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수중부치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무사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수중부치
작품등록일 :
2023.05.01 21:20
최근연재일 :
2023.09.26 12:03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30,081
추천수 :
3,425
글자수 :
140,332

작성
23.07.17 08:36
조회
3,397
추천
56
글자
6쪽

과거의 인연(11)

재밌게 봐주십셔.




DUMMY

종호법을 진정으로 본적은 처음인지 백여산을 보며 묻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다. 네 스승이 최종적으로 닿고자 했던 그 지점... 그게 나였다.”

“정녕 당신이?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요.”

그 말에 월영신투가 말했다.

“네가 느끼지 못한다고 그것이 없는 것이 아니란다.”

“그 정도는 알아요. 하지만 이런 모습이라니... 스승님이 그토록 쫒았던 이상이 당신이었다니 뭔가... 기이해요. 생각과는 다른 모습이에요.”

생각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말에 백여산이 농을 하듯 말했다.

“적어도 강시보다는 멋지지 않느냐?”

“그건.. 맞네요. 약물에 절여진 시체보다 멋져 강해.. 그리고... 따뜻해요... 이런 온기는 정말 오랜만이네요.”

온기라는 말과 함께 백여산의 옆구리에 머리를 부비는 것이 마치 어린 동물을 보는 듯 했지만 백여산의 얼굴을 일그러졌다.

“너 마지막으로 씻은 것이 언제냐?”

“좀 됐어요...”

“너한테서 비에 젖은 개 냄새가 나는구나.”

여인에게 이런 말을 직접적으로 하자 월영신투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무리 애라지만 그래도 여자한테 말이 좀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아무리 봐도 성인이 아닌듯한 조그만 체구이었기에 하는 말이었다.

“쉰 개밥 냄새보다는 낫지 않느냐?”

“그러네요. 이렇게 두 개 다 말한 시점에는 의미가 없지만요.. 그래서 저 녀석을 고용한다고요?”

“그래 적어도 의술에는 자신이 있다고 했네. 마의를 거의 따라잡았다는 것을 보니 실력은 있겠지..”

의술에는 마의를 곧 따라잡는다는 말에 그녀가 어깨를 피며 말했다.

“물론입니다! 스승님이 딴짓하는 동안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십니까?”

자부심에 가득한 모습에 걸왕 진석은 예상 외라는 듯 말했다.

“그 마의의 제자치고는 조금 어벙하군.”

“그런 말 꽤 자주 들었어요. 무공도 약하고 추구하는 것도 사실상 목표가 완벽이라 닿을 일이 없다시피 하니... 뭐 그래도 스승님 덕분에 진전은 많이 보았죠.”

“무슨 진전을 보았느냐?”

“놀라지 마세요. 사람의 육체에 대한 이해 그리고 장수 건강 그리고 기타 의학적인 측면에서는 제가 이제 제일이에요. 스승님은.. 죽었으니..”

씁쓸한 듯 말하자 백여산이 하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울지마라.”

“우는 것은 이미 많이 했어요. 그래봤자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알고요. 이제 제가 이어나갈 뿐이에요. 그런데 말이에요.”

그 말과 함께 허리에 있던 하설이 물었다.

“소재 좀 주시면 안될까요?”

“무슨 소재?”

“스승님이 완벽이라 말했던 형상이 종호법님이니 소재를 채취하면 제 개인적인 연구에 무척이나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말이에요.”

사람의 몸을 소재라 칭하며 채취를 하겠다는 말에 백여산이 미간을 좁혔다.

“어디를 말이냐?”

“뭐 피도 좋고 손톱도 좋고 육체적인 것의 다양한 부분을 좀 가져가고 싶은데.”

완벽에 미친 연구가의 모습에 백여산의 얼굴이 약간 굳었다.

“꼭 해야 하느냐?”

“걱정하지 마세요. 은밀하게 채취할 테니.”

“그런 무서운 말 하지 말거라.”

“당사자의 허락 정도는 받아야 하니까. 말씀드리는 것이에요. 그럼 우선 시작으로 실례지만 머리카락 하나만...”

그 말을 하며 허락도 받지 않고 머리카락 하나를 잡은 하설이 그것을 잡아당겼다.

핑!

하지만 질긴 섬유처럼 끊이지 않는 머리카락에 그녀의 손아귀에 힘이 강해졌다.

“끄으으응!”

하지만 머리카락은 뽑히지 않고 그녀의 얼굴만 힘이 드는지 붉어지기 시작했다.

“고작 머리카락 하나 못 뽑을 정도로 나약한가. 그 마의의 제자라지만 오히려 다른 점에서 문제가 있군.”

한탄하듯 말하는 결검문주 강현승의 말에 하설이 외쳤다.

“당신이 뽑아 보던가요!”

