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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동 님의 서재입니다.

저세계의 공주가 나를 찾아왔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완결

하기동
작품등록일 :
2023.01.06 10:52
최근연재일 :
2023.02.10 07:57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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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3
추천수 :
79
글자수 :
163,990

작성
23.02.06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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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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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성빈

DUMMY

강남 종합병원......저녁

중환자 입원실

공주가 누워있고 남명이 의자에 앉아 졸고 있다.

간호사가 수액을 갈고 공주의 상태를 체크한 뒤 나갔다.

남명은 깊이 잠들었는지 간호사가 있을 동안 깨어나지 않았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성주가 가방을 들고 들어왔다.

성주는 공주의 침대 옆 간이침대에 가방을 내려놓고 공주의 상태를 살폈다.

공주가 신음 소리를 내었다.

성주가 놀래서 눈을 크게 뜨고 공주에게 가까이 얼굴을 댔다.

공주가 신음 소리와 함께 눈을 천천히 떴다.


"고, 공주 언니? 깨어 난거야?“


"여기....어디지?“


"병원이야. 아유, 공주 언니 살아났네.“

성주가 눈물을 글썽였다.


남명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뭐, 뭐요? 공주님이?“


성주가 공주의 손을 양손으로 잡았다.

"공주 언니가 깨어났어요. 살았다구요.“


남명이 후다닥 일어나 침대 옆으로 왔다.

"아이구, 공주 마마!“


"성주야, 나 얼마 동안 잔거야?“


"이틀 동안 잤지. 목마르거나 그러지 않어?“


"아니, 괜찮아..근데 배가 좀 아프네.“


"그래? 잠깐 기다려봐“


성주가 급히 병실 밖으로 나갔다.

남명이 무릎을 꿇고 통곡했다.

"공주마마, 크흐흐흑. 소신이 미련하여 마마를 이 지경에 빠뜨렸나이다.

죽여주옵소서. 크흐흐흑“


"아니오, 부장. 그대에게 무슨 잘못이 있다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성주가 간호사를 데리고 들어왔다.

간호사가 공주의 상태를 살피고 뭔가를 기록하더니 진통제 주사를 수액 주머니중 하나에 찔러 넣었다.

"배 아픈 건 진통제를 놨으니 곧 없어질 거예요. 어지럽거나 다른 건 없고요? 매우 빨리 깨어났네.“


간호사가 일어나 성주에게 향했다.

"아직 식사는 안 되니까 금식이고, 물은 환자가 달라면 주세요. 이따 회진 시간에 선생님이 오셔서 자세히 보실 거예요.“


간호사가 나가고 성주가 다시 공주를 향해 돌아서서 공주의 손을 잡았다.

"공주언니 이렇게 눈을 떠서 너무 기뻐“


공주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성주야 고마워“


"고맙긴“

성주가 다시 눈물을 글썽였다.



같은 시각

강변도로

꽉 막힌 강변도로를 차들이 거북이걸음으로 운행하고 있었다.

그 차들 중에 성빈의 구형 아반떼도 끼어 있었다.


"곧 갈 거야, 뭘 꾸며 꾸미긴, 아 그냥 그럴 일이 있다고.“

전화를 끊었다.

아내에게 공주의 일을 납득시키기가 불가능했다.

다시 전화앱의 최근 기록을 눌러 성주에게 전화했다.


"응, 나야. 별다른...뭐? 깨어났어?“

성빈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래그래, 다행이네. 필요한 건 없고? 나도 글루 가는 중이야. 차가 많이 막히네. 그래 끊어.“

성빈이 미소 지으며 전화를 끊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공주가 깨어나다니..‘


갑자기 차가 쾅하고 울렸다.

얼른 멈추고 백미러를 보니 뒤차가 바짝 붙어 있는 게 뒤에서 추돌한 모양이었다.

사이드브레이크를 올리고 차에서 내렸다.

뒤를 보니 뒤차가 추돌한 게 맞았다.


뒤차는 검정색 아우디인데 상당히 찌그러져 있었다.

그건 성빈의 차랑 부딪쳐서 난 것이 아니라 그전에 난 사고 때문인 것 같았다.

