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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아님 님의 서재입니다.

S.N.L (Save and Load)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러아님
작품등록일 :
2018.11.17 15:37
최근연재일 :
2019.07.16 14:09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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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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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0,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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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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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SNL - 57

DUMMY

“공석 군, 이 자를 알고 있나?”


김필규가 묻자 신공석은 난처해졌다.


“글쎄요. 안다고 해야 할지, 모른다고 해야 할지······. 예전에 만난 적은 있습니다. 도움을 받았었죠. 하지만 그게 전부입니다.”


1차 위상충돌 때와 복장은 다르지만 목소리와 분위기가 비슷했기에 신공석은 눈앞의 재영과 그때 그 복면인이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눈치 챈 상태였다.

신공석이 선을 그으려하자 재영은 지난 일을 상기시켰다.


“나는 네게 경고했고, 그 덕에 목숨을 부지했지. 그렇지 않나?”


재영의 생색 아닌 생색에 신공석은 눈살을 찌푸렸다.


“당신은 분명 내게 도움을 줬지. 하지만 그것과 당신을 신뢰할 수 있는 건 별개야. 그 날을 떠올릴 때마다 난 아직도 의심스러워. 당신이 내게 도움을 준 건 그저 나를 이용하기 위한 게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지울 수 없어.”


따지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영혼의 동질성으로 서로에게 적개심을 느끼는 까닭에 신공석이 재영을 경계하는 건 당연했고, 재영 역시 마냥 호의로 도와준 것은 아니었다.

재영은 그제야 전 회차에서 신공석이 자신에게 격한 반응을 보였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구해줬다’보다는 필요에 의해 ‘활용했다’는 것을 신공석 또한 느낀 것이다.


“신공석, 사사로운 감정으로 본질을 흐리지 마라. 지금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잊은 건 아니겠지?”


신공석이 침음을 흘렸다.

재영의 말마따나 당장 중요한 건 생존이었다. 재영에게서 기분 나쁜 무언가가 느껴지긴 했지만, 적어도 사람들을 해치려는 의도는 없는 것 같았다. 해치고 싶었다면 굳이 스스로 손을 쓸 필요도 없이 직전의 전투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됐을 테니까.


“하나 묻지. 아까 그 촉수 같은 것들은 당신의 작품인가?”

“그래, 맞아.”


재영이 가볍게 손짓하자 신공석의 주변에 작은 묘목 크기의 촉수들이 솟아났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일반인들이 기겁하며 몇 발자국씩 물러났다.


“허억!”

“저 사람이 저 이상한 것들을 만들어낸 거였어?”

“저것도 무슨 초능력의 일종인가?”


신공석은 깊은 고민에 잠겼다.

촉수를 무수히 생성해내는 능력, 그리고 괴물과 육탄전을 벌일 때 보인 속도와 파괴력. 이런 힘이 있다면 사람들을 버리고 홀로 도망쳐도 얼마든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도 굳이 후위를 자처한다는 건 악의로 해설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


“위원님, 그의 말을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김필규가 펄쩍 뛰었다.


“뭐라고? 이 자의 무얼 믿고 여기 있는 사람들의 목숨을 맡긴단 건가?”

“됨됨이를 믿자는 게 아닙니다. 단지 그 능력을, 우리에게 유용할 수 있는 저 자의 능력을 이용하자는 겁니다. 우리가 살 수 있도록.”

“지금 자네 말이 얕은 말장난이라는 걸 알고는 있는 겐가?”

“압니다. 하지만, 한 번만 저를 믿어주십시오.”


김필규와 신공석이 가타부타 떠들기 시작하려는 찰나, 재영이 촉수를 소환해 둘 사이를 갈라놨다. 재영은 하늘을 쳐다보면서 힘주어 말했다.


“그만! 죽고 싶지 않으면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야한다!”


갑자기 다급하게 변한 재영의 태도에 두 사람의 시선은 재영의 시선을 따라 하늘로 올라갔다. 황록색의 불길한 구름이 하늘을 빼곡히 메우고 있었다. 어린아이라도 심상치 않은 일이 시작된다는 걸 알 수 있을 법한 이상 현상이었다.

