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하기동 님의 서재입니다.

저세계의 공주가 나를 찾아왔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완결

하기동
작품등록일 :
2023.01.06 10:52
최근연재일 :
2023.02.10 07:57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018
추천수 :
79
글자수 :
163,990

작성
23.01.09 09:13
조회
134
추천
5
글자
12쪽

환궁

DUMMY

상태는 피우던 담배를 바닥에 던져 비벼 껐다.

고개를 들어 계단을 내려오는 아이들을 보았다.


겁먹어 보이는 10살쯤 돼 보이는 어린애 둘,

그 앞에 꽤 예쁜 얼굴에 한복을 입은 열 두 살 쯤 돼 보이는 여자 애,

그리고 그 여자애 팔짱을 꽉 부여잡고 상태를 노려보는 초등학교도 안 들어갔을 법한 꼬맹이 여자애 하나.


상태가 다시 한 번 계단 주위를 살폈지만 그 꼬맹이들 밖에 없었다.


“어디 있다는 거야 새꺄.”


오른 팔을 다쳐 축 늘어뜨린 폴라 티 입은 녀석이 왼팔로 꼬마들, 그중에서도 한복 입은 여자애를 지목하였다.


“재들이요, 저기 저 한복 입은 여자애요.”


상태는 어안이 벙벙했다.


“이 새끼 뭐라는 거야?

너 지금 저 기집애한테 줘 터졌다고 말하는 거야?”


“그, 그게 보기와는 달라서..”


폴라 티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상태가 폴라 티를 발로 찼다.

폴라 티는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이 새끼가 뭔 헛소리를 하는 거야?”


“혀, 형님 진짜예요, 헛소리 하는 거 아니에요.”


코 주변을 붕대와 반창고로 덕지덕지 바른 녀석이 울먹이며 말하였다.


그 사이에 공주는 어느새 상태 앞에 와 멈춰 섰다.


성주는 공주에게서 떨어져 오빠들과 나란히 섰다.


“오늘 내게 도전하러 온 자인가?”


공주가 허리춤에 양 팔을 대며 말하였다.


상태는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공주를 내려 보았다.


“도전? 이 꼬마 가시나가 뭐라는 거야?”


“나는 꼬마 가시나가 아니라 황룡제국 27세 황세손 비룡공주이니라.

너에게 내 이름을 밝혔으니 너도 네 출신을 밝히고 정식으로 도전하는 것을 허락하노라”


상태는 말문이 막혀서 아무 말 없이 공주를 잠시 내려다보았다.


그리곤 옆에 서있는 친구 변수를 돌아 봤다.


변수가 손가락을 관자놀이에 대고 빙글 빙글 돌렸다.


‘미친 애다’


상태가 눈빛으로 동의한 후 공주를 내려 보았다.


“어, 그래 알겠다. 아침부터 재수가 없을 라니까 별 꼴을 다보네, 야 그냥 가봐라.”


"근데..”


상태가 공주의 목걸이를 쥐었다,


“이거 좀 괜찮아 보이네. 이 목걸인 오빠가 가져갈게”


“이 녀석, 순 날강도 아냐?”


공주가 목걸이를 쥔 상태의 손목을 잡아 비틀었다.

그리고 한 발로 상태의 발을 쳐서 옆으로 넘어뜨렸다.


상태는 모양이 우습게 나자빠졌다.


목걸이는 상태의 손에서 떨어졌다.


목걸이에 매달렸던 수정 구슬이 떨어져 굴러갔다.


구르던 구슬은 용주 발 앞으로 와서 멈췄다.


용주가 얼른 주워 공주를 주려 했다.


그러나 거기로 다가가기엔 분위기가 험악했다.


“이, 이 기집애가..”


얼굴이 벌게진 상태가 얼른 일어났다.

손바닥으로 공주의 면상을 치려고 스윙하는 순간 누군가가 뒤에서 상태의 손목을 잡았다,


“이 놈들 뭐하는 짓이냐?”


큰 소리에 놀라 돌아보니 부장 남명이 상태의 손목을 쥐고 있었다.


거구의 사내,남명은 사극에서 나오는 무사 복장을 하고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상태는 남명의 덩치에 기가 눌렸다.

하지만 깡다구 하나로는 이 왕십리 일대에서도 알아주는 양아치였다.


