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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IX 님의 서재입니다.

상인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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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IX
그림/삽화
KING
작품등록일 :
2018.04.09 14:12
최근연재일 :
2018.05.11 08:15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50,086
추천수 :
1,134
글자수 :
162,153

작성
18.04.22 08:15
조회
1,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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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글자
10쪽

22화 제안

DUMMY


협상카드는 알다시피 베리타스 제국의 제 3황자다. 후후후. 당연히 3황자라는 카드로 베리타스 제국의 활동을 바꾸는것에 만족할 내가 아니다. 몇가지를 더 올려야 저울추가 맞겠지.

체이스는 의아해 했으나 굳이 그의 궁금증을 풀어주진 않았다. 비밀이란 여러 사람이 알면 비밀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때, 케빈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해적들에게 배를 나포당했던 상단주들을 모두 데리고 왔습니다. 후후후. 상단주님이 제안할 것이 있다고 하니 다들 눈에 불을 켜고 오겠다고 하더군요.”


기반을 모두 잃어 잃을게 없는 자들이기에 내가 제안한다는 말에 한달음에 달려온 것일터였다.


“어서 모셔오라고. 케빈.”


잠시 후, 상단주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들어오자마자 내 해전승리를 축하하며 아부를 떨었다.


“오오. 라파엘님. 해적들을 소탕하고 그들의 정체가 베리타스 제국임을 밝혀내었다고 들었습니다.”


“역시 대단하지요. 그토록 기승을 부리던 해적들을 이토록 짧은시간에 토벌하다니”


“하하. 별말씀을요. 자 앉으시지요. 그나저나 잘들 계셨는지요.”


“조선소장 그 죽일놈이 해적과 결탁했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상선이 출항할때마다 그 시기와 목적지등을 해적에게 넘겼다고 하니 해적들에게 당할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하이고 말도 마십시요. 해적들에게 배들이 나포되고나니 자본금이 거의 없는 저희들로서는 힘듭니다.”


“배를 마련하려면 총독부에서 대출을 해야 하는데 이미 총독부에서 대출을 했던 상황이라 더 이상의 대출은 힘들답니다. 제 가장 큰 자산이던 배가 나포되었으니... 후우.”


상단주들은 각자 자신의 애로사항을 토로하였다. 해상교역이 주 수입원이던 그들이 하루아침에 배를 잃었으니 그들로서는 막막했을 터였다.


“흐음. 그렇군요.”


그들은 대화를 하면서도 중간중간 내 눈치를 보았다. 다들 내가 하고자 하는 제안이 무엇인지 기대하고 있는 눈치였다.

상인중 한명이 내게 물었다.


“저... 그런데 라파엘님. 저희들에게 제안할 것이 있다고...”


“아하... 제안 말입니까. 후후후.

이번 해전으로 제가 캐럭 2척과 캐러밸 5척을 해적들로부터 나포하였습니다. 그런데 조선소에서 산 코그선 9척까지 굴리기에는 저희 상단의 인원이 부족하여서 말입니다. 아무래도 해적들에게 기반을 잃으신 상단주님들의 사정을 알고 있기에 이 상선들을 제공하면 어떨까 싶어서 이렇게 모시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제게는 남는 잉여자원이니까요.”


사실 제안을 가장하여 뽑아먹을 생각이지만 적당히 포장하여 그들에게 설명해주자 그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해적들에게 선박이 나포되어 주 수입원인 해상교역을 하지 못하여 고민하던 중에 내가 상선을 제공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구세주를 보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개중 한명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라파엘님의 제안은 확실히 감사합니다만 분명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제안이라고 하셨으니 구체적으로 한번 말씀해주시지요.”


당연하지. 이 양반아. 나는 세상에서 제일 싫은 단어가 공짜 혹은 무상이라고.

나는 미리 작성해둔 계약서를 상단주들에게 나눠주었다.


“말대신 계약서를 직접 보는게 나을 듯 합니다. 자, 다들 한번 읽어보시지요.”


내 말에 상단주들은 각자 자신의 몫으로 받은 계약서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본 계약서는 갑을 라파엘 시리우스. 을을 각 상단주로 지칭한다.