한 발 물러나 정화자들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었던 함진영이 넋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무슨 전조란 말인가······ 이건 도대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당장 남은 사람들을 데리고 떠나라!”


그러나 사람들은 겁에 질려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판에 무작정 이곳을 벗어나라는 외침이 그들에게 와 닿을 리 없었다.


“가! 어서 가란 말이다! 저 이상한 구름이 덮지 않은 곳을 찾아 도망쳐!”


재영의 바람과는 달리, 벌레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별관 안쪽으로 피신하며 오히려 틀어박혔다.

이대로라면 잠시 후에 별관이 무너지면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빌어먹을!”

“재영아······.”


윤슬이 긴장한 목소리로 재영을 불렀다. 알고 지낸지 수년이 넘었지만 이렇게 다급해하는 재영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슬아, 내 옆에 꼭 붙어있어.”

“······이제 우린 어떻게 되는 거야?”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내가 해결할 거야. 그러니 넌 네 안전만 생각해.”


넋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리는 윤슬에게 재영이 대답했다. 그러나 자신 있게 말한 것과 달리 속으로는 불안감을 지우기 위해 수없이 되뇌이는 중이었다.


‘별 거 아냐. 별 거 아냐. 별 거 아냐. 그러니 헤쳐 나갈 수 있어.’


중얼거림은 차라리 자기암시에 가까웠다.


최대치로 기감을 끌어올리고 있던 재영에게 이질적인 기운을 감지됐다. 흉폭한 기운을 내포한 무언가가 별관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고 있었다. 전 회차에서 별관을 무너뜨린 원흉이었다.

곧 물체가 별관 지붕에 충돌했다. 찰나의 순간이나마 재영은 물체의 정체를 식별해낼 수 있었다. 그것은 커다란 쇳덩이였다. 검인지 몽둥이인지 모를 거대한 쇳덩어리는 별관지붕을 강타하고도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멀리 날아갔다.


미리 준비하고 있던 덕분에 재영은 늦지 않게 붕괴에 대처했다. 지름만 2미터에 달하는 커다란 촉수 5개가 솟아나 무너지는 천장을 받쳤다. 덕분에 파편에 의한 약간의 피해만 발생할 뿐 전 회차와 같은 떼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장내는 다시 혼란에 빠졌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팔뚝만한 벌레들이 생존자들이 있는 곳으로 몰려왔고, 그들을 지켜주는 마지막 방벽인 별관은 알 수 없는 공격에 당해 곧 무너질 것처럼 보였다.

앞서 한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며 단련된 생존자들은 남녀노소 할 거 없이 열심히 벌레를 죽이고 있었지만 그들의 눈동자에는 지울 수 없는 두려움이 짙게 번져있었다. 그들이 벌레를 밟아죽일 때 보이는 격렬한 감정은 용기라기보다는 갈 길 잃은 두려움이 히스테릭하게 표출된 것에 가까웠다.


생존자들이 처음에 걱정했던 것과 달리 벌레의 전투력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구더기, 노래기, 바퀴 따위의 벌레들이 물밀 듯 들이닥치고 있지만 아무리 큰 개체도 몸길이가 50cm 미만인 탓에 얼마든지 때려잡을 수 있었다.

경계심이 서서히 풀어질 무렵 보다 커다란 벌레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이내 몸길이 1m가 넘는 지네들이 출현했다. 단순히 크기만 커진 게 아니었다. 지네가 머금고 있는 독은 사람을 즉사시킬 정도는 아니지만 한 번이라도 물리면 크나큰 고통과 함께 운동능력을 빼앗아갔다.


그렇게 생존자측이 밀리는 와중에 신공석은 어떤 이상함을 깨달았다. 아까부터 재영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한창 전투가 치열한 와중이었기에 그러한 사실을 눈치 챈 것은 재영에게 계속 신경을 쓰고 있던 신공석 뿐이었다.


“그 자는? 그 복면인은 어디 갔지?”

“반대쪽에서 싸우고 있는 거 아니야?”


신공석의 중얼거림에 대답한 사람은 함께 남쪽 출입구를 담당한 최수영이었다. 그녀는 염력으로 한 번에 수십 마리 벌레를 곤죽으로 만들며 소리쳤다.

