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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킹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악당이 인성을 숨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간장공장장
작품등록일 :
2021.03.22 14:02
최근연재일 :
2021.05.22 18:4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7,727
추천수 :
173
글자수 :
112,675

작성
21.05.2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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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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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33. 힘법사 연구회(2)

DUMMY

나는 당황했지만 빠르게 침착함을 되찾았다. 목숨의 위기를 자주 겪어봤기에 이런 일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다만-

'침착하게 생각해도 이건 좀 이상한데?'

신입 부원의 등짝을 보는게 전통이라니. 미친놈들인가? 아니면 무슨 사이비 종교라도 되는건가? 멸망교에 신물이 난 나로서는 이런 광적인 분위기가 꺼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어쩔 수 없이 상의를 벗었다. 그러지 않으면 분위기가 짜게 식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도 사람인 이상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있는데, 그게 지금이다.

내가 상의를 벗으려 하자 함성이 터져나왔다.

"우오오오!"

"꺄아악!"

개중에는 손으로 눈을 가린 채로 비명을 지르는 사람도 보였다. 대체 왜 눈이 아니라 눈 주위를 가리는 건지 이해할 수 없을 따름이다.

스윽-

그러나 막상 옷을 벗자 그들은 잠시 침묵했다. 내 몸이 그들의 예상과 달랐기 때문이다. 이런 어린애한테 근육을 바란 건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내 몸은 특이했다.

"저런...."

"세상에...."

애초에 나는 글렘의 실험체였다. 꽤 오랜 기간 제대로된 케어도 없이 실험(학대)을 받았으며 과도한 마나액 주사로 몸이 거의 망가지기 직전까지 갔었다. 아무리 치료를 잘 받고, 치료 이후 1년이란 시간이 지났어도 몸에는 그 흔적들이 꽤 남아있다.

녹색으로 물든 멍들과 흉터들. 특히 심장 부근에는 핏줄과 심장의 윤곽이 들어나는 마나액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그 형태가 심장의 모양을 하고 있어 꽤나 섬뜩했다.

"이제 됐나요?"

내가 묻자 아델리아는 굳은 표정으로 엄중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허락에 나는 다시 상의를 주섬주섬 꺼내 입었다. 그 와중에도 좌중은 찬물이라도 끼얹은 듯 싸해졌다. 이러면 굳이 등짝을 보여준 의미가 없는데.

"....일단 내 사무실에 가서 이야기하지. 따라오렴."

아델리아가 나를 사무실로 안내했다. 우리를 중심으로 몰려있던 사람들이 멍하니 길을 비켜주었다. 내가 조금 멀리 떨어지자 자기들끼리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때 내 지원서를 받아줬던 벤이 고함을 치며 인파를 해산시켰다.

"미안하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아델리아는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설마 몸에 흉터가 있을 줄은 몰랐다. 미리 말해줬다면, 아니 그 분위기에선 거절하기 어려웠겠지. 전부 내 불찰이다. 미안하다."

나는 적당히 손을 내저었다.

"괜찮아요. 별로 신경 안 써요."

"사과를 받아주니 고맙군. 혹시 몸에 왜 그런 흉터가 있는지 물어보면 실례인가?"

그녀도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나는 그녀의 말에 확신했다. 이 사람은 나에 대한 정보가 없다. 그렇다면 내 출신을 듣고 혹시 내 지원서를 반려하지는 않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흠...."

그런 의미에서 나는 고민했다. 과연 곧이곧대로 말해도 되나? 하지만 언젠가는 내 출신을 알게 될 거고, 그럼 또 같은 상황에 처하겠지. 귀찮게 질질 끌지말고 지금 말하자.

"힘들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좋다."

그녀는 내 침음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나를 배려했다.

"아아, 괜찮아요. 말할게요. 그냥 어떻게 말하는게 좋을지 생각한 거에요."

"알았다. 경청하도록 하지."

나는 내 출신과 흉터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놀라는 듯 했으나 이내 깊게 가라앉은 눈으로 분노를 터뜨렸다.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쿵!

아델리아가 책상을 주먹으로 내려쳤다. 소리가 심상치 않은게 금이라도 간 것 같았다.

"아, 깜짝이야. 놀랐네."

"이런 미안하구나. 가장 힘든 건 너일텐데."

"아뇨. 뭐. 이미 다 지난 일이라."

나는 의연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그녀는 그것을 또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나를 치하했다.

"참 대견하구나. 이 어린 나이에 그런 끔찍한 일을 겪고도 이렇게 당당하다니. 훌륭해. 네가 존경스럽구나."

직접적인 칭찬에 나를 볼을 긁적거렸다. 이렇게 순수한 칭찬은 살면서 처음인데. 딱히 쑥스러워서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뭐, 익숙하지가 않아서...

"그럼 저 여기 계속 다녀도 되나요?"

나는 혹시 모르는 마음에 굳이 물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 질문 자체가 의아한 눈치였다.

"그게 무슨 말이지? 너는 이미 <힘법사 연구회>의 일원이다. 과정이 좋진 않았지만 입단식도 치뤘지.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나?"

