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의 무한 대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도깹
작품등록일 :
2022.05.11 14:53
최근연재일 :
2022.08.20 15:43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21,009
추천수 :
359
글자수 :
158,893

작성
22.06.02 17:15
조회
294
추천
3
글자
10쪽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DUMMY

“여기로군.”


이삭은 게이트 앞에서 크게 심호흡을 했다. 아직 서문설아는 게이트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 말의 의미는 이삭과 서문설아가 게이트 안 던전에서 싸워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였다. 아니 무조건 싸우게 될 것이었다. 마족을 통해 2차 각성을 한 서머너는 그 사실을 숨겼다. 애초 사람의 밑바닥에 감춰졌던 부정적이면서 원초적인 욕망이란 것은 감춰진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사회적 통념으로, 사람들 간 지키는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못 하거나, 또 그렇게 여기기 때문이었다.


즉 들키는 것이 수치스럽고, 명예에 금이 가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숨기고 싶은 것이 당연했다. 물론 개중에는 그것을 정신승리로 극복(?)하고 대놓고 해대는 자도 있었지만...


어쨌든 지금처럼 여자의 정조를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에 측천무후처럼 대놓고 남자첩을 들이는 경우가 아닌 이상 문란한 사생활은 숨기고 싶은, 아니 숨겨야 할 일인 것이다. 그러니 인큐버스를 소환한다는 것을 들켰다면 상대가 그것이 뭔지 알건 모르건 자신의 속을 들켰다는 수치심으로 공격을 할 것이 분명했다.


“아하... 하긴 내가 여자랑 한 두 번 싸워봤나.”


빌런 중에도 여자는 많았다.


“들어갑니다. 계십니까? 아니지. 이리 오너라!”


이삭은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게이트 안 던전은 마치 동굴 속 같았다. 그리고 방조득의 말처럼 큰 돌이 하나 놓여있었다. 그 돌은 제단이 아니었다. 그냥 탁자였다. 손님을 맞을 때, 동료 또는 거래처와 거래할 때 이용하는 탁자. 계약서든, 물건의 거래든 이런 탁자를 거치는 것이었다. 즉 마족을 통해 2차 각성을 한 서머너가 마족이 원하는 것을 이 탁자에 놓는 것을 제단에 제물을 바치는 것으로 오인하는 것이었다. 굳이 저런 인간들이 제단이라 부르는 돌탁자는 필요없었다. 다만 기왕이면 저 돌탁자를 거치는 것이 효율적으로 더 좋을 뿐이었다. 그것을 제외하면 그냥 돌덩이일 뿐인 것이다.


“그리고 차원석이기도 하지.”


사실 이 부분이 더 중요한 것이었다.


“누구냐!”


제단에 엎드려 뭔가 계속 중얼거리던 서문설아가 크게 놀라 벌떡 일어서며 물었다.


“나? 알지 않아?”

“그렇군. 네놈... 이번에 각성한 서머너... 무한대군이로구나!”


서문설아가 외쳤다.


“빙고!”

“비, 빙고라니... 그게 뭐냐?”


막 되묻던 서문설아가 문득 눈웃음을 지었다.


“이런! 생각해보니 내가 공을 세울 기회가 온 것이로구나.”

“공? 상황 파악을 못 하네. 아줌마. 아줌마는 지금 못된 짓 하다 나한테 딱 걸린 거야.”

“상황파악을 못 한 건 너다. 이 공간은 내 주인이신 윈위슈엔뉘雲雨神女의 공간! 네놈은 스스로 거미줄로 날아든 나비가 된 것이다!”“위위슈웬뉘가 누군데? 뭔 이름이 그래?”

“조선식 말로 하면 운우신녀다!”


그 말에 이삭은 풉!하고 웃었고 서문설아의 눈꼬리는 올라갔다.


“어디서! 네놈을 신녀님께 영접시켜 드리려고 했지만 안 되겠구나! 네놈은 그냥 죽어라! 나와라! 나의 악어!”


그러자 공간이 일렁거리더니 큰 개 만한 악어가 스무 마리나 튀어나왔다.


“내 악어의 먹이나 되거라!”

“자, 잠깐!”


이삭이 놀라 물었다.


“네 능력은 혀로 소환된 벌레를 눈을 통해 넣는 것 아니었나?”

“호오...”


서문설아는 놀랐다.


“그걸 어떻게 안 것이지? 그건 내 신녀님을 만난 후에 신녀님께서 주신 능력이다! 원래 각성해 얻은 서머젯은 악어다. 그나저나 나 밖에 몰랐던 신녀님께 받은 능력을 알다니... 무슨 능력인지는 모르겠으나 이거 정말 죽여야 될 놈이었구나. 가라! 악어들!”

“웃기지 마!”


이삭이 외쳤다.


“나와라 나의 군대!”


그러자 열 명의 한강희가 모습을 드러냈다.


