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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동 님의 서재입니다.

저세계의 공주가 나를 찾아왔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완결

하기동
작품등록일 :
2023.01.06 10:52
최근연재일 :
2023.02.10 07:57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017
추천수 :
79
글자수 :
163,990

작성
23.01.18 11:15
조회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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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차원 교집합1

DUMMY

압구정 진성아파트 장성주의 집..낮


거실 소파에 공주와 성주가 서로 마주 보며 앉아 이야기 하고 있고 거실이 보이는 식탁의자에는 남명이 앉아 소주를 맥주잔에 부어 마시고 있었다.

맞은 편 식탁의자에선 성빈이 찡그린 얼굴로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성주가 심각한 얼굴로 공주를 쳐다보았다.


"틀림없는 거야?

정말 용주 오빠가 숨기고 있다고 생각해?“


"응, 나는 여의주의 기운을 느낄 수 있어.

아니, 이야기도 할 수 있어.

여의주가 아까 거기 벽 안에서 나에게 물어 보았어.“


"여의주가 뭐라고 물었는데?“


"용족이냐고 묻더군. 그렇다고 대답했지“


"용족?“


"우리 가문은 용의 자손들이야. 용족이라고 부르지“


"난 아까 공주언니가 용주 오빠 외에 누구와도 이야기 하는 걸 보지 못했는데..“


"말로 하는 대화가 아니야. 머릿속에서 이야기 할 수 있어.“


"으응, 텔레파시 같은 거구나“


"알았어. 빨리 처리하고 집으로 갈게.“

갑자기 성빈의 전화하는 목소리가 성주와 공주의 대화를 차단하며 끼어 들었다.


"회사는 월차 냈어.

월차 낼 만큼 중요한 일이냐구?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아, 왜 신경질이야.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


전화기로 성빈 처의 꽥꽥대는 소리가 울렸다.


"알았어 알았다구

그럼, 그럼, 오늘 저녁은 들어가지..“


"야 임마! 그 전화란 거 좀 그만해라!

시끄러워서 공주님 대화 방해 되잖아!“


남명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성빈이 남명의 눈치를 보며 전화했다.


"어, 어저께 그 덩치 큰 사람..

성격이 원래 그런가봐 일단 끊을게“


성빈이 우울한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남명에게 궁시렁댔다.


"대화에 방해되긴, 거기가 더 시끄럽구만...요.“


"이 자식아 거기가 뭐야 거기가?

부장님이라고 못할까?“


"거 나이도 나보다 어리고

나도 회사에선 부장이라고...요“


"이 자식이,

어제만 하더라도 젖비린내 나던 꼬마 녀석이

뭐 나이가 어째?“


"좋은 말도 있는데 왜 말끝마다 이 자식 저 자식 거려...요.

나도 집에 가면 처도 있고 자식도 있다고....요.“


"시끄러 임마!

그리고 술이 이게 뭐야?

이게 맹물이지 술이냐?“


남명이 소주병을 성빈 얼굴 앞에 대고 흔들었다.


"이 동네 마트에 그것 밖에 없었다고....요.

대낮부터 젊은 사람이 뭘 그렇게 술을 먹냐고......요.“


"이 자식이 뭐라는 거야?

사나이가 술을 마시는 데 밤낮을 왜 따져?

이 동네 인간들이란 것들은 시간 정해 놓고 술마시냐?“


"주로 그래....요“


"에이 좀스런 인간들.

야! 이거 도저히 못 마시겠으니 어제 그거라도 사와!“


"돈도 없으면서 양주만 찾아요. 그냥“


"뭐? 돈?

이런 거 말하는 거냐?“


남명이 품에서 은자 하나를 꺼내서 식탁에 내리치듯 내 놓았다.


성빈이 그걸 들어 자세히 보았다.


"은이야.....요?“


"그래 임마, 은자다.

그거 하나면 술 두 항아리는 살 수 있어.“


"이걸 금은방에서 받아 줄라나?“


성빈이 궁시렁 거리며 은자를 주머니에 넣고 현관으로 향했다.


