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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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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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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28
추천수 :
720
글자수 :
748,164

작성
19.03.1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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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1. 공백인형, 백설십장 파로에 프론락텀

DUMMY

“아, 진짜! 이거 야단났네···”


“너는 봉인 쳐둔 구슬이나 회수해서 돌아가.”


요정령 노바와 마족 헬 베스크다코의 승부는 압도적인 강함으로 노바가 우세를 보였다.

처음에는 헬 베스크다코가 여유롭게 밀어 붙이는가 했더니 이후 진심을 발휘하는 노바에게 계속해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서로 눈앞의 적에게 고도의 집중을 가한 탓에 해가 지는 것도 모른 채 시간은 훌쩍 흘러갔고, 이내 실력과 힘의 차이가 명확하게 차이 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인지 헬 베스크다코가 돌연 론 우저 쪽으로 빠르게 후퇴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파로에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던 백하단의 파로에와 마이즈는 상황을 정리해 나갔다.


“누군가는 회수해야지, 그러니 남은 구슬이나 넘겨.”


“구슬···말입니까. 설마 파로에가 개입하실 것은···”


“혹시나 다시 싸움이 벌어지면 외부로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잖아, 잔말 말고 넘겨.”


헬 베스크다코는 이미 보이지 않을 만큼 멀어진 상태였고, 그 뒤를 쫓는 노바마저 하늘에 점 하나 찍어놓은 것 마냥 작아져가고 있었다.


표정과 억양은 담담하게 내뱉었지만 본심은 우물쭈물 거리는 마이즈의 행동에 답답한 마음이 들어 그대로 베고 싶어지는 충동에 휩싸여갔다.


결국 파로에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당황해하는 마이즈를 향해 검 끝을 겨누었다.


“···하, 하지만 지금 일회용 구슬은 다 떨어졌고 성물 구슬은 회수를···”


“없으면 신견주람의 봉인구슬이라도 빨리 내놔.”


“그, 그, 그렇지만···아, 진짜 돌아버리겠네! 유니님과 베이베아에게는 파로에가 잘 설명해주십시오! 잃어버리면 저 진짜 죽는단 말입니다! 꼭입니다!!”


더 늦기 전에 노바의 뒤를 쫓으려는 파로에는 마이즈의 말에 자신도 잊었던 것들 급히 떠올리며 말했다.


“쫓는 동안은 연락이 어려우니까 상황판단하에 개입할 수도 있다는 것만 말해줘.”


그 말을 남기고 파로에가 떠나려는 순간, 마이즈가 또 다시 호들갑을 떨며 급히 입을 열었다.


“결론은 끼어들겠다는 거죠?!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런 거라면 가면을 들고 가셔야죠!!!!”


“아, 시간 없으니까 빨리 줘.”


마이즈는 서둘러 품속에서 아무런 무늬도 새겨지지 않은 순백의 가면을 파로에의 손에 넘겨주었다.


“그럼 고생하십시오, 보고는 확실히 하겠습니다!!”


마이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파로에는 이미 몇 번의 공간도약을 통해 멀어진 상태였다.


---


도망가는 헬 베스크다코를 쫓기 위해 노바는 낼 수 있는 최고속도로 하늘을 가르며 날아갔지만 그래도 완벽하게 뒤쫓는 것은 무리였다.


푸른 기운의 감지능력에도 벗어날 만큼 엄청난 스피드를 가진 자다.

지금은 그 흔적을 겨우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조금 벅찬 상황이었는데, 다행이도 속도를 서서히 줄이고 있는 게 감지되었다.


콰쾅!!!


그때, 절벽위의 한 거대한 저택에서 굉음과 함께 벽면이 허물며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다소 거리는 있었지만 헬 베스크다코도 폭발이 일어난 저택에 착지한 게 감지되었고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하니 수많은 요정의 흔적과 함께 클로버의 기운이 느껴졌다.


그리고 자신이 지켜야하는 존재.

카지락스타의 힘을 이어받은 자와 거대한 마기를 지닌 또 다른 존재가 감지되었다.


“위험해, 상당히 접근을 허용한 상태야.”


겨우 저택의 위에 도달한 노바는 빠르게 상황을 분석해나갔다.

뚫린 천장의 밑으로 헬 베스크다코와 우롱토끼, 클로버, 인간 여자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절벽 밑으로 떨어지고 있는 이세계인과 마족 한 명이 보였다.


밑은 바다였기 때문에 이대로 놔두다간 마족의 손에 의해 저항 할 새도 없이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임무에 따라 절벽 쪽으로 움직여 이세계인을 먼저 구출 하려하자, 노바의 허리춤에서 나풀거리던 요선의 일부가 떨어져나갔다.


“요선?”


노바의 의지를 벗어난 채 빠르게 날아가기 시작했는데, 놀란 것도 잠시 노바도 그 뒤를 이어 쫓았다.


“저 마족은, 설마 제로카로지스···!”


이세계인을 쫓고 있는 자의 정체는 마계의 1인자, 제로카로지스였다.

