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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부치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무사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수중부치
작품등록일 :
2023.05.01 21:20
최근연재일 :
2023.09.26 12:03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30,097
추천수 :
3,425
글자수 :
140,332

작성
23.06.07 19:32
조회
4,806
추천
75
글자
7쪽

새 시작(3)

재밌게 봐주십셔.




DUMMY

“하 그럴 리가요. 표정을 보니 자기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얼굴이에요. 그저 내지르고 그 뿌려진 것들 틈새에서 무언가를 찾죠.”

“닥쳐라.”

“책임감 있는 놀이를 하는 분이 이렇게 깊이 파고들어요? 전대 가주라는 자리에 앉고 제자도 기르고 가주에게 밤새 도움도 주고 보통 놀이는 이렇게 피곤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요. 그리고 이런 것을 해서 뭘 얻는데요?”

그러고 보니 이런 짓을 한다고 얻는 것이 없다.

마지막에 모두를 죽이는 그런 기괴한 쾌락을 추구하는 자도 아니고 그저 정이 많은 자처럼 보인다.

광기도 위협도 느껴지지 않는 백여산은 그저 평범한 고수 아니 그저 평범하게 정이 많은 사람처럼 보였다.

“그렇군. 당신은 허풍이 심한 사내로군.”

“허풍이라니!”

“버릴 수 있다. 여흥이다. 말하지만 결국은 버릴 수 없고 집착하는 성격의 사내요. 책임감이란 것이 아니면 무언가 감정이 있어 이 가문을 버리지 못할 것이오.”

“쓸모가 없어지면 버릴 가문이다.”

“당신에게 가문은 이미 가족이 되어가는 상황이고 가족이 쓸모가 없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지 거기다가 당신같은 사람이 떠도는 것을 보면 어디 정착할 곳도 없는 것 같은데 어디서 회한이라도 느껴 나온 사람 같소. 중요한 것은 당신 정도가 머무를 수 있었던 거처는 어디고 거처에서 숨은 나와 다르게 거처에서 나와 돌아다니는 것이지...”

“거기까지 하게 더 이상 캐내는 것은 반갑지 않은 일이야.”

더 이상의 추리를 금하는 말에 강현승이 고개를 끄덕였다.

“현명한 짓은 아니었군. 미안하오. 어찌 됐든 은인에게 무엇을 해드려야 할지 감조차 오지 않소. 팔이라도 하나 내어드릴까?”

침착한 눈빛에서 광기가 은은하게 도는 눈빛으로 바뀌었지만, 이것은 강현승이 약해지거나 미친 것이 아니다.

강현승의 본질에 솔직해진 것이다.

검을 휘두르며 남을 죽이며 죽어가는 것들을 보며 동정이 아닌 궤적의 아름다움을 찾던 것이 그의 본질이었다.

다만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같은 문도들의 죽음에 슬퍼하며 묻어두었던 감정이었다.

결검문의 문주를 맡으며 더욱더 깊숙이 가라앉았지만 말이다.

무언가를 베며 쾌락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검을 써가며 누군가를 벨 때의 궤적에 깨달음을 얻고 막아낸 상대의 궤적을 보며 성장해가는 인간이었다.

수련보다는 전장에서 목숨을 걸어가며 경험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이른바 전투광의 성질을 지닌 이었다.

그런 자가 전장에서 얻은 깨달을 묻고 있으니 성장은 없고 거기에 책임감까지 덮어놓았으니 속이 곯은 것이다.

그것을 꺼내준 것이 백여산이고 말이다.

그런데 조금 문제가 있었다.

“후우...후우... 이 상태에서는 무엇이든 벨 수 있을 것같소.”

묻어놓았던 감정을 터트리자 본연의 정신에서 더더욱 멀리 나가는 것이다.

전투광에서 더 멀리가면 무엇이 되는가.

당연히 살인광이다.

“적당히 감정을 다스려라.”

“그렇지... 하지만 이런 감정은... 추스를 수 없겠소. 뭐라도 무엇이라도 베어야겠소.”

스륵...

백여산에게 날선 검을 겨누는 모습이 금방이라도 검을 내지를 것 같았다.

