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수중부치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무사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수중부치
작품등록일 :
2023.05.01 21:20
최근연재일 :
2023.09.26 12:03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30,084
추천수 :
3,425
글자수 :
140,332

작성
23.06.05 19:35
조회
5,024
추천
78
글자
8쪽

새 시작(2)

재밌게 봐주십셔.




DUMMY

“그래서 여기서 전대 가주나 하면서 놀고 계시게요?”

“나쁘지는 않지 않느냐?”

“글쎄요. 뒷방 늙은이는 할 일이 없을 텐데.”

“할 일이 없으니 놀러 다닐 수는 있지 돈도 힘들게 벌 필요 없이 가문에서 지원을 받으면서 살 수 있고.”

제일 중요한 의식주가 한번에 해결되는 것이고 말그대로 전대 가주는 역할이 없는지라 편하게 있으며 원하는 것만 골라서 취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와. 그러고 보니 엄청 편하네요.”

“그치?”

“그런데 나는 그렇다 쳐도 저 손님은 왜 왔데요?”

“마음이 급한 게지. 남들시선은 피하고 싶고말이야. 어찌 됐든 얼른 오게나.”

그 말과 함께 담을 넘어오는 사람이 하나 더 있었다.

“늦은 시간에 실례하오.”

넘어온 사내는 거친 근육의 중년 그러니까 아침에 백여산이 칼을 부러뜨린 검수였다.

“강문주라 했던가?”

“문주는 호칭이고 이름은 강현승이오. 결검문의 문주이고 말이오.”

결검문의 문주라는 말에 백여산이 그를 보며 말했다.

“정마대전에 참전한 것 같은데 겉 보다는 속이 망가졌군.”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속이 망가졌다는 말에 월영신투가 결검문주 강현승을 보았다.

“어디 다쳤나요?”

월영신투의 물음에 강현승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의 일로 내상을 입기는 했소.”

“그런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신이 망가졌다는 거다.”

“정신이? 그게 무슨 소리요?”

“오죽 급했으면 아침이 아니라 밤에 찾아왔는지 알 수 있겠군. 잠도 잘 못 자는 꼴을 보니 그때의 악몽이 계속 반복되나 보지?”

그때의 악몽이라면 정마대전을 칭하는 것이었다.

“그..그건..”

“솔직히 문파에서 무공만 익히다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전장으로 몰리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 아니지. 아니 더 나아가 정마대전 전에는 살인도 해본 적 없는데 전장에서 처음 해본 것 같은 모습이군.”

“...”

“처음으로 손에 피를 묻혔을 때의 감각이 어땠나?”

“사람이란 것의 몸은 참으로 쉽게 잘린다고 생각했소..”

“그리고?”

“처음에는 두려웠소. 내가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한 것 같았소.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문도들이 하나둘 씩 죽어가기 시작하자 남은 것은 피와 검 뿐이더군. 하나라도 더 죽여야 내 문도들이 나와 함께 했던 동료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소.”

“그래서 몇이 돌아왔나?”

“열이 가서 셋이 돌아왔소. 나는 문주가 되었고 나머지 둘은... 하나는 팔이 잘리고 하나는 다리를 못 쓰게 되었소.”

“좋은 결말은 아니군.”

“모두가 그랬으니 어쩔 수 없었소.”

아직 정마대전의 악몽에서 깨지 못한 결검문주 강현승에게 백여산이 말했다.

“검을 쥔 것을 후회하나?”

후회를 묻자 강현승은 굳은살 가득한 손을 내보이며 말했다.

“때로는... 아니 이런 말을 하면 안 되지만 그렇소. 내가 검을 쥐지 않았다면 이런 일 따위는 겪지 않았을 것 아니오?”

“그러느냐? 하지만 그 말은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어째서? 검을 쥐었기에 이렇게 되었는데?”

“검이 있어 네가 살아남은 거다. 네가 그 검을 들었기에 셋이나 돌아올 수 있었고 그 전장에서 개죽음을 피할 수 있었던 거야. 그리고 나는 나를 위해 놓았지만 너는 스스로의 자리 때문에 쉬이 놓지 못하고 그렇다고 죄악감 때문에 편히 쥐지는 것도 하지 못하는구나.”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오?”

“죄악감을 가지지 마라. 네가 하는 일에 남들과 같은 의문을 품고 있는 순간부터 너는 멈춘 거다. 너는 그들과 생각이 다른 인간이거든. 속칭 광인이라는 것들이 왜 강한 줄 아느냐?”

“모르오..”

“자신에 대한 의심이 없거든 자신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한없는 믿음이 자신을 강하게 하는 거다. 너도 한번 미쳐봐라. 전장에서 그렇듯이 여기서도 의문 한 점 없이 한없이 검에 미쳐라. 그러면 닿을 수 있다. 네가 그리던 피의 선을 기억해라. 해냈을 때 너는 누군가를 죽임으로 인해 후회했느냐? 아니 넌 스스로에게 감탄했을 것이다. 이 궤적이야! 이렇게 베야 하는구나! 이런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느냐?”

“그.. 그건..”

“넌 스스로가 바르고 옳은 인간이라 생각하지만 넌 그런 인간이 아니다. 검에 미친 그리고 무언가를 베어냈을 때 더 나아진 검에 희열을 느끼는 인간이다.”

검에 미쳐가며 정마대전의 경험을 떠올리라는 말에 결검문주 강현승이 자신의 다른 검을 꺼냈다.

“검에 미치라...”

