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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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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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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
글자수 :
748,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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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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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4. 무린, 백하단의 그림자

DUMMY

요격모드로 들어간 신기 갈루는 3개의 구체로 나뉘어 노스의 주변을 맴돌았다.


베아가 한 발자국 내딛으며 다가오는 것과 동시에 노스의 상중하단의 3구가 회전을 하며 빠르게 앞으로 모여들었고 금속과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수십 번 울리며 3구가 떨려왔다.


카가가각!!


그리고 앞으로 모여든 3구는 빠르게 회전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공격이 부딪혀오며 갈리는 소리 또한 같이 났다.


‘무슨 공격인지 예측을 할 수 없군요.’


붉은 기운을 한 쪽 눈에 타 올리며 베아를 훑어보아도 공격을 하는 낌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한 발을 앞으로 내딛은 것만으로는 이런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테고, 분명 신기 갈루처럼 자율적으로 반응하는 무기를 지니고 있음이 틀림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탐지도 되지 않는 무기라면 분명 저 자도 신기를 다루는 자임에 틀림없겠군요.’


“역시 성가시군.”


챙!


베아가 중얼거리는 것과 동시에 상단에서 떠돌고 있던 구가 자율적으로 움직여 노스의 머리 부분을 방어해보였다.


상단의 구에 전해진 반응으로는 검과 비슷한 형태의 무기로 느껴졌다.

서로의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음에도 정확하게 급소를 노리고 공격을 해왔으며 신기 갈루가 아니었으면 곧바로 머리가 떨어져 나갔을 것이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도 신기를 가지고 계신가보군요.”


“신기를 요정들만의 소유물이라 생각했나.”


진심으로 노스에게 물어보는 느낌이 묻어나왔지만 상대가 그랬던 것처럼 노스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저 상대를 어떻게 제압할지에 대해서만 생각할 뿐이다.


칼을 납치하고 신기에 대해서 알고 있는 자.

그리고 붉은 기운을 태우고 있는 노스를 보고도 크게 놀라거나 하는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무슨 신기인지도 모를 무기를 사용하는 자.


아무리 요정령이라고해도 강자를 만나면 긴장을 가지기 마련이다.


“계속 서있기만 할 거면 들어가 봐도 될까?”


구덩이를 뒤로 가리키며 베아가 물어보았다.

생각보다 이렇다 할 접전은 벌어지지 않았는데 신경전과 동시에 탐색하는 단계인건지, 서로가 가진 힘에 대해서 경계하기 바빴다.


“지금 도발하신 거라면 받아들이도록 하겠어요.”


베아의 등으로부터 뿌리가 튀어나와 땅에 박혔다.

그 중 하나는 하단의 구체에 빠르게 꽂혔고, 3개의 줄기는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요정계의 마나 호수와 연결을 하여 하단의 구에 에너지 공급을 완료한 뒤에 곧바로 공격에 들어갈 동안에도 베아는 움직이거나 공격을 가하지 않았다.


“신기 갈루 제 3 단 1구, 격추모드.”


상단의 구가 잘게 분해되어 무수한 조각으로 나뉘어 베아의 하늘과 땅에 적절히 분포되었고, 작은 빔 형태의 공격이 베아에게 잔비처럼 퍼부어졌다.


공격은 베아를 중점으로 쏘아지는 게 아닌, 조각이 뿌려진 만큼 광범위하게 무작위로 쏟아져 내렸다.

실제로 비가 내리는 것처럼 촘촘하게 뿌려지고 있기 때문에 움직임을 봉쇄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었는데···


베아는 애초에 움직여 피할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잘게 조각난 신기 갈루의 공격은 그 위력이 상당히 떨어졌다.


베아의 보이지 않는 신기에 의해 상단 구의 공격은 모조리 상쇄되었는데, 그 모습은 마치 넓게 분포된 무형의 기운이 보호막의 형태로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역시 신기 갈루를 응용할 줄 아는 모양이군.”


베아는 여전히 여유를 흘리며 노스의 다음 공격을 가만히 기다려 주었다.

이정도로는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아의 상성과 맞물리는 형태까지 보일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졌다.


베아는 그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신기 갈루는 요정, 엘프, 인간, 드워프, 마족 등, 기타 타 종족들이 쓸 수 있도록 설계된 무기가 아니다.


애초에 단 한 종족만을 위해 생겨난 무기였는데, 그 선택받은 종족이 바로 드래곤이다.

하지만 존재자체만으로도 최강이란 이미지가 박혀있는 자들이 신기 갈루를 사용할 일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태되어 버렸다.


그렇게 신기 갈루는 무이전왕과의 전쟁 때에도 잊힌 채로 어딘가로 흘러들어갔다는 것만 대충 알고 있었는데 전쟁이 끝나고 한참이 지난 이후에 어느 순간 돌연변이 요정의 손에 사용되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약, 처음부터 드래곤들이 신기 갈루를 사용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적어도 무이전왕의 금제와 친위대장인 기시단의 잠입은 막았을지도 모른다.