"오빠 어디 갈려구?“


성주가 물었다.


"술사러.“


"대낮부터 웬 술들을 그렇게 마셔?“


"내 말이..“


성빈이 힘없이 말하며 현관문을 닫고 나갔다.

지켜보던 성주가 눈길을 돌려 남명에게 향했다.

소주병을 나발 불던 남명이 성주의 찌릿한 눈길을 느꼈다.

눈동자만 돌려 성주를 보더니 얼른 고개 돌려 성주를 외면하고 계속 병나발을 불었다.

팔짱 끼고 보던 성주가 다시 공주에게 향했다.


"그래서 공주언니 계획은 뭐야?“


"밤에 아무도 없을 때 거기 다시 가서 찾아 볼까봐“


"안 돼, 회사에는 밤에도 경비를 선다고.

그리고 무인 감시 시스템이 경비회사랑 다 연결이 되어있어.

설사 거기에 다시 들어갔다 해도 공주언니 말처럼 그런 귀중한 거라면 최소한 금고에라도 넣어 놓았겠지.

그렇게 쉽게 찾을 수 있게 해 놓진 않았을 거야.“


"그럼 어떡하지?“


"마마, 제가 직접 그 곳에 쳐들어가 찾아보겠습니다.

금고든 뭐든 거길 다 부셔보면 나오지 않겠습니까?“


"경비나 경찰이 출동할 텐데요?“


성주가 비아냥댔다.


"몇 놈이든 오라 그래!

나 근위도감 부장 남명이 편곤 한 번 휘두르면 수백 명도 다 때려눕힐 수 있어.“


"남명 아저씨 힘 센건 저도 어릴 때 봐서 알아요.

하지만 여기 세상은 그렇게 사람 때려눕힌다고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세상이라고요.“


"뭐가 복잡해? 상자 안에 숨겨 놨으면 상자를 부시면 되고 방해 하러 오는 놈들 있으면 후드려패서 기절 시키면 돼지 뭐가 안 돼?“


성주가 못 말리겠다는 듯 팔짱끼고 고개를 흔들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세요. 요즘 세상에 그런 옛날....“


성주가 말하다 말고 말을 끊고 생각에 잠겼다.


"하긴 지금 이건 말이 되나?“


공주가 성주의 혼잣말에 궁금해서 눈을 깜박였다.


"오빠 말 들어 보면 공주 언니나 저 아저씨가 동대문에서부터 온갖 소동을 일으켰다면서요?

그리고 오빠 집에서도 그렇고요.

근데 아직 경찰이 찾아오질 않았어요.“


"경찰?“


"경찰뿐 아니라 신문사, 방송국에서도 찾아오고 유튜브에서도 난리가 났어야 정상이란 거죠.“


공주나 남명은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남명이 빈 술병을 들어 거꾸로 흔들어 보았다.

한 방울도 나오질 않았다.

병을 내려놓고 성주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공주언니나 남명 아저씨는 이 세계 사람이 아니라서

뭔가'''''''’

이곳의 룰이 적용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노는 것도 아니고요.

이렇게 공주언니나 내가 이야기 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죠.

두 개 차원이 서로 겹쳐서 일부 교집합이 된 부분은 있지만

서로 따로 노는 부분도 분명이 있는 거예요.“


남명은 뭔 소린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


"이 자식은 술 사러 가서 뒤졌나 왜..“


하는 순간에 삑삑삑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성빈이 봉투를 들고 들어왔다.

남명이 반색했다.


"사온 거냐?“

"여기 고량주하고 백주....요. 입에 맞을거야.....요“


내려놓은 봉투 안에 술병이 그득했다.

남명이 미소 지으며 술병을 땄다.

그 앞으로 소주잔이 내밀어 졌다.

남명이 눈이 동그래져서 소주잔의 주인을 보았다.

성빈이 소주잔을 내밀고 있었다.


