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마왕 능력자와 대국을 하다.(3) (수정)
안녕하세요. 마왕의 바둑을 시작합니다. 공모전 참가합니다.
가연은 이런 방만한 수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날일자로 지그시 씌웠다.
이 수는 단번에 숨통을 끊는 수는 아*니지만 세력을 보완하고 귀에서 바깥과 연결하거나 귀에서 집을 만드려고 할 때 바깥에 세력을 만들기 위한 수였다. 준혁은 한점을 이었다.
그리고 또 다시 이어지는 그녀의 응수. 약간은 한산하던 우하귀는 순식간의 10여수가 교환되어 격전지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런 격전에서 웃은 쪽은 흑이었다. 우하귀에서 살아남으며 귀살이에 성공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전개가 되지?’
수순을 보면서도 어떻게 이런식으로 전개되었지 하고 의문이 드는 것이 많았다. 물론 우하귀가 완생했다지만 그녀도 아주 큰 손해를 본 것은 아니다. 두터움을 이용해 우변에 집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해는 손해였다. 그리고 실질적 손해뿐 아니라 심리적인 타격도 있었다. 애초에 그녀는 우하귀에 침입한 흑을 용납하지 않고 죽음을 선고할 예정이었는데 준혁의 수에 휘말려 흑을 살려주고 만 것이었다.
하지만 우하귀에서의 접전은 시작에 불과했다. 준혁과의 계속해서 수담을 나누면서 가연은 점차 위화감이 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위화감이라는건 말 그대로 작위적인 어떤 느낌이다. 가연은 뭔가 그녀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 듯 했지만 아직은 구체화된 어떤 느낌은 아니었기에 대국에 다시금 집중을 했다.
그런데 대국이 계속해서 진행될수록 가연은 이 위화감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어떻게 내가 두려고 하는 자리만 먼저 두는거야?’
준혁이 그녀가 두려고 하는 자리를 먼저 선점해서 두고 있었던 것이다.
일견 맥을 잘 짚는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당사자인 가연은 그것이 아님을 알수 있었다. 한번은 우연일수도 있었다. 그런데 같은 것이 두 번 세 번 반복되면 그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다.
‘맥을 잘짚는다 그런 정도가 아니야... 이건 마치... 나 자신과 두는 느낌이잖아.’
그녀는 준혁의 착수에 거듭 놀라는 사이에 바둑도 어느덧 종반전을 향해 가고 있었다.
‘여기서는 패로 살아보려고 해도 팻감이 부족해서 패배야.’
이리저리 수읽기를 하며 형세를 보던 가연이 지그시 입을 열었다.
“졌습니다.”
더 이상의 변수창출은 어렵다고 판단한 그녀가 돌을 던졌다.
“대국 종료. 149수에 흑 불계승.”
심판인 지수광의 대국종료 선언이 끝나자 기원 사람들은 대단한 전투 바둑을 보여준 두사람에게 아낌없이 칭찬을 보냈다.
“어린아이들 치고는 수준이 꽤 높았는걸?”
“그러게 말이야. 수읽기도 꽤 정확하고. 그런데...”
대화하던 중 한 사내가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둘이 왠지 기풍이 비슷한 것 같지 않아? 정씨? 같은 도장에서 배운건가?”
사내의 말에 정씨라 불린 사람이 그의말을 일축했다.
“에이. 말도 안되는 소리. 둘이 처음 본 사이인데 어떻게 같은 도장에서 배웠겠어? 그런 쓸데없는데 신경쓰지 말고 얼른 다음 승부예측 바둑 예측이나 해보자구.”
정씨의 말에 사내는 약간의 의구심을 떨쳐버리고는 다시금 기원의 무리들과 이어질 승부예측 대국의 승자를 예측하는데에 힘을 쏟았다.
“좋은 승부였다. 가연.”
준혁이 가연에게 말했다. 그는 이번 대국에 만족하였다. 그의 앞에 있는 소녀는 생각보다 꽤 기력이 강한 사람이었다. 엑시스 오퍼레이터로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 준혁의 행마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준만식의 행마법이 가연에 의해 대부분 파훼되었다. 가연의 기력이 그만큼 높았기에 엑시스 오퍼레이터내에 구현된 준혁의 행마법의 대다수가 가연의 행마로 체워지게 된 것이었다.
