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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IX 님의 서재입니다.

상인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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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IX
그림/삽화
KING
작품등록일 :
2018.04.09 14:12
최근연재일 :
2018.05.11 08:15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50,123
추천수 :
1,134
글자수 :
162,153

작성
18.04.18 08:15
조회
1,114
추천
27
글자
10쪽

18화 해적함대와의 일전

DUMMY

며칠이 지나 편지를 받은 형이 에피네프린에 도착했다.


“라파엘!”


“형!”


간단히 형제의 해후를 나눈 나는 형을 동료들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다만 게드윈 제독은 도크에서 꺼낸 함선들로 해병들과 훈련중이었는데 에피네프린에서 약간 떨어진 근해에 있는 섬 인근에서 훈련중이었다.

나는 작은 배를 띄워 해병들이 훈련하는 섬으로 갔다. 섬에 가까워지자 그들이 하는 훈련을 한눈에 볼 수 있었는데 해병들은 기함에서 보내는 신호기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형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대단해! 저 수많은 해병들이 한몸처럼 움직이다니!”


형은 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처음 본 강아지처럼 눈 앞에서 펼쳐지는 훈련에 대한 대단함에 대해 내게 설파했다. 형이 만나기 전부터 제독의 팬이 된 듯하여 나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제독은 우리들을 보더니 잠시 훈련을 멈추고는 다가왔다.


“라파엘군에게 이야기는 많이 들었소. 게드윈 윈드러스요.”


이렇게 말한 게드윈 제독이 손을 불쑥 내밀자 형이 두 손으로 그가 내민 손을 맞잡고 대답했다.


“저 또한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전설적인 제독님이시라고... 라파엘의 형인 카리안 시리우스입니다.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말이오...”


무언가 걸리는 점이 있는 듯 잠시 침묵한 게드윈 제독이 입을 열었다.


“나는 적대국의 퇴역군인이오. 그런데 내 지휘를 받아도 괜찮겠소?”


게드윈 제독이 염려되는 건 혹시나 장교인 형이 그때문에 징계를 받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물론 해적들이 베리타스 제국이라는 증거를 찾으면 상관없었지만 만약 해적들에게 지거나 한다면 형은 군인으로서 적대국의 퇴역군인에게 지휘를 받은 셈이 되버리는 것이다.

내가 생각도 못한 점을 게드윈 제독이 지적하자 나는 아차 싶었다. 형을 괜히 불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형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는 제 동생 라파엘에게 갚을 수 없을 정도의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동생이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이든 도울겁니다. 그 일이 목숨을 거는 일이라 해도!”


형의 진심이 느껴지는 말에 콧잔등이 시큰해졌다. 나중에 반역죄로 잡혀갈 수있다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나를 돕겠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다면야 환영하오.”


그날부터 우리는 본격적인 전술회의에 들어갔다.


“아마도 해적들의 함대는 이 섬의 뒷편에 정박해 있을 듯 싶네.”


게드윈 제독이 해도의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베리코 군도에 속한 섬이로군요.”


이베리코 군도는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였다.

곳곳에 암초도 있고 해류가 불안정한 탓에 군도 내부의 섬들에는 배들이 다니기가 어렵다. 다만 게드윈 제독이 지목한 섬은 군도에서 약간 떨어져 있어 해류의 간섭이 덜한 지형이었다.


게드윈 제독이 가르킨 곳은 이베리코 군도에서 가장 큰 섬으로 에피네프린에서 50해리(해리-자오선의 위도 1의 평균거리. 1해리 = 1852m) 정도의 거리였다.


“배를 숨기기 위해서는 무인도이면서도 배를 정박할 만한 곳이 필요한데 이 섬은 그런 지형이니 저들이 이 섬의 존재를 알고 있다면 필시 이곳에 함대를 숨기고 있을걸세.”


“그렇군요.”