“뭐냐? 거지떼?”


서문설아는 웃었다.


“그래봐야 내 귀여운 악어들 먹이만 늘어난 것이지. 악어들아! 가서 먹어라!”

“가라! 나의 군대!”


이삭도 명령을 내렸다.


“미친 거 아냐? 악어랑 싸우라고?”

“그것도 우리보다 두 배나 많아.”

“우리가 6척 장신 역발산이기를 하나... 무기가 있나...”

“내 말이. 이런 누더기 한 벌 입히고 너무한 것 아냐?”

“그런데 저 여자 예쁘다.”

“예쁘긴 한데 내 취향은 아냐.”

“못돼먹게 생겼어.”


한강희들이 한마디씩 했다.


“뭐, 뭐야!”


이삭은 놀랐다. 한강희 시절 김철수도 그렇고, 지금의 이삭인 때 한강희도 그렇고... 이런 경우는 없었다. 물론 이삭도 자신이 소환한 서머젯들이 어느 정도 감각도 있고, 감정도 있는 것은 알았다. 하지만 그건 상황에 대한 반응일 뿐... 이런 적극적인 표현이라니... 거기에 말까지 하는 것 아닌가? 한강희 시절 필리핀의 어느 서머너는 앵무새를 소환했고 그 앵무새를 통해 말을 전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말을 전한 것이었을 뿐... 지금의 저 한강희들은 말 그대로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었다.


“뭐긴 뭐야. 한강희지.”

“거 참... 서머너도 아니고 서머젯이라니 많이 거시기하지만 어쩌겠어.”

“위에서 까라면 까야지. 싸우자고. 어차피 소멸돼도 다시 나올 텐데.”

“거 참... 저 악어들 이빨 좀 보소. 많이 아프겠네.”


한강희들이 악어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불평은 해도 말은 들어서...


“너, 넌 뭐냐!”


서문설아는 크게 경악했다. 방금 전 자신의 능력을 안 것에 대한 놀람과는 또 다른 아니 차원이 다른 놀람이었다. 서머젯이 제 감정을 말한다? 소환체가 가능한 일인가? 거기에 악어들과 싸우며 수가 줄어들지 않았다. 악어 둘이 한강희 하나를 물고 서로 당겨 찢어 놓아 소멸시키면 또 한강희가 악어 머리를 두들겨패는 그런 식이었다.


“뭐긴. 무한대군이다. 자아... 그럼 서머젯은 서머젯끼리 놀라고 하고, 우린 우리대로 놀아야 하지 않나?”


이삭이 목을 풀며 서먼설아에게 다가갔다. 서문설아는 재빨리 치마를 찢듯 벗어 활동을 편하게 했다. 그리고 순간 돌아갔다 제자리로 돌아오는 이삭의 눈동자!


“흥! 꼴에 사내라고... 내 비록 여인이지만 네놈 하나 쯤은 쉽게 이길 수 있다!”


서문설아는 자세를 잡았다. 딱 봐도 제대로 수련한 몸동작이었다. 아마도 이삭이 한강희 시설 방송 등에 나와서 무술이랍시고 떠들지만 실상은 체조나 다름없는 쇼를 하며 허세나 부리던 중국 무술가들과는 다를 것이었다.


“내가 말야. 여자랑 안 싸워본 건 아니지만...”

“뭐? 너 같은 신분이 여자와 싸워봤다고?”

“기분은 좋지 않더라고. 여자 때리는 거. 그래서 웬만하면 김철수한테 맡겼었는데...”

“김철수는 또 누구냐?”

“지금도 여자를 패려니 기분이 별로였는데.”

“헛소리말고 덤벼라! 죽여주마!”

“생각해보니 굳이 싸울 필요가 없었어.”

“흥 항복한다고 받아 줄... 엇!”


이삭이 달리기 시작했다. 통칭 제단이라 불리는 그 돌덩이. 차원석로!


“이걸 깨면 쉬운 일인데 말이지!”

“웃기는 소리! 제단에는 손 하나 못 댄다!”


서문설아가 달려들었다. 이삭으로서는 서문설아가 배운 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서문설아의 손가락 끝에는 날카로운 금속 손톱이 달려있는데다 물기까지 어린 것을 보면 독이 발라진 것이 틀림없다고 여겨졌다. 찔리거나 할퀴어지기라도 한다면 큰일이었다. 이삭은 재빨리 굴렀다.


“흥! 뇌려타곤이라니! 명색이 한 나라의 대군이 추하구나!”

“이건 낙법이란 거야!”

“낙법이나 뇌려타곤이나!”


서문설아의 손톱이 다시 한 번 이삭을 향해 달려들었다. 동작이 상당히 빨랐다.


“이크!”


이삭은 다시 한번 낙법을 하며 피했다.


“피하지만 말고 덤벼라!”


서문설아가 외쳤다.


