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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IX 님의 서재입니다.

상인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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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IX
그림/삽화
KING
작품등록일 :
2018.04.09 14:12
최근연재일 :
2018.05.11 08:15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50,112
추천수 :
1,134
글자수 :
162,153

작성
18.04.13 08:15
조회
1,353
추천
29
글자
11쪽

12화 조각난 퍼즐

DUMMY

라파엘 상단이 구텐베르크로 떠난 그 시각 제로스 상단의 부상단주 레이첼은 러셀총독을 방문하였다.


“제가 부탁드렸던 일은 완료가 되었나요?”


그녀가 러셀총독에게 부탁했던 일은 라파엘을 계약으로 옭아매는 일이었다. 그에게서 받아낼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러셀총독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자네 말대로 투자금 십만골드를 라파엘에게 넘겼네. 하지만 라파엘 그자도 호락호락하지는 않더군. 미리 대타를 구해놓고 자신은 불리한 계약에서 빠져나가더구만. 후후후. 그래서 그의 이름으로 신용장을 받아두었네.”


“호호호. 역시 러셀총독님이세요. 그 신용장은 가지고 계신거지요?”


“흠흠. 그건 내 품에 간직해 두고 있다네.”


러셀총독의 호인같은 얼굴에 속는다면 그 내면에 있는 간교함을 보지 못한다. 이런 더러운 거래도 서슴치 않는게 바로 러셀총독의 민낯. 하지만 레이첼로서는 이런 상대와 거래하는게 재미있었다. 돈을 주는만큼 돈값은 하는 사람이니까.


러셀총독이 신용장에 대한 운을 띄우기만 하고 자신에게 건내지 않는 건 역시나 아직 정산할 것이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레이첼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호호호. 총독님. 이미 제로스상단의 어음으로 사십만골드를 준비해뒀답니다. 그 신용장은 제게 넘겨주세요.”


레이첼의 말에 러셀총독이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하. 물론일세. 앞으로도 이런 거래라면 환영일세.”


“앞으로도 종종 부탁드릴게요. 총독님?”


이번 거래로 라파엘을 계약으로 올가미 씌우지는 못했으나 그녀는 상관없었다. 발악하는 사냥감을 잡는 것도 그 나름대로의 재미는 있었으니까.


***


“미안하네만 이미 구텐베르크의 상업점유율은 모두 판매가 끝났네.”


청천벽력같은 말이었다. 이것만 보고 구텐베르크까지 먼 길을 떠나왔는데 누군가 이미 점유율을 선점했다니. 그와 동시에 머릿속엔 한 사람이 떠올랐다.


레이첼! 그 망할년이 발빠르게 선수를 친거다. 설마 나보다 빠르게 철광석 산지인 구텐베르크의 상업점유율을 100% 얻었을 줄이야.

그것도 모르고 나는 러셀총독에게 투자금유치까지 받아버렸다. 러셀은 꽤나 용의주도했는데 그는 내게 투자의 실패시 15만골드의 최소이익금을 보장해달라는 신용장을 써달라고 요구했다. 즉 일이 잘되든 못되든 자신의 투자금과 15만골드의 이익금을 합한 25만골드를 보장해달라는 것이었다.

그와의 협상때에는 당연히 성공하리라는 확신이 있어서 신용장을 써주었는데 일이 틀어진 지금에는 그 신용장이 크나큰 족쇄가 되었다.


자칫 잘못하면 체이스뿐이 아니라 나까지 철창신세를 질수도 있었다.


그때문에 내가 심란해 하는 상황에서 내 속도 모르는 체이스는 계획이 어긋나 구텐베르크의 상업점유율을 얻지 못하게 되자 방방 날뛰었다.


“상, 상단주님 철광석 매점을 못하면 큰일 아닙니까? 어떻합니까 저는?!”


계약당사자인 그도 당황한건 마찬가지였다. 이번 교역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 무려 십만골드라는 어마어마한 빚이 그 앞으로 생기는 것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를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나는 귀찮게 구는 그를 케빈으로 하여금 떼어놓은 뒤 지크에게 말했다.


“지크 내가 나올때까지 절대 문을 열지마.”


이렇게 일방적으로 선언한 나는 방에 틀어박혔다.

무엇이 잘못된걸까? 나는 지금까지 내 행보를 하나하나 되짚어 봤다. 분명 스피노쟈 부동산 거래로 큰 이문을 보고 그 뒤에 철제무기 교역으로 큰 이문과 알브힘의 상업점유율을 덤으로 얻어 알브힘 총독 러셀과의 20% 추가세금 납부 계약을 무효화 시키는 연타석 홈런을 날릴때만해도 거칠 것이 없는 나였다.