최강의 종족이 사용하는 신기의 힘.

그만큼 신기 갈루는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있었고 충분히 실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


전쟁의 여파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금제와 함께 현 세계에 잠복한 기시단은 신기 갈루에 대해서 모르고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드래곤들이 가장 먼저 노려졌던 것이다.


드래곤이 사용하는 신기를 과연 요정인 존재가 어디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그것도 유일한 돌연변이인 노스의 힘을 느껴보고 싶었다.


백하단에서도 어디까지 성능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몰랐기 때문에 최대한 그 수를 읽어두고 싶기도 했다.


“신기 갈루 제 1 단 1구, 포격모드.”


노스의 뿌리에 연결되었던 하단의 구가 변형을 하여 작은 포문을 가진 대포가 되었다.

초원에서와 비교해보자면 상당히 축소된 상태였지만 갈루의 1단은 가장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어 오로지 공격에만 모든 능력이 편중되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크기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으며 굳이 따진다면 포문에서 쏘아진 에너지의 구체의 공격 면적이 다소 차이난다는 점뿐이었다.


“신기 갈루 1차 포문 에너지 방출, 포격!”


포격모드로 변하기 전에 미리 에너지를 공급해두었기 때문에 변형이 완료됨과 동시에 공격을 퍼부었다.


상단 구의 격추모드에 의한 빔 형태의 무수히 쏟아져 내리는 공격은 비록 미미한 효과로 그쳤지만 포격모드의 위력은 신기라 할지라도 받아칠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에너지 구체가 쏘아지기 전에 베아는 포격모드의 중심을 무너뜨려 빗나가게 할 생각이었는지 보이지 않는 신기로 지면을 양단하였다.


쿠웅!!


베아를 향해 쏘아지기 전에 아슬아슬하게 무게의 중심을 못이긴 하단 구는 앞으로 쏠리며 바닥에 쏘아졌고 또 다시 노스의 공격은 무위로 돌아갔다.


“지금 뭐 하시는 거죠?”


중단 구는 혹시 모를 공격이 날아올 수 있었기 때문에 공격을 퍼붓지는 않았는데 이쯤 되니 노스는 의아함을 가지기 시작했다.


비처럼 쏟아지던 상단 구의 공격은 이미 그친 상태였고 노스는 하단 구를 요격모드로 되돌린 뒤에 물어보았다.


“······.”


“시간을 끌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군요.”


일부러 도발을 해온 점, 상단 구의 쏟아져 내리는 공격을 막고 있었으면서도 포격모드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대지를 베어낸 점.


중단 구가 방어를 취하고 있는 상태였다곤 해도 먹힐지 안 먹힐지는 공격을 해봐야 하지 않은가.


노스는 상대가 무언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음을 짐작하고 구덩이 쪽으로 눈치를 한 번 준 뒤에 말을 이었다.


“당신들이 원하는 것은 아마 없을 거랍니다, 그러니 불필요한 시간벌기씩 유도가 아닌 제대로 된 승부를 보도록 하죠.”


격추모드였던 상단의 구도 요격모드로 되돌린 뒤에 뿌리를 연결하여 에너지를 공급했다.

그러자 베아는 한숨을 내뱉듯 짧게 웃으며 대답을 했다.


“죽고 사는 문제를 두고 승부를 보자라, 나는 사실 너희들을 헤칠 생각이 없어.”


몬스터를 단숨에 죽이는 것과 요정령을 단숨에 죽이는 것의 난이도는 차이가 컸다.

노스가 의심을 가진 시점에서 베아는 실토해내기 시작했다.


상대는 해주지만 죽이지는 않는다.

그러니 전력을 쏟아내 보이라고 말이다.


노스는 베아의 말을 다 들은 이후에, 잠시 정적을 유지하다가 입을 열었다.


“정말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 거죠? 이만한 힘을 지닌 자가 한 명도 아닌 것으로 봐선 그 배후는 상당한 거물일터, 하지만 짐작 가는 자가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군요.”


뜬금없이 나타난 정체불명의 순백의 가면들.

그들이 지닌 힘은 단순히 여길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노스는 방금 전 펙엄으로부터 노바의 전언을 받았다.


아무래도 길어질 것 같다고.


노바가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상대의 전력이 노바와 비슷하거나 어쩌면 상회하는 것일 수도 있는 얘기였다.


그런 자들이 조직처럼 계획성을 두고 움직이고 있었으니 기시단의 문제와는 별개로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


백하단의 존재에 대해서 요정들은 모르는 것이 많았지만 둘은 최종적으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기시단의 목숨을 취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둘의 전력에 공백이나 불균형이 생겨버리면 안 된다.

