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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킹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악당이 인성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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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공장장
작품등록일 :
2021.03.22 14:02
최근연재일 :
2021.05.22 18:4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7,720
추천수 :
173
글자수 :
112,675

작성
21.05.06 17:10
조회
235
추천
5
글자
7쪽

18. 마탑으로(2)

DUMMY

"죽이지 않았습니다."

"거짓말."

"어쩌면 그 아수라장에 제가 몇 명의 사람을 죽였을 수도 있겠-"

"거짓말! 내게 거짓은 통하지 않는다. 진실을 답해라. 아해야."

마탑주의 눈이 푸르게 빛났다. 꽤나 위압적이었다.

"제가 몇 명의 사람을 죽인 것은 사실입니다."

"거짓은 아니구나."

마탑주가 입가를 비틀며 웃었다. 나를 비웃는 것이다.

"다만 완전한 진실도 아니지. 내가 물은 질문에 제대로 답하거라. 글렘과 나머지 인간들을 모두 네가 죽인 게지?"

그는 마나를 주위에 풀어 나를 압박했다. 환자한테 이런 짓을 하다니 아주 막나가는군. 이렇게까지 강경하게 나오면 어쩔 수 없다.

"맞습니다. 2명을 제외하고 죽은 모든 자들은 제 손에 죽었습니다."

나는 '이제 됐냐?'라는 눈빛을 보냈다.

"좋다. 그것이 진실이지. 실험실의 참상은 이미 나도 보고 받았다. 시체가 대체 몇 구였는지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갈갈이 찢어놨더구나. 아주 손속이 지독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의 눈은 나를 질책하지 않았다.

"동시에 강력하고 섬세하지. 네 정도 나이에 저런 마법을 부리다니 아주 놀라워. 이건 말도 안 되는 수준이야. 도대체 어떻게 한 거지?"

나를 칭찬하면서도 눈은 시리게 가라앉았다. 확실히 대마법사라는 칭호는 그냥 얻은 게 아니었다. 그가 이 자리에서 손가락 하나만 까닥해도 나를 곧장 죽일 수 있다. 대마법사란 그런 것이다.

"글렘의 농축 마나액을 2개 팔뚝에 투여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모든 마나를 한번에 내질렀죠. 약간의 재능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허허. 말은 청산유수구나. 그러나 거짓이야. 마법을 배우지 않은 아이가 저런 마법을 부리는 건 대마법사의 재능이 있더라도 불가능해. 마나액을 투여한다고 해도 그건 마찬가지다. 저건 단순히 재능의 문제가 아니야."

"......"

"저 현장을 내가 직접 조사했더라면 더 재밌는 흔적을 많이 발견했을 텐데 아쉽구먼. 내가 바빠서 말이야."

참 다행스런 말이었다.

"정말이지. 자네는 그야말로 수상해. 뭔가 섭리에 어긋난다고 할까. 이 몸 상태라면 진즉에 죽어 마땅한데 아직까지도 살아있는 것도 그렇고. 이 어린 나이에 내게 따박따박 거짓말을 지껄이는 것도 그렇고. 흐음."

순간 내 손목을 잡고 있는 그의 힘이 거세졌다.

"현장에서 멸망교 사제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네. 글렘 또한 멸망교 교이었더다지. 자네. 설마 멸망교인은 아니겠지?"

!!

나는 최대한 동요한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그는 내 손목을 잡고 여전히 마나를 불어넣은 채였다.

"자네 동요했구만."

마탑주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크윽...!"

몸 주위에서 압박하던 마나의 압력이 훨씬 강해졌다. 나는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내 질문에 대답해라. 너는 멸망교와 무슨 연관이 있지? 대답 여하에 따라 너는 죽지도 못한 채 평생 심문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진실을 이야기한다면 짧게 끝내주지. 고통 없이 말이야."

지금껏 단순히 위압적이었던 마나의 흐름이 공격적으로 변했다. 마치 전신을 바늘로 찌르고 있는 듯 따가웠다. 이 압박 속에서 나는 입을 떼는 것조차 버거웠다.

"끄으윽! 저는! 멸망교인이...아닙니다!"

"내가 그 말을 어떻게 믿지. 증명해라. 네 말이 진실임을."

"멸망교인은 글렘입니다! 저는 단지...! 멸망교를 조금 알고 있을 뿐!"

나는 차갑게 노려보는 마탑주의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 씹어뱉었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밀리면 죽음 뿐이다.

젠장! 왜 계속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야?! 회귀 후에는 좀 편하게 살랬더니!

우웅-

마탑주는 마나의 압력을 낮추었다.