도전적이면서도 반항적인 모습에 강현승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약한 것은 죄가 되는 것이 너희의 신조가 아니었느냐? 보아라 이게 강함이다.”

그 말과 함께 강현승이 머리카락을 잡아당겼으나 백여산의 머리가 휘청일 뿐 머리카락은 뽑히지 않았다.

“이.. 이 무슨 질김이란 말인가...”

내공까지 끌어올려도 머리카락 하나 뽑지 못하는 모습에 월영신투가 신기한 것을 보듯 말했다.

“강도가 장난이 아닌가 봐요. 실례지만 좀 뽑아서 섬유로 짜서 보갑으로 쓰면 안 될까요? 많이는 필요 없고 가슴 가릴 정도만...”

머리카락의 강도와 탄력에 월영신투가 그걸로 천을 짜자는 말을 하는 사이 무슨 소리가 들렸다.

핑!

“앗.. 따거.”

머리카락이 뽑혔다.

하지만 그 머리카락을 뽑은 것은 손이 아니었다.

“이 정도 가지고...”

걸왕 진석이 남은 다리 두 쪽 중 한쪽으로 잡아 당긴 것이었다.

“아 이리 주세요! 귀중한 실험재료가 될 거에요!”

끝까지 머리카락을 갈구하는 하설의 모습에 걸왕 진석이 자신의 발을 보았다.

주륵...

피가 흐르고 있었다.

“내공을 두른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머리카락이 내 몸에 상처를 내다니..”

강기와 같은 내공을 겉으로 두른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백여산의 머리카락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상태에서 단련된 발을 머리카락이 파고들어 피를 흘리게 하는 질김은 분명 이 세상의 물건이라 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네 몸은 이미 인간의 범주를 예전에 넘어섰구나. 괴물같은 녀석.”

“그런 것 신경 쓰지 않은지 한참이야. 그리고 인간의 범주를 가진 몸이 있으면 무엇 하나? 결국은 생각하는 것은 사람의 생각이고 사는 곳 또한 사람이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하지 않나?”

몸은 인간을 넘었지만 결국은 생각하는 것은 인간이다.

무엇보다 강하지만 결국은 사람의 생각을 가졌기에 사람을 떠날 수 없는 사람 그것에 걸왕 진석이 백여산을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렇군. 강함으로 인해 사람이 바뀌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알면 됐어. 그러니 돌아가자. 사람 사는 곳으로.”

어떤 육체를 가졌든 무엇이 되었든 결국은 사람은 사람이 사는 곳으로 가야한다.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가의말

좋은아침이에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은퇴무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신작이 나왔습니다. +1 23.09.26 422 0 -
공지 죄송합니다. 연재 주기가 좀 늦을것 같아요. +1 23.08.22 283 0 -
공지 여기 장사하는데 할말이 있어요. +4 23.07.17 1,126 0 -
공지 여기 장사해요. +2 23.05.14 5,932 0 -
45 신작 나왔습니다. +2 23.09.26 1,157 7 1쪽
44 다음세대(2) +3 23.08.14 2,678 51 6쪽
43 다음세대(1) +4 23.08.09 2,521 52 6쪽
42 약속의 대가(7) +8 23.08.07 2,339 55 5쪽
41 약속의 대가(6) +3 23.07.31 2,782 64 5쪽
40 약속의 대가(5) +3 23.07.28 2,774 61 5쪽
39 약속의 대가(4) +3 23.07.26 2,807 58 5쪽
38 약속의 대가(3) +5 23.07.24 2,957 59 6쪽
37 약속의 대가(2) +3 23.07.21 3,227 63 6쪽
36 약속의 대가(1) +3 23.07.19 3,296 59 6쪽
» 과거의 인연(11) +3 23.07.17 3,398 56 6쪽
34 과거의 인연(10) +3 23.07.14 3,330 57 5쪽
33 과거의 인연(9) +3 23.07.12 3,312 62 6쪽
32 과거의 인연(8) +5 23.07.10 3,469 65 6쪽
31 과거의 인연(7) +3 23.07.07 3,640 57 6쪽
30 과거의 인연(6) +2 23.07.05 3,730 61 5쪽
29 과거의 인연(5) +3 23.07.03 3,833 60 6쪽
28 과거의 인연(4) +6 23.06.30 3,926 66 6쪽
27 과거의 인연(3) +4 23.06.30 3,846 63 7쪽
26 과거의 인연(3) +3 23.06.28 4,071 70 7쪽
25 과거의 인연(2) +2 23.06.26 4,007 68 6쪽
24 과거의 인연(1) +4 23.06.25 4,197 70 6쪽
23 새 시작(5) +6 23.06.23 4,176 72 6쪽
22 새 시작(4) +4 23.06.09 4,873 73 7쪽
21 새 시작(3) +2 23.06.07 4,806 75 7쪽
20 새 시작(2) +4 23.06.05 5,024 78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