무관들은 다 한번 이상은 그 곳을 다녀왔다고 알고 있어요. 민가에도 거기를 다녀왔다는 도인들에 관한 소문이 있고요.”


“막상 가보시면 실망하실 텐데요.”


통천각이라는 현판을 단 전각을 지키는 군졸 둘이 의룡 대군과 공주에게 목례를 하고 문을 열어 주었다.

전각 안으로 들어서자 전각 가운데 어른 키보다 큰 경계비가 서있고 그 밑으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다.

경계비에는 이곳은 금지되고 위험한 곳이니 황제와 그가 정한 사람 이외에는 출입을 금하며 이를 어길 시 죄를 묻겠노라고 쓰여 있었다.

경계비를 올려다보던 공주의 표정이 굳어졌다.


“저걸 보시고도 내려가시겠습니까?”


“숙부님, 내려가겠어요. 거기 좀 다녀왔다고 아버님께서 어쩌시겠어요?

야단 한 번 맞지 뭐. “


공주가 생글 거리며 계단으로 내려섰다,

의룡대군이 못 말리겠다는 듯 미소를 띠며 공주를 따라 내려갔다.


전각의 지하는 전각의 세배 이상의 넓이를 가진 넓은 홀이었다.

지하는 8각형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각 대문이 닫혀 있고 그 위엔 고대 문자로 쓰인 현판이 있었다.

한 동안 사용하지 않은 듯 먼지와 거미줄이 현판과 대문에 걸려 있었다.


“8곳이나 되네요?”


“예 한곳은 지하 세계로 가는 문으로 선대왕께서 봉인하여 출입이 불가 하고 두 곳은 천상계로 가는 문이라 사람의 육신을 가지고는 드나 들 수 없는 곳입니다. 세 곳은 우리가 사는 땅이니 한 달 이상 말을 타고 가야만 갈 수 있는 곳을 바로 갈수 있는 지름길로 황제마마나 황제마마의 신표를 가진 자가 국정을 위해 이용하는 곳입니다.”


“나는 갈 수 없다는 소리네요? 별로 가고 싶지도 않지만”


“그렇지요 공주 마마, 나머지 두 대문이 인간계로 통하는 곳인데 한 문은 동쪽 인간계로, 또 다른 문은 서쪽 인간계로 통하는 문입니다.”



“무관들이나 도인들이 갔다 온 곳은 어디예요?”


“예전부터 동쪽 인간계를 주로 드나 들었고 서쪽문은 다녀 온 자가 얼마 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동쪽으로 가 볼게요. 열어 주세요!”


의룡대군이 눈을 가늘게 뜨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공주님, 인간계에 가시면 아무 것도 간섭하지 마시고 슬쩍 구경만 하고 얼른 되돌아오셔야 합니다.”


“알겠어요, 숙부”


의룡대군이 빗장을 내리고 대문 하나를 열면서 말했다.


“이 문을 통과하시면 곧 문은 사라질 겁니다. 되돌아오실 땐 들고 계신 황금 봉을 휘둘러 문을 열라 하고 명령하시면 문이 다시 나타나오니 그 문을 통해 들어오시면 다시 이곳에 오게 됩니다.”


“예, 걱정마세요. 안전하게 곧 돌아올게요.”


“인간계와 이곳은 흐르는 시간이 달라서 조금 혼동스러울 수 있으나 거기서 너무 늦지 않게만 이곳에 돌아오시면 여기선 잠깐의 시간이니 누구도 공주님이 어디 다녀왔다는 걸 모를 겁니다.”


문이 다 열리자 오색 무지개가 문 주위에서 빛나고 열린 문 은 흔들리는 물 표면이 직각으로 세워진 듯 일렁이며 공주와 의룡대군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었다.


“공주님 그럼.”

의룡대군이 공주를 내려 보며 눈짓을 하자 공주는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한번 끄덕이더니 조그만 황금 봉을 더욱 굳게 쥐고 문을 향해 한 걸음 내 디뎠다.



궁궐 후원

채상궁은 흐르는 땀을 닦을 생각도 않고 사방을 살피며 공주를 찾고 있었다.

근위 무사들이 훈련겸 기거하는 근위도감을 지나치다가 혹시 하며 근위도감안으로 들어갔다,

워낙 개구지고 여자로서의 조신함 보다는 무사들의 무술시합을 더 좋아하는 공주가 전에도 규방 수업을 빼먹고 이곳에서 찾은 적이 몇 번 있었기 때문이었다,


근위도감안은 다들 어디 갔는지 아님 낮잠들이라도 자는지 매미 소리만 울릴 뿐 고요한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혼자 도리깨 훈련을 마치고 더워서 얼굴을 씻고 있던 근위도감 부장 남명을 우물가에서 발견했다.


“부장, 혹시 공주님 보지 못 하였는가?”


