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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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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조회수 :
61,823
추천수 :
720
글자수 :
748,164

작성
19.03.0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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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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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1. 공백인형, 팀 편성 (2)

DUMMY

“칼?!”


“누가 뭐라고 해도 세라는 나와 한 팀.”


세라의 손을 덥석 잡아 내 옆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

의외의 결과라 생각한 건지 세라는 놀라움을 감추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우롱이는 손가락으로 날 가리키며 앙칼진 반응을 보였다.


“세라는 나랑 한 팀이 되기로 했단 말이야!”


“효율적으로 생각했다면서? 그럼 나와 함께 하는 게 맞아.”


“그럼 나머지 한 자리는 내 차지인 걸로.”


제이본이 은근슬쩍 내 반대편으로 다가와 한 팀이라는 것처럼 나란히 서보였지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를 우롱이 쪽으로 밀쳤다.


“미안하지만 제이본은 우롱이랑 한 팀이야.”


“?!”


“?!”


내 대답에 둘은 돌처럼 굳어버렸다.

더불어 금붕어 마냥 입을 뻐끔거리며 할 말을 잃은 모습까지 똑같이 연출해내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내가 왜 싸움밖에 모르는 바보랑 한 팀이 되어야 하는 건데.”


“내 성격상 이런 꼬맹이를 돌보는 짓은 무리라고, 리더와 팀을 이룰 수 없다면 쿠키랑 콤비를 이루겠어.”


반발의 목소리가 나올 것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얼굴만 마주쳐도 이를 갈며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 난 모습을 보였으니까.

별다른 저항 없이 팀을 이루겠다고 동의하는 모습은 꿈에서 조차 그려지지 않는 그림이었다.


“제이본, 현실은 빨리 받아들일수록 편하다는 거 알지? 쿠키도 나와 한 팀이니까, 너랑 우롱이, 클로버가 함께 해줘야겠어.”


쿠키의 거대한 몸에 등을 대고 있던 제이본이 한 손으로 이마를 감싸며 한 치의 미동도 보이지 않은 채 눈을 감아보였다.

자신의 앞에 들이닥친 현실을 어떻게든 부정하려 드는 모습이었다.


“칼, 미안해! 팀이고 자시고 그냥 없던 걸로 해주라! 나 죽어도 저런 녀석이랑은 같은 팀이 되고 싶지 않아!”


우롱이가 무릎을 꿇으며 다가오더니 내 허리춤에 매달리기 시작했고 옆에 있던 세라에게도 구원을 바라며 무언의 시선을 보내는 것과 동시에 힘없이 축 늘어지며 애원해왔다.


“···진심으로 이렇게까지 서로를 질색해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 하겠다.”


“이유라고 할 것도 없이 단순할거라 생각하는데요···”


티격태격 다투면서 서로 입에 담을 수 없는 언어들이 가끔 오고 가긴 하지만 저 둘만큼 환상의 콤비를 이룰 수 있는 조합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롱이의 대상을 경직시키는 힘과 제이본의 육체강화능력.

특히 제이본이 가진 힘을 직접 경험해본 바를 말하자면 무린에서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장담할 수 있었다.


다음에 시간 날 때 그 강함의 원천에 대해서 물어보도록 하자.


어쨌든 속도는 다소 부족할 수 있는 조합이지만, 우롱이의 서포터와 확실하게 끝낼 수 있는 한방을 가진 제이본은 서로 강력한 시너지를 끌어 올릴 수 있다.

위험한 순간에는 클로버의 이동술로 도망치면 그만이라 최악의 상황을 직면하지 않고 넘어갈 수도 있다.


대충 이러한 점을 둘에게 설명해주었지만 역시 이것만으로는 설득시키기란 무리였다.


“세라의 힘은 대상의 내부를 비틀어 끊는 힘, 감당할 수 있는 녀석은 나와 쿠키정도니까.”


세라가 가진 저주의 힘은 특정 대상만을 노리고 행할 수 있는 힘이 아니기 때문에 상당히 큰 제약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힘을 사용할수록 시전자의 몸에도 조금씩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매우 한정적이며 심할 경우 몸이 굳으며 정신을 잃게 된다.

그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쿠키를 이쪽으로 편성하였다.


“리더···”


“칼···”


“앞으로 나뉘게 될 때는 오늘 정한대로 움직이는 걸로 하자.”


두 사람이 살짝 불만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대충 넘어갔다.

어차피 이해시키려 해도 끝까지 부정하려 들었기 때문이었는데 예상보다 큰 반발심은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봐서 조금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은 둘 사이가 조금 호전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엮은 것도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무난한 아침을 맞이하며 우리들은 서둘러 론 우저를 향해 달려 나갔다.


