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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부치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무사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수중부치
작품등록일 :
2023.05.01 21:20
최근연재일 :
2023.09.26 12:03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30,089
추천수 :
3,425
글자수 :
140,332

작성
23.06.30 08:21
조회
3,846
추천
63
글자
7쪽

과거의 인연(3)

재밌게 봐주십셔.




DUMMY

“사기꾼 보다는 멍청이에 가깝죠. 후후... 이 사람이 왜 가문 맡은지 알아요?”

“그러고 보니 무슨 일이더냐? 내가 너를 길게 본 사람은 아니지만 네가 그럴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한씨세가라는 조그만 세가 식솔이 길을 가다 공격받은 것을 구해줬는데 보상을 받으러 돌아오니 가주가 자기 죽어가는 중이라고 네가 믿음직해 보인다며 딸 잘 부탁한다고 가주직하고 딸 둘을 그냥 넘겼대요. 저 사람은 그대로 받아들였고요.”

“그런 일이 있었다?”

“이해가 잘 안 되죠? 그 유명한 종호법이 이런 사사로운 정에 넘어가는 사람이었나 싶기도 한데...”

“한때의 여흥이다. 이런 식의 삶도 있는 것이지.”

“봐봐요. 저렇게 오그라드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 봐. 후후 본인도 창피한지 얼굴 붉어지네요~”

“크흠..!”

사사로운 정에 가주직을 맡았다.

그 사실에 걸왕 진석은 그를 보았다.

“왜 이리 무뎌졌나?”

“날카로우면 무림맹 정문 경비 못 하지 않겠나? 남이 나에게 맞춰주고 나를 남에게 맞춰보니 이리 되더군.”

“검을 놓고 하는 일이 고작 그런 것이었음에도?”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야. 얼마 받는 것도 중요... 아 이건 중요하지. 그런데 사람은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삶이 다 있어. 나는 그게 호법은 아니었던 것이고.”

“그래서 이제는 어찌할 것이냐?”

“가문이나 키워야지 왠 꼬맹이 제자도 하나 생겨서 키워야 하고. 그런데 이것저것 필요한데 자네가 제일 먼저 떠오르더라고.”

“나를 떠올렸다? 왜?”

“그냥 잘 사는지 궁금했어. 폐인이 되었다면 더 괴롭기 전에 보내주려고 생각했고. 잘 살면 얼굴이나 보고 이야기하려고. 그런데. 너는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더라고. 현경 축하한다.”

걸왕 진석이 현경이라는 말에 다들 놀란 표정을 지었다.

무림에 근 수백년 간 없다고 알려졌던 현경이 전대 무림맹주를 비롯해서 하나 더 생긴 것이다.

“그래봤자 뭐하나. 다른 거지들은 양 팔 없다고 움막에 처박아두고 정보도 직위도 모두 떨어져 놓았다. 남은 것은 복수심.. 아니.. 솔직히 너를 살아서 만날 수는 없다 생각했다. 그냥 이대로 끝나기에는 너무 비참해서 단련했지, 그런데 이렇게 만나게 돼서 이렇게 같이 일까지 하다니 세상일 참 모르겠네.”

“그렇지? 그런데. 우리 가문이 좀 작다? 그건 이해해줘야 해.”

“네 행색을 보이니 그래 보인다. 개잡곳이겠지.”

“그래도 한 도시에서는 최고로 큰곳이야. 무시하지 마.”

“방금은 지가 작다면서 욕하니까 정색하는 것 보니 너도 속이 좁군.”

“닥쳐.”

“그래서 사람들이 필요한데 일단 너하고 네 정보력이 필요하더라고.”

걸왕의 정보력이 필요하다.

그 말에 걸왕이 물었다.

“퇴물한테 뭐가 궁금한데?”

“망가진 놈들, 그놈들 중에서 쓸만한 것 주워서 쓰려고. 네가 알려면 간단하지 않아?”

“많이 알지 너무 많이 망가졌으니까. 그런데 그걸 주워 쓴다고?”

“내가 말했잖아.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그런데 이미 망가진 놈들을 뭐에 다 쓰려고?”

“우리 거지 친구가 생각이 짧구나.”

“뭔 개소리를 하려는 거냐?”

“물건에 하자가 있으면?”

“값이 싸다...”

“그치?”

하자가 있으면 값이 싸다.