마계에서는 마왕을 제외한 채로 서로의 강함을 논하는데 제로카로지스는 오랜 기간 동안 1위의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었다.

그런 만큼 마족 중에서도 특출 난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속도에서는 노바가 한 수 위였기에 금방 따라잡았고 제로카로지스는 노바의 등장에 조금 경계를 가지는 모습을 보였다.


---


“크윽···!”


“괜찮으세요?”


절벽 아래로 갑작스럽게 떨어지고 있던 나를 누군가가 살포시 받아주었다.

여전히 공중에 떠있었지만 대지위에 내려앉은 것처럼 편안했다.


“당신은?”


“요정령인 노바라고 합니다. 당신을 지켜달란 락타베이나의 말씀으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요정이라는 말에 조금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반투명한 천들이 나를 감싸듯 허공에서 살짝 접혀들었는데, 유독 하나만 내 주변을 계속해서 배회하며 정신을 사납게 굴었다.


“노바, 네 녀석이 다시 중간계에 내려올 줄이야.”


공중에서 천천히 내려와 우리들을 향해 한 남자가 중압적인 기운을 내비치며 말했다.


“저 자는 마왕에게도 강함을 인정받은 실력자 제로카로지스라고 합니다. 조심해야하죠.”


노바는 마족을 주시한 채 작게 중얼거리며 내게 설명해주었다.

그만한 실력자라면 날 보호하면서 상대하기는 무리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떨어지는 와중에 저택으로부터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기 때문에 위에 남아있는 동료들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노바라고 했지? 여기는 어떻게든 내가 버텨 볼 테니 위의 동료들을 먼저 구해줘.”


“저 자를 상대로 그런 어설픈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지금 날 신경 쓰면서 상대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잖아, 여기서는 내 말을 들어줘.”


부탁하는 의미에서 차분하게 말했지만, 조바심이 나는 것은 숨길 수 없었다.

그것은 눈앞의 마족도 마찬가지였다.


칠흑의 검을 치켜세우며 빠르게 접근해오는 제로카로지스를 피하기 위해 빈틈이 보인 순간, 자력으로 노바에게서 떨어졌다.


“무슨···!”


녀석의 목적이 나라면 굳이 노바를 상대하지 않고 곧장 날아올 것이다.

노바에게는 부탁에 대한 확답을 듣지 못했지만 스스로 정한 결정인 만큼 내 뜻을 수긍해 그녀가 움직여줬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놀랍게도 내 몸은 더 이상 추락하지 않았다.


“설마 요선이 주인으로 받아들였다는 거야?”


놀라움에 경악을 금치 못한 노바가 중얼거렸다.

신기의 사용을 허락 맡고 사용하는 것과 달리 주인으로 인정받아 사용되어지는 것은 성능적인 부분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비록 하나의 천이었지만, 요선이 스스로 주인으로 받아들여 인식했다는 것이 중요했다.


‘역시 유하 여제의 피를 이어받은 자···’


살아생전 유하여제가 항상 제 몸과 같이 착용해왔던 신기가 바로 요선이었다.


신기인 요선의 일부가 받아들였다는 것은 역시 유하 여제의 그릇을 지닌 자, 노바는 어쩔 수 없이 임무 대신 유하의 자질을 타고난 이세계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고 우롱토끼와 클로버가 있는 저택으로 날아갔다.


---


“일단 봉인 구슬은 2개 사용했습니다, 지금부터 상황을 주시하겠습니다.”


[파로에 명심해야 해, 신견주람을 하나라도 잃어버린다면 우리들의 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회수해야만 해.]


“알겠습니다.”


[그래서 상황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지?]


달을 등지고 내려다보던 파로에는 여전히 무뚝뚝하게 대답해보였다.


“이세계인부터 시작해서 제로카로지스를 포함한 마계의 실력자들이 보입니다.”


[뭐?! 이세계인이 왜 거기에 있어!]


머릿속으로 베이트리스 베아타릭스의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가 울리자 파로에의 두 눈이 살짝 감겼다.


“아무래도 노바가 중간계로 내려온 것은 사라진 요정들이 아닌 이세계인을 접선하기 위해서였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 실수했네. 왜 그런 가능성을 염두 해 두지 않았지? 여기는 베이트리스 베아타릭스 전원 응답바람.]


[베이트리스, 수신양호.]


[베아타릭스, 수신양호.]


“파로에 프론락텀, 수신양호.”


[베르베그타 라레이드롬, 수신.]


[엘린 마이즈! 수신 양호입니다.]


[···글린, 수신 양호.]


[크리스탈 레오닉 유니.]


백하단 전원과 연락이 연결되자 베이트리스 베아타릭스는 재빠르게 투입이 가능한 인원들을 머릿속으로 추려내기 시작하며 간략하게 현재 상황을 설명한 뒤 전원에게 물어보았다.


[론 우저 근처에 있으면 응답 바람.]


하지만 파로에와 마이즈를 제외한 다른 조직원들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고 급히 위치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베이트리스랑 베아타릭스는 지금 무린에 있는데, 유니님 전송 가능할까요?]


