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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의 무한 대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도깹
작품등록일 :
2022.05.11 14:53
최근연재일 :
2022.08.20 15:43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20,990
추천수 :
359
글자수 :
158,893

작성
22.06.04 16:41
조회
277
추천
3
글자
10쪽

7. 쓰레기 치우기.

DUMMY

이삭이 여러 사람과 회의를 하기 전 한강희들을 소환했다.


“흐음... 이거 정말... 제대로 된 옷을 입혀주고 싶은데...”


불가능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거지 한강희들에게 새 옷을 입히면 그 옷도 거지 옷이 되어버렸다.


“자! 이제 작전 시작이다.”


“거 참... 이거 쓴다고 정체가 숨겨질 것 같지는 않은데...”

“딱 봐도 누구 서머젯인지 답 나오지 않나.”


한강희들이 한마디씩 했다.

“시끄럽고. 이번 작전명은 쓰레기 치우기다.”

“알았수다...”

“계급이 깡패지.”

“오밤중에 푸닥거리하게 생겼네.”


한강희들은 투덜거리며 흩어졌다. 이것이 회의 전에 있던 일이었다. 그리고...


“허험. 밤바람이 시원하구나.”


그의 이름은 관운장이었다. 유현덕처럼 명황제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이름을 바꾼 자였다. 삼국지연의의 관운장처럼 키가 큰 자였는데 그 키가 땅딸해 보일 정도로 비대한 자이기도 했다. 오늘도 술 한 잔 거나하게 마시고 가마를 타고 가는 중이었다. 가마를 멘 가마꾼들의 얼굴은 이미 반은 죽어 있었다.


“이놈들아. 빨리 가라. 피죽도 못 얻어 먹었냐?”


가마꾼들은 “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차마 내뱉지는 못 했다. 그렇게 말 하는 날이 죽는 날이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천한 것들이란...”


관운장이 혀를 차며 눈을 감았을 때였다. 관운장의 이마로 돌 하나가 날아들었다. 가마 앞뒤로 호위하던 무사가 재빨리 창으로 돌을 쳐냈다.


“누구냐!”


그러자 골목에서 열 명 정도 되는 거지들이 나타났다.


“뭔 돼지를 가마로 옮겨가나?”

“그런데 아무리 돼지라고 해도 너무 살 찐 것 아냐?”

“우리같은 처지에 뭘 따져, 그냥 대충 먹으면 되지.”

“암. 그러면 되지. 돼지. 되지. 돼지.”


순간 관운장의 눈이 번쩍 떠졌다. 관운장이 가장 싫어하는 소리가 바로 그 돼지란 소리였다. 살도 살이지만 코가 돼지코 그 자체라 상당한 콤플렉스가 있기 때문이었다.


“뭐라고? 네 이놈...”


관운장이 거지들을 돌아보며 일갈을 하려다 멈칫했다. 행색은 분명 거지였다. 그런데... 왜 얼굴을 가리 것인가? 거지 주제에 굳이 얼굴을 가릴 필요가 있나? 얼굴을 가렸다면 분명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당연히 정체 숨기기. 어쩌면 저 거지 행색도 같은 이유? 그때였다.


“돼지를 잡아라!”


거지들이 달려들었다. 호위 무사들이 곧 달려들어 싸우기 시작했다. 과연 거지들은 호위 무사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기껏 얼굴을 가리고 거지 행색까지 한 것도 무색하게.


“허! 나라 꼴이 이러니 별 거지같은 거지들까지 감히 나라의 대신에게 덤벼드는구나. 이래서 조선이 명의 일부가 되야하는 게야. 명에서라면 어찌 이런 일이 벌어지겠나.”


관운장은 혀를 찼다. 그 소리를 한강희 중 한 명이 들었다.


“아니 저 거지같은 돼지 새끼가 뭔 거지같은 개소리를 거지같이 하고 있어!”

“뭐라고! 저 거지놈이 어디서! 당장 저 거지를 죽여라!”


관운장이 분노해 고함쳤다. 하지만...


“나, 나리. 이상합니다!”


호위 무사 중 한 명이 주춤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뭔데 그러나?”


“계속 칼로 찌르고, 창으로 베었어도 저 거지들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이 멍청한 놈! 칼로 베고, 창으로 찔렀어야지!”

“예? 그게 그거...”

