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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IX 님의 서재입니다.

마왕의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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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IX
작품등록일 :
2017.06.26 15:25
최근연재일 :
2017.09.27 22:32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33,599
추천수 :
597
글자수 :
188,264

작성
17.08.01 14:37
조회
502
추천
12
글자
8쪽

28화 학부모 참관대국(4)

안녕하세요. 마왕의 바둑을 시작합니다. 공모전 참가합니다.




DUMMY

한편, 학부모들 사이에 한눈에 봐도 눈에 띄는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올백머리를 한차례 쓸어넘긴 사내는 전광판을 응시했다.


“후후후. 꼭 이기고 싶다고 했지? 이번 대국은 꼭 이길거야. 맨~. 다만 그 실력이 오래 가지는 않을 테지만 말이야.”


김학수의 능력계발을 해준 사내는 학부모들 틈에 끼어 그들의 대국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로서는 이 대국은 일종의 실험데이터였다. 실험이라는 단어에서 보듯 아직 이 초능력 능력계발은 완벽한게 아니라 부작용이 있었다.

그 부작용이란 바로 두뇌능력 저하. 두뇌의 잠재력을 끌어써서 후천적으로 초능력을 부여하기 때문에 이렇게 잠재력을 끌어쓴 자는 똑똑한 자들도 평범하게 변해버렸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능력계발시술을 받은 김학수는 땅을 치고 후회할 테지만 그에게는 상관 없는 일이었다. 그에게 중요한건 피험자의 인생보다는 실험을 통한 실험데이터의 축적이었기 때문이다. 실험을 통한 데이터축적이 있어야만 현재의 초능력각인술을 개량하여 종내에는 그 부작용마저 없앨수 있게 만들어 줄테니까 말이다.


--------------


대국은 중반을 향하고 있었다. 학수의 돌들은 큰 대마가 되어 바둑판을 반으로 갈랐다. 반면 준혁의 돌들은 전체적으로 갈라져있어서 그 힘이 약했다. 보통 바둑에서는 여럿 흩어져 있는 편이 좋지만 너무 흩어지더라도 두터움이 약해서 곤마가 되어버린다.

현재 준혁의 돌들이 그러했다. 중앙에 있는 학수의 대마를 믿고 학수의 백돌들이 온 바둑판을 휘젓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도 반면 30집 차이. 하지만 이것도 곤마를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만약 곤마들이 모두 잡히게 되면 반면 50집 차이는 그냥 넘길 것이었다. 이정도로 차이가 심하자 관전하고 있는 모든 이들은 준혁의 패배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만큼 상황이 절망적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누가 이길것인가가 아닌 과연 몇집차이로 승부가 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단 그것은 일반인의 시선이다. 이준후와 설중원은 학수가 유리한 것은 맞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보았다. 그들은 여전히 바둑판에서 벌어지는 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지켜보았다.


“흐음. 많이 기운 것 같군.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야.”


“아직 희망이 있기는 하군요.”


“물론. 아생연후살타. 저 녀석이 그것을 찾아낼 수 있을지 궁금하구만.”


이준후가 언급한 아생연후살타. 이것은 먼저 내 말이 산 뒤에야 상대방 말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의 격언이다. 그가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두고 볼 일이었다.

한편, 김학수는 무척이나 즐거웠다. 지금만큼 바둑이 잘 두어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야말로 그의 인생 최고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겠다.

딱히 자신이 상대와의 차이를 벌리기 위해 노림수를 쓰거나 할 필요도 없었다. 보통 노림수는 실패하면 무리수로 변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있다. 괜히 위험을 자초할 필요는 없었다. 자신에게는 예지안이 있어서 상대의 수를 예측 가능했다.


‘후후후. 강준혁 영광인줄 알아라. 이 한수앞보기에 가장 처음으로 당하는 것을 말이야.


김학수는 느긋하게 바둑판을 바라보았다. 큰자리는 대부분 두었다. 이제 바둑판 전체에 흩어져 있는 곤마만 잡는다면 더 이상의 변수도 없을 것이었다.