저렇게 찌그러질 정도로 박았다면 성빈도 무사하지 못했으리라.

성빈의 중고아반떼는 원래 흠집이 많아 이 아우디 때문에 흠집이 났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범퍼야 부딪히라고 있다는 거라며’

성빈은 피해도 거의 없는 추돌 사고를 그냥 관대하게 용서하기로 마음먹었다.

뒤차에서 운전자가 뒷목을 잡고 나왔다.


"됐으니까 그냥 가세요.“

성빈이 쿨하게 말하고 돌아서려는데 뒤에서 쌍욕이 나왔다.


"이 씨발놈이 차를 박아 놓고 뭘 그냥 가?“


성빈이 기가 막혀 돌아 봤다.

"아니 이건 뒤차의 100프로 과실인데 지금..“


"뭐가 100프로야. 이 새끼야. 뒤지고 싶지 않으면 합의금을 내놓던지, 아이구 목이야.


성빈은 기가 막히고 화도 나서 뭐라 말하려는데 목이 메어 말이 잘 안 나왔다.

“아니, 이런 건 차간 거리 유지 안하고 뒤에서 박은 뒤차가 100프로 과실이죠.”


"이 씨발새끼가 말끝마다 100프로야? 100대 처맞고 뒤지고 싶냐?“


뒤차 운전자가 성빈의 멱살을 잡았다.

험상궂게 생긴 얼굴이다.

그런데 성빈이 어디선가 본 얼굴이었다.

갑자기 PTSD가 오는 것 같았다.


상대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성빈을 바라봤다.

"어? 너 이새끼?“


상대가 놀라 멱살 잡은 손이 약간 느슨해지자 성빈이 얼른 상대를 밀치고 기어가는 차들 사이로 도망갔다.

양변수도 성빈을 따라 달렸다.

성빈이 강변도로 가드레일을 뛰어 넘어 언덕길을 데굴데굴 굴렀다.


언덕 밑 강변 주차장근처까지 굴러서 엎어졌다.

얼른 상체를 들고 뒤를 봤다.

양변수가 언덕을 뛰어 내려오고 있었다.

양변수는 뛰면서도 머리 한 귀퉁이에선 어떤 이성적인 사고가 돌아가고 있었다.


'저놈은 우리가 파묻으려 했던 놈이다.

그 때 내 부하 세 명을 병신으로 만든 놈은 저 놈이 아니다.

저 놈과 같이 있던 놈이 내 부하 세 명을 병신으로 만들었다.

그렇지만 그놈은 너무 무서운 상대라서 내 실력으론 어림없다.

그런데 저놈은 그때나 지금이나 찌질 하고 좆만한 새끼다.

저놈이라도 반쯤 패죽이면 그때의 쪽팔림은 많이 지워질 것이다.‘


일어나려던 성빈은 자기 앞으로 달려오는 사나이를 보면서 그때 스타렉스에 갇혀서 갈 때 느꼈던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

자기도 모르게 혁대에 묶어놨던 줄 꾸러미에 오른 손이 갔다.

오른손에 뭔가 잡히기에 그대로 상대를 향해 던졌다.


쫘악-!하고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상대가 쓰러졌다.

성빈이 주춤주춤 일어나 오른 손을 보니 자기가 줄 꾸러미를 잡고 있었다.

성빈의 오른 손이 잡은 곳은 줄넘기 손잡이처럼 생긴 줄 손잡이였고 줄 꾸러미는 펼쳐져 한 줄로 늘어져 있는 게 마치 채찍 같았다.

채찍의 길이는 길어야 1미터 정도였다.

넘어져 있는 저 사나이는 적어도 성빈에게서 5미터는 떨어져 있었다.


양변수가 뺨을 만지며 일어났다.

뺨에서 피가 흘렀다.

'저 새끼가?‘


양변수가 품에서 단도를 꺼내들고 달려들었다.

성빈은 칼을 보고 겁이나 눈을 감고 조그만 채찍을 든 손을 마구 휘저었다.


"짝- 짝- 짝-“


성빈이 휘두를 때마다 공기를 찢는 소리가 났다.

눈을 감고 계속 휘둘렀다.


