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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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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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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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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
글자수 :
748,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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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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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4. 무린, 뿌리

DUMMY

성황 루셈도, 제 76대 여왕 천체 사로스.


무린 원정 시작으로부터 5일이 지났다.

인간들이 적응하기 어려운 기후와 각종 진화된 형태의 몬스터들.

자연이 만들어낸 함정들부터 밤이 되면 무린 숲으로 기어 올라오는 미궁의 생명체들까지.


몬스터 토벌을 강행한 첫 날은 비교적 순탄스럽게 흘러갔다.

루셈도의 자랑인 여왕과 300명으로 구성된 시엘로 기사단의 활약은 무린에서도 그 강함을 증명해내었다.


과거, 정복해내지 못했던 무린을 어쩌면 지금의 인류의 힘이라면 개척해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심마저 들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무린의 중심부로 발을 옮길수록 원정대는 부질없는 허황된 꿈을 꾸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땅 밑에서부터 치고 올라오는 거대한 네 쌍의 입, 가시돌기처럼 촘촘히 박힌 거대한 식물 몬스터에 의해 한순간에 10명이상의 사상자가 발생.


병사들의 힘만으로 어찌 제지할 수는 있었지만 처음 보는 몬스터의 등장에 더욱 긴장을 가지고 행군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화창한 숲속 햇빛이 스며드는 풍경 속을 거닐다가도 한 순간에 안개에 스며들어 한치 앞을 볼 수 없게 되기도 했으며, 그럴 때면 옆에 있던 동료의 모습이 어느 새 사라져 있기도 했다.


무린의 이상 기후에 대해서는 원인을 밝혀내진 못했지만 숲의 모든 구역을 벗어날 때마다 극명하게 갈리는 탓에 좀처럼 적응을 가질 시간을 주지 않았다.


익숙해지려하면 곧바로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고, 몬스터들이 습격을 해온다.


죽은 나무들로 이루어진 구역에서는 스산한 공기와 함께 인간의 팔뚝만한 거미줄을 뿜어대던 거대한 거미들이 습격을 해왔으며 밤이든 낮이든 상관없이 계속 어둠이 머물러있어 칠흑에 집어삼켜진 사상자가 적지 않게 발생하기도 했다.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내었던 구역은 열화지대였는데 수많은 인원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잠잠한 숲처럼 연기를 하다가 전 인원이 구역에 들어서자마자 불길을 뒤집어쓴 오우거들이 땅 밑에서 튀어나와 나무를 태우며 병사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오우거 치프의 영역이었는데, 무린의 오우거 치프는 옛날에도 자행했던 원정대의 정보에도 상당히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을 만큼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고 나와 있었다.


오우거 치프들이 정확히 몇 마리 존재하는지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각자 정해진 구역을 맡아 무린을 지배하는 드래곤의 심기를 거슬리지 않게 하기위해서 침입자를 몰살하는 역할이 주어졌다고 적혀있는데, 어디까지나 과거의 일이었다.


현재는 무린에 드래곤이 없다는 사실을 여왕은 알고 있었다.

어째서 부재중인지는 몰랐지만 최근 무린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상당히 많이 죽어있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인간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그런 이미지가 일반인들도 느낄 수 있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는 땅이었는데, 어째서인지 각 국의 협회에서 드래곤 특유의 파장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드래곤이 내쉬는 숨에는 숙달된 인간 마법사 5명이 작정하고 마나를 뽑아내는 정도의 힘이 담겨있는데 무린의 비정상적인 동식물의 크기와 몬스터들의 진화는 이러한 드래곤의 기운을 간접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


실제로 무린은 그간 지배해온 드래곤의 성향에 따라 그에 맞춰 진화를 해온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존까지 남아있는 자료들을 비교 분석해보며 무린의 토양과 수질 등을 최근 연금술을 이용해 밝혀낸 정보에 따르면 무린은 총 4번에 걸쳐 성격을 바꾸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것으로 알 수 있는 또 다른 사실로는 무린의 성격이 변하는 시기를 추측하는 것으로 현 세계의 탄생의 기원을 밝혀낼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몬스터들이 본능적으로 무린에 끌리는 이유라던가.

