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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IX 님의 서재입니다.

상인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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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IX
그림/삽화
KING
작품등록일 :
2018.04.09 14:12
최근연재일 :
2018.05.11 08:15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50,116
추천수 :
1,134
글자수 :
162,153

작성
18.04.26 08:15
조회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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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글자
9쪽

26화 재회

DUMMY

내 앞에 있는 미모의 여인. 레이첼 제로스. 무역왕의 역사에서 그녀의 행보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왜냐하면 북해의 마녀로 수많은 사람들을 계약서로 묶어두며 북해의 거상으로 활동하던 그녀는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듯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었다.

그때에는 게임상의 버그정도로 생각했으나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아버지에게 받은 엘도라도의 지도처럼 내가 아직 찾지 못한 이스터에그도 일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상의하실 일이 있다고 하셨는데 무슨 일이신가요?”


“예. 사실은 조금 전 러셀총독님을 방문했습니다. 제가 총독님께 써드린 신용장을 레이첼양이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어찌된 사정인건지...”


내가 러셀총독에게 써준 신용장이 어째서 그녀에게 있는지에 대해 묻자 그녀가 대답했다.


“호호호. 별건 아니랍니다. 러셀총독님과 저희 제로스 상단 사이에 거래가 있었는데 러셀총독님께서 융통가능한 현금이 부족하셔서 부득이 하게 이 신용장으로 대신 결제한다고 하시며 제게 넘기셨답니다.”


좀 지어내도 그럴듯하게 지어내지 이런 개도 안 믿을 말을 하고 있네.

러셀 총독이나 레이첼이나 입만열면 거짓말이 술술 나오는 걸 보니 진짜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렇다면 신용장을 파기하기 위해서는 레이첼양에게 25만골드를 변제하면 되는 거군요?”


“호호호 이번에 베이런 왕국과 게헨나의 전쟁을 막은 공로로 포상을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거기서 큰 이익을 얻으셨을테니 25만골드 정도는 문제없이 변제하실테지요.”

레이첼도 내가 게헨나에서 해전에 승리하여 큰 이익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긴 그건 유명한 소문이니 알만도 했다.

나도 더 젤것 없이 25만골드를 꺼내어 그녀에게 건내며 말했다.


“25만골드입니다. 신용장을 파기해 주시지요.”


“호호호. 그러지요.”


25만골드를 건내받은 레이첼은 신용장을 파기했다.

신용장에는 25만골드를 변제하기 전까지 북해를 나갈 수 없다는 조항이 있었다. 그렇기에 이 신용장을 파기함으로써 나는 드디어 대륙간 교역이 가능해진 것이다.

신용장을 파기한 나는 본론으로 넘어갔다.


“사실 신용장에 대한 건 그다지 중요한건 아니었습니다. 상의드릴일은 따로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게헨나에 가서 해적으로 변장한 베리타스제국의 함대와 해전을 한 사실은 알고 계시지요?


“호호. 그럼요. 라파엘님의 활약이 대단했다고 들었지요.”


“그렇다면 이야기가 쉽겠군요. 일단 이 서류를 한번 보시지요.”


나는 품에서 서류 한장을 꺼내어

레이첼에게 건냈다.

그 서류는 바로 베리타스 제국이 선박을 매매한 기록인 선박매매계약서로 물론 진본은 아니었고 제로스 상단과 관련된 내용만 발췌한 서류였다.


“이번에 해전을 벌인 베리타스 제국의 함선에서 이런 서류가 발견되었지 뭡니까. 혹여나 국영상단이 제로스 상단이 해적들과 결탁했다는 소문이라도 돌면 레이첼양이 운영하시는 제로스 상단에 큰 누가 될까 싶어 가져왔습니다.”


내가 건낸 서류에는 스피노쟈에 있는 제로스 상단 소유의 조선소에서 나포된 상선을 매매하였다는 기록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내가 준 서류를 모두 읽은 레이첼은 차분한 표정으로 내게 반박했다.


