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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동 님의 서재입니다.

저세계의 공주가 나를 찾아왔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완결

하기동
작품등록일 :
2023.01.06 10:52
최근연재일 :
2023.02.10 07:57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007
추천수 :
79
글자수 :
163,990

작성
23.01.31 11:30
조회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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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적룡부위

DUMMY

궁궐...밤


공주가 여의주를 찾겠다고 나간 지 한 식경이 되었다,

공주도 남명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채상궁은 초조했다.

듣기로 이곳과 인간계는 시간의 흐름이 다르다고 했다.

여기서 한식경이지만 거기선 며칠의 시간이 흘렀을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안 돌아오는 걸 보면 뭔가 잘못된 것이 분명했다.


"채상궁 안에 계신가?“


상선의 목소리였다.

채상궁이 놀라 문을 열었다.


"상선께서 이 야심한 밤에 웬일이시오?“


상선이 허리를 굽히고 목소리를 낮추었다.


"폐하께서 찾으시니 얼른 같이 갑시다.“


"예?“


채상궁이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하필 공주마마께서 안 계신 지금 왜 자길 찾을까?

무거운 마음을 안고 상선을 따라 나섰다.


황제의 침소에 도착했다.

용연향이 은은히 침소를 감돌고 있었다.

내시가 문을 열어 주었다.

넓은 황제의 침실 한 가운데 높은 황제의 침대가 있었다.

침대 주위는 비단으로 차일이 둘러 쳐 있었다.

황제의 방구석에는 내시와 시녀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날 좀 일으켜다오.“

황제가 명하자 내시와 시녀가 얼른 다가와 황제를 부축하여 침상에 기대앉은 자세를 만들었다.

황제가 상선을 불렀다.


"상선, 채상궁만 남기고 모두 방에서 물러라“


상선이 내시와 시녀들을 데리고 방 밖으로 나갔다.


"이리 오너라“


황제가 채상궁을 보고 말했다.

채상궁이 황제와 열 걸음 쯤 떨어진 곳까지 다가갔다.


"더 가까이 오거라“


채상궁이 황송하다는 듯 조심스레 양손을 모으고 다가갔다.

황제와 두어 걸음 떨어진 곳에서 멈췄다.


"아니, 더 가까이 오거라.“


채상궁이 발걸음을 옮겨 황제의 숨소리가 들릴 거리까지 다가갔다.

황제가 낮은 목소리로 채상궁에게 속삭였다.


"공주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


채상궁은 뜨끔했다.

말이 목에 감겨 나오질 않았다.


"지,지금 공주마마 처소에 계신 것으로 아옵니다.“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


"그러하냐?“


"예. 폐하“


채상궁이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다.


"이상하구나.“


"무슨 말씀이온지?“


"공주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구나.“


"!“


채상궁은 와들와들 떨렸다.

황제폐하는 그들과는 다른 용의 자손이다.

용의 자손이며 황제이신 폐하의 능력은 채상궁 같은 일반 사람은 그 능력의 깊이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채상궁이 주저앉았다.


"폐,폐하, 죽여 주시..“


"쉿“


황제가 얼른 일어나라는 손짓을 했다.

채상궁이 일어나 다시 황제 옆에 섰다.


황제가 더욱 소리를 낮춰 은밀한 소리로 물었다.


"인간계로 갔느냐?“


"예..예..“


"간지 얼마나 되었느냐?“


"한식경 되었습니다.“


"한식경이라...“


황제가 혼자 되뇌더니 다시 채상궁을 보고 물었다.


"아무런 호위도 없이 혼자 갔느냐?“


"근위도감 부장 한명이 호위를 갔습니다.“


"호위는 누가 붙였느냐?“


"제가 독단적으로 조치하였습니다.

죽을죄를..“


"아니다. 잘했다.“


상궁은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공주에 관한 일은 그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명심 하겠나이다.“


황제가 기침을 하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공주가 인간계로 간 이유는?“


황제가 목소리를 더 낮추었다.

