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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부치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무사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수중부치
작품등록일 :
2023.05.01 21:20
최근연재일 :
2023.09.26 12:03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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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73
추천수 :
3,425
글자수 :
140,332

작성
23.05.02 21:40
조회
10,383
추천
121
글자
11쪽

은퇴(2)

재밌게 봐주십셔.




DUMMY

###

2화

은퇴(2)


하지만 그 만족은 오래가지 못했다.

십년 가까이 이 생활을 했으니 오래했다는 말을 할 수 있으나 백여산에게는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었다.

사람을 상대하는 것도 즐거웠고 동료들과 끝나고 술 한잔 하는 것도 즐거웠다,

하지만 그 세월동안 무림맹은 천마신교의 여력이 더 이상 중원으로 나올 만한 상태가 아님을 알았다.

새롭게 추대된 맹주는 무림맹이 겁에 질려 마구잡이로 받아들였던 경비무사들이 돈만 잡아먹는 쓸모없는 인력이란 것을 알았다.

그렇기에 대규모로 은퇴가 진행되었다.

아니 말이 은퇴지 그냥 해고다.

퇴직금?

시대상을 보아라, 그런 것 없다.

수고했다고 두 달 치 봉급은 한 번에 준 것이 다다.

영광?

맹주가 나서서 수고했다고 말은 하지만 밥만 축내는 놈들을 내쫒아 버린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런 대규모의 해고에 백여산도 포함되었다.

만족의 삶이 대규모 해고로 부서졌다.



@@@


콰앙!싸구려 객잔의 탁자를 거칠게 치는 백여산이 분에 찬 듯 말했다.

“맹주 그 개자식! 뽑을 때는 언제고 이제야 와서 다 내쫓다니!”

백여산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고 사람들은 그 눈을 애써 피했다.

“진정하게나.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어제까지 자신의 동료였던 사내 그리고 이제는 같이 실업자가 된 자의 말에 백여산이 외쳤다.

“우리가 필요하다며 그렇게 모아놓고 이제야 와서 떠나라니 그러면 왜 뽑았단 말이오!”

그의 말에 동료가 싸구려 분주를 마시며 말했다.

“마교의 역습이 없다고 판단했으니 쓸모없이 돈이 나가는 곳은 줄여야지 그 줄여야 할 곳이 우리이지 않은가?”

그 말은 일견 타당했으나 백여산은 이들이 버는 돈의 규모를 알고 있다.

“무림맹의 예산의 이 푼(2%)조차도 우리에게 사용되지 않고 있소! 온갖 이상한 곳에는 돈을 처발라대면서 이상한 곳에서 돈을 아낀다니 말이 되오?”

백여산의 외침에 분주를 마시던 사내는 자리를 일어나며 말했다.

“그러면 어쩌겠나? 우리가 따진다고 바뀌는가? 자네도 세상을 보게 우리 같은 이들에게 친절하지 않아.”

이대로 나가려고 짐을 싸는 동료를 보며 백여산이 물었다.

“어디 가는 것이오?”

“직장을 잃었으니 고향으로 돌아가야지 그게 응당 맞는 것 아닌가? 자네도 이만 돌아가게.”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 말을 남기고 사내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의 등을 보며 백여산이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고향... 그런 곳은 이제 나에게 없단 말이오...”

가족과 함께 했던 기억이 희미하지만 있다.

하지만 세월에 모두 사라져 이제는 그들의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모든 것이 남지 않은 백여산이 마지막을 남은 은자 두 냥을 들고 자신의 아무것도 남지 않은 고향으로 향했다.

@@@



저벅저벅

한걸음에 망설임이 다른 한걸음에는 불안감이 다리를 붙잡고 있었다.

만족스러웠던 삶이 해고로 망가짐과 동시에 백여산은 붕 뜨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품에는 은자 두 냥이 전부였다.

물론 은자 두 냥이 적지 않은 돈이었으나 앞으로의 삶을 보면 그리 많은 돈도 아니었다.

네 명 가족이 한 달을 간신히 버티는 돈이 은자 한 냥이니 백여산에게는 일 년도 버티지 못할 돈이었다.

“염병 저축 좀 할 걸 그랬네.”

욕지거리가 자동으로 나왔다.애초에 돈을 모으기 위한 일이 아니었으니 씀씀이가 적지 않았고 그 결과가 은퇴를 하며 받은 돈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주머니 사정이 되었다.