그런데 레이첼을 만나고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레이첼은 카리안형을 근로계약서를 빙자한 노예계약서로 옭아매 내게서 스피노쟈의 상업점유율 5%를 강탈해 가더니 이미 내가 손쓰기 전에 구텐베르크의 상업점유율까지 선점해두었다.

러셀총독에게 원금포함 25만골드를 보장해준다는 신용장을 써준 지금 이번 거래로 큰 이문을 얻지 못하면 나는 사면초가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뭔가가 이상했다. 일련의 사실들을 떠올려보니 무언가 연결고리가 빠져있었다. 혹시 내가 놓치고 있는게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가진 정보들을 하나하나 나열해보고 종합해보며 고민하던중 문득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설, 설마 레이첼 이년. 처음부터 목표가 나였던 건가?”


여러 사실들을 종합해볼때 내가 놓치고 있던 사실은 바로 레이첼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가이다.

나는 카리안형을 근로계약서를 빙자한 노예계약서로 엮었을때만 해도 단순히 스피노쟈의 상업점유율을 얻어낼 속셈이라고만 여겼었는데 그녀의 목표가 애당초 나라고 가정해보면 애초에 나와 그녀의 술집에서의 첫만남도 모두 그녀의 의도였을지도 모른다.

무언가 작위적인 냄새가 난다.

아무리 아무리 레이첼이 능력있고 출중한 사람이라고 해도 신이 아닌 이상에는 미래에 벌어질 일을 예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그런데 스피노쟈의 상업점유율 강탈, 구텐베르크의 상업점유율 선점등 레이첼의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속속들이 알아채서 훼방을 놓았다.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내가 하고자 하는 계획을 미리 알지 않고서야 이렇게 하지는 않을 터였다.

그리고 한가지 가정이 내 머릿속을 스쳤다.

혹시 레이첼 이 년이 처음부터 내 계획을 미 알고 있었다면? 내가 할 일을 훤히 안다면 훼방놓는 것은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일터.

그렇다면 또 다시 가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레이첼이 내 계획을 미리 알고 있는걸까.

내 머릿속에서 여러 가정과 반박이 이어지며 조각난 퍼즐조각이 하나 둘 맞춰졌다. 그리고 드디어 하나의 결론에 다다랐다.


“우리 상단에 프락치가 있는거야.”


내가 일이 안풀리다보니 말도 안되는 비약을 하고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감이 가리킨다. 이게 진실에 가깝다고.

내 동료들중 한명이 프락치 역할을 하며 내 정보를 속속들이 레이첼에게 갖다 바친거다. 그래야만 지금까지의 일들이 설명이 된다.


‘제일 시급한 건 프락치를 찾는거다.’


현재 내 동료는 다섯명. 하지만 다섯명 전부가 용의선상에 있는건 아니다. 그 다섯명중에 20년간 우리 가문에서 봉사한 시종인 지크와 내 권유로 우리 상단에 합류한 한슨을 제외해야 한다.

그렇다면 용의선상에 남은 프락치는 케빈, 쟈넷, 체이스.


나는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기 위해 아무도 몰래 지크를 방으로 불렀다. 지크야 말로 현재 상황에서 내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수하였으니까.


“부르셨습니까? 도련님.”


언제나 우직한 모습으로 내게 말을 건내는 지크. 오늘따라 이런 지크의 듬직함이 새삼 고마웠다.

나는 조용한 어투로 지크에게 말했다.


“내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마라. 놀라지도 마라. 넌 내가 시키는 일을 하면 되는거다.”


“예. 도련님.”


“우리 상단에 프락치가 있다. 네가 할일은 그 프락치를 찾는 일이다.”


“네에?! 설마요.”


지크가 놀라 큰 소리를 내자 내가 재빨리 막았다.


“쉬잇! 이건 기밀이야. 절대 티를 내선 안돼 지크. 놀라지 말고 잘 들어.”


“예. 예. 도련님.”


지크가 어느정도 진정이 되고 나서 나는 그에게 해야할 일을 설명해 주었다.


“나는 앞으로 일주일동안 이 방에서 나가지 않을 생각이다. 네가 할 일은 내가 이 곳에 있을 동안 케빈, 쟈크, 체이스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거다. 혹시 여관을 떠나 외출한다면 무조건 내게 보고해라.”


“예. 도련님.”


그렇게 지크에게 명령을 하고 이틀이 지났을 때 지크가 방으로 들어왔다.


“도, 도련님!”