"한잔 따라봐....줘요.“


"자아식, 그래 기분이다 한 잔 마셔라.“


남명이 한잔 가득 따라주었다.

성빈이 한 번에 입으로 털어 넣었다.


"캬욱!!! 캑, 캑 “


성빈이 후회하며 괴롭게 기침했다.

남명이 병나발 불다 말고 한마디 했다.


"어린놈이 어른 따라하니까 그러지“



마장동의 어느 4층 빌딩.늦은 오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 올라가면 오른쪽은 십리 토건이란 현판이 달린 사무실이 쇠문으로 굳게 닫혀 있고 왼쪽은 아무런 간판 없이 문이 반쯤 열린 사무실이 있다.


십리 토건 사무실 안에 있는 패널로 막은 별도의 사장실.


서 용주 삼용그룹 회장과 십리 토건 사장 양변수가 탁자를 사이에 놓고 마주 앉아 있다.


"회장님께서 어떻게 여길 다 직접 오시고?“


"양사장님, 소싯적에 왕십리에서 살았죠?“


양변수가 과하게 놀라며 리액션 했다.


"하이고, 회장님께서 그런 것까지 아십니까?

절 못 믿어서 뒷조사라도 하셨습니까?“


"아뇨, 십리 토건이란 회사명을 보고 왕십리에서 딴 건 아닌가 하고“


"하하하 맞습니다.

지가 무식해서 뭐 회사 이름을 그럴싸하게 지을 능력이 없어설랑요.

그냥 왕십리에서 왕자 빼고 십리 토건이라고 지었지요.“


양변수가 상체를 숙이며 서용주에게 은밀하게 말을 이었다.


"내가 왕십리 잭나이프라고 소싯적에 이름 좀 날리지 않았것습니까?“


"혹시 그 시절에 사극에 나올법한 무사 복을 입은 사람하고 싸운 적 없어요?“


순간 양사장의 얼굴이 놀란 토끼 눈이 되어 굳었다.


잊을 수가 있겠는가? 그 날의 치욕을..


같이 당했던 나상태 회장이나 그 후로 연락이 끊긴,

그 날 같이 있던 중학생 쫄따구들이 아니었다면 꿈을 꾼 줄 알았을 거다.

몇 년에 한번은 그 무사 놈이 꿈에 나타나 식겁하며 깨는 적이 있다.


"그걸 어떻게?“


양변수는 긴장했다.

생각지도 못한 과거의 일이 생각지도 못한 사람 입에서 나왔다.


"연배가 비슷한데다 오른쪽 발목이 불편하시다 길래..

혹시나 싶었는데 맞군요.“


"도대체 회장님이 그걸 어떻게...“


그날 그 무사 놈의 무기에 양변수의 발목이 부서졌었다.

복합 골절로 수술을 받았지만 나이 들수록 시큰거리며 불편하였다.

발목뿐인가? 코도 주저앉았고 이빨도 다섯 갠가 나갔다.

너무 수치스럽게 당해서 그 누구에게도 말 한 적이 없었고 나상태 회장과도 그 날 일은 입에 올리지 않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


"양사장님은 기억 못 하시겠지만,

그 날 현장에서 목격한 어린 애 들 중 한 명이 납니다.“


양변수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그의 치부를 들킨 것 같았다.


"이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


서용주가 얼굴을 양변수에게 가까이 댔다.


"그날 양사장님을 공격했던 그 무사가 다시 나타났어요.“


"뭐라구요? 그 놈이 다시 나타났어요?“


양변수가 갑자기 복수심에 불탔다.


"그 놈도 이젠 못돼도 60은 넘었을 거고,

이젠 맞다이로 까도 내가 뭉개줄 수 있겠는데요?

어디 있답니까? 그 놈이?“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서요.“


"예?“


십리 토건 사무실의 맞은 편 간판 없는 사무실은 행동대원들의 휴식처였다.

