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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의 무한 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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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작품등록일 :
2022.05.11 14:53
최근연재일 :
2022.08.20 15:43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20,993
추천수 :
359
글자수 :
158,893

작성
22.05.17 00:02
조회
563
추천
15
글자
11쪽

3. 한강희씨의 첫 활약.

DUMMY

조선은 작은 나라였다. 특히 도성이 있는 한양에서 남쪽으로 간다면 국경이 금방이었다.


“젠장. 다리 아파...”


물론 걸어가기에는 먼거리기는 했다. 더욱이 궁 안에서만 살던 이삭이었다. 어찌저찌 국경부근에까지 오기는 했는데 당장은 뭘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나저나 생각과는 다른데?”


이삭이 생각한 국경 부근은 전운이 감돌고, 왜군이 수시로 공격해 많은 것이 파괴되고 사람들이 절망에 젖어 사는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활기찼다. 사람들이 국경 부근에서 시장을 열어 장을 열고 있었다. 물론 조선군과 왜군이 매서운 눈으로 서로를 경계하는 모습은 보였지만 오히려 나사 풀린 모습으로 있는 경우도 보였다. 하지만...


‘확실히 국경은 국경이로군.’


활기찬 속에서도 조선 사람들이 왜군을 슬쩍슬쩍 두려운 눈으로 쳐다보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에 반해 왜인들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조선군을 두려워하지 않고 농을 건네거나 장난을 치는 모습까지 보였으니... 조선군은 또 그걸 억지웃음을 지으며 받아넘기고 있었다. 반면 조선인이 자칫 왜군의 옷깃이라고 건드릴라치면 왜군이 성을 내고 심지어 발로 차는 모습까지 보였다.


‘개판이로군.’


입 안이 씁쓸했다.


“거기 뭐냐!”


왜인의 장난과 농에 부아가 터졌지만 어찌 못 하던 조선군이 이삭을 발견하곤 성을 냈다. 딱 봐도 화풀이였다.


“그냥 살 물건이 있나 보러 온 거요.”

“그럼 냉큼 물건이나 사고 가지 뭘 그리 보는 게냐!”

“대충이라도 둘러봐야 사려는 것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지 않겠소?”

“크흠! 그럼 어서 둘러나 봐라!”


너무도 당연한 말에 말문이 막한 조선군이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리고 조선인을 보며 눈을 부라렸다.


‘젠장! 내가 이거 바꾸고 만다!’


이삭 아니 한강희가 누구던가? 이삭의 서머젯... 이 아니고 최종 보스와 맞짱을 뜬 서머너였다.


‘반드시 그때의 힘 되찾는다.’


이삭은 주먹을 꽉 쥐었다.


* * *


이삭이 지금 이곳까지 온 건 아무런 대책없이 달려온 것이 아니었다. 왜장 호정석. 일본말로 토라이 세이키. 참으로 찌질한 자였다. 기분이 나쁠라치면 밤에 홀로 나가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렸다. 위에서 그러지 말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어도 듣지 않았다. 현재 왜국의 땅이 되어버린 하삼도. 당연하지만 조선인이 절대 다수였다. 물론 국경 부근에서도 살고 있었고. 처음 장은 조선의 조선인과 왜국 땅이 된 곳의 조선인이 교역하며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러다 장사가 된다는 말에 왜인들이 몰려왔고, 이제 조선인들은 밀려난 상태였다.


“어 취한다...”


토라이 세이키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거리를 걷고 있었다. 하지만 눈빛은 날카로웠다. 전혀 취하지 않은 상태인 것이었다. 그저 실수인 척 지나가는 사람과 부딪히고 그것을 빌미로 그 사람을 죽이기 위한 것이었다. 사실 인적이 드문 이런 곳에서 그런 연극은 필요가 없었다. 그저 토라이 세이키의 유희인 것이다.


“취했으면 똥통에 발 미끄러져 빠져 죽지 왜 밤벌레처럼 돌아다니지?”


난데없는 욕설에 토라이 세이키의 고개가 돌아갔다.


“또라이 새끼가.”