상태는 얼른 돌아서며 나머지 한 팔로 상대의 면상에 주먹을 꽂았다

고 생각되는 순간 상대의 주먹이 더 빨랐다.


남명의 주먹을 맞고 상태는 뒤로 한 바퀴 구르며 자빠졌다.


옆에 있던 상태 친구 변수가 남명의 뒤에서 남명의 뒤통수를 노리고 주먹을 힘차게 내 뻗었다.


남명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팔을 휘둘러 팔꿈치로 변수의 면상을 가격하고 뒤이어 변수의 팔과 허리를 잡아 허공으로 집어 던졌다.


변수는 날아가 담벼락에 부딪힌 후 땅바닥에 엎어졌다.


변수는 얼른 일어나 콧잔등을 만져봤다,

콧잔등은 주저앉았고 코피가 줄줄 쏟아졌다.


아픔보다는 쪽팔림이 더 컸다.

여기서 이대로 후퇴하면 따라온 쫄따구들이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다닐 것이다.


변수가 얼른 뒤춤에서 잭나이프를 꺼내 들었다.


그 즈음 정신을 차린 상태도 턱을 만져 보며 일어나고 있었다.


턱이 나가고 이빨 몇 개도 나간 것 같았다.


상태도 뒤춤에서 자전거 체인을 뽑아들고 빙글 빙글 돌렸다.


“이 색기, 너 살아서 돌아갈 생각마”


상태가 호기롭게 소리치며 체인을 휘둘러 남명의 면상을 겨냥하였다.


남명이 왼팔을 내밀어 막자 자전거 체인이 남명의 왼팔 토시를 감았다.

토시는 가죽으로 장갑이 되어 있어 체인이 팔에 아무런 영향을 못 준 듯 했다.


남명이 점프하며 오른 팔을 휘둘러 상태의 관자놀이에 주먹으로 가격했다.


상태는 그대로 뒤로 넘어지더니 두어 바퀴 구르고 땅바닥에 대자로 누워 기절했다.


변수는 당황했다.


이 이상한 옷을 입은 녀석의 실력은 자기들이 왕십리에서 한판 뜨던 양아치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나이프를 양손으로 번갈아 쥐며 상대가 겁먹기를 바라며 변수는 머리를 굴렸다.


쪽팔림을 무릅쓰고 도망칠 것인가?


그래도 일단 저 자를 통과해야 했다.


뒤로는 계단이고 변수 자신도 길을 모르는 곳이었다,


지금까지 양아치들과의 싸움에선 변수가 최후의 수단으로 칼을 빼들면 상대는 움찔하고 피하기 마련이었다,


칼은 상대를 위협하기 위한 수단이지 찌르는 용도는 아니었다.


아니, 변수는 한 번도 칼로 상대방을 찔러 본 적이 없었다.


비록 패거리 사이에선 변수가 피도 눈물도 없는 잭나이프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었지만 모든 무용담은 변수가 지껄인 헛소리에 불과 했다.


변수는 자기가 쥐고 있는 칼에 상대방이 당황하여 타협적인 자세로 나올 것을 기대했다.

그런데 상대는 변수의 칼을 보더니 어깨춤에 장착된 쇠몽둥이를 꺼내 들었다.

몽둥이 끝에는 어른 팔 길이의 또 다른 몽둥이가 쇠줄로 연결되어 있었다.

시골에서 콩 타작 할 때 쓰는 도리깨와 비슷했다.


변수는 당황했다.

상대가 작정하고 나오는 것이다.


이건 계산에 없는 것이었다.


‘저 자식은 이 칼에 쫄지도 않어?’


변수가 어떻게 해야 할까 잠시 고민하였다

남명이 그 고민을 해결해주었다.


남명이 도리깨를 아래로 휘둘러 변수의 발목을 후려쳤다.


발목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변수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뒤이어 도리깨가 변수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변수는 비명도 못 지르고 이마에 피를 흘리며 뒤로 넘어졌다.


이 광경을 보던 변수의 똘마니들은 뒤도 안 돌아보고 골목길 밖으로 나 살려라하고 도망갔다.


“공주마마 무사 하십니까? ‘


남명이 도리깨를 어깨에 걸며 공주에게 고개 숙였다.


“부장께서 여기를 어찌 알고 온 것이오?”


“말씀 드리자면 사연이 깁니다. 지금은 서둘러 학선재로 가셔야 합니다.”


“학선재? 으응, 채상궁이 보냈구려.”


