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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부치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무사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수중부치
작품등록일 :
2023.05.01 21:20
최근연재일 :
2023.09.26 12:03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30,094
추천수 :
3,425
글자수 :
140,332

작성
23.06.09 06:14
조회
4,873
추천
73
글자
7쪽

새 시작(4)

재밌게 봐주십셔.




DUMMY

“저거는 저대로 둬요?”

거의 위험한 수준까지 부상당한 강현승을 저거라 칭하며 묻자 백여산이 월영신투를 보며 말했다.

“치워야지.”

“그러니까 안 치우고 뭐하셔요?”

“네가 치워야지.”

“네?”

“네가 치워야 한다고.”

“왜요?”

“그럼 저대로 두게? 저거 재수 없으면 그대로 죽는다?”

백여산의 무공을 받아낸 강현승은 상태가 이대로 땅에다 재우기에는 좋지 않아 보였다.

“아니, 사람이 죽게 내버려두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은데... 왜 제가요?”

“나는 안 할 거니까.”

“그럼 저는 하고요?”

“그래.”

“양심이 죽었나요? 일은 그쪽이 만들고 처리는 손님인 나보고 치우라고요?”

“내가 양심이 살아 있었으면 천하의 대도 월영신투가 담을 넘은 것을 보고 가만히 살려두지는 않았겠지.”

“...”

이번 월영신투의 표정은 당혹을 넘어 경멸에 가까운 표정이었다.

사람으로서 이런 표정을 짓는 것은 어렵고 이런 표정을 담담히 보는 것도 어려운 것이었다.

“알았어. 같이 치우자.”

“아니 같이 치우는 것이 아니라. 본인 혼자 치우는 것이 맞다고요.”

“손이라도 하나 보태.”

손이라도 보태라는 말에 월영신투가 강현승의 허리춤을 잡으며 말했다.

“난 여기까지.”

딱 손 하나 보태는 모습이었다.

“짜게도 도와주네.”

“애초에 먼저 다 시키려는 사람에게는 이 정도도 엄청 잘 해주는거에요.”

그렇게 두 사람은 강현승을 백여산의 침상에 내려놓았다.

그런데 강현승을 자신의 방에 놓아두고 나자 문제가 생겼다

“염병 나는 어디서 자나.”

“남은 방 없어요?”

“있지 그런데 청소가 안 되어 있어.”

먼지를 털어낸 백여산의 방과 다르게 다른 방은 지금 먼지가 좀 쌓여있는 그러니까 잘 수는 있는데 자기는 조금 뭐한 그런 느낌이었다.

“흙바닥에서도 잘 주무실 것 같은 외모인데 그냥 좀 자요.”

“내가 천마신교의 호법까지 했던 이 몸이 흙바닥에서 잤을 것 같냐?”

“그 시절도 십 년 가까이 전 이야기죠. 지금은 그냥 뒷방 늙은이면서.”

“누구 죽이는 솜씨는 더 나아졌다.”

“그걸 자랑이라고 하고 다니시네. 아 그쪽에게는 자랑인가?”

“말을 개같이 하는 녀석을 괴롭게 하는 법도 일취월장했지 한번 볼래?”

“죄송합니다.”

간단한 사과를 받은 백여산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기는 뭔가 볼 때마다 넓은데... 뭔가 부족한 느낌이야.”

“애초에 다 넓기만 하고 아무것도 없는 가문에서 가주의 능력으로 굴러가는 곳이었는지라 인원도 딱 필요한 만큼만 있었고 다른 곳에 투자 없이 이루어진 곳이어서... 상단이 극단적으로 효율적으로 굴러가는 것 빼고는 별것 없죠.”

“호오 많은 것을 아는구나?”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아는 월영신투의 모습에 백여산이 감탄사를 내뱉자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털 곳에 대해서는 정보를 모아두는 것이 상식이에요.”

“그래서 여기에는 뭐가 필요하냐?”

“일단 무력이죠.”

“내가 있기는 한데...”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데 세가의 무력은 한 명에 몰려있는 것보다 넓게 퍼져있는 것이 나아요.”

“왜?”

“무력이 필요한 일 처리할 때 혼자 다 할거에요? 아니잖아요. 모든 상단의 호위를 혼자 하실거에요?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홍보용은 좋아도 의외로 내실은 없다 이거죠.”

가문을 운영하는 것에 있어 압도적인 무력의 개인은 필요하지만 그런 것이 필수 조건은 아니었다.