채상궁은 자기도 모르게 머리를 낮추어 입을 거의 황제 귀에 대고 속삭였다.


"여의주를 놓고 와서 찾으러 갔나이다.“


"여의주?“


황제가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어 멍하니 위를 봤다.


"내가 아까 잠시 조는 틈에 꿈을 꾸었느니라."


채상궁이 말없이 다음 말을 기다렸다.


"꿈속에서 공주가 몹시 괴로워 보였다.“


"공주가 저 세계에 있으니 도움을 주고자해도 어렵구나.“


"그러 하옵니다.“


채상궁이 맞장구를 쳤다.


황제가 눈을 감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다시 눈을 뜨고 고개를 채상궁에게 돌렸다.


"수전재에 가서 적룡부위를 찾거라.

그리고..“

황제가 미리 준비한 듯 소매 춤에서 은팔찌 같은 것을 꺼내 주었다.


"이걸 공주에게 전하라고 하여라.“


채상궁이 두 손으로 받들었다.


"누가 보기 전에 빨리 품에 넣어라."


채상궁이 황급히 소매 안에 넣었다.


"빨리 가 보거라."


채상궁이 예를 표하고 빠른 뒷걸음으로 황제의 침소를 나왔다.

상선과 내시, 시녀들이 다시 침소로 들어갔다.


'수전재라 수전재...‘


채상궁이 궁궐에 들어온 지 삼십년이 넘었지만 수전재에 가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아득하였다.

황궁은 기본적으로 황제와 그 가족이 살고 있는 곳과 국정을 논하는 곳, 궁을 유지 관리하기 위한 부대시설로 구분 된다.

그 외로 태곳적부터 내려 온 신비한 시설들이 있는데 통천각도 그런 시설의 하나였다.

수전재도 그런 시설중 하나로 알고 있었다.

황제폐하가 지금보다 젊었던 시절, 채상궁이 시녀 신분일 때 황제페하를 모시는 여러 무리중 하나로 섞여 몇 번 가본 적이 있었다.


흐린 기억을 더듬어 수전재를 찾아갔다.

수전재는 후원을 지나 오솔 길로 한참을 가야 했다.

어두운 길을 달빛에 의지해 걸으면서 궁궐이 생각보다 넓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수전재에 다다르니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고 지키는 수문장도 없었다.

채상궁이 문고리를 잡고 문에 두드려 소리를 내었다.


"이리 오너라“


그리고 뒤로 물러 서있자 문이 저절로 열렸다.

문 너머로 머리털이 하얗게 센 백발노인이 서있었다.


"무슨 일로 왔는가?“


채상궁의 상궁복을 보고도 하대를 한다.

백발노인이 적룡부위대감인 것 같았다.


"황제폐하의 심부름으로 적룡부위 대감을 찾아왔소.“


채상궁의 대답에 백발노인이 상궁을 한번 훑어보더니 뒤돌아섰다.


"따라 오시게“


"부위 대감이시오?“


채상궁이 물어 보며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 문이 저절로 닫혔다.


안채 문은 백발노인이 직접 열었다.

안채로 들어서니 둥그런 탁자가 있었고 의자들이 있었다.

백발노인이 그중 한 의자에 앉더니 맞은편 의자를 권했다.


"부위 대감이시오?“


채상궁이 앉으며 다시 한 번 물었다.


"그러하네, 상궁은 내 정체도 모르면서 야심한 밤에 홀로 이곳에 왔는가?“


지금 앞에 있는 노인이 적룡부위가 아니라 의룡대군의 수하라면 어쩔 것인가?

혼란스러웠다.

평시라면 절차를 갖추어 왔을 것이다.

지금은 모든 일을 촌각을 다투어 진행해야 했다.

채상궁이 소매에서 은팔찌를 꺼내 탁자에 올려놓았다.