“이 서류만으로 우리 상단이 해적들과 결탁했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을 텐데요?”


그래. 그리 쉽게 인정할리가 없지.


“물론 그렇지요 한 가지 증거가 더 있습니다.”


나는 품 안에서 하나의 서류를 더 꺼내었다. 바로 그란델 제독이 조성한 비자금과 함께 있던 비자금 명부였다.

나는 그 서류를 훑으며 말했다.


“음... 어디보자 제로스 상단이 어디있더라. 아 여기있네. 후후후. 스피노쟈 조선소장 뉴튼. 다섯번에 걸쳐 총 20만 골드를 받았군요.”


그러자 그녀가 내가 들고 있던 비자금 명부를 건내받아 살펴보더니 입을 열었다.


“진본은... 아니겠지요?”


아실만한 분이 왜이러실까.


“그거야 당연한거 아니겠습니까? 혹시나 파손의 우려가 있으니 사본으로 가져온 겁니다. 진본은 제가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


선박매매계약서만으로는 제로스 상단이 해적들과 결탁한 정황으로는 부족했다. 그들이 해적임을 모르고 거래를 했다고 발뺌하면 그만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비자금 명부까지 있다면 제로스 상단이 해적과 결탁했다는 증거로는 충분하였다.

잠시 침묵하던 레이첼이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저도 모르게 이런 파렴치한 일을 저지르는 자들이 있었다니... 하지만 이제 제가 알게 된 이상 그런 전횡은 하지 못할거에요. 아니 이같은 명백한 증거가 있는 이상 조선소장 뉴튼에게 법적 책임을 물게 할 겁니다.”


긴 말로 포장했지만 요점은 간단하다. 꼬리자르기다. 명백한 증거가 나오자마자 그녀는 조선소장 뉴튼을 꼬리로 삼아 버리고 몸통은 살리겠다는 계산을 마친거다. 확실히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이런 레이첼의 말과 행동은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이 순진한 아가씨가 못된 자들에게 속아 넘어갔다고 생각할만큼 자연스러운 코스프레였다.

하지만 말이다. 무역왕에서 산전, 수전, 공중전, 해물파전까지 경험한 나한텐 안통해 이년아. 어디서 약을 팔고있어.

내가 코웃음을 치고 있을 때 레이첼이 내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라파엘님이 안계셨다면 우리 제로스 상단을 좀먹는 자가 있다는 걸 까맣게 모를 뻔했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라파엘님.”


한술 더떠 레이첼은 내게 감사인사까지 해왔다. 이쯤되니 어이가 없는걸 넘어 감탄사까지 나온다.


어떻게 저렇게 뻔한 거짓말을 눈하나 깜짝 안하고 하지? 언놈이 데려갈 진 모르지만 왠만해선 감당하기 힘들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제 오픈할 건 다 오픈했으니 슬슬 협상테이블을 꾸려볼까나.


“레이첼 양이 걱정되어 고민끝에 말씀드렸는데 도움이 되었다니 저도 참 기쁩니다. 후후후. 그럼 이제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해볼까요?”


내 말에 레이첼이 놀랐는지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는 내게 물었다.


“협상이라니요? 라파엘님과 제가 협상해야할만한 것이 있던가요?”


그녀의 계산으론 협상할만한 거리가 없다고 판단했을 거다. 이 증거들이 있다고 해도 베이런 왕국의 유력가들이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영상단인 제로스 상단인 만큼 그녀의 의도대로 꼬리자르기에 성공하여 조선소장 뉴튼 정도만 처벌을 받을 견적이라고 생각할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말이야. 레이첼. 내가 준비한건 이게 끝이 아니라고.

나는 품안에서 서류 하나를 더 꺼내어 그녀에게 건내주었다.


바로 해적들에게 상선이 나포되고 교역품을 강탈당한 상단들이 내 산하세력이 되었다는 서류였다.