“예, 마마, 그런데 통천각은 어떻게 통과하시었습니까?”


“숙부인 의룡대군께 부탁해서 왔다네.


“의룡대군께서요..”


남명은 가슴이 싸-해짐을 느꼈다.


차마 입에 올리기 어려운 단어가 머릿속을 헤집었다.


황상에겐 오랫동안 후사가 없었다.


나이 80에 기적처럼 귀인에게서 후사를 보시니 바로 지금의 비룡공주시다.


황상의 나이 지금92에 건강마저 좋지 않았다.

내일이라도 황제의 자리를 이어야 할지도 모르는 게 공주마마의 위치였다.


하지만 공주마마는 황제가 되시기엔 나이가 어렸다.

여자가 황위에 올라가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는 신하들도 있었다.


황상의 동생 의룡대군은 장년의 팔팔한 나이에 문무에 뛰어나다는 소리도 듣고 있다.

야심도 있다는 소문이 은밀히 나돌고 있음을 남명도 알고 있었다.


그 의룡대군이 왜 금기시 되어 있는 통천각을 공주에게 안내하고 문까지 열어 줬을까?

거기다 남명이 갔을 때 문에는 빗장이 걸려 있었다.

공주가 다시 돌아 올 때 밖에서 빗장 걸린 문을 열 수 있을까?

이대로 공주가 궁궐에서 사라져 이세계을 떠돌게 된다면 황상의 위치는 누구에게 갈 것인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무서운 일이었다.


남명은 생각에 거기에 미치자 겁이 나고 조바심이 났다.


“마마, 우선 빨리 이곳을 벗어나 환궁하셔야 합니다. ‘


“알겠네, 근데 여기에 내게 도움을 준 인간들이 있으니 먼저 치하를 해야 도리가 아니겠는가?”


공주가 성빈과 용주 성주를 부장 남명에게 소개 했다.


“여기는 성주 그리고 성주의 오라비 성빈, 성빈의 벗인 용주라고 하네.”


“만나게 되어 반갑다. 나는 근위도감 부장 남명이라고 한다.”


성빈과 성주 용주가 쭈뼛쭈뼛 인사를 하였다.


“이들이 내게 식사도 내어 주고 잠자리까지 제공해 줬다네.”


“참으로 고마운 아이들이구나. 내 기회가 닿으면 필히 그 공에 답하리라.

근데 마마, 여기서 하룻밤을 묵으셨나이까? “


“그렇다네. 무슨 일이라도?”


“저는 마마께서 통천각을 통과하신 걸 알고 얼마 안 되어 바로 이곳으로 달려 왔사옵니다.

이곳에 와서 마마의 기를 느끼고 달려 온걸 감안해도

궁궐에서부터 마마를 찾아 헤멘지 한식경도 안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마마께선 벌써 하룻밤을 지냈다니요.”


“이 세상과 우리세상은 시간이 다르게 흘러간다고 들었네. 그러서인가보지.”


“그러하군요,

어쨋든 여기서 지체할 일이 아닙니다.

서둘러 통천각으로 가시옵소서."


“알겠네,”


공주가 아이들에게 향했다.


"얘들아 그간 고마웠다.

내 또 여길 다시 올지 모르겠지만

다시 오게 되면 너희들 공을 잊지 않고 보답을 할 것이야.”


“그, 그래..”


성빈이 주춤거리며 손을 들었다.


“언니 가는 거야? 조금만 더있다 가면 안 돼?”


“응, 성주야, 잘있어 또 만 날거야.”


“언니이~”


성주가 슬픈 얼굴로 공주에게 안겼다.


공주도 미소 지으며 성주를 쓰다듬었다.


“마마, 어서”


남명이 재촉하였다.


공주가 성주를 떼어 놓은 후 황금 봉을 들고서 외쳤다.


“통천각 문을 열어라”


황금 봉을 크게 휘두르자 커다랗고 둥그런 원이 생겨나고 원 내부는 아지랑이가 일렁거렸다.


성빈과 용주 성주는 이 신비한 광경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제가 먼저 살펴보겠나이다.”


남명이 아지랑이 속으로 뛰어 들었다.


남명이 뛰어 든 곳은 빛의 공간이었다.


빛의 공간에 대문하나가 있었다.


남명이 문을 밀어 보았다.