“내가? 왜? 이렇게 돌탁자가 내 눈앞에 있는데.”


이삭이 바로 앞의 차원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감히 제단을 더럽히지 마라! 어차피 네놈에게 깨질 제단은 아니나 네놈의 손에 닿는 것만으로도 더럽혀진다!”


서문설아의 말에 이삭은 피식 웃었다.


“이거 상식이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군. 하기야...”


이삭은 천천히 주먹을 들었다.


“어디서 감히!”

“이건 차원석이라는 거다. 아주 단단하지. 다이아몬드. 아니 금강석보다 100배는 단단해. 하지만 그건 일반인에게나 그런 거고, 우리 서머너에게는 유리라고해야 할지... 모래덩이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아주 깨기 쉬운 물건이지.”

“악어들! 저 자를 공격해라!”

“늦었어.”


이삭은 차원석을 향해 주먹을 내리쳤다.


“아악!”


서문설아가 땅을 굴렀다.


“마족을 통한 2차 각성은 이게 문제지.”


이삭이 씁쓸하게 웃었다. 마족과의 매개가 되는 협상테이블이자, 계약테이블이며, 거래테이블인 차원석이 파괴되면 마족의 힘은 서머너 본연의 힘과 충돌을 일으키게 되었다. 정상적인 해지라면 마족이 힘을 회수해가기 때문에 2차 각성시 얻은 능력은 사라지더라도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다. 애초 2차 각성된 힘이 사라질 것을 알면서 해지하는 것이니...


문제는 강제적인 계약 파기였다. 이 경우 마족은 주었던 힘을 회수할 시간도, 힘을 회수할 의무도, 힘을 회수 못 해 생기는 일에 대한 책임도 없었다. 결국 두 개의 힘은 서로 충돌해 상쇄되어 서머너에서 그냥 일반인이 되는 것이었다. 한 번 그렇게 다시 일반인이 된 경우 다시 각성이 되지 않았다. 각성의 비를 통하더라도 소용없는 것이었다. 그것만으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일 것이었다. 작게는 심각한 고통이 따르고, 몸이 망가지는 경우도 있었다. 심하면 죽을 수도 있었다.


“다 자업자득이지. 아! 물론 마족에게 힘을 받은 것 말하는 건 아냐. 마족에 대해 모르면 뭐... 내가 말하는 자업자득이란 남의 나라에 들어와 분탕질 친 것을 말하는 거라고. 네가 그러지만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일은 없었을 테니까.”


이삭은 고통으로 자신의 말을 듣지 못 하는 서문설아에게 그렇게 한마디 하고는 뒤돌아섰다. 이제 서문설아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었다. 그건 오로지 서문설아의 운명이었다.


“내가 할 일은 따로 있지.”


이삭은 천천히 산을 내려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조선의 무한 대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4 10. 군인. 22.08.20 152 0 13쪽
33 10. 군인. 22.07.21 171 0 13쪽
32 9. 오크의 보물창고 22.07.08 198 1 10쪽
31 9. 오크의 보물창고 22.06.28 190 1 12쪽
30 9. 오크의 보물창고 22.06.18 237 2 10쪽
29 8. 총장수 백강 22.06.17 232 5 10쪽
28 8. 총장수 백강 22.06.17 228 3 9쪽
27 8. 총장수 백강 22.06.15 238 1 9쪽
26 8. 총장수 백강 22.06.14 258 2 10쪽
25 7. 쓰레기 치우기. 22.06.07 271 4 9쪽
24 7. 쓰레기 치우기. 22.06.05 270 3 10쪽
23 7. 쓰레기 치우기. 22.06.04 278 3 10쪽
22 7. 쓰레기 치우기. 22.06.03 299 2 9쪽
»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22.06.02 295 3 10쪽
20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22.05.31 308 3 10쪽
19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22.05.30 333 6 9쪽
18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22.05.28 373 4 9쪽
17 5. 내가 바로 조선의 대군이다! 22.05.26 434 4 10쪽
16 5. 내가 바로 조선의 대군이다! 22.05.25 455 6 10쪽
15 5. 내가 바로 조선의 대군이다! 22.05.24 452 5 9쪽
14 5. 내가 바로 조선의 대군이다! 22.05.23 496 6 9쪽
13 4. 첫 게이트 공략. 22.05.21 462 10 15쪽
12 4. 첫 게이트 공략. 22.05.20 486 11 11쪽
11 4. 첫 게이트 공략. 22.05.19 530 10 10쪽
10 3. 한강희씨의 첫 활약. 22.05.18 538 12 9쪽
9 3. 한강희씨의 첫 활약. 22.05.17 564 15 11쪽
8 3. 한강희씨의 첫 활약. 22.05.16 667 11 10쪽
7 2. 조선? +1 22.05.15 770 14 9쪽
6 2. 조선? +1 22.05.14 926 17 12쪽
5 2. 조선? +1 22.05.13 1,426 19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