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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의 무한 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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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작품등록일 :
2022.05.11 14:53
최근연재일 :
2022.08.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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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
글자수 :
158,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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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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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7. 쓰레기 치우기.

DUMMY

마족으로 인한 2차 각성. 그리고 어떤 것을 이용하든 상대의 정신을 지배하는 능력. 그렇게 지배당한 자는 비록 그렇게 지배하던 서머너의 지배력이 사라져도 다시 원상태로 되돌아오지 않았다. 당연한 것이 애초 그자가 원래 가지고 있던 생각이나 사상, 성향이 나온 것 뿐인데다 그것이 확소하게 그자의 가치관으로 자리 잡기 때문이었다. 즉 지금의 유현덕은 서문설아가 그렇게 되었어도 나라 넘기자는 유현덕 그대로였다. 그리고 본디 과일 바구니에 썩은 과일이나 곰팡이가 슨 과일이 하나 있으면 바구니 안 과일들 다 썩고 곰팡이가 스는 법. 특히나 애초 썩거나 곰팡이가 슬려고 준비되어있던 과일은 더더욱 말한 나위도 없을 것이었다.


“치워버려야 해.”


다만 그 방법이 문제였으나...


“훗! 제대로 진화를 했어.”


이삭은 씩 웃었다.


* * *


조선왕 이지, 영의정 이무기, 좌의정 김서현, 우의정 채덕윤, 이조판서 권창, 호조판서 강을재, 예조판서 신성교, 병조판서 정고신, 형조판서 오기서, 공조판서 박의, 도승지 유철용, 괴호대장 이삭, 판중부사 유현덕.

‘왜 저 자를...’


이지의 눈살이 살짝 찌푸려졌다. 지금의 회의는 이삭이 먼저 하자고 해서 하는 것이었다. 사실 이지로서는 기쁜 일이었다. 아무리 각성한 서머너라 할지라도 왕의 동생이었다. 그런데 떡하니 관직에 앉아 나랏일을 하다니... 말이 많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유학에 골수까지 잠식된 유학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누가 보더라도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일이나 잘 하냐? 그것도 아니었다. 대전에서 조는 경우도 있었고... 관직에 앉은 일 못 하는 왕의 동생. 거기다 나이나 많냐. 그것도 아니었다. 성혼도 안 한 어린애(?). 용납될 일이 아니었다. 그저 조선이 많이 몰락한 상황을 들어 이지가 밀어붙이기는 했지만... 이대로는 지켜 주지 못할 상황이었다. 사실 이지로서도 믿을 사람이 부족해지는 조정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의지될까 이삭을 그 자리에 앉힌 것이니 계속 이삭을 지켜 줄 수 있는 명분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삭이 먼저 일을 하겠다고 나섰으니 그보다 기꺼운 일은 없었다. 일단 조정에서 주축이 되는 사람들이 모여 일차적인 회의를 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이지도 이삭보고 회의에 참석할 사람들을 알아서 추리라고 했다. 일단 삼정승육판서는 이해야 줄 만했다. 아니 당연했다. 도승지? 글쎄... 일단 사람이 성격이 진중하고 입도 무거워 믿음은 가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당연히 이삭은 회의에 참석해야 하고. 그런데 판중부사 유현덕은 생뚱맞다 못해 어이가 마실 나갔다 길을 헤맬 그런 상황이었다.


“일단...”


이삭이 입을 열었다. 대체 뭘 먼저 해야 할까... 일단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만들었다. 하지만 행정능력없기로는 한강희 때든 지금이든 매한가지였다. 괜히 조정회의 때 존 것이 아니었다.


“일단... 전하께서는 음.... 조선의 해외 교역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갑자기 비누 생각이 났기에 일단 해외 교역부터 건드려 보았다.


“해외 교역? 당연히 계속해야지. 아니 늘려야지. 그건 모두들 같은 생각 아니겠나?”


이지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심지어 유현덕조차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러다 제정신 차리며 화들짝 놀라 고개를 저었지만...


“그렇지요.”