드래곤이 무린에 터를 잡게 된 계기나 미궁의 정체까지.


어쨌든 무린은 드래곤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만큼 살아 숨 쉬는 거대한 몬스터와도 같았다.


그런 무린을 지배하는 드래곤의 강함을 인류는 또 한 번 어느 정도 체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무린에는 드래곤의 기운이 감지되지 않고 있었다.


대기에 깔린 마나의 농도가 엄청 풍부했던 공간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무린의 이러한 케이스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혹시 색다른 변화를 안겨오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학자들의 탐구심을 불태워보였다.


학자들이 열광하는 것에는 또 다른 이유도 하나 있었다.


세계를 구성하는 3대 물질.

마나, 신성력, 마기.


이 3개의 물질 중 마기가 잠재되어있는 것을 밝혀내었다.


오랜 세월 지금까지 축적된 드래곤의 기운이 잦아들며 그 자리에 마기가 채워지고 있는 것이었다.


무린은 거대한 힘을 가진 자의 성향에 따라 변화하는 살아 숨 쉬는 거대한 몬스터이다.

드래곤의 기운과 마나가 사라지며 마기가 피어오르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마계로 통하는 문이 무린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무린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방대한 마기를 지닌 존재가 현재 머물러 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형태의 기운을 뿜어낼 정도라면 평범한 존재의 힘만으로는 절대 불가능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마왕급의 마기를 지닌 존재가 등장했을 수도 있다고 입을 모아 대답해보였다.


마기에 의해 무린이 변화하면 어떻게 변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비록 몬스터 토벌을 강력하게 주장하며 무린을 지목한 교황에게 살짝 의구심을 가지긴 했지만,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는 그런 주장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만은 아니었기에 몸소 움직여주었다.


여왕이 알고 있는 한, 아니 루셈도만이 아닌 전 인류에게 밝혀진 마족이란 존재는 베일에 싸인 존재들이다.


신약의 기록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마족이 등장하는데 그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나와 있지 않았다.

뉘앙스를 보면 구약의 기록에 실마리의 열쇠가 얼핏 보였는데, 문제는 구약의 기록은 지금 사라지고 없다는 것이었다.


중간계에 마족이 종종 등장하고는 하는데 구설로 오르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라 자신이 어떻게 믿는가, 어디까지 신용할 수 있는가에 따라 그들을 신봉하는 자들도 상당히 많은 모양이다.


세계를 이루는 3대 물질 중에서 신성력과 마기는 마나와는 달리 절대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신성력과 달리 마기는 성황 루셈도에선 불안정한 힘으로 분류하고 있다.


사용하는 자들을 쉽게 물들이는 성질은 같으나, 마기는 성향을 아예 뒤틀어버리거나 인간을 쉽게 타락시켜버리는 탓에 성황 루셈도에서는 마족과 마기를 신봉하는 자들을 이단으로 분류한다.


---


무린의 몬스터들을 토벌한지 5일째 되는 밤.

상당한 무리를 무릅쓴 탓에 무린의 중심지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하지만, 이곳까지 도달하는 동안 엄청난 인명피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무린이란 곳이 워낙 악명 높은 곳이었기에 여왕과 함께하고 있는 병사들도 전부 자진해서 지원한 자들로만 이루어져 있었고, 그중에서도 테스트를 통해 추리고 추려서 데려온 자들이다.


전부 자신의 신념에 따라 목숨을 버릴 각오로 원정에 임한 자들이었지만, 여왕은 한명이라도 더 살려 보내기 위해 솔선수범하여 싸웠지만 그럼에도 전부를 지켜내는 것은 무리였다.


현재는 최대한 안전이 확보된 구역마다 전초기지를 세워 연결한 뒤 부단장들의 명령 하에 무린 대초원으로부터 보급을 받고 있었다.