"황제 폐하께서 이것을 공주마마에게 전하라 이르셨소.“


백발노인이 은팔찌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상궁은 공주마마를 뫼시고 있으신가?“


"그러하오."


"그런데 왜 공주마마에게 전해줄 물건을 내게 심부름을 시키는가?“


"그게..“


이 양반에게 숨겨서는 심부름의 목적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공주 마마는 지금 인간계에 계시오.“


"인간계라...통천각을 통해서 갔는가?“


"통천각으로 갔다면 의룡대군이 보내줬겠군.“


"그런 줄 알고 있습니다.“


백발노인의 눈에 많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 같았다.


"이 밤에 승지도 상선도 아닌 상궁을 시켜 이런 심부름을 보내다니,

공주마마에게 촌각을 다투는 일이라도 생긴 건가....“


채상궁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이런 말을 함부로 입에 올리는 이 부위는 대체 어떤 인물일까?


"알겠네. 물건은 잘 전할 터이니 안심하시라고 황제 폐하께 전하시게.“


부위가 일어섰다. 상궁도 따라 일어섰다.

부위가 문을 열어 주었다.


"내 따로 배웅은 하지 못하니 어두운 길 잘 살펴 가시게“


채상궁이 가볍게 목례하고 문밖으로 나섰다.

등 뒤에서 문이 닫혔다.


'아무리 부위라 해도 너무 무례하군.

나름 종5품의 상궁인데 대문을 나설 때 까지는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닌가?'


채상궁이 대문에 가까이 가자 대문이 저절로 열렸다.

그리고 상궁이 밖으로 나가자 대문은 저절로 닫혔다.

채상궁이 신기해하면서 서둘러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그런데 팔찌는 어떻게 공주마마한테 전달한다는 것인가?

저절로 여닫는 대문보다 그것이 더 궁금했다.


황제의 침소가 보였다.

황제에게 심부름의 결과를 보고 해야 했다.

상선이 다가왔다.


"폐하께선 주무시니 상궁은 그만 처소로 가서 주무시게.“


채상궁은 상선에게 인사를 하고 자신의 거처로 발걸음을 옮겼다.

공주마마가 오시기 전에 어떻게 잠을 잘 수 있겠는가?


수전재

적룡부위는 현재 황제의 바로 밑 동생이자 의룡대군의 배다른 형이었다.

현 황제의 아버지가 정비와의 사이에서 두 아들을 보니 현 황제와 적룡이었다.

정비가 죽고 후비와의 사이에서 늦둥이를 보게 되니 의룡대군이었다.

적룡은 어렸을 때부터 혼자 있기를 좋아했다.

궁중의 정치는 보면 볼수록 적룡과 맞지 않았다.

적룡은 스스로 뜻을 세워 산에 들어가 용의 도를 닦기를 원했다.

그러나 아버지 황제는 허락하지 않았다.

아버지 황제가 하늘로 돌아가고 형이 황제가 되었지만 적룡은 궁을 떠날 수가 없었다.

유달리 사이가 좋았던 형님 황제가 궁을 떠나는 걸 허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우야 네가 정히 도를 닦고 싶다면 굳이 심산유곡으로 가지 않더라도 이 궁궐 안에 조용한 거처를 마련해서 거기서 도를 닦는 다면 어떠하겠느냐?

궁궐이란 곳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곳인데 내가 혹시라도 어려움에 처했을 때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만한 너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적룡대군은 형님 황제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수전재를 짓고 그 안에 은거했다.

관직도 황제의 윤허를 얻어 대군에서 부위로 낮추었다.

일 년에 두어 번 황제가 방문하여 허심탄회한 담소를 나누다 돌아갔다.

적룡부위의 도가 깊어감에 따라 궁중에서 그의 존재는 서서히 잊혀졌다.