그 가문을 골고루 지킬 수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인이라는 것에 몰려 있는 힘은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이니 말이다.

“그럼 일단 쓸모있는 녀석을 구해야겠군.”

“그렇죠.”

“일단 하나 구했고...”

“누구요?”

“자네입니다. 우리 한씨세가와 함께 하시는 것을 축하드립니다.”

월영신투를 한씨세가의 일원으로 넣는다는 말에 그녀의 얼굴이 굳어졌다.

“지금 날 넣는다고요? 여기에? 일원으로?”

“그래. 대접은 섭섭하게 안 하마. 내가 가주에게 말 잘해서 어지간한 곳보다 잘 해주겠다.”

“아니 그전에 저는 월영신투라고요.”

“알아.”

“도둑을 상단집안에 넣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는건가요?”

확실히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말이 안되는 경우가 있었으니

“천마신교의 호법이 혼인도 안 하고 전대가주인건 괜찮고?”

천마신교의 호법이 가문에서 일하는 것도 확실히 정상적은 아니었다.

“그것도 말도 안되는 일인데... 그래도 제 정체성이란 것이 있잖아요.”

“너도 슬슬 은퇴하고 정착하며 살아야지.”

“전 젊어요.”

“대충 나이대 보니까. 서..”

“닥쳐요.”

“알았다. 이건 민감한 거니.”

월영신투가 마냥 젊은 것 같아 보였으나 그녀도 어느정도 안정을 추구해야 할 나이였고 백여산이 자신이 필요할 때 들어가는 것이 괜찮아 보였다.

“대접은?”

“확실하게.”

“한번 이력서는 넣어 볼게요.”

“그래 나중에 보자.”

그렇게 월영신투마저 떠나자 달빛 아래 백여산이 달을 보며 말했다.

“슬슬 한두 명씩 구해야겠지. 망가진 놈들이지만 쓸모는 있을 거야. 아니 나도 그리 다르진 않은가?”

그렇게 중얼거리는 사이 밤이 지나갔다.

“으으윽...”

이른날 새벽에 기지개를 피고 일어난 사람이 있었다.

한수련

한씨세가의 가주인 그녀는 손가락을 하나씩 피며 중얼거렸다.

“인력충원, 합의점 찾기하고 분배, 이후에 상단관리에 또 뭐가... 이것저것 할게 많네.”

복잡한 듯 일어난 그녀는 밖으로 나오고 집무실 쪽으로 걸어가던 중 백여산이 밖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백대협 여기서 뭐하시는 거에요?”

“그냥 하늘 보고 있지.”

“하늘을요? 무슨 이유라도 있나요?”

그녀의 질문에 백여산이 하늘을 가리켰다.

“자네는 하루에 하늘을 몇 번 보는가?”

하늘을 보는 횟수를 묻자 막상 그리 많이 보지는 않았다.

아니 안보는 날도 적지 않았다.

“그리 많지는 않네요.”

“사람은 하늘처럼 높은 곳으로 향하고 싶어한다. 그렇지만 정작 시선은 땅에 있지 이게 생각해 보면 참 이질적이지 않느냐?”

“흐음... 그렇기도 하네요.”

“그래 기이해. 그런데 나는 하루에 한두 번은 보려고 노력한단다. 하늘이란 것이 매번 같은 것 같아도 구름의 모양이나 하늘의 기세가 그때마다 다르거든. 그게 또 재밌단 말이야.”

백여산의 말에 문득 한수련이 그를 보며 물었다.

“이거 무슨 깨달음을 주기 위한 문답인가요?!”

이런 식으로 고수들은 별것 아닌 것으로 깨달음을 전하기도 한다는 것을 생각한 그녀의 물음에 백여산이 고개를 저었다.

“하늘을 보고 깨달음을 얻는 놈이 있겠냐? 그냥 팍팍한 삶에 허리 한 번 필 때 하늘 한번 보고 살자는 이야기지.”

생각보다 별것은 아닌듯한 이야기였다.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가의말

즐거운 금요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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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과거의 인연(9) +3 23.07.12 3,312 62 6쪽
32 과거의 인연(8) +5 23.07.10 3,470 65 6쪽
31 과거의 인연(7) +3 23.07.07 3,641 57 6쪽
30 과거의 인연(6) +2 23.07.05 3,730 61 5쪽
29 과거의 인연(5) +3 23.07.03 3,834 60 6쪽
28 과거의 인연(4) +6 23.06.30 3,927 66 6쪽
27 과거의 인연(3) +4 23.06.30 3,847 6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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