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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 - 00

-대비하십시오!

위상충돌 시작까지 29:23:59:59

21세기의 세 번째 십년기(Decade)의 어느 날, 전 세계인의 눈앞에 의문의 경고메시지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처음엔 메시지의 내용보다 정체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에 따라 많은 연구가 진행됐고 몇 가지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메시지는 인류의 것과 차원을 달리하는 수준 높은 기술에 의해 발생한 것이었다. 메시지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허상임에도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미지의 신호가 뇌에 작용하기 때문이었다. 신호의 발원지를 찾아내 이 외계기술의 주인과 접촉하려 했지만, 그러한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머지않아 사람들의 관심은 메시지의 정체에서 시시각각 줄어드는 타이머로 옮겨갔다. 30일의 기한이 모두 지나가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다양한 추측이 나왔지만 명확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많은 이들의 염려와 불안 속에 카운트다운이 끝나는 날이 밝았다. 모든 행정기관과 군부대는 비상태세에 들어갔고, 민간인들은 임시 휴일과 외출 자제를 권고 받아 집안에서 대기했다.

이윽고 카운트다운이 0에 이르렀다. 즉각적이고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단지 예민한 사람들만이 땅과 공기의 진동을 어렴풋이 느끼고 몸을 떨었다.

변화를 느끼지 못한 이들이 긴장을 놓는 순간, 세상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세계 곳곳에서 균열이 생겼고, 그 틈새에서 이형의 짐승들이 나타났다. 신화 속에서 등장할 만한 괴물들이 현실에 등장한 것이었다.

위상충돌은 세상의 변화를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인간 개개인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위상충돌 이후 특별한 힘을 각성한 인간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정화자(精華者)라 부르며 괴물과 맞서 싸웠다.

충돌로 인한 균열의 발생은 하루 이틀로 끝나는 게 아니었다.

십 년이 넘도록 인류는 치열하게 저항했다. 수많은 희생을 치르며 생존을 위한 투쟁을 이어나갔고,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강력한 괴물들을 모두 거꾸러트렸다.

그리고 마침내, 인류의 영웅들과 이세계의 괴물 사이에 최후의 전투가 벌어졌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pe******..]

참고. 주인공은 여성입니다.

[타타르]

정화가 purify 나 purge의 의미가 아니라 스스로 빛남 뛰어난 자의 의미로 쓰였네요. 생각하신 이유가 있나요? 문득 한자표기가 묘하게 달라서 찾아봤더니..

[러아님]

말씀하신대로 '뛰어난 자'와 비슷한 의미로 지은 명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