건실하고 멀쩡한 사람을 구하려면 가문의 예산으로는 어림도 없으니 이상한 놈들을 주워서 가져다 쓰겠다는 말이었다.

그 사실에 걸왕 진석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미친 새끼 그런 이유로 그놈들을 가져다 쓴다고?”

“조절만 잘하면 쓸만한 놈들은 넘쳐날 것이야.”

“미친놈은 미친놈이야.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그런 것이라고.”

“그렇다고 하기에는 생각보다 멀쩡한 놈들도 있더라고.”

망가진 이들 중에도 쓸만한 놈이 있다는 말에 걸왕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날 기준으로 말하는 것은 아니겠지?”

“당연히 자네 기준이지 현경에 나를 죽이고자 하는 놈 이 정도 이하면 괜찮지 않나?”

확실히 현경에 자신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는 걸왕 진석 정도 이하면 쓸만하다.

애초에 한씨세가 가문이 수십 수백 개가 있어도 지금 걸왕 진석을 상대할 수 는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모아서 가문의 사람으로 쓰려고?”

“그렇지! 미쳤어도 강한 놈은 잘 쓰면 저렴하고 좋지않나!”

저렴하고 좋다.

그 말에 진석이 뒷머리가 땡기는지 목을 돌리며 말했다.

“그건 세심한 조절이 필요할 거다. 멀쩡해 보여도 역린 하나만 건들면 아군 적군 안 가리고 다 공격할 놈들이 수두룩해.”

“그렇긴 하지. 그래서 지금은 덜 미친놈 기준으로 쓰려고.”

“덜 미쳤다. 하. 오랜만에 정보 좀 얻어가야겠군.”

그 말과 함께 주섬주섬 어디를 뒤적이던 걸왕 진석은 비둘기가 담겨 있는 새장을 꺼냈다.

“정보가 오기 전까지 다섯 날 정도는 걸릴 거다. 그래서 다들 머물곳은 있고?”

움막처럼 생겼지만 안은 편하고 아늑하게 꾸며져 있고 비도 새지 않는 걸왕 진석의 거처를 중심으로 사방 수십 리 안으로는 아무것도 없었다.

“어디 잘 곳 있나?”

“없어. 그래서 여기로 결정했고.”

“자네를 호위하는 자들도 없나?”

“패배한 자에게 그것도 양팔을 잃고 살아 돌아온 자에게 무림은 관대하지는 않더군. 뒷방 늙은이야.”

“크흐흐... 자기들을 위해서 모든 것을 걸고 온 사람에게 이따위 대접이라니. 정파 꼴도 참 지랄 났군.”

모든 것을 잃어가며 승리했지만 이제 쓸모가 없어졌고 중요한 것들을 모두 잃은 이들에게 정파는 관대하지 않았다.

다른 이들은 패잔병이라는 말도 했으며 개방 내부에서도 개파가 다른 이들은 걸왕을 멸시하기 시작했다.

동료들을 잃고 양팔마저 잃어가며 적을 죽였다는 말을 전한 대가는 그러했다.

“자네처럼 그때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군.”

“그럼 정마대전은 끝나지 않았겠지.”

종호법인 백여산과 그 세명이 동시에 사라졌다면 충격은 컸을 것이나 명혹하지 않은 정보로 단순한 행방불명으로 취급하고 전투는 이어졌을 것이다.

종호법 백여산과 무림맹주를 비롯한 두 고수 이렇게 양쪽이 공멸했다는 확실한 정보로 인해 양쪽이 순간 충격에 빠졌고 그 틈새를 황실이 어렵게 끼어들어 전투할 의지를 서로 놓게 한 것이니 말이다.

팔년이 지난 하지만 아직도 잃은 자들은 너무 많은 이 전쟁에 종극은 그렇게 끝났다.

아니 잠시 멈췄다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전쟁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으며 어느순간 누가 무엇을 던질지 아무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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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약속의 대가(2) +3 23.07.21 3,227 63 6쪽
36 약속의 대가(1) +3 23.07.19 3,296 59 6쪽
35 과거의 인연(11) +3 23.07.17 3,398 56 6쪽
34 과거의 인연(10) +3 23.07.14 3,331 57 5쪽
33 과거의 인연(9) +3 23.07.12 3,312 62 6쪽
32 과거의 인연(8) +5 23.07.10 3,470 65 6쪽
31 과거의 인연(7) +3 23.07.07 3,641 5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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