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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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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조회수 :
61,738
추천수 :
720
글자수 :
748,164

작성
19.03.1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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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1. 공백인형, 앱솔루트 카운터와 마족 집결

DUMMY

시체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가스에 의해 밀실은 점점 죽음의 공간으로 변해갔다.

홀로 남은 제이본은 자신 있으면 한 번 죽여보라며 양 팔을 벌린 채 서 있는 마족 소녀를 내려다보면서 손을 풀었다.


“내가 먼저 죽을지, 네가 먼저 죽을지 겨뤄보는 거야.”


자신만만하게 미소를 씩 지어보이는 마족에게 대답대신 명치를 세차게 걷어차 날려버렸다.


꾸드득!!


뼈가 부러지는 감촉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고 벽면에 처박힌 마족은 숨을 쉬기 어려운 듯 어깨를 껄떡이며 침을 삼키지 못해 입가로 질질 흘리더니 이내 고통에 찬 표정이 떠올랐다.


“끄어어···”


“미친 놈, 죽지는 않아도 고통은 느껴지는 거냐고.”


제이본은 가스에 의해 헛기침을 한 번 한 뒤 침을 뱉고 곧장 공백인형을 향해 거리를 좁혀 들어갔다.

상대가 맹렬한 기세로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공백인형은 저항 없이 멀뚱히 선 채로 접근을 허용했고 그 대가는 두 다리가 공중에 뜰 정도의 강력한 일격을 괴상한 가면에 때려 박도록 만들었다.


콰드득!! 우지끈!!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베여 넘어지는 것처럼 일격을 넣는 순간 묵직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공격은 제대로 들어가긴 한 모양인지 묵직한 소리와 함께 뒤로 넘어지더니 방이 진동을 하듯 살짝 떨려왔다.


공백인형은 제이본의 공격에 의해 완전히 파손되어지진 않았지만 목재 파편들을 주위에 흩뿌린 채로 다시 일어서거나 몸을 꼼지락거리는 작은 행동조차 보이지 않았다.


“···보기와 다르게 엄청 무거운 녀석이네.”


제이본이 손목을 털며 살짝 휘청거렸다.

가스에 의한 두통과 함께 마비효과까지 있는 모양인지 전신이 저려오기 시작했다.

숨을 쉬는 것 또한 점점 힘에 겨워지기 시작해 어지러움도 살짝 동반되었다.


“···가만히 있는 공백인형은 왜 때리는 거야?”


어느새 멀쩡한 모습으로 돌아온 미니멈이 천천히 다가와 제이본에게 물었다.

미니멈은 넘어져있는 공백인형의 곁에 다가가 잠시 상태를 살펴보았는데 조금 놀란 기색을 내비쳤다.


“···강한 인간은 분명 존재하지만 특별한 기운도 내포하지 않고 어떻게 이런 힘을 낼 수 있는 거야?”


“곧 죽을 녀석이 호기심은, 몇 대 맞아보니 아파서 그만두고 싶은 거냐고.”


“그럴 리가, 말했듯이 나는 싸울 줄 몰라 그래서 이렇게 함정을 준비하고 죽이는 것 밖에 못해.”


솔직히 말해서 곧장 문으로 달려 나가 이곳을 빠져나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말하는 뉘앙스로 보건대 마족이나 되는 존재가 그런 단순한 생각을 캐치 못했을 리가 없었다.


제이본은 이 방 안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아 놓았는지 굳이 확인하려 들지 않았다.

상대가 걸어온 싸움에 꼬랑지 말고 도망치는 행동은 보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죽는 한 이 있더라도 적에게 등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전에 먼저 적을 죽여 버린다.


제이본의 철칙이었다.

호흡이 곤란해지고 몸이 저려왔지만 죽음의 그림자는 옅게 느껴졌다.

제이본에게는 상대를 확실하게 끝장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제대로 날 상대하는 게 좋을 거라고.”


“···상황파악이 잘 안 되는 것 같아 알려주는데 이 방 안에 살포된 독가스는 너에게만 해당되는 거야, 어째서 그렇게까지 무모한 자신감을 표출할 수 있는 거지?”


“그걸 말이라고 꺼내는 거냐고.”


제이본이 헛웃음을 지으며 목을 풀기 시작했다.


“네가 아무리 죽지 않는다고 해도 치욕스런 패배는 안겨줄 수 있다고, 이후 오늘 죽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될 거다.”


그리고 자신은 그런 쪽팔린 짓은 하지 못한다며 말을 이었다.


“마족과 인간 사이에는 서로를 이해 할 수 있는 영역에 한계가 있는 걸까?”


제이본이 한 말의 의미를 곱씹어 보아도 저런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유에 대한 해답을 끌어낼 수는 없었다.


“내가 전력을 다해서 상대하는 것은, 내 자신의 힘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쿨럭···!”


중독에 의해 제이본의 기침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피의 양이 적지 않았다.

슬슬 제이본의 목숨도 상당히 위태로운 상황까지 몰리고 말았다.