게헨나의 해군제독이었던 만큼 속속들이 알고 있을테니 게드윈 제독의 말처럼 저들이 저곳에 정박해 있을 확률이 높을 터였다.

게드윈 제독은 적들의 함대가 대기할만한 예상지점을 몇군데 더 지적하였다. 그리고는 각각의 지점에 있을 경우에 따른 전략안을 알려주었다.

게드윈 제독이 여러 경우의 수에 따른 전략방안을 내놓자 나와 형은 그저 감탄만 할 수밖에 없었다.

카리안 형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


“역시 대단하십니다. 제독님!”


나또한 말은 하지 않았어도 게드윈 제독에 대한 믿음은 더욱 커졌다. 해상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이 없다면 이런 세세한 전략을 세우는건 불가능 했다. 절로 존경심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금 알 수 있었던 사실은 이 세계의 인물들은 게임 무역왕의 캐릭터일때보다 더 능동적으로 행동한다는 사실이었다.

게드윈 제독만 보더라도 게임 무역왕에서는 여러 상황이 발생하고나서야 그에 따른 전략방안정도를 내놓을 뿐이었는데 이곳에서는 자기 자신이 여러 경우의 수를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전략수립, 해병훈련까지 도맡아 하는 것이었다.

어쨌든 해상전에 관해서는 게드윈 제독에게 일임했으니 그가 잘 해내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


***


며칠이 지나고 드디어 출항일이 되었다. 이미 전쟁물자들은 모두 각 함선들에 나눠 탑제하였다. 백병전에서 쓸 무기와 예비 돛, 식량과 물, 괴혈병 방지를 위한 라임주스 등이었다.

혹시나 조선소장이 눈치챌세라 전쟁물자는 겉에서 보면 교역품으로 보이도록 나무상자안에 넣어 옮긴 것은 당연지사였다. 우리를 관찰하는 사람들이 본다면 영락없이 교역품을 옮기는 것처럼 보이도록 조심스럽게 옮기는 제스쳐를 하도록 지시를 해두었다.

전투인원이 아닌 한슨과 체이스는 데리고 가지 않기로 하였다.

그들은 항구에 나와 우리를 배웅했다.


“한슨 꼭 이기라고!”


“상단주님 믿습니다!”


우리를 배웅하는 체이스의 표정은 그야말로 절박 그자체였다. 내가 망하면 그도 뒤가 없었기 때문이다.


“걱정마. 이길테니까.


게드윈 제독이 없을때도 내가 세운 계획대로라면 십중팔구 이길거라 자신했다. 하지만 해상전의 귀재인 게드윈 제독까지 합류한 이상 승리 확률은 거의 필승에 가깝다 할 수 있었다.


“출항이다! 침로는 47도.”


휘리릭.


게드윈 제독이 명령하자 선원들이 돛을 펼쳤다. 그리고 드디어 이 에피네프린 항구를 떠나 항해의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바다바람이 얼굴을 스치자 시원하면서도 비릿한 바다내음이 코끝에 맴돌았다. 내가 바람을 만끽하고 있을 때 게드윈 제독이 물었다.


“라파엘 첫 항해를 하는 기분이 어떤가?”


“나쁘진 않네요.”


“하하하. 자네가 과연 일주일 뒤에도 그럴지 궁금하구만. 처음 배를 탄 사람은 대부분 하루가 지나지 않아 배멀미를 심하게 겪지. 거기다 식량이나 물이 썩기라도 하면 후후후 지옥이 따로 없을걸세.”