“예? 제가 여기서 한 식경 혼자 훈련을 하였지만 공주님은 뵙지 못하였는데요?”


“그런가. 대체 어디에 숨어 계시는지.”


“공주님께서 또 사라 지셨습니까?”


“그렇다네, 공주님의 스승들께서 아까부터 기다리고 계시 다네..황상께서 이를 아시면 노하실까 두렵네”


“알겠습니다, 저도 한번 찾아 볼 터이니 너무 심려치 마시옵소서."


“고맙네. 남명부장, 공주님 뵈옵걸랑 학선재로 급히 뫼시고 오게나.


“예, 그리 하겠습니다.”


남명이 도리깨를 어깨 뒤로 메고 근위도감 밖으로 성큼 성큼 걸어 나갔다.


공주를 생각하면 남명은 빙긋 미소가 지어졌다.


“못 말리는 공주님이라니까”


언젠가 무술을 배우겠다고 졸라서 수박도의 기초를 가르쳐 준 적이 있었다.

제법 곧 잘 따라 하는 것이 타고 난 무술 실력이 있어 보여 채상궁에게 공주님께 무술을 가르쳐 보면 어쩠겠냐고 넌지시 건의했다가 혼만 나고 말았다.


“가뜩이나 공주마마께서 조신함과 거리가 먼 행동을 자주 하여 황상께오서 근심이 가득하신데 뭐? 무술을 가르쳐? 부장은 내가 궁궐에서 쫓겨나는 걸 보고 싶어서 그러는 겐가?”



그 후로 무술이야긴 쑥 들어갔지만 공주는 틈만 나면 남명 부장을 찾아와 무술에 대해 이것저것 묻기도 하고 몰래 연습도 한곤 했다.


“어디로 가신 걸까?”


이대로 마냥 궁궐을 헤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남명은 길 가의 너른 바위를 발견하고는 그 위에 올라 가부좌를 틀고 조용히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공주마마에 정신을 집중하였다.

상단전에 기운이 모이면서 머릿속에 공주마마의 희미한 기운이 떠올랐다.

그리고 의룡대군의 기운이 더 또렷하게 공주마마의 곁에서 떠올랐다.


‘의룡대군께서 왜?’


남명은 의혹으로 흐트러지는 기운을 다시 잡고 더욱 집중하였다.

통천각 전각이 보이고 둘이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느껴진 후 공주의 기운이 사라졌다.

남명이 놀라서 후딱 바위 밑으로 뛰어내려 전각 쪽으로 빠른 걸음을 걷기 시작했다.

궁궐 내에선 황상에게 변고가 닥친 정도가 아니고선 달리는 것이 암묵적으로 금지 되어 있기에 남명은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전각을 향했다.

길을 돌다가 의룡대군과 마주쳤다.

놀란 남명이 황급히 뒤로 물러나 예를 갖추었다.


“누군데 궁궐에서 감히 경박하게 빠른 걸음을 걷는 것이냐?”


“대군마마 용서하여 주소서. 소인은 근위도감 부장 남명이라 하옵니다.

지금 급하게 공주마마를 찾고 있었기에 마음이 급하여 잠시 무례를 범하였나이다.”


“공주마마는 채 상궁과 함께 있겠지 무슨 큰일이라도 난건가?”


“학선재에 진작 출석 하셔야 했는데 아직 출석도 안 하시고 행방이 오리무중이라 상궁님께 하명을 받고 공주 마마를 찾고 있습니다.”


“하하, 우리 말썽쟁이 공주님께서 어디 숨어서 숨바꼭질이라도 하는가 보구나. 때 되면 나타 나실 거니 걱정 말고 네 일이나 하거라”


“예,알겠사옵니다.”


남명이 옆으로 비켜서 고개를 숙이자 의룡대군은 껄껄 웃으며 휘적휘적 모퉁이를 돌아 사라졌다.

남명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남명의 육감은 분명 의룡대군과 공주는 조금 전까지 전각에 함께 있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남명은 공주를 전혀 만나지 않은 것처럼 자기 앞에서 행동하였다.

공주의 장난을 감싸주기 위한 행동일 수도 있다.

그런데 남명의 마음 저 깊은 곳에선 불길한 느낌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거기다 통천각이라니.

통천각은 어린 공주가 숨바꼭질이나 하는 장난스런 장소가 아니다.

궁궐 내에서도 일정 고위직이 황상의 명을 받들어 내밀하게 출입해야 하는 비밀스런 장소중 하나였다.

남명의 마음속에서 피어나던 불길한 의심들이 뭉쳐 차마 입으로 낼 수 없는 의심 덩어리가 생겨났다.

남명은 놀란 얼굴로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전각 쪽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내가 상상력이 지나치구나.’


전각이 눈앞에 보이고 지키는 군졸이 보였다.


“멈추시오! 여기는 종3품 이하의 관리는 들어 올 수 없는 곳이요!”