“자신 있는 것 치고는 몸은 죽어가고 있는 게 보여, 이대로라면 내 승리야.”


미니멈은 승리를 확신하듯 다시 양 팔을 벌리며 제이본에게 다가갔다.


입가의 피를 소매로 대충 닦으며 바닥에 침을 뱉었다.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시뻘건 액체에 의해서 입 안은 텁텁해져갔고 점점 시야도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몽롱한 의식 속에서 미니멈의 모습은 마치 뭉게구름처럼 느껴졌고 전신의 감각은 무뎌지고 있었다.

그래도 자신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져있음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어, 그래. 다 죽어가는 인간에게 한 방 제대로 먹어봐라.”


“마지막 일격이야? 아쉽네, 역시 인간의 몸으론 오래 버티는 것은 무리지.”


“그 자만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자고···”


한 발자국 크게 미니멈에게 다가가 전신을 무기처럼 휘두른다고 해도 좋을 만큼 위압적인 풍압이 일었다.


방 안의 독가스가 소용돌이에 빨려가듯 제이본을 중심으로 모여들었고 다리로부터 끌어올려지는 힘의 응어리에 바닥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전신으로 번지며 한 점에 끌어 모으듯 뭉친 응축된 기운을 주먹으로, 그리고 허리의 반동을 담아 이가 부서져라 꽉 깨문 채로 주먹을 휘둘렸다.


“···!”


하얀 빛이 일순 방안을 채웠다고 느껴질 만큼 미니멈은 제이본의 기세에 압도당했다.


양 팔을 벌린 채,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에 휩쓸린 듯 죽지 않는 자신에게 죽음을 담아낸 일격이 느리게 다가왔다.


“죽음과 맞바꾼 내 진짜 일격이라고.”


쿠콰쾅!!!!


거대한 힘의 격류에 휩쓸린 것은 미니멈만이 아니었다.

제이본의 앞에 있는 모든 것들이 한 줌의 먼지가 되어버릴 것처럼 터져나갔다.


강력한 일격의 폭발력은 인간의 육체에서 뿜어져 나온 힘이라고 하기엔 큰 무리가 따르는 만큼 제이본도 힘을 다한 것인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


제이본팀과 갈린 나와 세라, 쿠키는 아무것도 없는 긴 복도를 지나 3층으로 이어진 계단을 올랐다.

3층은 하나로 통합되어 있는 것인지 1층의 넓은 홀과 견줄 정도의 상당히 넓은 공간에 거대한 문이 굳게 닫혀있는 장소로 이어져 있었다.


분위기에 압도당한 세라가 유령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의해 주춤거렸지만 쿠키가 등을 떠미는 탓에 울며 겨자 먹기로 발걸음을 땠다.


“가까이서 보니 상당히 견고해보이네.”


안으로 들어서기 이전에 상대를 압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느낌이 강렬하게 느껴져 왔다.

자신 있으면 열어 봐도 된다는,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였는데 마치 게임 속 던전의 최종 보스를 앞둔 긴장감마저 들 정도였다.


“열 수 있겠어요?”


“내 힘을 무시하는 거야?”


자신 있게 문 앞에 선 나는 고리가 없는 문에 양 손을 대고 힘차게 밀어보였다.


끼이이익!!!


문 전체를 쇠로 만든 것인지 소름끼치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나는 물론 세라와 쿠키도 상당히 불쾌한 기색이 떠올랐기에 적당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만 연 뒤에 손을 땠다.


“유령이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요.”


귀를 틀어막은 채로 세라가 방 안의 분위기를 살짝 살피자마자 울상을 지어보였다.

세라는 공포에 의해 발이 굳어버렸고 나는 억지로 팔을 끌어 안으로 들어섰다.


어두컴컴하긴 했지만 달빛에 의해 완전히 어둠에 잠긴 것은 아니었다.

높은 천장의 모서리에도 거미줄들이 빼곡히 쳐져있었고 한 쪽 벽면에는 엄청난 크기의 초상화가 걸려있었다.


이 저택의 주인인 모양이었지만 얼굴부분이 심각하게 찢겨져 있었기 때문에 확인 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이 거대한 공간을 조사하던 우리들은 한 가지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곳에서 누군가 생활한 흔적이 남아있어, 적어도 유령은 아니라는 거지.”


“···유령이 아니어서 다행이네요.”


소문의 유령이 아니라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세라는 벽 전체가 유리창으로 되어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론 우저의 아름다운 야경이 훤히 내려다보였다.

달빛을 머금은 바다와 생기 넘치는 도시의 풍경이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생동감 넘치는 그림과 같이 연출되었다.


“이런 아름다운 저택에 좋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니 안타깝네요.”


금세 마음을 놓은 세라는 절경에 푹 빠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라, 아직 조사는 끝나지 않았어.”


“그, 그랬었죠?”


세라는 쑥스럽게 고개를 돌리며 다시 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 도구들은 마치 새 것 같아요.”