"짝- 짝- 짝- 짝- “


그 사나이는 그냥 갔는지 기척이 느껴지질 않았다.

성빈이 눈을 떴다.

채찍을 휘두르는 걸 멈추고 앞을 봤다.

사나이가 뒤로 넘어져 있었다.

옷이 갈기갈기 찢어져 있고 찢어진 틈 사이로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온 몸을 커터 날로 그어 놓은 것 같았다.


성빈이 멍한 얼굴로 채찍을 들어 봤다.

아무리 봐도 저 넘어진 사나이에 닿기에는 너무 짧은 채찍이었다.

채찍이 스프링 말리듯 둥글게 말리기 시작했다.

다시 줄 꾸러미가 되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차장에서 두세 명이 서서 그를 보고 있었다.

강변로는 아까보다는 속도가 나게 차들이 나름 달리고 있었다.


성빈이 줄 꾸러미, 아니 채찍을 들고 언덕위로 기어갔다.

차도에는 아반떼와 아우디가 여전히 서로 붙어서 서있었다.

다른 차들이 그 둘을 피해서 가느라 그 주위로 정체가 일어나고 있었다.


성빈이 자기 차로 달려갔다.

운전석에 앉아 숨을 헐떡였다.

다른 차들이 옆을 지나며 빵빵 경적을 울리기도 하고 어떤 차는 운전석 문을 열고 욕을 하고 지나가기도 하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성빈은 숨을 고르며 줄 꾸러미, 채찍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혁대를 끌러 채찍 꾸러미사이에 혁대를 넣고 혁대 버클을 채웠다.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 시켰다.


강변 주차장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세 사람에겐 그 광경이 무슨 판토마임이나 코미디 공연 같았다.

두 사람이 강변도로에서 언덕으로 데굴데굴 내려오더니 갑자기 한명이 한손으로 눈을 가리고 한손으로 조그만 줄로 허공을 막 휘저었다.

그러자 맞은편의 상대가 멀리서 펄쩍 펄쩍 뛰더니 뒤로 발라당 누웠다.

그러더니 허공을 휘졌던 남자가 다시 언덕위로 기어 올라가 사라졌다.

시시한 해프닝이었다.

구경꾼들은 사라졌다.



강남 종합병원 중환자 병실..밤

성빈이 헐레 벌떡 병실로 들어섰다.

"쉬잇!“

남명이 무서운 얼굴로 손가락을 입에 대고 성빈을 노려봤다.

성주가 다가와 조그만 소리로 말했다.

"공주 언니 지금 막 잠들었어. 담당의사 말로는 예후가 좋대.

사실은 생사를 걱정할 정도였는데 깨어나서 놀랐다더라.“


"그래~ 다행이네“


조용한 병실 분위기가 성빈이 채찍 이야기를 꺼낼 분위기가 아니었다.

성빈은 공주 옆에 서서 잠든 공주의 얼굴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하늘에 붉은 구름이 소용돌이 치고 있다.

공주가 그 가운데 떠있고 커다란 붉은 용이 공주를 감싸듯 휘감고 있다


'공주야, 이만 가봐야 겠다.‘


'숙부님 고맙습니다.‘


‘조카에게 아직도 많은 고난이 있을진대 먼저 떠나서 마음이 편치 않구나.’


'아닙니다. 숙부님 제겐 부장 남명이 있고 성빈, 성주라는 큰 도움을 주는 인간계의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 그들과 합심하여 고난을 이기고 환궁하거라.

나는 이 인간계에는 도움이 되는 존재가 못 되는 구나.‘


'크나크신 도움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그래 연이 닿으면 황궁에서 조카를 보게 되리라.‘


'살펴 가시옵소서.'


강남종합병원

병원을 며칠째 감싸고 있던 붉은 구름이 위로 솟구쳤다.

붉은 구름은 소용돌이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더니 먹구름 사이로 사라졌다.

먹구름 속에서 번개가 번쩍였다.


공주가 눈을 떴다.

남명, 성주, 성빈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공주가 자신이 입은 병원 복을 보더니 성주에게 말했다.

"내 옷은 어디에?“


"응 세탁해서 이 가방 안에 가져왔어.“

성주가 침대 아래 보조침대위에 놓여있는 가방을 가리켰다.