한편, 준혁은 고개를 들어 자신의 건너편에 앉은 상대인 학수를 바라보았다. 마치 자신의 승리가 당연하다는 듯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바둑판을 통해 보여지는 모든 지표들이 그의 유리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백돌은 중앙쪽에 있는 대마가 중심을 잡고 바둑판 여기저기에 그 세력을 뽐내는 반면에 흑돌들은 집은커녕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집도 없는 곤마들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준혁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끊임없이 엑시스 오퍼레이터를 통한 분석으로 학수의 허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단순히 바둑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엑시스 오퍼레이터는 확률을 예측하는 연산뿐만 아니라 모방우주를 통한 시뮬레이션이 그 주 기능이다. 그리고 그 결과값은 철저히 인과의 법칙에 따라 도출된다.

그리고 준혁이 내린 결론.


“이건 이능이로군.”


자신과 같은 특수한 케이스가 아니라면 단기간에 이렇듯 기력이 높아질 수가 없었다. 준만을 통해 얻게된 김학수의 기보로 판단하건데 현재 자신의 앞에 있는 김학수의 기력은 말도안되게 높은 상황이었다. 원인없는 결과없다. 이런 비상식적인 결과는 이능뿐이라는 것이 엑시스 오퍼레이터의 결과였다. 문제를 찾으면 해결방안은 쉽게 나온다

상대는 정유와 비슷하게 아카식 레코드를 통해 자신의 정보를 열람한다. 다만 심층의식까지 오는 것이 아니라 그의 표층의식만을 훑어보는 정도라 엑시스 오퍼레이터의 방어기제에도 걸리지가 않았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상대가 자신의 정보를 자유자재로 열람한다는 점이었고 이기기 위해서는 그것을 막아야만 했다.

아카식 레코드는 브라만, 신, 아뢰야식이라 일컫는 종합무의식으로 모든 존재들의 정보, 즉 삶의 자취의 기록그 자체를 말한다. 이 기록은 말 그대로 기록이다. 기록이 된 이상 임의로 그것을 바꾸거나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를 줄 수는 있겠지’


그래서 준혁이 생각한 방법은 바로 자기 자신을 속여서 김학수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겠다는 것이었다.예를 들어 준혁이 e,4에 두고자 한다면 아카식 레코드에도 그대로 그렇게 입력이 된다는 뜻이고 학수는 그것을 보고 그에 맞는 대응수를 내는 것이 지금까지 대국에서 이어져온 패턴이었다. 하지만 그때 준혁이 자신이 e,4가 아닌 e,5에 두어야 한다고 자기 스스로를 속이면 어떻게 될까. 스스로 속인다는 말은 말 그대로 상대를 속이고자 하는 마음이 아닌 자기 자신이 그렇게 믿는 것. 준혁 자신이 e,4가 아닌 e,5에 두어야 한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번 쓸 수는 없다. 이런 수법은 처음에는 김학수에게 그가 예지안으로 본 정보가 맞는 것인지 의심을 들게 할 수는 있지만 계속 쓰게되면 수의 깊이가 얕아져 자가당착에 빠질 염려가 있다. 말 그대로 상대를 속아넘기는데에 집중하다보면 바둑 그 자체에 집중을 못하게 되어 바둑을 그르치게 된다는 뜻이다.

그 때문에 이 방법은 바둑의 승부를 결정짓는 승부처에서 사용해야 할 것이었다.

그렇게 일단락 지은 준혁은 바둑판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그가 둘 차례.

우변과 하변. 둘다 곤마다. 둘중 한 곳에서 손을 빼면 둘중 하나는 죽게 된다.


탁.


그의 선택은 천원점에 있는 돌을 가만히 늘었다. 백돌에 의해 단수당해있던 흑돌하나가 구사일생으로 빠져나왔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준혁이 거기에 둔 이유를 알지 못했다.


“왜 저기 두지? 잘못하면 우변과 하변 둘다 죽는 단 말이다.“


“그러게 말이야. 집 차이라도 줄여야 퇴학을 안당할텐데.”


하지만 대국을 두는 당사자인 학수는 예지안으로 준혁의 노림수를 톡톡히 알 수 있었다.


‘후후후. 대마를 노리겠다? 대마불사라는 말을 모르나?’


학수가 준혁이 둔 곳 옆에 백돌을 붙여갔다. 본격적인 중앙싸움의 시작이었다.




부족한 필력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세요.


작가의말

생각보다 늘어지는 느낌은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중요하게 다루던 파트라서 한두화만에 띡 하고 끝내기에는 조금 그렇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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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일상 +1 17.07.31 564 11 8쪽
23 23화 전학생 마왕을 찾아오다. +2 17.07.31 646 1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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