일거리가 없는 건달들이 여기 저기 소파에 드러누워 시간을 때우거나 구석에 있는 당구대에서 당구 치면서 하루를 죽이고 있는 공간이었다.

문이 열리고 양변수가 들어왔다.

건달들이 일제히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사장님“


"그래, 동천아, 실력 있는 애들 두 명만 추려서 내려와라.

나랑 어디 좀 가야겠다.“


그리곤 열린 문으로 밖으로 나갔다.


"예 사장님“


깍두기 머리에 거구인 동천이라 불리는 자가 당구 치던 두 명의 깍두기를 지목해서 밖으로 나갔다.


그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자

건물 지하 주차장엔 스타렉스 한 대와 검은 아우디 한 대가 서있었고

양변수가 스타렉스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동천이가 운전하고 네들은 차에서 적당한 연장 하나씩 챙기고“


"예, 사장님“


"칼은 냅두고 방망이나 파이프 정도면 될 것이다.“


양변수가 조수석에 오르면서 말했다.


"알겠습니다.“


두 깍두기가 대답하면서 스타렉스 옆문으로 들어갔다.

양변수가 운전대를 잡은 동천에게 쪽지를 건네줬다.


"여기로 가자“


쪽지에는 압구정 진성2차 아파트 1702호 라고 쓰여 있다.

서용주가 써준 것이었다.


동천이 핸드폰 내비앱에 주소를 찍었다.


차가 출발하여 주차장을 빠져 나갔다.


'가보면 알겠지'


양변수로선 믿기 힘든 이야기였다.


그 때의 그 무사 놈이 어린 여자애와 함께 다시 나타났다.

근데 나이도 하나도 안 먹고 그때 그 모습 그대로라는 것이다.

이야기 해 준 사람이 서회장이 아니었다면 뭔 헛소리냐고 싸다구 날렸을 것이다.


서회장과 강변 호텔 중국집에 처음 만난지 10년째,


그간 자주 만나지도 않았지만 어쩌다 만나도 일 이야기 외엔 허튼 농담 한 번 안하던 서회장이다.

그런 서회장이 지금껏 본 적 없는 진지한 표정으로 한 이야기라서 안 믿을 수도 없었다.


'가보면 알겠지’


차는 강변도로로 접어 들었고 한강변으로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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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에필로그 23.02.10 75 1 12쪽
29 終場 23.02.10 58 2 11쪽
28 여의주2 23.02.09 55 2 12쪽
27 여의주1 23.02.08 61 2 12쪽
26 의룡대군 23.02.07 62 2 12쪽
25 성빈 23.02.06 61 1 12쪽
24 유장혁 23.02.03 57 2 12쪽
23 조직의 재건 23.02.02 58 2 12쪽
22 응급실 23.02.01 61 2 13쪽
21 적룡부위 23.01.31 62 2 12쪽
20 결투 23.01.30 60 2 12쪽
19 새 계약 23.01.27 72 2 12쪽
18 역삼파 23.01.26 65 2 12쪽
17 십리파 23.01.25 72 2 12쪽
16 신천파 23.01.24 73 2 12쪽
15 삼용그룹 소동2 23.01.23 72 2 12쪽
14 삼용그룹 소동1 23.01.21 78 2 12쪽
13 차원 교집합3 23.01.20 79 2 12쪽
12 차원 교집합2 23.01.19 79 2 12쪽
» 차원 교집합1 23.01.18 86 2 12쪽
10 서용주 23.01.17 91 2 11쪽
9 흑표2 23.01.16 85 2 12쪽
8 흑표 1 23.01.13 106 2 12쪽
7 압구정 23.01.12 113 4 15쪽
6 금호 맨션 23.01.11 122 4 12쪽
5 다시 서울로 23.01.10 139 5 12쪽
4 환궁 23.01.09 134 5 12쪽
3 1985년 왕십리 23.01.08 181 5 13쪽
2 통천각 23.01.07 258 5 12쪽
1 재회 23.01.06 443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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