---


쿠키의 등에는 나를 제외한 전 인원이 올라타 있는 상태였고 그 옆을 내가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쿠키의 스피드를 따라잡을 수 있는 이가 나 밖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광경이 펼쳐진 것인데 론 우저에 도착하면 말을 한 필 구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잠시 쉬었다가 가자.”


상당한 스피드로 달렸기 때문에 론 우저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을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쿠키의 본 모습을 숨기면서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둘러가는 형태로 움직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여행객들, 마차를 이끈 상인이나 모험가들보다도 훨씬 빠른 이동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 벌써부터 피곤해지는 느낌이야.”


“그러게요, 멀미는 해결되었어도 달리는 동안 긴장하지 않으면 큰 사고로 번지고 마니까요.”


“평상시에 단련을 하라고.”


“제이본님께서는 아무렇지 않으시군요.”


쿠키의 등에 올라타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체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종종 쉬어줄 필요가 있다.

클로버는 지친 기색을 보이면서 제이본의 체력에 감탄을 흘렀다.


“내가 달리는 것도 아닌데 지친다면 웃긴 거라고. 오히려 그렇게 달리고도 멀쩡한 리더가 이상하잖아.”


제이본이 쿠키의 등에서 내리더니 내게 다가왔다.


“대체 어떻게 되먹은 육체야.”


쪼그려 앉은 것과 동시에 내 다리를 주먹으로 툭 치며 물어오기 시작했다.

물을 마시고 있던 나는 살짝 거리를 벌린 채 인상을 찡그렸다.


“그런 스피드로 움직였는데도 전혀 피로하지 않은 거냐고.”


“제이본 전부터 말했지만 갑자기 다가와서 툭치는 행동은 하지 말라니까.”


“그 육체에 강함의 비밀이 있는 거잖아? 뭐 어때 같은 남자인데.”


“내가 싫다고 하잖아.”


“그렇다면 나도 저런 꼬맹이랑 한 팀이 되는 건 싫다고, 리더.”


뒤에 있는 우롱이를 가리키며 무심하게 내뱉는 말에 순간 맞받아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제이본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상당히 능구렁이 같은 면모가 있어, 지금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가다가 회심의 일격을 찔러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는 리더랑 한 팀이 되고 싶다고 저런 꼬맹이의 뒤치다꺼리는 사양하겠어.”


“이미 다 끝낸 얘기를···”


“잠깐! 가만히 듣고 있으니 어이가 없어서, 누가 들으면 나는 뭐 좋아서 너랑 팀 맺은 줄 알아?”


귀는 열어놓고 있었던 건지 우롱이가 급히 치고 들어왔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던가.”


“아 그래? 그럼 칼, 나도 이렇게 건방떠는 야만인이랑은 죽어도, 곧 죽어도 같은 팀은 못 해! 쿠키랑 클로버랑 팀 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둬.”


이것들이 보자보자 하니까.

물론 내 멋대로 정한 것도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서로의 상성을 고려해서 내린 결과다.

누가 봐도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었고 최상의 효율을 낼 수 있는 편성이었다.


저 둘도 말은 저렇게 하지만 분명 그렇게 느끼고 있을 것이 분명했고, 그저 인정하기 싫어서 애써 고개를 돌리고 있을 뿐이었다.


“둘 다 진짜 어른스럽지 못하잖아···”


“칼의 말대로 왜 이렇게 서로 사이가 안 좋은 거예요.”


“어쩌면 대화가 부족했기 때문 일수도 있습니다.”


쿠키에게 물을 먹인 뒤 세라가 이쪽으로 다가와 물었고, 어깨위에 있던 클로버도 해결 방안을 넌지시 던져보였다.


“쥐똥만한 게 쫑알쫑알 일일이 시끄럽게 굴지 않나, 옆에 있으면 사람 귀찮게 해서 피곤해진다고.”


“꼬맹이라고 놀려서, 말귀는 더럽게 안 들어 쳐 먹어서, 싸움밖에 모르는 야만인에 생각이라곤 하지 않는 멍청이라서.”


“우, 우롱토끼님···”


“우롱아 너 점점 말이 거칠어지고 있는데.”


그래, 저 마다의 이유가 있다는 것은 알겠다.

그게 별 거 아닌 이유라는 것을 말이다.


요컨대 클로버의 말대로 대화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서로 의견만 잘 조율하고 존중해준다면 쉽게 해결되는 그런 사소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다.


“같은 동료라면 서로를 잘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죠.”


세라가 둘 사이에 끼어들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를 쓰기 시작했지만, 깊어진 감정의 골은 서로의 얼굴을 외면할 만큼 틀어질 대로 틀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세라의 반의반만이라도 닮아보라고, 고작 한 살 차이라는 게 믿기지도 않는군.”


“그러는 너는 어떻고? 대련 대련거리면서 칼 귀찮게 굴잖아. 누가 누굴 보고 귀찮다고 쫑알거린다는 거야.”