“오늘도 수고했네.”


어둠이 내리깔린 임시거처에서 나온 여왕은 다소 가벼운 차림과 함께 등에는 단창과 장창을 메고 있었고 눈앞의 거대한 체구의 남성에게 무심히 대답했다.


“여왕님께 헌신을 다해 모시겠다는 이 바락 킬몰의 맹약은 죽어도 죽지 않는 약속으로 남아······.”


“그대의 근육은 오늘도 여전히 부담스럽군.”


여왕이 남성의 팔을 툭 치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바락 킬몰, 시엘로 기사단의 제 1 부기사단장이며 지천명의 나이임에도 2미터가 넘는 신장과 압도적인 근육을 자랑하는 자이다.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잘 말려 올린 스프링 같은 콧수염과 터질 듯한 근육, 백은금의 바우몰리라는 빛바랜 해머를 사용한다.


손잡이의 길이만 3미터에 달하고 해머는 바락 킬몰의 거대한 몸집을 가릴 수 있을 만큼 컸으며 여신 아리아의 표식이 새겨져 있었다.


수많은 병사들이 보급 상자를 나르며 분주히 움직이는 와중에도 여왕을 향해 예의를 차렸고, 여왕은 부상자들과 경계를 서고 있는 병사들을 독려한 뒤에 바락 킬몰이 통솔하는 기사들과 함께 다음 일정을 의논하였다.


최대한 간략하게 요점만 집어 내일의 루트를 정한 여왕은 모두를 돌려보낸 뒤 바락 킬몰에게 물었다.


“다비와 도프의 상태는 어떤가? 토벌을 정상적으로 감행하자니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군.”


“기력이 워낙 허한 아이들이라 무리를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지요, 본인들이 여왕님의 행적에 민폐가 되진 않을까 별 말없이 묵묵히 따라오는 그 행동이 너무나도 기특하여 이 바락 킬몰······.”


“그대의 근육은 오늘도 부담스럽게 부풀어 오르는군.”


늘 있는 일인 것처럼 여왕이 바락 킬몰의 대답을 자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들리실 곳이 계십니까?”


“두 눈으로 둘의 상태를 확인해봐야겠다.”


“여왕님께서 친히! 겉으로는 냉철하······.”


바락 킬몰의 말을 무시하며 여왕이 천막을 나서면서도 뒤에서는 찬양의 말이 한동안 끊이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다비와 도프가 쉬고 있는 천막에 다다른 여왕은 바락 킬몰에게 손을 살짝 들어 조용할 것을 주문했고 짧게 대답한 뒤에 천막 안으로 들어섰다.


“몸 상태는 어떤가? 무리라고 생각되어지면······.”


“여왕님 왜 그러십니까?”


천막 안으로 들어서다말고 여왕이 다시 밖으로 나온 뒤 바락 킬몰이 통솔하고 있는 시엘로 기사의 천막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어리둥절하며 자신의 콧수염을 매만지던 바락 킬몰은 안을 살펴보고 난 뒤에 급히 여왕에게 다가갔다.


“그대가 통솔하는 기사단원들을 6인 1조로 편성하여 주변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하여라.”


---


“찾았다, 카지락스타의 거처.”


“빨리 끝내고 돌아가야 해, 여왕이 눈치 챌지도 몰라.”


“걱정하지 마, 도프는 너무 겁이 많아서 탈이라니까.”


무린의 중심지까지 오기 위해 지난 며칠 동안 행군한 것을 생각하면 진절머리가 났다.

여왕과 시엘로 기사단의 눈을 피해 미궁의 조사와 더불어 카지락스타의 거처를 찾는 일은 쉬운 일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드래곤···은 아니겠지?”


“드래곤이 있는 무린이라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어.”그나마 드래곤이 없는 무린이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살아있는 거였다.