그렇다고 견제를 안 하고 놔두기에는 무시하지 못할 힘을 지닌 세력이다.


일방적으로 이쪽에서 그런 조정을 가하고 있었다.

힘을 합치면 좋겠지만 둘은 다른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백하단은 음지에서 정체를 숨기고 활동하는 것을 선택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애초에 요정들과는 힘을 합쳐 기시단에 맞서는 것이 불가능했다.


진의를 읽어낼 수 있는 용안을 지닌 락타베이나.

카지락스타의 차원이동 실험자료.

기시단의 목숨.

요정들이 지닌 힘의 견제와 유지.


마지막으로 다른 차원의 지구에서 건너온 이세계인을 조력하는 것 까지.


백하단이 노리고 있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유니.”


잿빛가루의 공간.

가루들이 뭉쳐 만들어진 테이블의 위에는 수백 개의 오색찬란한 구슬들이 놓여있었다.


테이블을 가득 채운 구슬 중 하나를 집어든 뒤에 손가락으로 굴려보기 시작한다.


잿빛가루의 의자에 앉아 구슬을 만지고 있는 존재는, 베이트리스 베아타릭스처럼 전신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게 아닌 그림자 그 자체였다.


크리스탈 레오닉 유니를 부르는 그림자의 목소리는 매력적인 중저음이었으며 상당히 부드러운 음색을 지닌 남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그림자의 옆에 다가온 유니는 그가 손에 들고 있는 구슬을 바라보았다.


“이제 곧, 세계는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응.”


그림자가 유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세계가 어떻게 변하든 우리들은 상관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처럼 해야 할 일에 충실할 오늘을 보낼 뿐이지.”


“응.”


“변화에 맞춰 굳이 바뀔 필요는 없다, 우리들은 묵묵히 주어진 길대로만 앞을 향해 나아가면 된단다.”


그림자는 손에 든 구슬을 유니에게 건네주었다.

유니는 작은 보따리를 풀어 그 구슬을 담아내었고 그림자가 다시 한 번 머리를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그것만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란다.”


그림자는 유니의 뒤에 앉아있는 자를 쳐다보며 말하는 것으로 입을 닫았다.

의자에 앉아있던 자는 다름 아닌 베이트리스 베아타릭스였고, 그녀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대답했다.


“아버지가 바라는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


베이트리스 베아타릭스의 모습은 어느 새 사라지고 없었다.

잿빛공간에 남은 자는 이제 그림자와 유니뿐이었다.


그림자는 다시 테이블 위의 구슬 하나를 집었고, 유니는 감정이 담기지 않은 두 눈동자로 그 구슬을 바라보며 구슬이 담긴 보따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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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15. 조우 19.04.03 88 1 12쪽
72 15. 여정의 시작, 다시 론 우저로 19.04.02 93 1 13쪽
71 14. 무린, 뿌리 19.04.01 107 1 12쪽
» 14. 무린, 백하단의 그림자 19.03.30 105 1 12쪽
69 14. 무린, 신기 갈루 제 2 단 : 요격모드 19.03.29 100 1 11쪽
68 14. 무린, 신기 갈루 제 1 단 : 포격모드 19.03.28 116 1 12쪽
67 14. 무린, 폭풍전야 19.03.27 112 1 11쪽
66 14. 무린, 태양을 갉아먹는 자 천체 사로스 여왕 19.03.26 110 1 12쪽
65 14. 무린, 베이트리스와 주륙단도 19.03.25 122 1 11쪽
64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3) 19.03.23 124 1 11쪽
63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2) 19.03.22 131 1 11쪽
62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19.03.21 134 2 12쪽
61 13. 강해져야 할 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 19.03.20 150 1 12쪽
60 13. 강해져야 할 때, 잿빛가루의 공간 19.03.19 122 1 12쪽
59 12. 백설십장, 기시단 프론락텀 19.03.18 149 1 12쪽
58 12. 백설십장, 조율의 공간에서의 격전 19.03.16 129 1 12쪽
57 12. 백설십장, 태초의 인간과 백설십장의 힘 19.03.15 151 1 11쪽
56 12. 백설십장, 치명상을 이끌어내는 육체 19.03.14 150 1 12쪽
55 11. 공백인형, 백설십장 파로에 프론락텀 19.03.13 155 1 12쪽
54 11. 공백인형, 앱솔루트 카운터와 마족 집결 19.03.12 147 1 11쪽
53 11. 공백인형, 죽음을 거부시키는 조건 19.03.11 131 1 12쪽
52 11. 공백인형, 조사 19.03.09 134 1 12쪽
51 11. 공백인형, 몰락 귀족가의 저택 19.03.08 157 1 12쪽
50 11. 공백인형, 론 우저 입성 19.03.07 172 1 12쪽
49 11. 공백인형, 요정령 노바 19.03.06 16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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