조선과의 경계에서 근무하는 왜군은 어느 정도 조선말을 할 줄 알았다. 방금 들은 또라이 새끼란 말이 분명 자신의 이름 같은데 묘하게 발음이 틀린 것이 어째 기분이 상당히 나빴다.


“너 뭐냐?”


어쨌든 누구 한 명 죽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토라이 세이키는 눈을 번뜩였다.


“나? 조선의 대군이다.”

“뭐?”


이삭의 말에 토라에 세키는 저게 무슨 정신 나간 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군이면 왕의 친형제일 텐데 이런 곳에 있다?


“이놈! 감히 조선 왕의 형제를 사칭하다니 이 또라이 새끼가 널 용서할 수 없구나!”


토라이 세이키는 호탕하게 외쳤다.


“용서 못 하는 건 나다! 어디서 감이 남의 땅을 가제로 차지하고 그 땅의 조선 사람들을 해치는가! 하늘을 대신해 널 용서할 수 없다!”


그제야 토라이 세이키는 상대가 정신이 나갔거나, 술에 취해서 하는 말이 아닌 진심임을 알았다.


“흥! 상관없지. 네놈! 죽을 것이나 나와라! 쿠로고부린!”

“이런. 다른 놈은 닌자대니 그림자 닌자니 했는데...”


이삭은 혀를 찼다.


“흥!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하지만 넌 이제 끝이다. 가라! 나의 쿠로고부린!”


토라이 세이키가 명령을 내렸다.


“나와라! 나의 군대!”


공간이 일렁였다.


“네놈! 네놈도 사마나였더냐!”

“사마나? 아... 너희들은 지금 시대에도 발음이 개판이었구나.”


한강희 시절 일본 헌터들과 만나면 사마나니 사마제토니 했던 것이 생각나는 이삭이었다.


“그래도 그때 일본인들은 지구를 지킨다는 사명으로 같이 싸웠는데 너희들은 안 되겠다.”

“뭐라! 네놈을 갈기갈기 찢어주...”


막 재차 명령을 내리려던 토라이 세이키는 그만 헛기침을 하고 말았다. 보라! 상대방의 서머젯을! 웬 벌거벗은, 배 나오고 팔다리 가느다란 사내놈이 몇 서 있었다.


“웃기냐? 나도 웃긴다. 하지만 웃어도 내가 웃어! 처음은 헐벗었으나 나중은 창대하리라! 돌격하라. 나의 군대여!”

“칙쇼! 가라! 쿠로고부린!”


인간과 고블린이 맞붙었다. 그리고...


“뭐냐!”


토라이 세이키는 당황했다. 고블린 한 마리로도 충분했어야 할 싸움이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상대의 서머젯이 줄지 않았다. 분명 계속 죽이는데도 줄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쓰러지는 것은 자신의 고블린이었다.


“너! 너 뭐냐?”


급히 물었지만 그건 실수였다. 도망가야 했었다. 한강희 한 명이 토라이 세이키에게 온 몸을 던졌다.


“핫!”


토라이 세이키의 칼이 휘둘러졌다. 일단 각성한 서머너는 일반인보다 강했다. 단박에 두 동강 나는 한강희. 하지만 그건 시작이었다. 한강희가 계속 몸을 던졌다. 칼로 베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토라이 세이키는 한강희에게 깔리고 말았다. 그리고 끝내 칼까지 빼앗기고 그 칼이 자신이 목에 박히는 것까지 봐야 했다.


[한강희씨가 거지 한강희씨로 진화합니다.]


진화했다. 이삭은 급히 소환을 해제했던 한강희를 소환했다. 한 석달 열흘은 안 감은 듯한 떡과 까치집이 콜라보한 것 같은 머리에... 꾀죄죄하다 못해 까마귀가 조상님! 할 정도의 검은 땟국물이 줄줄 흐르는 얼굴과 목. 원래 검은 색이었나 싶을 정도의 옷. 그나마 제대로 된 것이 아니라 헤진 곳이 헤지지 않은 것보다 더 많았다. 왜 입었나 싶을 정도의 옷. 양 손에는 역에 때에 찌든 바가지와 입에 넣으면 밥보다는 병균을 더 먹을 것같은 숟가락을 들고 있었다. 거기에 냄새는... 조선시대 츄리닝 입은 백수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기로서니...