그 말과 함께 강사가 돋아나기 시작하더니 이내 눈이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월영신투가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거.. 미치는 거나 주화입마 같은 것 아니에요?”

“닿거나 미치거나 결국은 다를 것 없지만 미치면 주화입마 행은 어쩔 수 없지.”

주화입마에 들어 광인이 되면 죽을 때까지 위협이 되기에 월영신투는 슬그머니 뒤로 빠지려다 이내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이 있는데 위험할 리가.”

천마신교의 종호법이 옆에 있는데 절정고수가 미친다고 하든 전혀 문제가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다시 그의 옆에 붙어있는 월영신투였다.

사라라락...

공기를 베어 나가는 강사가 점점 모여들더니 마치 얼기설기 얽혀 하나의 직조물을 만드는 듯 했다.

그리고는 이내 하나의 덩어리가 되고 형태를 갖추니 검강이었다.

“후우...”

내뱉는 숨에는 가벼움이 담겨져 있었으며 그 숨을 내뱉은 강현승은 검강을 보며 말했다.

“닿았구나. 그래... 아름다운 선율.. 그것을 내 검은 만들지 못했다. 이제야 내 것이 되었구나.”

검에 홀린 듯 홀린듯한 표정으로 검을 바라보는 모습은 광인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이 순간 그 무엇보다 자유로웠다.

“원래 닿아 있었다. 스스로의 갓잖은 정의감과 동료의 죽음으로 인한 감상에 마지막 한 발을 내딛지 못했을 뿐.”

원래 이미 닿아 있었다는 말에 강기를 보던 강현승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대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줍지 않은 후회 속에 스스로를 갉아먹었을 거요. 나의 본질은 그런 것이 아니거늘 적이 죽는 것 따위에 동정하고 실패한 자들의 행동에 아파했는가...”

“그래 내 도움이 없었으면 후회 속에 발전도 없이 죽어갔겠지. 이 은혜는 적은 것이 아니다.”

심화를 없애주고 다음 경지로 내딛게 해주었다.

무인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큰 은혜는 많지 않았다.

“한씨 세가의 전대 가주라 했소?”

“뒷방 늙은이지 그리고 심지어 한씨 성도 아니다.”

한씨세가의 가주였던 자가 성이 한씨가 아니란 말에 강현승이 의아한 듯 물었다.

“어째서?”

“문주가 죽어가다 보니 미친 게지 아무나 고수한테 맡겨놓으면 어찌 가문이 굴러갈지도 모르겠다는 멍청한 짓을 벌인 게다.”

“하지만 그 문주는 성공한 것 같은데 말이오.”

백여산이 이리 확고하게 가문을 지키는 모습을 보면 그 도박수는 성공했음이 분명했다.

“나도 그리 똑똑한 편은 아니라서 그리고 이번에는 가벼운 여흥보다는 책임감이 있는 놀이가 궁금했거든.”

“놀이라 당신 정도 같은 자에게는 이것이 놀이로 느껴지는 것이오?”

끝을 알 수 없다.

시작조차도 짐작가지 않는다.

얼마나 막대한 힘을 가진 자인지 초절정이 되어서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자에게 있어 이런 일은 그저 놀이로 느껴지는 것에 대해 묻자 월영신투가 비웃듯 말했다.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가의말

좋은하루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은퇴무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신작이 나왔습니다. +1 23.09.26 422 0 -
공지 죄송합니다. 연재 주기가 좀 늦을것 같아요. +1 23.08.22 284 0 -
공지 여기 장사하는데 할말이 있어요. +4 23.07.17 1,126 0 -
공지 여기 장사해요. +2 23.05.14 5,932 0 -
45 신작 나왔습니다. +2 23.09.26 1,157 7 1쪽
44 다음세대(2) +3 23.08.14 2,678 51 6쪽
43 다음세대(1) +4 23.08.09 2,521 52 6쪽
42 약속의 대가(7) +8 23.08.07 2,339 55 5쪽
41 약속의 대가(6) +3 23.07.31 2,782 64 5쪽
40 약속의 대가(5) +3 23.07.28 2,774 61 5쪽
39 약속의 대가(4) +3 23.07.26 2,807 58 5쪽
38 약속의 대가(3) +5 23.07.24 2,957 59 6쪽
37 약속의 대가(2) +3 23.07.21 3,227 63 6쪽
36 약속의 대가(1) +3 23.07.19 3,296 59 6쪽
35 과거의 인연(11) +3 23.07.17 3,398 56 6쪽
34 과거의 인연(10) +3 23.07.14 3,330 57 5쪽
33 과거의 인연(9) +3 23.07.12 3,312 62 6쪽
32 과거의 인연(8) +5 23.07.10 3,469 65 6쪽
31 과거의 인연(7) +3 23.07.07 3,641 57 6쪽
30 과거의 인연(6) +2 23.07.05 3,730 61 5쪽
29 과거의 인연(5) +3 23.07.03 3,834 60 6쪽
28 과거의 인연(4) +6 23.06.30 3,926 66 6쪽
27 과거의 인연(3) +4 23.06.30 3,846 63 7쪽
26 과거의 인연(3) +3 23.06.28 4,071 70 7쪽
25 과거의 인연(2) +2 23.06.26 4,007 68 6쪽
24 과거의 인연(1) +4 23.06.25 4,197 70 6쪽
23 새 시작(5) +6 23.06.23 4,176 72 6쪽
22 새 시작(4) +4 23.06.09 4,873 73 7쪽
21 새 시작(3) +2 23.06.07 4,806 75 7쪽
» 새 시작(2) +4 23.06.05 5,025 78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