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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무한 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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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작품등록일 :
2022.05.11 14:53
최근연재일 :
2022.08.20 15:43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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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88
추천수 :
359
글자수 :
158,893

작성
22.05.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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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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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9쪽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DUMMY

어전회의는 따분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이삭은 졸음을 참으면서라도 어전회의에 참석을 해야 했다. 그건 이삭이 새롭게 만들어진 괴호청怪呼廳 수장이기 때문이었다. 원래는 없던 관청이었지만 이삭이 서머너임을 알게 되고 소율희라는 또 한 명의 서머너가 각성 된 후 만든 기관이었다. 괴호청의 괴호대장은 품계가 정2품이었다.


“흐음... 요즘 교역량이 줄었다고 했소?”


이지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조선은 유교의 나라였다. 그리고 농업의 나라였다. 국초부터 농업을 중시했다. 물론 당시 모든 나라가 다 마찬가지였지만 조선은 정말 농업에 몰빵한 나라였다. 그래도 초기에는기술 발전도 하고 그랬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런 것도 사라지고 오직 농사였다. 당연할 수밖에 없는 것이 기술과 상업을 천시한데다 경제조차 화폐 경제가 아니었다. 몰락하고 쇠퇴하기에는 딱 좋은 정책이었다.


하지만 임진왜란 이후 사정은 완전히 달라졌다. 남은 땅이라고는 경기도와 강원도, 황해도가 전부. 농사짓기에는 여의치 않았다. 아주 못 짓는 것은 아니지만 절대 자급자족은 불가능했다. 그러니 굶어 죽지 않으려면 외국에서 수입을 해와야 했고 해외 교역은 아주 중요한, 아니 목숨이 달린 일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조선이 자원도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원자재를 사와 조선에서 가공하여 수출하는 방법을 쓰게 되었다. 아니면 그림 등을 팔기도 했다. 덕분에 조선의 기술력과 예술성은 높아졌다. 그런데 요즘 들어 교역량이 줄어들었다니 이지로서는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전하. 본디 상행위는 천한 자들이 하는 천한 짓이옵니다. 허니 그런 천한 짓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심려 마시고, 차제에 그 천한 짓을 국법으로 금지시켜야 하옵니다.”


이지를 더 신경 끓게 하는 건 저런 자들도 있었다.


“하아... 그래 그럼 판중부사는 우리 조선이 뭘 해야 한다고 보고 있소?”

“당연히 농사이옵니다. 본디 농자천하지대본이라 하였사옵니다.”

“농사지을 땅은 있고?”

“이 넓은 천하에 어찌 농사지을 땅이 없겠사옵니까.”

“조선에 끼니 못 때우는 자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시오?”

“그런 일은 없사옵니다. 소신만 해도...”

“그만!”


이지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판중부사 유현덕. 그의 아비가 촉한의 유비를 흠모해서 이름을 그리 지었다던가? 물론 거짓말이었다. 유현덕의 본명은 유호필. 그냥 명에 충성하는 유학자였다. 현재의 명 황제는 만력제 주익균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수안제守安帝 주벽이었다. 따로 백랑황제百狼皇帝라는 별칭도 있었다. 별칭에서 알 수 있듯 주벽은 각성한 서머너였다. 8마리의 개를 소환할 수 있었다.


별칭은 백 마리 늑대라고 거창하게 붙였으면서 고작 개 8마리라니 맥이 빠질 수 있지만 그 개가 투견 중 최상위권에 속하는 아메리칸 핏불테리어라면 가볍게 볼 수 없었다. 수안제 주벽은 이 개들을 수룡팔견守龍八犬이라 했는데 만력제도 이 수룡팔견에게 먹혀 버렸다. 어쨌든 이 주벽이란 자는 골수 유비빠였다. 주기적으로 삼국지연의에 대한 것을 연구해 토론하는 행사까지 할 정도로 현재 명나라의 국호도 촉蜀이라고 바꾸는 논의가 있을 정도였다.