“당장 가서 다 죽여버려라!”


관운장은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까짓 거지들. ㅈ 정도면 벌써 다 곤죽...


“응?”


생각해보니 이상했다. 자신의 호위무사들이 고작 거지 몇을 다 못 죽였다? 맨손으로 때려도 벌써 다 죽였을 터인데... 거기에...


“크악! 물렸어!”

“아악! 나도! 놔라! 놔!”


어느새 싸움은 역전이 되고 있었다. 거지를 베어 넘긴 후 다른 거지를 상대할 때 분명 죽었을 거지가 멀쩡한 몸으로 덤벼들어 물고 할퀸 때문이었다.


“어... 어...”


관운장은 당황했다. 이래서는 안 되었다. 왜 자신의 호위 무사들이 거지들에게 밀리는데? 그때였다.


“오늘 돼지 먹자!”


어느샌가 호위 무사들의 틈을 뚫은 거지 하나가 달려들고 있었다.


“가, 가라! 가!”


관운장은 원체 비대한 자였다. 몸이 둔했다. 거기에 몸도 무거워 가마꾼들은 겨우 가마를 메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한강희가 달려와 관운장을 덮치자 결국 가마꾼들은 버티지 못 했다. 그대로 가마가 옆으로 넘어갔고 관운장은 그대로 떨어졌다.


“이 돼지놈! 이제 주... 어...”


한강희는 멍하니 관운장을 바라보았다. 머리부터 떨어진 관운장의 목은 얼굴이 등으로 갈 정도로 돌아버렸다. 즉사였다.


“야! 얘 죽었어.”

“그래?”

“그래도 다 죽여! 저 놈들도 나쁜 놈들이야!”


한강희들은 관운장의 호위무사들에게 덤벼들었다. 관운장의 죽음으로 떨어진 사기. 그리고 빠르게 몸을 던져 덮쳐 온 한강희들 호위 무사들도 결국 모두 죽었다.


장익덕은 집에서 자고 있었다. 그때 장익덕의 집 담장을 넘는 자들이 있었다. 이리저리 헤진 누더기 옷을 입은 거지들이었다.


“누구냐!”

“아니 웬 거지가!”

“거지 주제에 얼굴까지 가렸네?”


집을 지키는 호위무사들이 담을 넘은 한강희들을 공격했다. 그리고 몰래 숨어있던 한강희 한 명이 장익덕이 자고 있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그날 거지들의 공격에 관운장과 장익덕을 포함 여러 명의 사람이 죽었다.


* * *


“당장 죽여야 하옵니다!”


유현덕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쳤다.


“이보시오. 판중부가. 과인의 동생이자, 이 나라의 대군에게 너무 무례한 말이 아니오?”


이지가 여유있게 말하자 유현덕은 다시 한 번 못에 핏대를 세웠다.


“대군이건 소군이건 무한대군 그 자가 저지른 짓은 무엄하고도 무엄한 짓입니다! 감히 대명 황제폐하의 신하들을 죽이다니!”

“누가 명나라 황제의 신하요?”

“그야 당연히 죽은 사람들...”


순간 유현덕도 입을 다물었다. 말실수도 정말 선을 제대로 넘고 또 넘은 것을 본인도 알아차린 것이었다. 사실 유현덕 자신도 요즘 왜 이런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상하게 속에 있던, 원래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통제도 없이 입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더 미치겠는 것은 그렇게 말할 당시에는 그게 너무도 당연하고 옳은 것으로 여겨졌다. 그렇기에 한 번 시작하면 신이 나서 밀어붙이는데 집에 와서 찬찬히 생각하면 스스로도 등골이 오싹했다. 조선이 예전처럼 명과 사대관계라도 목이 날아갈 언행이었으니... 더욱이 지금은 명과는 정치적으로는 아예 척을 진 상태였다. 물론 그렇게 등골이 오싹할 때도 자신은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집에 가서 찬찬히 생각하지 않아도 말 실수 한 것임을 알아 차릴 수 있었다. 솔직히 그들이 명에 충성을 하건 누구에게 충성을 하건 조선의 신하들이지 명나라 황제의 신하들은 아니지 않은가!


“죽은 사람들이라... 하아... 판중부사. 일단 진정을 하시고... 누가 여기 아아를 가져 오너라.”