“봤지, 리더? 대화 자체가 성립 안 된다고. 작은 트집 잡고 물고 늘어지는 것부터 내 성질 머리와는 맞지 않아.”


큰 의미 없이 시원스럽게 행동하고 내뱉는 제이본과 장난임에도 불구하고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는 성격인 우롱이.


정말 사이가 진전될 방법은 없는 것인가?


“아무튼 이 주제로 계속 신경 쓰는 것도 그렇고 계속 다투다보면 서로 지쳐서 이해하는 날이 오지 않겠어?”


“······.”


“······.”


“······.”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는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그리 많지 않지만 각자 목적을 가지고 모인 만큼 나아가야할 방향을 상기시켜주는 것은 얼마든지 해줄 수 있었다.


“우롱이는 검은 뿔에 대한 복수를 위해서 함께 하는 거잖아. 인내를 기르는 것도 강해지는 방법 중의 하나라는 것쯤은 알지? 웃어넘기면서 여유를 간직한 그런 멋진 여성이 될 수 있다니까.”


“···윽, 적막수왕과 똑같은 말을 들을 줄 이야.”


모두가 꼬맹이라고 놀리는 것은 아니지만 행동하는 것이 어른스럽지 못하다면 그렇게 비춰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롱이에겐 낚시를 권했고,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보이긴 했지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누구나 강해지기 위해서 약했던 시절을 거쳐 오잖아? 혼자 힘으로는 강해지는 것도 한계가 있고, 우롱이는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고 있는 거야. 귀찮게 굴고 떼를 써도 나는 제이본이 스승이 되어주면 좋을 거라 생각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말라고. 애초에 리더가 저 녀석의 스승이 되어 주면 끝나는 얘기 아니야?”


물론 그렇게 할 수는 있다.

다만 내가 누굴 가르칠만한 그런 입장이 되지 못 할 뿐이다.

제이본처럼 단순히 대련을 하는 거라면 해줄 수 있지만, 얼마 전까지 싸움은커녕 제대로 주먹을 휘둘러본 적도 없는 일반인이었기 때문에 기술적인 문제와 조언에 있어서는 우롱이보다도 못 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에 비해 제이본은 실전 경험이 매우 풍부하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이라면 누구를 가르치는 것에 있어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러지 말고, 제이본도 더 강해질 수 있도록 하루 3번씩 내가 대련 해 줄게, 어때?”


“와아, 잘 된 거 아닌가요?”


“정말 파격적인 조건이군요!”


세라와 클로버가 이때다 싶어 바람을 불었지만 그런 것을 눈치 못 챌 제이본이 아니었다.

하지만 확실히 그에게 있어 이만한 조건은 없었다.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뭐, 그런 거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


이 날을 위해서 제이본이 입버릇처럼 내뱉던 대련을 무시 해 왔던 것은 아니지만, 미래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서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것은 확실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이야기였다.


그렇게 모두의 동의하에 팀 편성을 마무리 짓는 것으로 얘기를 끝마치고 짧은 휴식을 거친 뒤,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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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15. 여정의 시작, 다시 론 우저로 19.04.02 94 1 13쪽
71 14. 무린, 뿌리 19.04.01 109 1 12쪽
70 14. 무린, 백하단의 그림자 19.03.30 106 1 12쪽
69 14. 무린, 신기 갈루 제 2 단 : 요격모드 19.03.29 102 1 11쪽
68 14. 무린, 신기 갈루 제 1 단 : 포격모드 19.03.28 118 1 12쪽
67 14. 무린, 폭풍전야 19.03.27 114 1 11쪽
66 14. 무린, 태양을 갉아먹는 자 천체 사로스 여왕 19.03.26 112 1 12쪽
65 14. 무린, 베이트리스와 주륙단도 19.03.25 124 1 11쪽
64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3) 19.03.23 126 1 11쪽
63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2) 19.03.22 133 1 11쪽
62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19.03.21 135 2 12쪽
61 13. 강해져야 할 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 19.03.20 152 1 12쪽
60 13. 강해져야 할 때, 잿빛가루의 공간 19.03.19 124 1 12쪽
59 12. 백설십장, 기시단 프론락텀 19.03.18 151 1 12쪽
58 12. 백설십장, 조율의 공간에서의 격전 19.03.16 131 1 12쪽
57 12. 백설십장, 태초의 인간과 백설십장의 힘 19.03.15 153 1 11쪽
56 12. 백설십장, 치명상을 이끌어내는 육체 19.03.14 152 1 12쪽
55 11. 공백인형, 백설십장 파로에 프론락텀 19.03.13 15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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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11. 공백인형, 죽음을 거부시키는 조건 19.03.11 133 1 12쪽
52 11. 공백인형, 조사 19.03.09 138 1 12쪽
51 11. 공백인형, 몰락 귀족가의 저택 19.03.08 159 1 12쪽
50 11. 공백인형, 론 우저 입성 19.03.07 17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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