뭘 해야 하는가.

무엇으로 먹고 살수 있을까.

만족감과 행복이란 것은 돈이 없으면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것을 경비무사 시절에 깨달은 백여산은 순간 느껴지는 희미한 냄새와 소리에 사방을 둘러보았다.

“아아악....”

“비려... 그리고 비명소리...”

비린 쇠 같은 냄새 그리고 작디 작은 소리 감각으로 느껴본지는 꽤 됐으나, 잊을 수 없는 감각이었다..

사아아아...

비명소리와 냄새를 맡음과 동시에 몸이 반응한다.

사방 수백 장의 기척을 탐색하기 시작 한다.

근육에 피가 몰리고 심장이 뛴다.

귀가 예민해지고 눈이 수 백 리는 족히 넘을 거리조차 훤히 볼 정도로 민감해 진다.

“으아악!”

다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백여산이 그곳을 향해 뛰어갔다.


@@@


촤아악!

붉게 피어나는 꽃처럼 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소나기처럼 피가 뿜어졌다가 땅에 흩뿌려진다.

아직 죽지 않은 무인이 방금까지 몸에 돌고 있던 피를 흘리며 말했다.

“도.. 도망가십시오.. 아가씨..”

아가씨라는 말을 들은 여인이 자신들을 공격하는 이들을 향해 외쳤다.

“도대체 원하는 것이 무엇이죠?! 원한다면 모든 것을 드릴게요!”

그 말에 공격을 하던 이들 중 한 명이 그녀를 보더니 말했다.

“모두 죽는 것.”

애초에 살아남을 선택지를 주지 않으려 한다는 말에 여인이 떨며 말했다.

“우리 한 세가는 하북팽가와 인연이 있어요! 이런 짓을 저지르면 하북팽가에서도..”

그녀의 말이 끝나기 전에 복면을 쓴 자의 날카로운 검이 그녀의 목에 닿았다.

“너는 우리를 모르고 모두 죽는다. 흔적조차 남지 않게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인연이 무슨 상관이지?”

스스슥...

살을 갈라가며 피가 흐르기 시작했고 여인은 자신도 모르게 딸꾹질을 하였다.

“히끅!”

“그게 마지막 유언인가?”

그 말과 함께 목이 잘리기 직전이었다.

“진즉에 베었으면 끝냈을 것을 말이 길어.”

금방이라도 하얀 살갓을 갈라내고 상대를 죽였을 검이 이제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끄드득..

검을 잡고 있는 손의 주인은 백여산이었다.

마치 돌에 박힌 것처럼 움직이는 검을 본 사내는 백여산을 보며 물었다.

“누구지?”

“지나가던 무림맹의 떨거지... 였던 사람.”

틀린 말이 아니었다.

경비무사들은 그저 천마신교의 저력에 겁을 먹어 마구잡이로 고용했던 떨거지 집단이었다.

그중에 쓸만한 자들도 있었으나 그런 이들은 무림맹에서 자체적으로 따로 골라내 경비무사가 아닌 따른 자리로 옮겨 주었다.

백여산도 그럴 능력이 있었으나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저 이것만으로 만족했으니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 만족이 자신의 대규모 해고로 몰아넣었지만 말이다.

“무림맹?”

“소속은 거기였네.

”백여산의 말에 검을 잡힌 사내가 말했다.

“무림맹의 소속이라... 괜한 피를 보고 싶지는 않다. 이대로 가면 살려주마.”

그 말에 백여산이 검을 놓았고 상대가 검을 백여산의 목을 향해 찔러 들어왔다.

“무르구나!”

“그 말 할 줄 알았어.”

퍼억!

그 말과 함께 날아오는 권은 복면쓴 사내의 머리를 부수어버렸다.

마치 단단한 무언가가 터진다면 이런 소리가 날까 수박이 박살이 나면 이렇게 될까.

사내의 머리는 순식간에 사라졌으며 백무산의 주먹의 여파에 사방으로 흩어졌다.

후두두둑!

데구르르

눈이었던 것이 땅에 구르고 생각을 하던 노란 덩어리들이 흩어져 비현실적인 반응을 내보였다.

푸슉!

푸슉!