"그럼 옷 갈아입게 좀 도와줄래?“


"뭐? 안 돼, 의사가 당분간 절대 안정을 해야 된다고 말했어. “


"아니야, 나 다 나았어.“


"공주 언니 그러지마. 약기운 때문에 그러는 거야.“


"부장, 성빈아 잠시 뒤돌아 줄래?“


공주의 말에 당황하며 둘은 뒤돌아섰다.

공주가 입원복 단추를 풀기 시작하자 성주가 얼른 커튼을 쳤다.

공주가 입원복 상의를 벗었다.


"봐, 상처가 없어졌지?“


성주가 공주의 몸을 자세히 살폈다.

호치키스로 죽 박은 듯한 봉합 자국도 사라졌다.

어떠한 상처도 없이 매끄럽고 뽀얀 피부로 되돌아 왔다.


"어떻게 이럴 수가..“


"숙부께서 치료해 주셨어.“


"숙부?“



잠시 후 중환자실 병실 복도

병실에서 남명을 선두로 공주 성빈이 나왔다.

무사 복을 입고 커다란 쇠막대기를 든 남명과 한복을 입은 공주를 보고 사람들이 흘깃 쳐다보거나 피해서 갔다.

1층 로비 원무과에선 성주와 원무과 직원이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진료비는 나와 있는데요, 담당 의사 선생님의 퇴원 허가서가 없어요.“


"그럼 그냥 가요?“


"잠깐만요, 데스크에 전화 좀 해보구요.“


원무과 직원이 전화를 하는 동안 성주가 뒤돌아보니 남명과 공주 성빈이 병원 현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성빈이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하였다.


원무과 직원이 전화기의 송화부를 잡고 말했다.

"절대 퇴원 불가래요, 데스크에서 바꿔 달라는 데요?“


"바꿔줄 필요 없고요, 내 주소가 병원에 기록되어 있으니 병원비는 나중에 글루 청구하세요.“

성주는 원무과 직원이 뭐라 하는 말을 무시하고 얼른 돌아서서 일행을 쫓아갔다.


강변도로 밤.

성주의 그랜저가 공주를 태우고 압구정을 향해 달렸다.

그 뒤를 구형 아반떼와 남명의 말이 따라 달렸다.


잠시 후 커다란 원이 빛을 내며 나타났다 사라지면서 의룡대군이 나타났다.

그는 자침반을 보고 있었다.

"분명 이방향으로 지나갔으렷..“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5톤 트럭이 그를 튕기며 급정거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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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에필로그 23.02.10 76 1 12쪽
29 終場 23.02.10 58 2 11쪽
28 여의주2 23.02.09 55 2 12쪽
27 여의주1 23.02.08 62 2 12쪽
26 의룡대군 23.02.07 62 2 12쪽
» 성빈 23.02.06 62 1 12쪽
24 유장혁 23.02.03 58 2 12쪽
23 조직의 재건 23.02.02 59 2 12쪽
22 응급실 23.02.01 61 2 13쪽
21 적룡부위 23.01.31 62 2 12쪽
20 결투 23.01.30 61 2 12쪽
19 새 계약 23.01.27 72 2 12쪽
18 역삼파 23.01.26 66 2 12쪽
17 십리파 23.01.25 73 2 12쪽
16 신천파 23.01.24 73 2 12쪽
15 삼용그룹 소동2 23.01.23 73 2 12쪽
14 삼용그룹 소동1 23.01.21 78 2 12쪽
13 차원 교집합3 23.01.20 79 2 12쪽
12 차원 교집합2 23.01.19 80 2 12쪽
11 차원 교집합1 23.01.18 86 2 12쪽
10 서용주 23.01.17 91 2 11쪽
9 흑표2 23.01.16 86 2 12쪽
8 흑표 1 23.01.13 107 2 12쪽
7 압구정 23.01.12 113 4 15쪽
6 금호 맨션 23.01.11 123 4 12쪽
5 다시 서울로 23.01.10 140 5 12쪽
4 환궁 23.01.09 135 5 12쪽
3 1985년 왕십리 23.01.08 181 5 13쪽
2 통천각 23.01.07 258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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