문은 안에서 빗장을 채운 듯 덜거덕 거리며 열리지 않았다.


남명이 소리쳤다.


“근위도감 부장 남명이다! 어서 문을 열라!”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우려하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공주는 남명이 사라진 곳을 쳐다보다가 둥그런 아지랑이가 줄어들기 시작하자 걱정스런 표정을 짓더니 아이들 향해 소리쳤다.


“통천 문이 좁아지고 있어, 난 가야해, 잘 있어.”


아이들이 대답할 틈도 없이 공주가 아지랑이 공간으로 뛰어들었다.

얼마 안 있어 공간이 줄어들더니 사라졌다.


성빈이 입을 헤 벌리고 놀란 얼굴로 말하였다.


“지,,진짜 공주였나 봐”


“진짜지 그럼 가짜 공주인줄 알았어?”


성주가 대답했다.


용주가 우물거리며 주머니속의 구슬을 만지작거렸다.


“이...이걸....”


“뭐를?”


성빈이 묻자 용주는 화들짝 놀라며 얼버무렸다,


“아, 아니 그냥..”


성빈은 다시 사라진 공간 쪽을 넋 놓고 쳐다보았다.

그 때 쓰러졌던 두 명의 깡패가 정신이 돌아오는지 끙끙대며 몸을 일으키려 하였다.

성빈, 용주, 성주는 화들짝 놀라 계단위로 죽자 사자 뛰어 올라갔다.




남명은 도리깨를 빗겨들고 문짝과 문짝 사이를 내리 찍었다.


그러던 중 뒤에 공주의 기척을 느꼈다.


“부장, 문이 닫혀 있소?”


“예 공주마마, 심려치 마시옵소서. 소인에게 방법이 있습니다.”


남명은 대답하면서도 쉼 없이 문짝을 내리 찍었다.


문짝과 문짝 사이가 어느 정도 벌어지기 시작했다.


나무판자 사이가 부서져서 어느 정도 틈이 벌어졌다.


남명이 도리깨를 틈 사이로 집어넣어서 빗장 밑으로 밀어 넣은 뒤

틈바구니를 지렛대삼아 도리깨를 힘껏 위로 올려쳤다.


빗장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남명이 대문을 밀었다.

문이 밀려서 열리기 시작했다.


“공주마마, 문이 열렸습니다.”


남명과 공주는 안도한 표정으로 통천각 지하로 들어섰다.

순간 수많은 창이 남명을 향해 겨누어 졌다.


“죄인 남명은 오랏줄을 받으라!”


호위총관이 칼을 뽑아들고 가운데 서서 호령을 하고 있고 호위청 무사들이 일제히 창을 들고 남명을 겨누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저세계의 공주가 나를 찾아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에필로그 23.02.10 75 1 12쪽
29 終場 23.02.10 58 2 11쪽
28 여의주2 23.02.09 55 2 12쪽
27 여의주1 23.02.08 61 2 12쪽
26 의룡대군 23.02.07 62 2 12쪽
25 성빈 23.02.06 61 1 12쪽
24 유장혁 23.02.03 57 2 12쪽
23 조직의 재건 23.02.02 58 2 12쪽
22 응급실 23.02.01 61 2 13쪽
21 적룡부위 23.01.31 62 2 12쪽
20 결투 23.01.30 60 2 12쪽
19 새 계약 23.01.27 72 2 12쪽
18 역삼파 23.01.26 65 2 12쪽
17 십리파 23.01.25 72 2 12쪽
16 신천파 23.01.24 73 2 12쪽
15 삼용그룹 소동2 23.01.23 72 2 12쪽
14 삼용그룹 소동1 23.01.21 78 2 12쪽
13 차원 교집합3 23.01.20 79 2 12쪽
12 차원 교집합2 23.01.19 79 2 12쪽
11 차원 교집합1 23.01.18 86 2 12쪽
10 서용주 23.01.17 91 2 11쪽
9 흑표2 23.01.16 85 2 12쪽
8 흑표 1 23.01.13 106 2 12쪽
7 압구정 23.01.12 113 4 15쪽
6 금호 맨션 23.01.11 122 4 12쪽
5 다시 서울로 23.01.10 139 5 12쪽
» 환궁 23.01.09 135 5 12쪽
3 1985년 왕십리 23.01.08 181 5 13쪽
2 통천각 23.01.07 258 5 12쪽
1 재회 23.01.06 443 7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