“이해는 한다. 하지만 아니 미친 개새끼에게는 이런 말은 통하지 않지. 한번 어울려주마.”

그 말과 함께 한화련을 가르쳤던 봉을 들었다.

후웅!

“몇 대 맞다보면 정신 차릴게다.”

“후후후...”

즐거운 듯 웃는 강현승에게 백여산이 봉을 돌리며 말했다.

“일창 사미(蛇尾)다.”

뱀의 꼬리라는 말이 끝나자 창끝이 흐릿해졌다.

퍽!

그 소리와 함께 공기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먼저 움직인 것은 창이었으나 그것이 닿기 전에 움직인 것은 강현승이었다.끄드득!

검으로 봉을 흘려낸 강현승은 광기가 가득한 눈으로 말했다.

“고작 그것이 전부가 아닐 터! 보여주시오! 좀 더 빛나는 것을!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것을!”

“와 완전히 미쳤네...”

월영신투가 중얼거릴 정도로 강현승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본래의 성정이 감정적으로 유해 보이는 사람인데 지금 검에 홀린 정도가 너무 극심해져 주화입마에도 닿을 정도였다.

“이번에는 조금 무거울 거다.”

그 말과 함께 봉을 돌리기 시작했다.

“느리오! 너무 늦는단 말이오!”

마치 봉의 움직임을 하듯 돌아가는 봉은 점점 회전을 더하더니 이내 강현승이 달려드는 거리에서 진각을 밟았다.

쿵!

상반신에서 만들어낸 회전이 허리를 타고 하반신으로 받치며 내려친다.

화려하지만 무거운 초식이었다.

상반신, 허리, 하반신의 일순의 합이 없으면 오히려 자신이 역으로 상처를 입는 초식이었지만 그만큼 무거워 마치 태산이 내리찍는듯한 기세였다.

“흐흐..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겁군.. 하지만 맞지 않는 공격은 소용없소!”

주르륵...

창에 완전히 닿은 것은 아니지만 그 여파에 왼쪽 팔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완전히 맞지 않은 것은 아니다만.”

“아직 내가 움직이지 않소? 그렇다면 맞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소!”

그 말을 시작으로 백여산의 초식이 연이어 시작되었다.

구두룡창(九頭龍槍)

그 이름이 거짓이 아닌 것처럼 마치 용과같이 변화가 무쌍하다 단순하며 때로는 무거우며 때로는 가볍고 다음 초식을 알기 힘든 것이 쏟아졌다.

“완벽해! 아름답소! 이런 절초들이 연이어 쏟아지다니!”

그 초식이 연이어가며 피해를 주지 못한 것들이 아니었다.

강현승의 몸은 엉망이었으며 검을 간신히 잡고 있을 뿐이었다.

“구두룡창의 룡을 네 개나 보다니 봐줬다만 제법 많이 늘었어.”

“흐흐흐 아직도 다섯이나 남은 것이오?”

“그래 하지만 그리 대단한 것을 보지는 못할 것이다.”

“그게 무슨 말,.”

강현승이 묻기전에 이미 봉의 끝이 그의 뒤통수에 닿아 있었다.퍽!

“커흑...”

그대로 기절해버리는 모습에 백여산이 봉을 거두며 말했다.

“마무리는 언제나 별것 없는 무공이다. 앞으로는 화려한 용이지만 마지막은 허망한 뱀의 꼬리로 끝나게 된다. 참으로 멋없는 무공이야.”

그렇게 광인제압을 마친 백여산에게 월영신투가 다가오며 말했다.

“구두룡창이라.. 원래 검수 아니었어요?”

종호법 시절에는 검을 썼기에 묻는 말이었다.

“검이든 창이든 팔이든 다리든 사람 목숨줄 끊는 법은 다 같지 않느냐?”

“다 다르니까 초식이 있는 것 아닌가요?”

“결국에는 다 비슷비슷하더라고. 피곤하니 잠이나 자야겠구나.”

그 말과 함께 휘적휘적 걷는 백여산에게 월영신투가 물었다.

“저거는 저대로 둬요?”

강현승을 저거라 칭하며 묻자 백여산이 월영신투를 보며 말했다.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가의말

좋은 저녁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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