지금 궁궐내의 대부분의 사람은 황제에게 형제가 의룡대군 한 명만 있는 줄 알고 있다,



적룡부위가 탁자위의 은팔찌를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조카가 위험에 처해있다면 저 팔찌만으로 될까?.‘


부위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벽장으로 가서 벽장문을 열었다.

벽장 안에서 조그만 채찍을 들고 나왔다.

채찍은 동그랗게 말려 있었다.

부위는 채찍을 팔찌 옆에 놓았다.

그리고 품에서 동그란 구슬을 꺼냈다.

구슬은 붉은 빛으로 영롱하게 빛이 났다.

부위가 구슬을 한번 보더니 그 구슬을 입안에 넣고 삼켰다.


수전재에 구름이 일기 시작했다.

붉은 빛이 감도는 구름이 짙게 깔려 수전재 일대는 집이 있었는지 조차 모르게 붉은 구름으로 휘감겼다.

구슬을 삼킨 부위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이 변하고 몸이 변하여 커다란 용으로 변신했다.

용에 비해 좁아 보이는 집안에서 한 바퀴 돌고는 탁자로 다가가 한 손으로 팔찌를 다른 한 손으론 채찍을 잡았다.

용은 그대로 문을 밀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하늘로 솟구쳐 올라갔다.

거대한 붉은 구름이 용의 존재를 가려줬다.

그래도 지상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소용돌이의 붉은 구름이 범상치는 않았다.


용선재

의룡대군이 거처하는 곳.

연못가 정자.

의룡대군이 밤의 서늘한 기운을 즐기며 정자에 홀로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흑표의 귀환을 무료하게 기다리기 뭐해서 술을 한잔 하고 있는 것이었다.

뭔가 기운을 느껴 정자 밖을 보니 붉은 구름의 소용돌이가 하늘로 치솟는 게 보였다.

의룡대군이 놀라 정자 밖으로 나와 그 구름을 살폈다.

붉은 소용돌이는 곧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구름들 사이에서 번쩍 번쩍 번개가 일었다.


'적룡부위?’


의룡대군이 언뜻 본 바로는 소용돌이가 일어선 곳이 수전재 방향이었다.

수전재 방향에서 붉은 용이 올랐다면 적룡부위가 틀림없었다.


'적룡부위, 아니 적룡대군께서 왜? 어디로 가시는 건가?‘


그리고 하필 이런 시점에?

의룡대군은 한가로이 술이나 마시면서 기다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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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여의주2 23.02.09 54 2 12쪽
27 여의주1 23.02.08 61 2 12쪽
26 의룡대군 23.02.07 61 2 12쪽
25 성빈 23.02.06 61 1 12쪽
24 유장혁 23.02.03 57 2 12쪽
23 조직의 재건 23.02.02 58 2 12쪽
22 응급실 23.02.01 61 2 13쪽
» 적룡부위 23.01.31 62 2 12쪽
20 결투 23.01.30 60 2 12쪽
19 새 계약 23.01.27 71 2 12쪽
18 역삼파 23.01.26 65 2 12쪽
17 십리파 23.01.25 72 2 12쪽
16 신천파 23.01.24 72 2 12쪽
15 삼용그룹 소동2 23.01.23 72 2 12쪽
14 삼용그룹 소동1 23.01.21 77 2 12쪽
13 차원 교집합3 23.01.20 79 2 12쪽
12 차원 교집합2 23.01.19 79 2 12쪽
11 차원 교집합1 23.01.18 85 2 12쪽
10 서용주 23.01.17 90 2 11쪽
9 흑표2 23.01.16 85 2 12쪽
8 흑표 1 23.01.13 106 2 12쪽
7 압구정 23.01.12 112 4 15쪽
6 금호 맨션 23.01.11 122 4 12쪽
5 다시 서울로 23.01.10 139 5 12쪽
4 환궁 23.01.09 134 5 12쪽
3 1985년 왕십리 23.01.08 180 5 13쪽
2 통천각 23.01.07 258 5 12쪽
1 재회 23.01.06 442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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