“그래서 골치가 아픈 것이 아니더냐.”


이지가 한숨을 쉬었다. 그때였다.


“전하. 괴호대장이 아무리 전하의 친동생이라 하나 지금은 나라의 일을 논의하는 자리이옵니다. 괴호대장의 지위와 직책에 맞춰 말을 하셔야 할 것이옵니다.”


영의정 이무기의 말이었다. 이삭이 한강희던 시대에는 들어 본 적도 없는 이름이었다. 저런 특색있는 이름이면 어지간히 역사와 담쌓은 사람도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없다는 건... 아마 어디 강원도 산골짝에서 평생 책이나 읽던 양반이 역사가 바뀌어 나라에 사람이 없자 이리 출세한 것이리라. 아니 그게 맞았다. 이삭이 한강희 시절 알던 위인들은 대부분 왜와 명과 싸우다 죽거나 지금은 왜와 명이 차지한 조선의 땅에서 의병장으로 활동 중이었다. 의병장 중 대표적인 인물이 전라도의 암우岩雨 김덕령과 함경도의 이괄이 있었다. 어쨌든 저 이무기란 사람은 이삭이 그 이름을 듣고 ‘왜 이름이 저 모양이야?’ 라고 생각까지 했었는데...


‘아하... 저 꼬장꼬장한 노친네...’


이삭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꼬장꼬장하기는 했지만 재상으로서의 능력은 좋았다. 또한 다른 유학자들처럼 모든 것을 유학에 맞춰야 한다고 억지 부리는 사람은 아니라 다행이었다.


“흠흠... 괴, 괴호대장. 흠흠. 그래서 골치가 아프오.”


이지는 연신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알겠지만 조선은 예로부터 쌀과 베를 돈처럼 썼었소. 물론 세종대왕 시절 조선통보니 하는 돈을 만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쓰이지는 않고, 쌀과 베가 돈이 되는 세월을 지금까지 이어온 것이오. 헌데 지금 조선은 살과 베가 부족하니 그리 쓸 수도 없고, 다른 나라의 상인들이 받지도 않소. 구리나 철로 돈을 만들려고 해도 그것도 부족하고... 가장 좋은 것이 바로 금과 은이오. 명과 왜도, 바다 건너의 나라들도 은을 화폐로 쓰기에 우리 조선도 은을 화폐로 쓰오. 하지만 고작 3도만 남은 조선에서 은이 나와봐야 얼마나 나오겠소? 은은 항상 부족하고... 그래서 교초라도 발행할까 하는데...”


이지가 결국 말끝을 흐리자 도승지 유철용이 나섰다.


“교초는 문제점이 많습니다. 돈의 크기가 종이 한 장에 적힌다는 것입니다. 집 한 채가 종이 한 장에 담길 수 있지요. 누군가 크게 쓴 것이 잘 못 돌아다닌다면 큰일입니다. 물론 나라에서 발행을 한다면 그리 될 일은 없지만 누군가 위조를 한다면 걷잡을 수 없습니다. 더욱이 그저 종이에 금액을 적어봐야 그것으로 무엇을 합니까? 그래서 금이나 은으로 보장을 해야 하는데 조선에는 그만큼의 금이나 은이 없습니다. 금과 은이 보장을 못 한다면 그건 돈이 아니라 우환이 될 것입니다. 한때 명에도 대명보초가 있었으나 그런 이유로 쓰이게 되지 않았습니다.”

“아... 그래요?”


이삭은 자신이 뭔가 많이 착각한 것을 알았다. 이미 조선에서도 금본위와 은본위, 그리고 그에 맞춘 지폐에 대한 개념이 있었던 것이었다. 원래 이삭의 예상은 이랬다.