그리고는 유현덕을 보며 말했다.


“아! 경이나 다른 사람들은 모를 것이오. 판중부사도 커피는 알 것이오. 마셔도 봤을 것이고.”

“알고 있사옵니다. 근자에 아랍에서 들어오는 검은 색의 쓰지만 특유의 맛과 향을 가진 차이옵니다.”

“그 커피를 잘 걸러 맑게 한 후 차갑게 한 것이 바로 아아란 것이라오. 도통의 커피는 뜨겁게 해서 마시는데 반하여 아아는 차갑게 하여 마시는 것인데 시원하고 정신도 맑게 해 주는 것이오. 무한대군이 만든 것이지.”

“예?”


유현덕은 이지를 바라보았다. 이건 누구를 멕이는 것인가? 지금 무한대군 탄핵하고 있는데 무한대군이 개발한 것을 마시라고 한다니... 하지만 이미 말실수는 했고, 상대는 왕이었다. 요즘 자신이 명나라를 등에 업은 양 막 나가고는 있지만 솔직히 명나라에서 자신의 목숨따위 위해 뭘 해주겠는가? 물론 없는 명분도 만들고 싶은 명나라에 쓸데없는 빌미를 줄 수 있어 가만히 두는 것일 뿐 선을 넘는다면 명나라에서도 그냥 외면할 것이 분명했다. 사약이 아닌 이상 그냥 왕이 주면 감사히 받아 마시는 것이 지금은 최선이었다. 그렇게 아아가 오고 아아를 마시니 정말 상당히 괜찮았다.


“자. 이제 진정하였으면 차분히 말해 봅시다. 왜 무한대군을 죽여야 한다는 거요?”

“그거야 대명... 아, 아니 조선의 대신들을 죽였사옵니다. 그거야 말로 역모가 아니옵니까?”

“역모야 나라 넘기자고 하는 것이고... 아... 뭘 흠칫거리시오? 뭐 찔리오? 자아... 아아 좀 더 마시고 진정하시고. 그래 쭈욱 마시시오. 그럼 무한대군이 그 사람들 죽였다고 생각하는 연유가 무엇이오?”

“조정 대신들을 죽을 때 본 자들의 말에 의하면 거지들이 와서 죽였다고 하옵니다. 조선에서, 아니 온 세상 통틀어 거지를 서머젯으로 소환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무한대군 한 명 뿐이 아니옵니까? 그러니 당연히...”

“아! 잠깐. 그거 말이오. 오 세상에 거지 소환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무한대군 한 명 뿐이라는 것. 그거 판중부사가 보증할 수 있소? 목숨을 담보로 말이오.”

“예?”


이지의 말에 유현덕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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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9. 오크의 보물창고 22.06.28 189 1 12쪽
30 9. 오크의 보물창고 22.06.18 236 2 10쪽
29 8. 총장수 백강 22.06.17 232 5 10쪽
28 8. 총장수 백강 22.06.17 227 3 9쪽
27 8. 총장수 백강 22.06.15 238 1 9쪽
26 8. 총장수 백강 22.06.14 257 2 10쪽
25 7. 쓰레기 치우기. 22.06.07 270 4 9쪽
24 7. 쓰레기 치우기. 22.06.05 270 3 10쪽
» 7. 쓰레기 치우기. 22.06.04 278 3 10쪽
22 7. 쓰레기 치우기. 22.06.03 298 2 9쪽
21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22.06.02 294 3 10쪽
20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22.05.31 307 3 10쪽
19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22.05.30 332 6 9쪽
18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22.05.28 373 4 9쪽
17 5. 내가 바로 조선의 대군이다! 22.05.26 434 4 10쪽
16 5. 내가 바로 조선의 대군이다! 22.05.25 454 6 10쪽
15 5. 내가 바로 조선의 대군이다! 22.05.24 451 5 9쪽
14 5. 내가 바로 조선의 대군이다! 22.05.23 496 6 9쪽
13 4. 첫 게이트 공략. 22.05.21 461 10 15쪽
12 4. 첫 게이트 공략. 22.05.20 485 11 11쪽
11 4. 첫 게이트 공략. 22.05.19 529 10 10쪽
10 3. 한강희씨의 첫 활약. 22.05.18 538 12 9쪽
9 3. 한강희씨의 첫 활약. 22.05.17 563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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