“거지라니! 이게 뭐냐고!”


* * *


고야마 오오후사는 탁자를 쾅! 내리쳤다.


“뭐라! 토라이가 죽어!”

“죄송합니다.”


마사토라 헤이이치는 고개를 숙였다.


“후우... 마사토라 네가 죄송할 것이 무엇이 있겠나. 내 그리 그러 행동하지 말라고 했건만... 허나 토라이 그 놈이 말을 듣건 안 듣건 감히 나의 부장을 죽였으니 그 자를 가만히 둘 수가 없다. 그런데 어느 놈인지를 알아야 복수를 할 텐데...”


고야마 오오후사는 한숨을 쉬었다. 물론 조선의 변경을 그대로 치고 다 아무나 닥치고 다 죽이는 방법도 있지만 그건 너무 부담스러운 방법이었다. 그리되면 명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고, 왜 조정에서는 자신들을 버릴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조선이 공격할 것이고... 아무리 조선이 몰락했어도 명색이 하나의 나라였다. 고작 자신의 세력이 감당할 그런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뭐가 말인가?”

“조선에는 모두 8명의 사마나가 있습니다.”

“그런데?”

“당장 자신들 왕을 지키고 도성을 방비하기도 바쁜데 이곳까지 사마나를 보내겠습니까? 더욱이 여기서의 일이 하루이틀 일어난 일도 아닌 일상인데 말입니다.”

“흠... 우리 사마나가 강하기는 하나 일반 사람이 못 죽일 정도는 아니야. 기습을 하면 죽일 수 있지.우리라고 살가죽이 철판은 아니니까.”

“물른 그건 그렇지만 싸움을 크게 벌인 흔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마사토라 자네의 말은?”

“혹여... 조선에 사마나가 각성한 것은 아닌지...”

“말도 안 되는 소리!”


고야마 오오후사가 소리쳤다.


“이미 각성의 비는 우리 오오다이라大平의 무사가 만졌다!”

“각성이라는 것이 각성의 비를 만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아니 오히려 각성의 비를 만져 각성이 되는 경우는 더욱 드문 일이 아닙니까?”

“으음... 그건 그렇지만...”


고야마 오오후사는 인정하기 싫어도 마사토라 헤이이치의 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 어찌해야 하나? 본국에 연락을 해야 할까? 아니면 영주님께?”

“그보다는...”


마사토라 헤이이치가 목소리를 죽였다.


“그 자를 장군님과 제가 죽이면 어떻겠습니까?”

“너와 내가?”

“예. 다른 자와 공을 나눌 수는 없잖습니까?”


그 말에 고야마 오오후사이 표정은 심각해졌다. 적국의 서머너를 죽이는 것은 동서 모든 나라 공통적으로 큰 공이었다. 강한 서머너 한 명이 작은 나라의 전력과 같다고 말을 할 정도이기 때문이었다. 그야말로 군침이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또한 그리하면 토라이의 일도 묻을 수 있습니다.”

“토라이의...”

“예. 솔직히 사마나가 죽은 일이 보통의 일입니까?”

“그건 그렇지...”


고야마 오오후사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자신이 분노했던 것이 왜였던가! 부하의 죽음도 죽음이지만 당장 자신에게 떨어질 처벌 때문이 아니었던가?


“조선에서 새롭게 각성한 사마나와 싸우다 죽은 것으로 하면 되지 않습니까? 생각해보십시오. 우리 셋이 달려들어 한 명이 죽을 정도로 강력한 사마나가 각성했습니다. 각성하자마자 전장에서 구른 사마나 셋과 싸울 정도면 얼마나 강한 것입니까? 그 사마나가 많은 수련과 경험을 쌓아 더욱 강력한 적이 되는 것을 막은 것입니다. 우리 오오다이라의 사마나 한 명이 죽었어도 이건 공을 인정받을 일이지 문책을 당할 일이 아닙니다.”

“호오...”


고야마 오오후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야. 맞는 말.”


하지만 표정은 어두웠다.


“허나 그 자를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그 말에 마사토라는 빙긋 웃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자가 찾아오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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