게드윈 제독의 말을 듣고보니 슬슬 불안해졌다. 그러고 보니 항해를 오래하다보면 음식과 물이 썩을 수가 있었다. 게임에서는 식량과 물이 썩기 시작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선원이 줄어들었다는 텍스트를 접했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것이 텍스트가 아닌 실제상황이었다. 식량과 물이 썩기 시작하면 실제로 인원들중 누가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그 말은 그 죽는 인원이 재수없게 내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어차피 이번 해적들과의 전투는 그리 오래 끌 생각이 없었으니 식량과 물이 썩어들어갈 걱정을 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앞으로의 항해에서는 대륙간 교역을 위한 장기항해를 해야만 할때를 대비하여 식량과 물을 최대한 썩지않게끔 보존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우리 함대는 베리타스 제국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게드윈 제독의 말에 따라 이베리코 군도의 앞 바다를 지나게끔 침로를 잡은 것이었다. 10시간 쯤 지나 사위가 어둑어둑 해질무렵이었다.


“우웩!”


게드윈 제독은 허언이 아니었다.

나는 오늘 메뉴와 어제 메뉴를 한꺼번에 확인하고 있었다. 옆에서 카리안형이 껄껄거리며 물었다.


“라파엘 괜찮아?”


“어때보여?”


“썩 좋아보이지 않네.”


“그래. 그런데 형은 왜 배멀미를 안해? 형도 이런 함선은 처음 타보는거 아니야?”


“나는 어릴때 몇번 아버지를 따라서 타본적이 있어.”


아아 그렇구만. 어쩐지 멀쩡하다 했지.

다른 사람도 배멀미를 하나 싶어 주변을 둘러보니 배멀미는 나 혼자 하고 있었다. 동지의식을 느낄수도 없구만. 어느정도 내 구토가 진정되었을 때쯤 파수꾼이 소리쳤다.


“제독! 좌측에 있는 섬에서 무언가가 움직입니다. 아... 함선입니다!”


드디어 나타났나?

게드윈 제독이 망원경을 한차례 보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후훗. 역시 예상대로 해적들은 이섬 뒷편에 정박을 한듯 하네. 라파엘군. 계획대로 해도 되겠나?”


어차피 그를 영입할때부터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긴 터였다. 나는 한치의 고민 없이 말했다.


“해상전에 관한한 모든 것은 제독님께 위임합니다.”


“알겠네. 신호기를 띄워라. 전함 하드 스타보드!(전타 우회전) 자이빙!(뱃머리 돌리기)”


“옛!”


게드윈 제독의 지시에 해병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형은 제독에게 다가와 물었다.


“제독 전 무엇을 할까요?”


“지켜보게.”


게드윈 제독이 자신에게 아무런 지시도 내리지 않자 형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러자 게드윈 제독이 말했다.


“지휘관은 시시각각 변해가는 상황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하나도 놓치면 안된다네. 내가 한 지시에 선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각 함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를 면밀히 살펴보게.

그 모든 상황을 보아야만 알게되고 알아야만 적절한 지휘를 할 수 있게 되는 법이지. 훌륭한 지휘관이 되기 위한 첫걸음은 잘 보는 것이지.”


그러자 무언가 깨달은듯 기쁜 표정으로 형이 말했다.


“감사합니다. 제독.”


그래. 그래. 형. 이 양반한테 잘 배워두라고. 나중에 쉼없이 굴릴 생각이니까

우리가 그들을 발견하고 도망치기 위해 자이빙을 시도하자 섬 뒷편에 있던 해적들의 함대가 점점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역시 예상대로 속도가 빠른 캐러벨이 달라 붙고 있었다.

다행히 우리 함대는 자이빙에 성공하여 뱃머리를 반대로 돌려 도망치고 있었다.

자이빙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속도가 크게 떨어질 수가 있지만 게드윈 제독의 정확한 지시, 그리고 그 지시를 해병들이 그대로 이행하여 큰 속도저하 없이 자이빙에 성공하였다.

우리에게 깜빡 속아넘어간 케러벨은 무시무시한 기세로 우리를 뒤쫓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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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카일 위리고 +2 18.04.21 1,137 36 10쪽
20 20화 전후처리 18.04.20 1,155 3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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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게드윈 제독 +4 18.04.17 1,173 28 11쪽
15 15화 정보수집 +2 18.04.16 1,209 2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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