1. 계약서 작성과 동시에 을(각 상단주)은 갑에게 자신이 가진 상단지분의 50%를 양도한 후 갑의 산하세력으로 편입한다.


2. 을이 보유하고 있는 상업점유율은 모두 갑에게 양도한다. 단, 을은 갑에게 제공한 상업점유율의 사용권을 가진다.


3. 갑은 을에게 상단운영권을 위임하며 자본금 1만골드와 코그선 1척을 제공한다.


4. 갑은 을이 해상교역을 할 경우 해적들로부터 보호할 의무가 있다. 만약 을이 해적들에게 공격을 받아 자본금을 잃었을 경우 자본금 1만골드와 선박 1척을 3회까지 제공한다.


5. 을은 보호비 및 배당금으로 을의 상단이 올린 이익금의 50%를 갑(라파엘 시리우스)에게 지불한다.


6. 을은 상단운영으로 발생한 모든 법적책임을 본인이 진다.


7. 법적인 문제가 생기는 즉시 을은 갑에게 모든 자산을 양도한다.


8. 위 계약 내용은 계약 당사자를 제외한 어느 누구에게도 언급하지 않는다.


나는 이들을 흡수할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나 혼자 세력을 확장하는 데에는 속도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계약서는 체이스와 맺은 불공정 계약과 골자가 비슷하였다. 다만 어느정도 조항들이 순화되었으며 그들의 함대를 보호해야한다는 의무사항을 추가하였다.

계약서를 받아든 상단주들은 잠시 후 모두 얼굴이 상기되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 이건! 칼만 들지 않았다 뿐이지 날강도가 아닌가!”


“아무리 사정이 어려워도 이따위 계약에 서명할 것이라 생각했소?! 정 자본금이 없으면 우리끼리라도 뭉쳐서 선박을 구매할 것이오.”


저들은 총독부에서 이미 많은 대출을 받았다. 대출이자때문에 이문이 적은 육로교역으로는 그 적자폭을 메울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저들로서는 무조건 이문이 많이 남는 해상교역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본금과 선박을 주는 대신 내가 얻어내려 하는 조건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는지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그들 입장에선 말도 안되는 계약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나는 성사될 수밖에 없는 거래에서만 계약서를 내민다. 이번에도 그랬다. 저들이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해상교역을 해야만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는 한 이 거래는 성사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이런 강도라니요. 강도는 여러분들을 습격한 해적이 강도지요. 다만 저는 여러분들의 쾌적한 교역활동을 지원하고자 이렇듯 제안을 드린겁니다. 교역을 하고 싶어도 자본금이 부족한 여러분에게 자본금과 선박을 지원해드리고 보호까지 해드리는 조건입니다. 이것이 과하다 생각하십니까?”


“그렇소! 댓가가 너무 과하오! 이런 계약서에 서명할 바에야 차라리 상단지분을 판매해서라도 배를 구입할 것이오! 더 할말이 없으면 이만 가보겠소.”


상단주들은 일제히 일어났다. 금방이라도 문을 박차고 나갈 기세였다. 역시나 좋은 말로 해선 협상테이블에 앉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렇다면 슬슬 밑밥을 깔아야 겠군.


“후후후. 상단주님들의 의견이 그렇다면야 이 계약은 없던 것으로 하지요. 거래라는 건 서로 이득이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말입니다. 한가지만 알고 나가시지요.”


“무엇을 말이오?”


“우리 함대는 이제부터 바다에서 마주치는 의심스러운 배들에 대해서 선제공격을 감행할 생각입니다.”


까놓고 말하자면 상단주들이 해상교역을 할때 우리와 해상에서 마주친다면 공격하겠다는 선전포고였다. 내 말의 의미를 알아들었는지 상단주들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무, 무슨말이오! 대놓고 사략선이되겠다고 협박하는 것이오?”