다비와 도프는 카지락스타의 거처로 통하는 구덩이 앞에서 차마 들어가지도 못한 채 침을 꼴깍 삼켰다.


엄청난 전투의 흔적.

무언가로부터 깨끗하게 잘려나간 대지와 큰 홈.

주변의 거목들은 전부 성한 것이 없었으며 일대는 인위적인 전투에 의해서 거의 황무지에 가깝게 만들어져있었다.


“일단 들어가자, 밤도 깊어지기 시작했으니 돌아가지 않으면 위험해.”


“응 알았어.”


도프가 조심스럽게 대답하며 다비의 뒤를 따라 구덩이 안으로 들어갔다.

야광석의 통로를 지나 넓은 홀로 들어서고 다시 좁은 통로를 지났다.


“다비, 우리가 생각하는 거 맞지? 우리 제대로 찾은 거지?”


도프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드디어 근심을 덜어낸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 다비도 그제야 억압된 감정을 벗어던지고 같이 웃어 보이며, 둘을 미소 짓게 한 것을 향해 다가갔다.


거대한 나무의 뿌리가 벽면에 절반이상 파묻혀 있었다.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뿌리가.


다비는 그것을 쓰다듬어보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도프에게 말했다.


“세계수의 뿌리, 요정계로 통할 수 있는 입구를 우리가 찾아냈어.”


다비의 말에 도프도 세계수의 뿌리를 쓰다듬으며 손을 입가에 가져대었다.

그 손에는 기시단과 똑같은 반지인 아토비악이 끼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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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15. 원인을 알 수 없는 19.04.08 93 1 12쪽
76 15. 호수의 비밀 19.04.06 88 1 12쪽
75 15. 포션을 만든다는 것 19.04.05 95 1 12쪽
74 15. 금화 한 닢 19.04.04 93 1 11쪽
73 15. 조우 19.04.03 89 1 12쪽
72 15. 여정의 시작, 다시 론 우저로 19.04.02 93 1 13쪽
» 14. 무린, 뿌리 19.04.01 108 1 12쪽
70 14. 무린, 백하단의 그림자 19.03.30 105 1 12쪽
69 14. 무린, 신기 갈루 제 2 단 : 요격모드 19.03.29 101 1 11쪽
68 14. 무린, 신기 갈루 제 1 단 : 포격모드 19.03.28 117 1 12쪽
67 14. 무린, 폭풍전야 19.03.27 113 1 11쪽
66 14. 무린, 태양을 갉아먹는 자 천체 사로스 여왕 19.03.26 110 1 12쪽
65 14. 무린, 베이트리스와 주륙단도 19.03.25 122 1 11쪽
64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3) 19.03.23 124 1 11쪽
63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2) 19.03.22 132 1 11쪽
62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19.03.21 134 2 12쪽
61 13. 강해져야 할 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 19.03.20 151 1 12쪽
60 13. 강해져야 할 때, 잿빛가루의 공간 19.03.19 122 1 12쪽
59 12. 백설십장, 기시단 프론락텀 19.03.18 150 1 12쪽
58 12. 백설십장, 조율의 공간에서의 격전 19.03.16 130 1 12쪽
57 12. 백설십장, 태초의 인간과 백설십장의 힘 19.03.15 152 1 11쪽
56 12. 백설십장, 치명상을 이끌어내는 육체 19.03.14 151 1 12쪽
55 11. 공백인형, 백설십장 파로에 프론락텀 19.03.13 155 1 12쪽
54 11. 공백인형, 앱솔루트 카운터와 마족 집결 19.03.12 148 1 11쪽
53 11. 공백인형, 죽음을 거부시키는 조건 19.03.11 131 1 12쪽
52 11. 공백인형, 조사 19.03.09 135 1 12쪽
51 11. 공백인형, 몰락 귀족가의 저택 19.03.08 157 1 12쪽
50 11. 공백인형, 론 우저 입성 19.03.07 173 1 12쪽
49 11. 공백인형, 요정령 노바 19.03.06 17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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