“전하. 교초의 문제는 누군가 위조할 수 있다는 것이며, 돈을 제대로 쓰지 않음에 있사옵니다. 그렇다면 교초에 교지의 성격을 더 한다면 될 것이옵니다. 왕의 도장이 찍힌 교초를 누가 위조하겠사옵니까? 그거야 말로 역모입니다. 또한 교초가 교지의 성격을 가지면 돈을 바르게 쓰는 지침을 만들어 함께 배포한다면 감히 그 돈을 통해 횡령하거나 뇌물로 주거나, 범죄에 이용할 수도 없을 것이옵니다. 그 모든 것이 전하의 명을 어기는 역모이기 때문이옵니다”

“과연 나의 동생이로다. 경들은 어찌 생각하오?”

“참으로 탁월한 계책이옵니다.”

“역시 과인의 동생이로다!”

“이제 조선은 살아날 것이옵니다.”


그런데... 짧은 시간 동안 죽어라 머리 굴려 생각한 것이 소용없게 된 것이었다.


“그래. 괴호대장. 해외 교역에 대한 좋은 의견이라도 있는 거요?”

“아... 그게... 음...”

“하긴 없을 거요. 솔직히... 우리 조선의 자기가 유명하다고 잘 팔린다고는 하나 그 흙도 사와야 하는 것이니... 이 작은 땅에는 나오는 것이 없소. ”

“그런데 강원도에는 산이 많고 광산도 많으니...”

“물론 그렇기는 해도 무작정 캘 수도 없으니 그러는 거요. 지금 조선은 포와 총는 고사하고 탄환을 만들 철도 부족한 판국이니...”


그때 이삭에게 좋은 생각이 났다.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항왜삼절 중에 칼장수 완귀정은 칼을 소환합니다. 그런데 칼이란 것이 무엇입니까? 쇠입니다. 그러니 그 칼을 녹여서...”

“그건 불가합니다.”


병조판서 정고신이 말했다.


“완귀정이 소환하는 칼은 못 쓰게 되면 소멸이 됩니다. 즉 그 칼을 녹인다면 소멸이 됩니다.”

“예? 하지만 왕귀정의 서머젯은 소환이 되면...”

“예. 그것으로 끝이지요. 하지만 그대로 서머젯은 서머젯입니다. 일부 사람들이 완귀정이 소환한 칼의 양옆을 갈기도 합니다. 그 경우도 쓸만할 때까지만 갈아야지 그 이상 갈면 소멸이 됩니다. 그리고 참고로 더 말하자면 열탕 효인선이 소환하는 뜨거운 물 또한 어느 정도 식으면 소멸합니다. 그런 이유로 수랏간에서 쓸 때는 뭔가를 씻거나 닦거나, 도마를 소독하는 등에 쓰지요.”


그건 몰랐던 사실이었다. 그나저나 이 시대에 소독이라니... 정말 뭔가 달라진 세상이라고 이삭은 생각했다.


“아무튼 무한대군이 이리 열심히 하니 그것만으로도 과인은 기분이 좋소.”


이지는 미소를 지었다.


“아... 예...”


이삭도 영혼없는 대답을 했다. 그래도 소기의 성과는 거두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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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8. 총장수 백강 22.06.17 228 3 9쪽
27 8. 총장수 백강 22.06.15 238 1 9쪽
26 8. 총장수 백강 22.06.14 257 2 10쪽
25 7. 쓰레기 치우기. 22.06.07 270 4 9쪽
24 7. 쓰레기 치우기. 22.06.05 270 3 10쪽
23 7. 쓰레기 치우기. 22.06.04 278 3 10쪽
» 7. 쓰레기 치우기. 22.06.03 299 2 9쪽
21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22.06.02 294 3 10쪽
20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22.05.31 308 3 10쪽
19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22.05.30 333 6 9쪽
18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22.05.28 373 4 9쪽
17 5. 내가 바로 조선의 대군이다! 22.05.26 434 4 10쪽
16 5. 내가 바로 조선의 대군이다! 22.05.25 454 6 10쪽
15 5. 내가 바로 조선의 대군이다! 22.05.24 451 5 9쪽
14 5. 내가 바로 조선의 대군이다! 22.05.23 496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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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4. 첫 게이트 공략. 22.05.20 485 11 11쪽
11 4. 첫 게이트 공략. 22.05.19 530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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