[불가능.]


[역시 안 되겠죠? 그럼 라레이드롬이랑 글린은? 카말린도 아니야?]


[요르나에서 사냥 중.]


[···론 우저로 가고 있어.]


글린의 말에 살짝 의문을 가지며 물어보았다.


[근처에 있냐고 했을 땐 대답 안 했지? 정확히 어디야.]


[···코른.]


[코른이라면 이니시스잖아. 네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와중에 가긴 어딜 가!]


“베이트리스 베아타릭스, 진정해주십시오. 만일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저 혼자서 해결하겠습니다.”


베이베아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다른 대책을 강구해보겠다고 대답했지만 파로에는 정중히 사양했다.


“나머지 구슬만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해주신다면 가능합니다.”


[······.]


[여기는 엘린 마이즈! 잊고 계신 것 같아 한 말씀 올리자면 저도 카말린에 있습니다, 잊으셨습니까. 하하하.]


[넌 그냥 조용히 하고 구슬만 가지고 돌아와, 후우. 유니님 신견주람을 하나 더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실 수 있으세요?]


[가능.]


[유니님 감사합니다. 파로에 들었지?]


“네, 들었습니다.”


[원래라면 완벽하게 회수할 수 있도록 2인 1조가 되어야 하지만, 유니님께서 흔쾌히 허락하셨으니 절대 실수해서는 안 된다는 거 알지?]


“명심하겠습니다.”


[우리들의 정체도 들켜서는 안 된다는 거 잘 숙지하고, 가면은 잘 챙겼니?]


파로에는 한 손에 들린 순백의 가면을 착용하며 대답했다.


“까먹지 않도록 미리 착용 했습니다.”


[그럼 파로에만 믿고 이번 일은 맡기도록 할게.]


이후 조직과의 연락이 끊기자 파로에는 자신의 검을 뽑아 들었다.

강자들이 모여든 자리였기 때문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미리 해둘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파로에의 머리 위로 달빛을 머금은 신견주람의 봉인 구슬이 하나 떠올라 있었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나머지 하나가 떠오른 채 영역내의 모든 존재들의 기운을 차단시켰다.


그리고 파로에의 주위로 반투명한 흰색의 작은 새들이 하나 둘 씩 생겨나며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고 그 수는 이내 10마리까지 불어났다.


준비를 끝마친 파로에는 품속에서 나머지 하나의 신견주람을 꺼내들었다.

총 10개의 신견주람 중에서 이곳에만 3개가 모여 있는 것이다.

될 수 있으면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게 끝나는 것이지만, 만일 사용하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된다면 전력을 다할 것을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기시단 프론락텀.”


신견주람을 바라보며 파로에는 아주 작게 기시단의 이름을 중얼거린 뒤, 다시 상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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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15. 금화 한 닢 19.04.04 92 1 11쪽
73 15. 조우 19.04.03 88 1 12쪽
72 15. 여정의 시작, 다시 론 우저로 19.04.02 93 1 13쪽
71 14. 무린, 뿌리 19.04.01 107 1 12쪽
70 14. 무린, 백하단의 그림자 19.03.30 104 1 12쪽
69 14. 무린, 신기 갈루 제 2 단 : 요격모드 19.03.29 100 1 11쪽
68 14. 무린, 신기 갈루 제 1 단 : 포격모드 19.03.28 116 1 12쪽
67 14. 무린, 폭풍전야 19.03.27 112 1 11쪽
66 14. 무린, 태양을 갉아먹는 자 천체 사로스 여왕 19.03.26 110 1 12쪽
65 14. 무린, 베이트리스와 주륙단도 19.03.25 122 1 11쪽
64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3) 19.03.23 124 1 11쪽
63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2) 19.03.22 131 1 11쪽
62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19.03.21 134 2 12쪽
61 13. 강해져야 할 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 19.03.20 150 1 12쪽
60 13. 강해져야 할 때, 잿빛가루의 공간 19.03.19 122 1 12쪽
59 12. 백설십장, 기시단 프론락텀 19.03.18 149 1 12쪽
58 12. 백설십장, 조율의 공간에서의 격전 19.03.16 129 1 12쪽
57 12. 백설십장, 태초의 인간과 백설십장의 힘 19.03.15 151 1 11쪽
56 12. 백설십장, 치명상을 이끌어내는 육체 19.03.14 150 1 12쪽
» 11. 공백인형, 백설십장 파로에 프론락텀 19.03.13 155 1 12쪽
54 11. 공백인형, 앱솔루트 카운터와 마족 집결 19.03.12 147 1 11쪽
53 11. 공백인형, 죽음을 거부시키는 조건 19.03.11 131 1 12쪽
52 11. 공백인형, 조사 19.03.09 134 1 12쪽
51 11. 공백인형, 몰락 귀족가의 저택 19.03.08 157 1 12쪽
50 11. 공백인형, 론 우저 입성 19.03.07 172 1 12쪽
49 11. 공백인형, 요정령 노바 19.03.06 16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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