“그래. 좋은 승부였어. 준혁아. 한판 더 둘래?”
“그러도록 하지.”
그렇게 준혁과 가연은 내리 세판을 더 두었다. 단 첫판이후로 가연은 준혁에게 초반에서조차 우위를 잡을 수가 없었다. 모두 준혁의 압승이었다.
그 후 준혁은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는 일찍 돌아간다고 약속을 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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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깊은 밤이 돼서야 정유는 휴식을 마치고 가연과 대화를 나누었다.
‘정유 어디 갔었던 거야?’
-어쩔수가 없었다.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정유는 짧게 설명했지만 사실은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녀가 준혁의 심층의식에 침입했을 때 준혁의 방어기제의 의해 공격을 받았었다. 수많은 정보들에 의해 그녀의 정체성에 혼란이 온 것이었다.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정체성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건 그렇고. 그 아이와 대국을 했었어.’
가연은 준혁과의 대국에 대해 정유와 복기를 했다. 그리고 복기한 대국을 분석한 정유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놀랍군. 가연 네가 어디에 둘지 알지 못하고서는 절대 둘 수가 없는 수다.
‘능력자일까?’
-글세. 그것은 정확히 판단 할 수 없다.
단순히 예지계열 초능력자였다면 정유가 준혁의 심상세계에서 겪었던 일들이 설명이 안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평범한 아이는 아니라는 점. 그리고 절대 적으로 돌리면 안된다는 것이다.
정유도 준혁의 심상세계에서 겪었던 일을 일부 기억소실하여 정확하게 준혁을 판단 할 수 는 없었다. 다만 남겨진 기억들을 조합하여 가연에게 조언해주었다.
‘후후후. 정유는 왜 자꾸 적이 될 것을 걱정해?’
가연이 거울앞에 서서 정유의 걱정을 일축했다. 거울은 전신거울이었는데 가연이 앞에 서자 그녀의 육감적인 몸매가 가감없이 드러나보였다. 터질듯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 골반라인은 남자라면 누구라도 소유하고 싶어할만한 몸매였다.
그녀는 거울을 보고는 자신의 커다란 가슴을 두손으로 한차례 출렁거렸다.
‘적이 아니라 내것으로 만들면 되는 거잖아. 안 그래?’
그녀는 한차례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는 정유와의 대화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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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학교에서는 한가지 소문이 떠돌았다.
“준혁아 전학생 온다던데?”
“오오오. 완전 미소녀라던데?.”
성진수의 말로는 전학생이 온다고 했다. 그런데 그 전학생을 본 아이들이 미소녀라는 말이 퍼지자 반 남자아이들은 모두 열광하였다.
반면 여자아이들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남자아이들을 한심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흥. 남자들이란. 얼굴만 예쁘다 하면 정신을 못차린다니깐.”
“그러게 말이야. 예쁘면 얼마나 예쁘겠어.”
이윽고 조회시간이 되자 성진수가 말했다.
“아아. 새로운 전학생을 소개하도록 하겠어요. 자 들어오너라.”
“전학생? 드디어.”
“오오오. 기다렸어.”
드르륵
전학생 외모를 보자마자 남자아이들 쪽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와아아아앗! 미소녀닷!”
“아니 그것보다 저게 현실에서 구현가능한 몸매냐? 우리 나츠메짱이랑 비슷한 몸매인데?”
남자아이들의 함성을 뒤로 하고 성진수가 말을 이어나갔다.
“자 그럼 자기 소개를 해보거라.”
“음. 내이름은 설가연이라고 해. 만나서 반가워. 아 그리고 맞는 교복이 없어서 지금 제작중이야. 당분간 사복입는 것은 이해해줘.”
오늘 준혁의 반에 새롭게 온 전학생은 바로 어제 준혁과 대국을 둔 소녀인 설가연이었다.
부족한 필력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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