그러나 북쪽 출입구에서도 재영의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


“없어! 빌어먹을 자식! 도대체 어디 간 거야!”

“······그 사람이 도망쳤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코빼기도 안 보일 리 없잖아!”

“하지만 봐. 커다란 촉수가 여전히 무너진 천장을 받치고 있어. 아직 이곳에 있는 걸 거야. 그 자의 목적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도망칠 사람 같지는 않았어.”

“너는 그 자에 대해 몰라.”

“······.”


재영과 신공석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는 최수영은 입을 다물었다. 신공석은 여전히 재영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했고, 최수영은 둘 중에서 딱히 누군가를 편들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때, 둘은 동시에 낯선 기운을 감지해냈다. 신공석이 황망한 표정으로 최수영을 쳐다봤다. 그녀도 같은 표정으로 신공석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 이게 뭐야?” 최수영이 경악하며 중얼거렸다.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거대하고 이질적인 기운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는 틀림없이 괴물의 기운이었고, 만약 이 존재가 공격해온다면 막아내는 건 한없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신공석은 북쪽 출입구에서 싸우는 한주영과도 눈을 마주쳤다. 평소 냉철한 성격에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한주영조차도 감정을 완전히 숨기지 못했다.


그러나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방어선을 뒤로 물릴 수도, 그렇다고 앞으로 치고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적전도주?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미지의 존재가 가까워짐에 따라 일반인들 중에서도 감이 좋은 이들은 변화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이유 없이 털이 곤두서고 식은땀이 흐르면서 질식되는 것처럼 호흡까지 흐트러졌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까?”


민감한 이들 중 하나였던 함진영이 신공석에게 물었다. 그러나 딱히 대답할 말이 없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긴 신공석도 매한가지였다.


“무언가······ 감당하기 힘든 존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적입니까?”

“정확한 건 모르나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함진영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써서 가급적 절망적인 기색을 드러내지 않은 그였지만 지금만큼은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큰일이군요. 역시 아까 그 사람의 말을 들었어야 하는 것인지······. 그런데 지금 그는 어디에 있습니까?”

“저도 모릅니다. 아까부터 보이지 않습니다.”

“설마······?”


재영에 대한 의심이 무럭무럭 싹트던 중에 김필규가 소리없이 다가왔다. 그는 곁에서나 겨우 들릴만한 목소리로 함진영에게 속삭였다.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대통령께서는 피신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피신? 이 상황에서 말입니까?”

“크흠, 가능하면 목소리를 낮춰주시겠습니까?”


김필규가 주변을 경계하며 설명을 시작했다.


“정화자인 저희들은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접근하는 적과 조우하면 이곳에서 살아남을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다 죽을 순 없습니다. 그러니 대통령께서는 한주영, 신공석, 최수영, 이 세 명과 함께 탈출하십시오.”

“지금 나더러 이곳의 최대전력을 데리고 도망치란 말입니까? 당신과 시민들을 미끼로?”

“다 죽는 것보다는 그게 낫습니다.”


함진영은 말을 잇지 못했다.

함진영도 사람이니 당연히 살고 싶었고 국가의 중요인물이라는 그럴듯한 명분도 있었다.

그러나 그래도 되는 걸까? 이 사실이 알려지면 정치생명에 큰 타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함진영의 고민은 그런 속물적인 것이 아니었다. 보다 인간적인, 한 명의 사람으로서 과연 용서받을 수 있는 행동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려운 선택이란 걸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거부하실 수도 있겠죠. 그러니······ 이건 제 독단입니다. 대통령께서 거부하더라도 강제로 이행되게 하겠습니다.”


함진영이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와중에 김필규가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공석 군, 타이밍을 봐서 대통령을 모시고 이 자리를 벗어나게. 수영 양과 주영 군에겐 이미 말해두었네. 공석 군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둘이 따를 걸세.”

“하, 하지만······.”


신공석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내가 자네를 만난 기간은 1년도 되지 않지만, 자네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네. 자네는 고작 이런 곳에서 죽어선 안될 사람이야.”

“하지만 어떻게 사람들을 버리고 도망치란 말입니까?”

“우리······ 아니, 내가 ‘그 자’의 말을 불신하고 따르지 않은 순간, 그때부터 이미 저들은 죽은 목숨이었네.”