이 주벽에 일을 안 하는 만력제를 죽인 후 한 일이 왜국과의 은밀한 뒷거래를 통해 함경도와 평안도를 차지한 일이었다. 만력제가 조선 영토에 대한 강탈에 소극적이자 그것을 빌미로 반란을 일으킨 것이었다. 아무튼 그 일이 있은 후 조정에는 명나라에 충성하는 자들이 생겨났다.


명나라의 힘을 등에 업고 자신의 권력을 추구하는 자들이었다. 명나라가 조선에 원군을 보냈고, 지금은 명이 있어 왜국이 또다시 침략을 못 하는 것이니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명에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자들이었다.


그런 자들은 예외없이 유학자들로 조선은 철저하게 유학의 이념에 따라 다스려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들이기도 했다. 물론 유학자들이라고 다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그저 명에 붙어 호가호위하며 조선의 정보를 몰래 유출시키는 자들일 뿐이었다. 문제는 그걸 알면서도 어떻게 못 한다는 사실이었다. 말 그대로 명나라 때문이었다 명나라도 조선에 대한 기밀을 빼내주는 그들을 챙겼고 그것이 그들을 어찌 못 하는 이유였다.


유현덕 또한 그런 자 중 한 명으로 주벽이 골수 유비빠인 것을 알고 자신의 이름을 유호필에서 유현덕으로 바꾼 것이었다. 주벽에게 잘 보이려는 것이었다. 지금 조정에는 유현덕 외에도 관운장, 장익덕도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힘을 가진 자이다 보니 재산은 적지 않았고, 당연히 굶는 일은 없었다. 지금도 너무 잘 먹어 남들 두셋의 비계를 지니고 있었다.


“경 배가 부르다고 남들도 배가 부르다고 여기는 거요?”

“그건 아니옵니다만...”

“그럼 뭐요? 하... 다음에 명에서 사신이 오면 우리 조선은 농사만 짓기로 했다고 해야겠소이다. 조선의 찬중부사의 간언으로 그리했다고 말이오!”

“그리해도 좋지요.”

“뭐요?”


이지의 눈썹이 올라갔다.


“사실 우리 조선에 뭐가 있습니까? 딱 농사만 지으면 좋은 일 아니옵니까?”

“경의 발언으로 명과 우리 조선이 교역이 끊기면 경은 좋을 것 같소?”


현재 조선이 해외 교역하는 물건은 대부분 상류층을 위한 사치품들이었다. 조선이 임진왜란 이후 기술 발전을 도모할 때 한 도공이 고려청자의 비색을 재현했다. 우연히 한 번 성공한 것이 아니라 청자 제작과, 청자를 굽는 가마 제작의 기술 자체를 복원한 것이었다. 이에 힘입어 조선은 자기를 더욱 발전시켰다.


백자, 흑자, 청자, 홍자, 황자, 갈자, 녹자, 자자 등 여러 색의 자기와 여러 색을 하나의 자기에 구현한 다색자, 여러 색의 유약으로 그림을 그려 넣은 유화자 등... 이 자기들은 명과 왜는 물론 유럽에도 수출되었다. 자기 외에도 나전, 금은공예 등등... 특히 명과 왜의 상인들은 조선의 이 사치품을 사서 유럽에까지 팔고 있었다.


이른바 중계무역을 하는 것인데 그것으로 많은 이득을 보는 중이기도 했다. 현재 세계 여러 나라의 왕실, 귀족, 부자 등의 집에 조선에서 만든 사치품이 없는 나라는 없었다. 우습게도 조선이 한껏 몰락한 이후에 전 세계는 한류 아니 조선류가 분 것이었다. 그런데 만약 이 물건들의 공급이 끊기면 그렇게 만든 자는 무사하지 못할 것이었다. 지금 이지가 하는 말은 그 말이었다.


“전하 명과 조선이 더 좋은 관계가 되는 방법을 아시옵니까?”

“더 좋은 방법? 그게 무엇이오?”

“조선의 장인들을 명에 바치는 것이옵니다.”