“그것도 황상의 출입 신표를 보여줘야만 들어 올 수 있소.”


“나는 근위도감 부장 남명이라 하고 통천각에 들어가고자 온 것이 아니오. 단지 공주마마께서 이곳에 오셨는지 알고 싶어서 온 것이오.


순간 두 군졸의 낯빛에 놀람과 의심의 빛이 지나쳤다.

남명은 그 눈빛을 놓치지 않았다.


“우, 우리는 모르는 일이요, 돌아가시오!”


‘공주님이 저 안에 계시다!’


남명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을 느꼈다.

단지 장난꾸러기 공주님과의 숨바꼭질에서 자신의 직과 목숨까지 걸어야 할 만큼 사태가 커지고 있었다.


“알겠소이다. 그럼 나는 물러가겠소.


남명이 뒤돌아섰다.

찰나의 순간에 수많은 생각들이 남명의 머릿속을 헤집고 지나갔다.

마지막으로 스친 건 자기한테 무술에 대해 물어 보던 공주의 천진난만한 얼굴이었다.

순간, 남명은 위로 솟구쳐 허공에서 뒤돌아섬과 동시에 어깨에서 도리깨를 빼 들어 좌측 군졸의 투구를 내려쳤다.

갑작스런 공격에 군졸을 비명 한 번 못 지르고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당황한 우측 군졸이 창을 바로 들고 공격 자세를 취하려는 순간 남명은 계속 동작을 이어서 군졸의 발목을 휘둘러 치고 발목이 부러지는 아픔에 군졸이 비명을 지르며 한 발을 꿇자 남명의 도리깨가 군졸의 투구가 찌그러지도록 내려쳤다.

군졸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며 기절했다.

남명은 지체 없이 전각 안으로 뛰어 들었다.

전각 내부에는 커다란 비석만 있을 뿐 공주는 보이질 않았다.


“공주마마, 공주마마 어디에 계시옵니까?”


대답이 없었다.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였다.

남명은 계단 난간을 붙잡고 나르듯 밑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지하는 지상보다 넓고 8각으로 구성 되어 각각 대문이 닫혀 있었고 대문마다 빗장을 걸어 두었다.

대문 위에는 각각의 문을 뜻하는 현판들이 걸려 있었다.

남명도 처음 보는 곳이었다.

사람들의 소문으로 어림짐작은 하였지만 두 눈으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처음 보는 광경에 놀랄 때가 아니다. 공주님이 오셨다면 어느 문으로 나갔을까?’


찬찬히 각 문들을 살폈다.

문 하나가 방금 빗장을 풀었다가 다시 닫은 듯 빗장에 쌓인 먼지에 사람 손자국이 있었다.

얼른 빗장을 풀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아지랑이가 일렁이듯 공간이 흔들리고 있었고 그 공간으로 당황한 표정의 남명이 비쳐지고 있었다.


‘이 곳으로 가셨나?’

남명은 검지와 중지를 모아 양 눈썹 사이에 대고 눈을 감고 집중했다.

머릿속 송과선에 흐릿한 형체가 느껴졌다.


‘공주마마!’


눈을 뜬 남명은 주저 없이 아지랑이처럼 흔들리는 공간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저세계의 공주가 나를 찾아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에필로그 23.02.10 75 1 12쪽
29 終場 23.02.10 58 2 11쪽
28 여의주2 23.02.09 54 2 12쪽
27 여의주1 23.02.08 61 2 12쪽
26 의룡대군 23.02.07 61 2 12쪽
25 성빈 23.02.06 61 1 12쪽
24 유장혁 23.02.03 57 2 12쪽
23 조직의 재건 23.02.02 58 2 12쪽
22 응급실 23.02.01 61 2 13쪽
21 적룡부위 23.01.31 61 2 12쪽
20 결투 23.01.30 60 2 12쪽
19 새 계약 23.01.27 71 2 12쪽
18 역삼파 23.01.26 65 2 12쪽
17 십리파 23.01.25 72 2 12쪽
16 신천파 23.01.24 72 2 12쪽
15 삼용그룹 소동2 23.01.23 72 2 12쪽
14 삼용그룹 소동1 23.01.21 77 2 12쪽
13 차원 교집합3 23.01.20 79 2 12쪽
12 차원 교집합2 23.01.19 79 2 12쪽
11 차원 교집합1 23.01.18 85 2 12쪽
10 서용주 23.01.17 90 2 11쪽
9 흑표2 23.01.16 85 2 12쪽
8 흑표 1 23.01.13 106 2 12쪽
7 압구정 23.01.12 112 4 15쪽
6 금호 맨션 23.01.11 122 4 12쪽
5 다시 서울로 23.01.10 139 5 12쪽
4 환궁 23.01.09 134 5 12쪽
3 1985년 왕십리 23.01.08 180 5 13쪽
» 통천각 23.01.07 258 5 12쪽
1 재회 23.01.06 442 7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