"아니요. 그건 아닌데....그냥 지금까지 다른 연구회는 제가 실험체 출신이라 지원서를 반려했거든요."

"뭐라?! 정말 그랬단 말이냐! 대체 어느 연구회가?!"

"아...뭐, 대놓고 실험체 출신이라 안 된다고 한 건 아니지만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면서 절 내보내긴 하더라고요. 그 리스트는 따로 제가 갖고 있어요."

아델리아는 주먹까지 쥐고 부들부들 떠는 것이 진심으로 분노한 듯 했다.

"이런 저열한...! 얘야, 혹시 내게 그 리스트를 줄 수 있겠니?"

"네?"

아델리아의 반응을 보니 직접 가서 따지기라도 할 모양새였다.

아, 이럼 일이 커지는데. 이러면 모양새가 내가 꼰지른 것처럼 되잖아? 물론 그게 사실이지만. 이럼 안 그래도 시궁창인 내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근데 잘 생각해보니까 어차피 더 떨어질 이미지도 없잖아?

"물론이죠. 드릴게요."

나는 품에서 리스트를 꺼내 내밀었다. 그녀는 그것을 받아들고 바로 슬쩍 읽어봤다. 물론 내가 바로 앞에 있으니 상세하게 읽지는 않았다.

"그래. 이 건에 대해서는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지. 결코 네게 피해가 가는 일은 없을 것을 약속할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델리아와의 대화가 끝나고 나는 사무실을 나왔다. 그러자 벤과 몇몇 사람이 나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울퉁불퉁한 근육몬들이 일시에 다가와서 흠칫 놀랐지만 꽤나 호의적인 분위기였기에 금세 진정했다.

"파울이라고 했지? 괜찮아?"

"미안해. 설마 상처가 있을 줄은 몰랐어."

나는 그들이 하는 말을 듣고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뭐지? 마탑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있다고? 설마 여기는 마탑이 아닌건가?'

나는 적당히 괜찮다고 하고 벤의 안내에 따라 연구회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힘법사 연구회>는 말이야. 그러니까-"

요약하면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마나가 깃든다.'라는 교훈에 따라 건전한 몸을 만들고, 마도무인처럼 육체를 강화하는 것을 연구하는 곳이 이곳이다. 더 간단하게 요약하면 여긴 근육몬 양성소이다.

"전부 이해했니?"

"네. 다 이해했어요."

"그럼 같이 가자. 가서 측정해야 할 것도 좀 있고."

"무슨 측정이요?"

"뭐긴 뭐야. 당연히 체력하고 3대 근육 측정이지. 자, 따라와."

벤이 나를 이끌고 도착한 곳은 큰 운동장이다. 꽤 많은 근육몬들이 여기서 몸을 단련하고 있었다. 솔직히 기가 조금 질린다. 땀냄새도 좀 많이 나고.

"그럼 시작할까?"

"네?"

"자, 달려."


이후 쓰러지기 직전까지 달렸다.


작가의말

오늘은 마지막 연재 날이라 연참입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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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 시비(1) 21.05.22 64 2 8쪽
» 33. 힘법사 연구회(2) 21.05.21 55 3 7쪽
32 32. 힘법사 연구회(1) +1 21.05.20 65 2 8쪽
31 31. 실험체(2) +1 21.05.19 74 2 7쪽
30 30. 실험체(1) +1 21.05.18 82 3 7쪽
29 29. 공부를 합시다(3) 21.05.17 90 2 8쪽
28 28. 공부를 합시다(2) 21.05.16 99 3 7쪽
27 27. 공부를 합시다(1) 21.05.15 106 3 8쪽
26 26. 옴 학파(4) 21.05.14 121 2 8쪽
25 25. 옴 학파(3) 21.05.13 122 4 7쪽
24 24. 옴 학파(2) 21.05.12 143 2 8쪽
23 23. 옴 학파(1) 21.05.11 158 5 8쪽
22 22. 심연(3) 21.05.10 169 5 9쪽
21 21. 심연(2) 21.05.09 187 5 8쪽
20 20. 심연(1) 21.05.08 211 5 8쪽
19 19. 마탑으로(3) 21.05.07 227 5 8쪽
18 18. 마탑으로(2) +2 21.05.06 236 5 7쪽
17 17. 마탑으로(1) 21.05.05 236 6 7쪽
16 16. 구출(3) 21.05.04 222 8 7쪽
15 15. 구출(2) 21.05.03 237 6 7쪽
14 14. 구출(1) +1 21.05.02 243 7 7쪽
13 13. 위기 후엔 새로운 위기(4) +1 21.05.01 244 7 7쪽
12 12. 위기 후엔 새로운 위기(3) +1 21.04.30 255 6 7쪽
11 11. 위기 후엔 새로운 위기(2) +1 21.04.29 267 6 7쪽
10 10. 위기 후엔 새로운 위기(1) +1 21.04.28 278 8 8쪽
9 09. 폭동과 점령(4) +1 21.04.28 282 7 8쪽
8 08. 폭동과 점령(3) +1 21.04.27 288 5 8쪽
7 07. 폭동과 점령(2) +2 21.04.26 336 7 8쪽
6 06. 폭동과 점령(1) +1 21.04.25 330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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