유현덕의 그 말에 대전 안의 분위기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지금 유현덕의 말은 전 세계 상류층이 사랑하는 조선의 사치품을 만드는 사람들을 명에 보내자는 것이고, 그건 조선을 죽이자는 소리기 때문이었다.


이건 선을 넘어도 너무 넘은 발언이었다. 현재 조선의 상황은 아무리 죽어라 농사에 매진해도 다들 굶을 수밖에 없으니 유일한 돈줄을 명에 바친다는 말은 조선을 바친다라는 말이고, 그건 역모나 마찬가지인 매국적 발언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현덕은 실실 웃었다.


“전하. 구더기 머리보다는 용의 꼬리털이 낫지 않습니까?”


현재 대전 안은 더 할 나위없이 굳었다. 심지어 유현덕과 항상 같은 말을 하던 관운장 장익덕도 두 눈만 둥그렇게 뜨고 유현덕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야말로 저 인간이 뭘 잘 못 먹었나? 하는 눈이었다.


‘흐음...’


이삭의 눈이 살짝 떠졌다.


‘일단 저 인간들은 이 나라에 해가 되면 되었지 이로울 것 없는 이완용같은 인간들이고...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선을 넘었지? 저 자의 눈은 분명...’


사람들이 제대로 살피지 못 하고 있었지만 이삭은 유현덕의 눈 흰자위에 있는 붉은 반점을 보았다. 충혈이 되거나 다른 이유로도 그런 붉은 반점이 생길 수는 있었다. 하지만 현재 유현덕의 행동과 연관지어 본다면 하나의 가능성이 도출되었다.


‘이놈의 나라에는 뭔 타국의 서머너 테러범들이 이리도 많은 거냐?’


이삭이 도출한 가능성은 하나였다. 한강희 시절 인형술사라는 별명을 가진 서머너가 있었다. 작은 벌레를 사람 몸에 침투시켜 뇌로 파고들게 하여 조종하는 것으로 무협지에서 나오는 고독으로 쉽게 설명이 되는 것이었다. 다른 것이라면 서머너가 소환한 서머젯이라는 것이 다를 뿐이었으며, 그 서머너는 자신의 서머너를 돌웜이라고 불렀다. 이 돌웜이 뇌에 파고들면 자신도 모르게 언행이 바뀌었다. 지금의 유현덕처럼.


‘제약만 많은 쓰레기같은 능력이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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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9. 오크의 보물창고 22.06.28 189 1 12쪽
30 9. 오크의 보물창고 22.06.18 236 2 10쪽
29 8. 총장수 백강 22.06.17 231 5 10쪽
28 8. 총장수 백강 22.06.17 227 3 9쪽
27 8. 총장수 백강 22.06.15 238 1 9쪽
26 8. 총장수 백강 22.06.14 257 2 10쪽
25 7. 쓰레기 치우기. 22.06.07 270 4 9쪽
24 7. 쓰레기 치우기. 22.06.05 270 3 10쪽
23 7. 쓰레기 치우기. 22.06.04 277 3 10쪽
22 7. 쓰레기 치우기. 22.06.03 298 2 9쪽
21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22.06.02 294 3 10쪽
20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22.05.31 307 3 10쪽
19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22.05.30 332 6 9쪽
» 6. 두 번째 게이트 공략. 22.05.28 373 4 9쪽
17 5. 내가 바로 조선의 대군이다! 22.05.26 434 4 10쪽
16 5. 내가 바로 조선의 대군이다! 22.05.25 454 6 10쪽
15 5. 내가 바로 조선의 대군이다! 22.05.24 451 5 9쪽
14 5. 내가 바로 조선의 대군이다! 22.05.23 496 6 9쪽
13 4. 첫 게이트 공략. 22.05.21 461 10 15쪽
12 4. 첫 게이트 공략. 22.05.20 485 11 11쪽
11 4. 첫 게이트 공략. 22.05.19 529 10 10쪽
10 3. 한강희씨의 첫 활약. 22.05.18 538 12 9쪽
9 3. 한강희씨의 첫 활약. 22.05.17 563 15 11쪽
8 3. 한강희씨의 첫 활약. 22.05.16 666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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