넓은 공간에 비해 가구와 장식품들은 보이지 않았고 각종 도구들만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는데 하나씩 주워든 세라는 녹이 슬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그리고 이쪽에는 무언가 쌓아놓고 있었던 모양이야, 먼지가 내려앉은 흔적이 보이지 않아.”


“최근까지 누군가가 이곳을 드나들었다고 봐야겠네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나는 테이블 쪽으로 다가갔다.

1자로 길게 뻗어있는 테이블 위에도 먼지는 내려앉아있지 않았다.


“칼!”


그때, 우리들이 들어온 문 쪽에서 우롱이와 클로버가 한껏 찡그린 표정으로 나타났다.


“우롱이 네가 여기에는 무슨 일이야?”


깜짝 등장에 놀란 내가 황급히 물어보자 우롱이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은 채로 기침을 연발해내기 시작했다.


“콜록···! 그, 그게. 콜록···!”


“괜찮아요?”


세라가 우롱이의 상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클로버도 상당히 힘에 겨워하는 모습이었지 우선적으로 내게 전할 말이 있는 모양인지 서둘러 입을 열었다.


“크, 큰일입니다, 칼님! 제이본님께서 홀로 마족을 상대하고 계십니다!”


“아무래도 독에 중독된 것 같아요, 서둘러서 치료하지 않으면 위험해요.”


갑작스런 상황에 직면했지만 나는 서둘러 제이본이 있는 곳으로 달려 나가려했다.

하지만 클로버가 내 앞을 가로막더니 폴짝 뛰어보였다.


“제 이동술을!”


“괜찮겠어? 중독된 건 클로버도 마찬가지잖아.”


“제이본님께서는 가스로 들어찬 곳에 홀로 계십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알았어.”


긴박한 상황이었기에 나는 서둘러 양 손을 내밀어 클로버가 올라탈 수 있도록 허리를 숙였다.


“그럴 순 없지.”


퍼억!!!


챙그랑!!!!


“크윽!”


그림자가 드리운 것처럼 우리들 사이로 한 존재가 스르륵 나타나더니 내게 칠흑의 검을 휘둘렀다.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막았지만 다행이 잘려나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힘의 반동으로 인해 내 몸은 유리창을 깨부수며 절벽 쪽 론 우저의 바다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칼!!”


우지끈!!!!


우롱이의 외침과 동시에 곧 저택의 천장이 허물어지며 또 다른 존재가 하늘에서 떨어져 내려왔다.


“크윽···! 요정령!!”


거대한 깃털 날개를 가진 한 여성이 나타났는데 상처로 인해서 온 몸이 핏자국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헬 베스크다코. 아무래도 네 힘으로는 무리였나.”


“···농담하지 마, 살짝 방심했으니까.”


“그럼 확실하게 끝내 놔라. 나는 녀석을 마무리 짓도록 하지.”


짧은 대화를 나눈 뒤, 칠흑의 검을 쥔 남성이 목표를 쫒기 위해서 빠른 속도로 산산이 깨져버린 창가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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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15. 조우 19.04.03 88 1 12쪽
72 15. 여정의 시작, 다시 론 우저로 19.04.02 93 1 13쪽
71 14. 무린, 뿌리 19.04.01 107 1 12쪽
70 14. 무린, 백하단의 그림자 19.03.30 105 1 12쪽
69 14. 무린, 신기 갈루 제 2 단 : 요격모드 19.03.29 100 1 11쪽
68 14. 무린, 신기 갈루 제 1 단 : 포격모드 19.03.28 116 1 12쪽
67 14. 무린, 폭풍전야 19.03.27 112 1 11쪽
66 14. 무린, 태양을 갉아먹는 자 천체 사로스 여왕 19.03.26 110 1 12쪽
65 14. 무린, 베이트리스와 주륙단도 19.03.25 122 1 11쪽
64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3) 19.03.23 124 1 11쪽
63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2) 19.03.22 132 1 11쪽
62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19.03.21 134 2 12쪽
61 13. 강해져야 할 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 19.03.20 150 1 12쪽
60 13. 강해져야 할 때, 잿빛가루의 공간 19.03.19 122 1 12쪽
59 12. 백설십장, 기시단 프론락텀 19.03.18 149 1 12쪽
58 12. 백설십장, 조율의 공간에서의 격전 19.03.16 130 1 12쪽
57 12. 백설십장, 태초의 인간과 백설십장의 힘 19.03.15 151 1 11쪽
56 12. 백설십장, 치명상을 이끌어내는 육체 19.03.14 151 1 12쪽
55 11. 공백인형, 백설십장 파로에 프론락텀 19.03.13 155 1 12쪽
» 11. 공백인형, 앱솔루트 카운터와 마족 집결 19.03.12 148 1 11쪽
53 11. 공백인형, 죽음을 거부시키는 조건 19.03.11 131 1 12쪽
52 11. 공백인형, 조사 19.03.09 134 1 12쪽
51 11. 공백인형, 몰락 귀족가의 저택 19.03.08 157 1 12쪽
50 11. 공백인형, 론 우저 입성 19.03.07 172 1 12쪽
49 11. 공백인형, 요정령 노바 19.03.06 16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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