말하는 김필규의 모습이 왠지 서글퍼보였다.


“모두 내 잘못인 것이야.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러나 이미 지나간 일. 죽을 때 죽더라도 미래를 위한 희망은 남겨놔야겠지. 그게 바로 자넬세.”


김필규가 신공석의 양어깨에 손을 얹었다.


“자네에게 고통스러운 결정이란 걸 알고 있네. 스스로를 용서하기 힘들 테지. 하지만 우리 정화자는 괴물과 싸울 운명을 짊어진 사람들이야. 여기서 살아나가도 결국 피 튀기는 앞날이 기다릴 테지. 그러니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을 맹세한다면, 그게 자네의 속죄가 될 걸세.”


신공석은 눈을 질끈 감았다.


“분부를 따르겠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반드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그래, 믿네. 이제 떠나게. 시간이 많지 않네.”


신공석은 함진영을 등에 업고 전선을 이탈했다. 그의 뒤를 따라 최수영과 한주영도 내달렸다.

방어의 중추를 맡고 있었던 세 명이 사라지자 전선에 큰 혼란이 도래했다. 많은 이들이 희망을 걸고 있었던 만큼 정화자 3인의 이탈은 빠르게 생존자들을 절망시키고 분노케 했다. 그러나 버려진 이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곤 벌레를 상대하면서 정화자들이 사라진 방향으로 소리를 지르는 것뿐이었다.

생존자들이 힘겹게 버티는 와중에, 이윽고 재앙의 근원이 도착했다.


우글거리던 벌레들이 물러났다. 생존자들은 처음엔 그것을 희망의 단초라고 생각했으나 결론은 그렇지 않았다. 벌레들은 거리를 두고 물러났을 뿐 여전히 정전위 본부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벌레들이 물러난 것은 단지 주인의 식사를 방해하지 않기 위함이었다.


쿵쿵, 육중한 발소리와 함께 지저분하고 기괴하게 생긴 거인이 나타났다.


악마백 지린다르.

생존자들 태반이 그 모습을 보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지금까지 죽인 벌레들의 체액이 바닥에 흥건했지만 그런 건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지린다르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기가 질려 많은 이들이 실금을 하거나 눈을 감았다.


지린다르는 장내를 주욱 훑어봤다. 그리곤 이내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미소와 함께 내뱉은 한 마디는 생존자들에게 견딜 수 없는 혐오감을 선사했다.


“우음~ 진수성찬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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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SNL - 58 19.07.16 41 1 14쪽
» SNL - 57 19.07.10 45 1 14쪽
57 SNL - 56 19.07.04 67 1 16쪽
56 SNL - 55 19.06.28 76 1 16쪽
55 SNL - 54 19.06.22 62 1 11쪽
54 SNL - 53 19.06.16 99 1 14쪽
53 SNL - 52 19.06.10 77 1 18쪽
52 SNL - 51 19.06.04 62 1 11쪽
51 SNL - 50 19.05.30 109 1 12쪽
50 SNL - 49 19.05.24 88 1 18쪽
49 SNL - 48 19.05.18 110 1 17쪽
48 SNL - 47 19.05.12 97 1 15쪽
47 SNL - 46 19.05.06 113 1 19쪽
46 SNL - 45 19.05.02 95 2 12쪽
45 SNL - 44 19.04.28 112 1 13쪽
44 SNL - 43 19.04.24 111 1 17쪽
43 SNL - 42 +1 19.04.20 126 3 18쪽
42 SNL - 41 19.03.04 147 2 15쪽
41 SNL - 40 19.02.24 167 3 18쪽
40 SNL - 39 19.02.16 189 3 17쪽
39 SNL - 38 19.02.10 159 3 17쪽
38 SNL - 37 19.02.06 173 3 14쪽
37 SNL - 36 19.01.30 160 5 11쪽
36 SNL - 35 19.01.24 170 4 15쪽
35 SNL - 34 19.01.22 193 2 17쪽
34 SNL - 33 19.01.18 192 3 14쪽
33 SNL - 32 19.01.16 215 4 17쪽
32 SNL - 31 19.01.14 236 5 16쪽
31 SNL - 30 19.01.12 239 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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