"거짓은 아니군. 물론 완전한 진실도 아니었지만."

"하아. 하아...쿨럭!"

코에서 피가 흘러내왔다. 요즘 피를 너무 자주 흘린다. 젠장.

"멸망교인이 아니라면 일단 안심이야. 하긴 멸망교의 집도 하에 진행된 실험의 피해자인 자네가 멸망교인이라는 것도 이상하지. 하아, 이거 조금 미안하게 됐구먼. 멸망교 그 미친놈들은 예측할 수가 없어서 말이야."

그는 핏방울을 뚝뚝 떨어뜨리는 나를 보며 말했다.

"그러나 아직 자네에 대한 의심을 모두 거두지는 않았어. 멸망교와 자네의 관계에 대해서는 세밀하게 진술해야 할 것이야."

마탑주는 여전히 위엄 넘치는 표정으로 의자에 고아하게 앉아있었다. 반면 나는 바닥에 꿇어앉아 코피나 뚝뚝 흘리고 있었다. 나는 이때 생각했다. 마탑주에게 어떻게든 엿을 먹여야겠다는 생각을. 나는 빠르게 여러 요소들을 따져봤다.

이곳은 마탑주의 사무실.

마탑주=어른

나=어린아이+환자

내 코의 코피와 주변 마나의 잔향.

이 모든 것을 조합해보면?

답은 빠르게 도출되었다.

"좋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멸망교에 대한 심문을 시작...어어? 어?! 이보게! 아해야!"

풀썩

나는 체내의 마나를 조금 조작해 혼절했다. 원래 혼절 직전으로 몰려있던 몸을 내가 마나를 운용해 간신히 붙잡고 있던 것 뿐이다. 그러니까 나의 혼절은 정당하다. 덤으로 피를 좀 더 과장되게 뿜어주었지만, 이 역시 마탑주로 인한 출혈이다.

그러므로 이 다음 과정 또한 정당하다.

"마탑주님! 무슨 일입니까?!"

소란을 들은 보좌관이 문을 두드렸다. 마탑주가 침묵하자 보좌관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마탑주님! 무슨...?"

보좌관은 볼 수 있었다. 거세게 뿜은 피의 흔적과 쓰러진 아이. 그리고 그 아이를 겸면쩍게 바라보는 마탑주와 마나의 잔향. 답은 자명했다.

"......"

마탑주를 바라보는 보좌관의 시선이 일순 짜게 식었다.


***


소란을 들은 다른 하인과 마법사들이 몇 명 올라와 보좌관과 같은 광경을 목격했다. 그로인해 한동안 마탑에 마탑주가 가학적인 취미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마탑주에게 멸망교와 어떤 방식으로든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들켰다는 것이다.

"이럴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는데. 젠장. 시작부터 꼬이네."

마탑주는 어떻게든 나와 멸망교의 관계를 밝히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에 맞는 변명을 준비해야만 한다. 그렇지만 마탑주에게는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다.

"어떡하지?"

나는 침대에 누워 수액을 맞으며 고민했다. 아까는 좀 과장해서 울었지만 마탑주로 인해 내상을 입은 것은 사실이다. 빌어먹을 엉감탱이! 언젠가 복수하겠어.

덜컹

그때 누군가가 내 병실에 찾아왔다.

'뭐지? 설마 마탑준가?'

이런 생각을 하며 긴장했지만 마탑주는 아니었다. 처음 보는 중년의 남성이었는데 온몸에서 약품 냄새가 나는 것을 보니 약사이거나 연금술사일 가능성이 높다.

"네가 파울이냐? 나는 베르베르라고 한다. 널 담당할 연금술사지. 그리고...과거에 글렘의 스승이었던 사람이다."

"?"

뭐야. 마탑주가 보낸 건가? 아니면 제자의 복수라도 하려고?


작가의말

항상 글을 쓰면서도 제 글이 너무 허접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서네요. 이런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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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 마탑으로(3) 21.05.07 227 5 8쪽
» 18. 마탑으로(2) +2 21.05.06 236 5 7쪽
17 17. 마탑으로(1) 21.05.05 235 6 7쪽
16 16. 구출(3) 21.05.04 222 8 7쪽
15 15. 구출(2) 21.05.03 236 6 7쪽
14 14. 구출(1) +1 21.05.02 243 7 7쪽
13 13. 위기 후엔 새로운 위기(4) +1 21.05.01 244 7 7쪽
12 12. 위기 후엔 새로운 위기(3) +1 21.04.30 255 6 7쪽
11 11. 위기 후엔 새로운 위기(2) +1 21.04.29 267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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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08. 폭동과 점령(3) +1 21.04.27 288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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