“누군가 외출을 했나? 말해. 지크. 그게 누구지?”


잠시 머뭇거리던 지크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쟈, 쟈넷씨입니다.”


쟈넷... 역시. 이 망할년이!


“쟈넷이 간곳은?”


“그것 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지크. 일단 쟈넷의 방으로 간다.”


나를 제외한 남자들은 모두 여러명이 한 방을 쓰지만 쟈넷은 여자라 특별히 1인 1실을 사용중이었다.


“예? 쟈넷씨 방을요?”


쟈넷의 방을 가자고 하니 지크가 난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표정을 보니 나는 놀리고 싶은 마음이 들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왜? 짝사랑 상대의 비밀이 궁금하지 않아? 싫으면 여기 있던지.”


이렇게 말하고 내가 방을 나서니 지크가 따라나섰다.


“가요. 같이가요. 도련님.”


지크와 함게 쟈넷의 방에 들어가 쟈넷의 물품을 뒤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밀랍으로 동봉된 편지를 여럿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편지의 발신인을 본 순간 모든 의심이 확신으로 변했다. 그렇다. 편지의 발신인은 모두 레이첼 제로스였던 것이다. 드디어 우리상단의 프락치를 찾아냈다. 프락치의 정체는 바로 유일한 여성인 쟈넷이었다.

짐작은 했지만 확신이 되니 충격이 컸다. 철모르는 아가씨인줄로만 알았는데 내 머리 곡대기에 올라앉아 있었다니.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쟈넷이 딱 그짝이다. 레이첼과 수시로 교신하며 우리 상단의 정보를 고스란히 레이첼에게 갖다 바쳤겠지. 쟈넷이 프락치로 밝혀지자 충격이 큰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내심 쟈넷을 마음속에 두고있던 지크는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쟈, 쟈넷씨가 이럴리가.”


속으로 좋아하던 짝사랑 상대가 우리 상단의 배신자로 밝혀진게 무척이나 충격적인 모양이었다.

잠시 아무 말없이 침묵을 지키던 지크가 돌연 내게 고개를 꾸벅 숙이며 말했다.


“도련님. 죄송합니다. 쟈넷씨가 배신자인줄도 모르고 바보같은 저는 쟈넷씨가 제게 이것 저것 물어볼때 제게 관심이 있는줄 알고 있는 그대로 모조리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배신자일줄이야. 일이 이렇게 된건 모두 제 잘못입니다.”


지크는 쟈넷에게 속은 자기 자신을 자책했다. 자신이 속아 쟈넷에게 정보를 주었기에 우리 상단의 계획이 모두 틀어졌다고 생각했던거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가 속은 건 그의 탓이 아니다. 그만큼 쟈넷이, 그러고 그녀를 프락치로 심은 레이첼이 용의주도했던 거다. 심지어 나조차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으니까.

나는 지크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아니. 네 잘못이 아니니까 자책하지 마라. 그보다 일단 모두를 내 방으로 불러와줘.”


“예.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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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카일 위리고 +2 18.04.21 1,137 36 10쪽
20 20화 전후처리 18.04.20 1,155 33 11쪽
19 19화 해전승리 +2 18.04.19 1,109 36 9쪽
18 18화 해적함대와의 일전 18.04.18 1,114 27 10쪽
17 17화 준비 +6 18.04.17 1,154 24 9쪽
16 16화 게드윈 제독 +4 18.04.17 1,173 28 11쪽
15 15화 정보수집 +2 18.04.16 1,208 28 11쪽
14 14화 에피네프린으로 가다 +4 18.04.15 1,376 23 10쪽
13 13화 색출 +12 18.04.14 1,318 31 10쪽
» 12화 조각난 퍼즐 +10 18.04.13 1,354 29 11쪽
11 11화 투자유치 +4 18.04.12 1,356 29 11쪽
10 10화 이면계약 +2 18.04.12 1,358 31 10쪽
9 9화 협상 +14 18.04.11 1,452 31 11쪽
8 8화 레이첼 제로스 +4 18.04.11 1,544 39 10쪽
7 7화 비자금 +6 18.04.10 1,557 40 9쪽
6 6화 철제무기 교역 +8 18.04.10 1,631 34 10쪽
5 5화 알브힘 도착 +8 18.04.09 1,739 45 9쪽
4 4화 아버지의 유언장 +4 18.04.09 2,156 52 9쪽
3 3화 거래성사 +10 18.04.09 2,116 58 10쪽
2 2화 첫 거래 +9 18.04.09 2,290 68 10쪽
1 1화 프롤로그 +28 18.04.09 3,740 6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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