“제가 동업자 정신이 강해서 말입니다. 상단주님들의 어려운 사정을 보고 모른채를 할수가 있어야지요. 제가 이곳에 온 목적은 바로 이 상단주님들이 상선을 나포당하고 교역품을 강탈당한 것에 대한 피해보상을 요구하기 위해섭니다. 후후후. 귀 상단의 조선소가 해적들과 결탁하여 그들에게 정보를 넘겼으니 응당 그에 대한 피해보상을 해주셔야겠지요? 여기 견적서도 읽어보시지요. 제 예상견적은 154만 골드입니다. 후후후. 기왕이면 빠른변제 부탁드립니다. ”


내가 건낸 서류들을 빼앗듯 가져간 레이첼이 서류를 훑어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진짜.”


레이첼은 건드리면 베일 것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내가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나도 똑같이 그녀를 노려보자 그녀가 갑자기 탁자를 두 손으로 박력있게 내리쳤다.


쾅!


레이첼은 내게 시선을 고정한 채 탁자를 두 손으로 짚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나도 덩달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서로의 시선이 허공에서 교차하며 불꽃이 튀었다. 이윽고 레이첼의 입이 열렸다.


“건수하나 잡았다고 아주 뜯어먹을라고 작정을 했네?”


어랍쇼 막가자 이건가? 나도 곧바로 응수했다.


“레이첼 너만할까 이 망할년아. 건수하나 잡고 뜯어먹는건 네 특기잖아.”


내 형이 근로계약서를 빙자한 노예계약서에 아주 제대로 당해서 스피노쟈 상업점유율 5%를 헌납했던 일이 잊혀지질 않는다. 그때는 진짜 형이고 뭐고 다 엎어버리고 싶었는데 말이지.


내 디스에 그녀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호오. 여기에 호랑이 무서운줄 모르는 하룻강아지가 있었네? 다 망한 상인가문 출신주제에 지금까지 운좋게 승승장구해서 눈에 뵈는게 없지? 빈털털이가 되어봐야 정신을 좀 차리려나?”


“운이 좋아 승승장구? 난 운이 아니라 실력인데? 운빨은 태어날때부터 국영상단 상단주 자식인 너같은 년을 두고 하는 소리고.”


“말 다했어?”


“아니 다 안했는데? 더해줘?”


그렇게 한차례 디스전을 벌인 우리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한 눈싸움을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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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알브힘 귀환 +6 18.04.25 1,086 2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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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포로협상 +4 18.04.23 1,082 32 8쪽
22 22화 제안 +2 18.04.22 1,100 30 10쪽
21 21화 카일 위리고 +2 18.04.21 1,137 36 10쪽
20 20화 전후처리 18.04.20 1,155 33 11쪽
19 19화 해전승리 +2 18.04.19 1,109 36 9쪽
18 18화 해적함대와의 일전 18.04.18 1,114 2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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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게드윈 제독 +4 18.04.17 1,173 28 11쪽
15 15화 정보수집 +2 18.04.16 1,208 2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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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화 색출 +12 18.04.14 1,318 31 10쪽
12 12화 조각난 퍼즐 +10 18.04.13 1,354 29 11쪽
11 11화 투자유치 +4 18.04.12 1,356 29 11쪽
10 10화 이면계약 +2 18.04.12 1,358 31 10쪽
9 9화 협상 +14 18.04.11 1,452 31 11쪽
8 8화 레이첼 제로스 +4 18.04.11 1,544 39 10쪽
7 7화 비자금 +6 18.04.10 1,557 40 9쪽
6 6화 철제무기 교역 +8 18.04.10 1,632 34 10쪽
5 5화 알브힘 도착 +8 18.04.09 1,739 45 9쪽
4 4화 아버지의 유언장 +4 18.04.09 2,156 52 9쪽
3 3화 거래성사 +10 18.04.09 2,116 58 10쪽
2 2화 첫 거래 +9 18.04.09 2,290 6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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