머리가 터졌으나 심장은 뛰고 있었고 뛸 때마다 목에서 피가 솟구쳤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여인이 뒤로 넘어질 듯 쓰러졌고 백여산이 그녀를 붙잡았다.

“괜찮소?”

일권에 사람의 머리가 터져나는 장면을 눈 앞에서 본 것이 충격이 컸는지 그녀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놓은 것 같았다.

“아..으...아..”

그리고는 이내 백무산의 하반신이 따뜻해져오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고 오줌을 지리면...”

엄청난 충격에 몸의 긴장이 풀어지며 소변을 조절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런 그녀를 내려놓은 백여산은 소변에 젖은 바지를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겁이 많은 친구들은 이런 것을 보면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던데 이 아가씨도 그리 대담한 사람은 아닌 듯 하군.”

백여산의 농담과 같은 말에 누군가 손을 허공에 휘저었다.

“대화를 시도하고 실패할 시에 기습을 한다? 뻔한 작전 아닌가? 뭐 효율적인 것은 맞지만 너무 흔해.”

얼굴을 가린 사내중 도를 매고 있었던 사내의 손짓은 일종의 수어(手語)였다.

그것도 보통의 것이 아닌 제갈세가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암호였다.

일반인은 알 수 없는 것을 사내가 읽어내자 상대방에서 반응이 나왔다.

“네가 어찌 이것을 알고 있나?”

“옛날에 질리도록 봤으니까.”

무림맹은 자신들의 수어로 된 암호를 천마신교가 해석하지 못했을 것이라 판단했으나 그렇지 않았다.

실제로 그 암호는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부분이 해석됐으며 백여산은 그 암호의 해석된 부분을 알고 있었다.

“자네도 정마대전에 참전했나?”

정마대전

모든 무림인의 악몽으로 여겨진 승자가 없는 괴멸적인 싸움이었다.

워낙 흉흉했기에 황실에서 조차 개입하지 못했던 싸움에 참전했냐는 말에 백여산이 고개를 끄덕였다.

“즐거운 기억은 아니었지.”

“이 암호를 안다는 것은, 최소 전투부대의 대주 급은 되었다는 것인데 자네는 누구인가?”

자신을 묻는 말에 백여산이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하.. 우리에게 그런 것이 중요했나? 앞의 상대를 죽이고 동료가 죽은 만큼 죽이고 상대는 우리가 했던 짓을 반복했지 그런 멍청한 싸움에서 어떤 자리였는지가 중요한가?”

서로 죽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서로가 멈추지 않고 둘 중 하나가 사라지기 전 까지는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광기의 흐름 속에서 태극선 무선이 나타났고 그를 따르던 두명의 화경의 고수가 그 흐름을 끝내고 더이상 천마신교가 세상 존재하지 않도록 하려고 했으나 최후의 호법인 백여산 또한 그 끔찍한 흐름 속에서 탄생한 인물이었다.

아니 그보다 전 훨씬 전에 모두가 미쳐가던 시절부터 있었던 자였다.

그렇기에 세 사람은 죽은 것이다.

누군가의 힘만으로 끊을 수 없는 굴레 속에 사람들은 이 난세에 영웅이 탄생했다고 칭송했지만 그보다 훨씬 이전에 광기 속에 태어난 백여산을 이길 수 없었다.

애초에 앞서 수많은 정마대전의 결말처럼 이런 싸움은 끝이 안 나는 싸움이었다.

이런 흐름은 피를 뿌리고 한쪽이 멸망해야 끝내지만 서로에게는 상대를 완전히 끝낼 수 있는 힘이 없었다.

그런 것을 깨달은 백여산은 그렇기에 떠난 것이고 말이다.

그런 흐름을 겪은 백여산의 말에 상대는 복면을 썼으나 그가 쓴웃음을 짓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 결국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던 싸움이었다. 그런 미치광이들의 싸움에서 내 모든 것을 잃었지 자식들을 잃고 형제를 잃었다. 다른 이들은 그런 싸움에서 참전해서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라 했지만 결국은 나는 멈추지 못하고 이제는 이런 짓까지 하고 있지.”

회의적인 상대의 말에 백여산이 머리가 박살난 시체를 보며 말했다.

“우리는 아직도 그곳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군.”

백여산의 말에 상대가 등의 도를 뽑았다.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가의말

오늘 연재일은 아닌데 그냥 올려봤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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