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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부치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무사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수중부치
작품등록일 :
2023.05.01 21:20
최근연재일 :
2023.09.26 12:03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30,091
추천수 :
3,425
글자수 :
140,332

작성
23.07.19 07:34
조회
3,296
추천
59
글자
6쪽

약속의 대가(1)

재밌게 봐주십셔.




DUMMY

한씨세가의 심지 가주의 집무실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사실 심지라고 해보았자 별 것 없지만 말이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금방 차를 타올게요.”

그들 중에서 움직이는 이는 한 명뿐이었으며 열심히 차를 끓이는 사람은 가주 한수련이었다.

이런 모습은 여타 생각하던 가주의 위엄과는 거리가 조금 있어 보였다.

“가주의 위엄이 조금 부족하네.”

아픈 점을 찌르는 월영신투의 말에 가주인 한수련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하하... 차를 타올 시비들이 딱히 둬야 할 생각이 들지는 않아서 말이에요.”

본인은 굳이 시비가 필요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다른 이들은 그리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특히 한씨세가를 따르기로 한 결검문주 강현승은 진지한 얼굴로 이의를 제기했다. “그래도 우리를 이끌기로 한 이상 최소한의 위엄은 가져주게 이끄는 자에게 위엄이 없다는 것을 따르는 자들에게도 불안한 것이니 말이야.”

따르기로 한 이상 한씨세가의 이득이 곧 자신들의 이득이었다.

그리고 위엄은 강현승의 말대로 이끄는 자들에게 있어 필수적인 것이었다.

다른 이들의 불안과 반발감을 줄이는 것에 있어 핵심적인 것이었으니 말이다.

“우리를 이끄는 것은 종호법 개자식이지만 너이기도 하다. 그리고 거지들조차 위엄이 없으면 따르지 않는다. 그러니 저 충고를 가벼이 여기지 마라.”

이어지는 걸왕 진석의 충고에 한수련이 잠시 표정이 굳더니 이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맞네요. 좋은 조언 고마워요. 결검문주 빠른 시일 내로 고치도록 하겠어요.”

고치겠다고 말한다는 것은 타인의 충고를 받아들이겠다는 것이었고 그것에 백여산이 그녀를 뚫어지게 보았다.

“음..”

심지어 소리까지 내며 그녀를 빤히 바라보자 마의의 제자 하설 또한 그 시선을 따라 한수련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시선에 월영신투도 다른 이들도 시선이 몰렸다.

“하하.. 제가 차를 타는 모습이 그렇게 볼 만한 것은 아닌데요.”

“그건 그렇지 하지만 네가 무언가 곤란해하고 그것을 숨기려는 이유는 전대 가주로서 알아야 해서 말이다.”

전대 가주로서 이 가문을 잠시나마 이끌었던 백여산의 물음에 당대 가주인 한수련이 당혹스러운 듯 말했다.

“그렇게.. 티가 나나요?”

“물론. 그것도 몹시.”

그 말에 하설도 고개를 끄덕였다.

“표정 연기에 좀 더 신경을 쓰셔야 할 것 같아요.”

연기에 신경을 쓰라 그 말에 월영신투도 심각한 듯 말했다.

“얘한테 지적당할 정도면 좀 심각한 거야. 우리 가주님 좀 신경을 써줘.”

연이은 지적과 충고에 한수련이 자신감이 싹 증발한 얼굴로 찻잔들을 내왔다.

“많이.. 부족하군요.”

기가 죽은 얼굴에 걸왕 진석이 주변을 보며 말했다.

“이 정도 세가 규모를 생각하면 충분하다. 하지만 우리를 이끌어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부족하지.”

여러모로 지적에 백여산이 찻잔을 받으며 말했다.

“그래도 잘못을 알고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나는 괜찮다고 본다. 갑작스레 역할을 떠 맡은 것 치고는 노력하고 있어.”

“그런가..요.. 헤헤..”

백여산의 칭찬과 함께 증발한 자신감이 살짝 솟아났다.

“그런데 무엇을 걱정하는 것이냐?”

“그게.. 좀 심각한 사안인데 말씀드려도 될까요?”

“적어도 여기서 너를 배신하거나 너에게 이익이 되지 못할 일을 할 사람은 없다.”

다 믿어도 좋다는 말이었다.

그러자 한씨세가 가주 한수련이 한숨을 쉬며 결검문주 강현승을 보며 말했다.

“우리가 규합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었죠?”

“하북팽가의 이윤 배분이었지.”

“그렇죠. 그런데 하북팽가에서 답을 주지 않아요.”

이 도시안의 모든 세가, 상단, 문파의 규합 조건은 하북팽가에서의 일방적인 학살에 대한 사과의 조건으로 얻어낸 삼 푼(3%)의 물류를 자신들이 맡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하북팽가에서 답을 주지 않고 이게 이행되지 않는다면 규합의 이유가 사라진다.

이 연합 자체가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 말에 걸왕 진석이 물었다.

“팽가 놈들이 답을 안 준다? 문서로 남긴 것을 이행하지 않을 정도로 뻔뻔한 놈들은 아닌데.”

문서가 있다면 이행을 거부할 수 없다.

아니 하더라도 무림맹에 조율을 맡길 여지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문서로 남은 것이 아니란 것이다.

“그게... 구두(口頭)로 약속한 것이라서.”

구두(口頭)

문서로 남기지 않고 말로 약속을 했다는 것이다.

“문서 하나 남기지 않은 것이냐?”

“당시의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어요.”

“허어... 구두로 약속했다... 이러면 증거가 없지 않느냐?”

“그래요... 그래도 당시에는 가주의 딸과 가주의 동생이 직접 약속했기에 당연히 이행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한수련의 말에 당시 같이 있었던 백여산이 턱을 괴며 말했다.

“그래. 그런데 막상 보내주니 답을 안 준다.”

“그렇죠. 이걸 따지자고 하니 문서가 없고 그렇다고 말을 전하려고 하니 너무 윗사람들이란 것이 문제에요.”

이런 도시의 일개 세가는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 말을 전할 수 조차 없다는 것에 월영신투가 걸왕 진석을 보며 말했다.

“그런 높은 분은 우리쪽에도 있지 않나요?”

그 말에 걸왕 진석이 고개를 저었다.

“나는 개방에서 나온 몸이다. 이제 어디서 나타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여지가 크다.”

걸왕 진석의 거절에 마의의 제자 하설도 곤란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렇다고 종호법님이 정체를 밝히고 나설 수는 없어요.”

“그건 당연한 것이고.”

무력은 있으나 정당성이 없고 권위는 있으나 밝힐 수 없다.

그렇기에 하북팽가에서 일부러 구두로 한 계약을 무시하는 것이 보이는 상황에 백여산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가의말

놀랍게도 아직 수요일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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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약속의 대가(3) +5 23.07.24 2,957 59 6쪽
37 약속의 대가(2) +3 23.07.21 3,227 63 6쪽
» 약속의 대가(1) +3 23.07.19 3,297 59 6쪽
35 과거의 인연(11) +3 23.07.17 3,398 5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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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과거의 인연(3) +4 23.06.30 3,847 6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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