“사략선이라니요? 말씀이 지나치시군요. 후후후. 저는 사략면장도 없는 상인일 뿐입니다. 다만 그와 같은 결정은 어디까지나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하는 행동일 따름입니다. 저는 이번 해전으로 알수 있었던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해적을 표방한 베리타스 제국의 군함들은 베이런 왕국, 게헨나, 베리타스 제국 세개의 국기를 모두 가지고 있더군요. 이 말은... 함선에 달고 있는 국기가 그들의 정체를 대변해주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그러니 마주치는 모든 선박이 경계의 대상일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저와 계약을 할 생각이 없으시다고 하셨으니 대화는 끝난것 같군요. 피곤합니다. 모두 나가주시지요.”


내 축객령에 잠시 머뭇거리던 상인 한명이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엄포를 놓았다.


“만약 해적행위를 한다면 곧바로 총독부에 신고할 것이오!”


그의 말에 나는 웃음이 나왔다. 신고라니.


“신고하는 거야 상단주님 마음이니 제가 뭐라 할게 있나요? 그나저나 부럽습니다. 망망대해에서 에피네프린까지 헤엄쳐서 올 수 있는 체력이라니. 나이가 있어보이시는데 역시 겉으로 봐서는 사람은 모르는 거군요.”


사략면장이 없으니 샤략행위를 하여 나포한 상선을 판매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무서운 협박이었다. 바다에서 마주치면 생존자도 남기지 않겠다는 뜻이었으니까 말이다. 이 말뜻을 깨달은 상단주들은 그야말로 사색이 되었다.

물론 나도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다. 나는 준법시민이니까. 하지만 할수도 있다라는 스탠스만 취해도 저들은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저들은 아직 나에 대해 잘 모르니까. 아마 나중에는 나에 대해 어느정도 알게되면 속았다는 것을 깨달을 수도 있겠지만 그땐 이미 내가 얻을 것을 다 얻어낸 후가 될 터였다.

저들이 머뭇거리고 있을 때 나는 짐짓 모르는 척 저들에게 말했다.


“아무도 계약을 안하신다니 어쩔수 없군요. 저로서는 그래도 꽤 괜찮은 제안이라 생각했는데... 이만 다들 가보시지요.”


내가 다시 한번 축객령을 내렸지만 아무도 나가는 사람은 없었다.

이윽고, 아까 태클을 걸던 상인이 계약서를 집어들며 말했다.


“서명...하겠소.”


내가 펜을 건내주자 다른 상인들도 일제히 계약서를 집어들고 서명을 하였다.


“훗. 지금은 모르시겠지만 나중에는 다들 만족하실 겁니다.”


내가 위로의 말을 건내었지만 저들의 표정은 모두 울상이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정말 말도 안되는 계약이었을테니 그럴만도 했다. 하지만 저들의 생각은 곧 바뀔터였다.

우리 상단이 부유하면 부유해질수록 산하세력 또한 그 낙수효과를 받아 성장에 탄력을 받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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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화 제안 +2 18.04.22 1,099 30 10쪽
21 21화 카일 위리고 +2 18.04.21 1,136 36 10쪽
20 20화 전후처리 18.04.20 1,153 33 11쪽
19 19화 해전승리 +2 18.04.19 1,109 36 9쪽
18 18화 해적함대와의 일전 18.04.18 1,114 2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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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정보수집 +2 18.04.16 1,208 28 11쪽
14 14화 에피네프린으로 가다 +4 18.04.15 1,374 23 10쪽
13 13화 색출 +12 18.04.14 1,317 31 10쪽
12 12화 조각난 퍼즐 +10 18.04.13 1,353 29 11쪽
11 11화 투자유치 +4 18.04.12 1,356 29 11쪽
10 10화 이면계약 +2 18.04.12 1,357 31 10쪽
9 9화 협상 +14 18.04.11 1,451 31 11쪽
8 8화 레이첼 제로스 +4 18.04.11 1,543 39 10쪽
7 7화 비자금 +6 18.04.10 1,556 40 9쪽
6 6화 철제무기 교역 +8 18.04.10 1,631 34 10쪽
5 5화 알브힘 도착 +8 18.04.09 1,738 45 9쪽
4 4화 아버지의 유언장 +4 18.04.09 2,155 52 9쪽
3 3화 거래성사 +10 18.04.09 2,116 58 10쪽
2 2화 첫 거래 +9 18.04.09 2,289 68 10쪽
1 1화 프롤로그 +28 18.04.09 3,739 6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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