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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킹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악당이 인성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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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공장장
작품등록일 :
2021.03.22 14:02
최근연재일 :
2021.05.22 18:4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7,721
추천수 :
173
글자수 :
112,675

작성
21.05.05 17:10
조회
235
추천
6
글자
7쪽

17. 마탑으로(1)

DUMMY

『크네히트. 그 아이를 데려오도록 하세요.』

"파울이란 아이는......"

『저희 왕국에는 당장에 확실한 전력이 필요합니다.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확실치 않은 마법사를 함부로 데리고 올 수는 없어요. 심지어 그 아이는 몸상태가 심각하다지요?』

"...알겠습니다. 명 그대로 시행하겠습니다."

『좋아요. 아마 마탑에서도 대마법사의 재목이라는 그 아이를 노릴 테지만, 명분은 우리쪽에 있어요. 필시 그 아이를 데려오도록 하세요. 그레이엄 기사단장.』

뚝-

"후우. 힘들다. 전하랑 대면하면 항상 이렇다니까. 무서운 분이셔."

여왕의 명령은 받았지만 그레이즈는 왠지 모르게 파울이 신경쓰였다.

"그래도 명령이 우선이야. 다음 협상을 준비하자."

크네히트를 데려가기로 한 이상 마탑과의 협상은 치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그레이즈의 생각은 하루만에 깨졌다.

"마탑에서는 파울을 데려가겠습니다."

"크네히...네? 파울이요?"

"그렇습니다. 파울은 마법사의 재능이 있지만, 글렘에 의해 신체가 상하였고 요양에 얼마가 걸릴 지 모릅니다. 그에 대한 책임은 응당 마탑에서 져야지요. 이전에 말씀하셨듯 글렘은 마탑의 책임이니까요."

"아...예."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저희 마탑에서 파울을 데려가 그의 마법사로서의 재능을 꽃 피우도록 성심성의껏 보살피겠습니다. 이에 대해 왕국의 의견은 어떠한지요."

"네, 네! 좋습니다. 그럼 저희는 크네히트를 데려가는 것으로 하죠."

톱니바퀴 들어맞듯 시작한지 3분 만에 협상이 끝났다. 협상의 결과대로 파울은 마탑, 크네히트는 왕국으로 이동되었다. 나머지 살아남은 아이들은 마탑의 지원 아래 시골의 성당으로 요양 보내졌다. 실험의 영향으로 긴 여생을 보내지는 못할 테지만 특이할 것 없는 그 아이들은 남은 삶을 신의 이름 아래에서 평온히 보내게 될 것이다.

"파울. 잘 지내. 구해줘서 고마웠어."

"훌쩍. 잘 가 애들아. 다음에 또 만나자."

아이들이 손을 흔들며 사제들을 따라갔다. 나도 마주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 다음은 크네히트의 차례다.

"지금까지 고마웠어."

"네 입에서 고맙다는 말이 나오고 확실히 가긴 가는 모양이네."

"...나중에 다시 만날 때까지 존댓말 배워 놔. 내가 누나야. 꼬맹이 파울."

"네가 누나라는 근거는 뭔데. 너 내 나이 모르잖아."

그러자 크네히트가 나를 위아래로 훑었다.

"너 나보다 작아. 완전 꼬맹이야."

"......"

젠장. 할 말이 없군.

"...나 강해질거야. 그러니까 파울 너도 꼭 다 나아야 돼."

"오냐. 가라."

크네히트는 기사들을 따라 떠났다.

"인사는 다 나눴나?"

"네."

"그럼 이제 우리도 출발하지. 마탑까지는 한달이면 도착할 거다. 그동안은 사제가 한 명이 동행하여 네 몸을 돌봐줄 것이다. 알겠나."

"네."

내쉬는 이런 별 볼일 없는 꼬맹이에게 이정도까지 해야 하는지 불만이었지만 굳이 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런 그의 기색을 눈치챌 수 있었다. 본인은 모르겠지만, 나를 내려볼 때마다 눈가에 옅은 경멸이 묻어나왔다.

본래 포커페이스는 아랫사람에게 하는 것이 더욱 어려운 법이다.

"음. 그럼 출발하지."


마탑에 도달하기까지는 대략 40일정도가 걸렸다. 본래 한달이면 도착했겠지만, 가는 도중 내 몸 상태가 악화되어 중간 중간 쉬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멸망교 사제와 싸울 때 굳이 마법을 쓰지 않았을 테지만,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다.

계속 아프다며 쉬어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마법사들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마법사란 것들은 죄다 개인주의에 자기중심적 사고를 갖고 있어서 남을 배려하는 일이 드물다. 그걸 알고 있어도 기분은 나쁘므로 나중에 다 나으면 복수해야지. 나는 하나하나 얼굴을 기억해두었다.


마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마탑의 의무실로 이송되었다. 몸 상태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로는 마탑주를 뵐 수 없으니 최첨단 설비를 갖춘 마탑의 치료를 받기로 했다.

확실히 마탑은 달랐다.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 몸을 13일 만에 걸을 수는 있게 만들어놓았다. 아직 뛸 수는 없겠지만 이런 식이라면 얼마 걸리지 않으리라.

몸이 호전된 나는 마탑의 꼭대기. 마탑주의 사무실로 인도되었다.

"이곳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하인이 공손하게 안내했다.

똑똑똑.

"들어와라."

냉엄하지만 연륜이 묻어나는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안으로 들어가 놓여진 의자에 앉았다. 마탑주는 내게서 등을 돌리고 있었다.

"그래. 네가 실험의 유일한 성공작이라던 그놈이냐?"

무례한 언사였지만 나는 미동도 하지 않고 답했다.

"그렇습니다."

"흐음. 몸이 망가졌다고 하더니 허약해 빠진 목소리로다. 쯧쯧. 이런 놈 때문에 내가 두 달을 기다린 건가. 시간 낭비했어."

그는 신랄하게 비아냥 거렸다. 나는 가만히 침묵했다.

"됐다. 이만 나가 봐라. 굳이 안 봐도 별 볼일 없겠군."

그가 손을 휘저었다. 나는 그의 명령에 망설임 없이 일어나 공손히 인사하고 방을 나섰다. 그러나 문이 열리지 않았다.

덜컥- 덜컥-

'잠긴 건가?'

"허허. 이거 꽤나 재밌는 아이로다. 다시 돌아오거라."

마탑주가 손가락을 튕기자 내 몸은 스르륵 미끄러워 의자에 안착했다. 그제서야 마탑주는 뒤를 돌아 나를 마주봤다.

새하얗게 샌 백발.

나이에 비해 정정한 체구.

악동처럼 유쾌하게 일그러진 입.

유리알처럼 투명한 듯 심유한 눈동자.

대마법사라는 명칭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그는 내 앞으로 의자를 끌고 오더니 풀썩 앉았다. 이로써 둘은 완전히 눈을 마주하는 형태가 되었다. 그는 내 눈을 천천히 들여다보았다. 그의 시선은 인간의 본성을 꿰뚫는 듯했다.

"그래. 몸이 좋지 않다고? 손을 내밀어보거라."

나는 조금 머뭇거렸다.

"어서. 내밀래도."

그는 내 손목을 잡고 마나를 부드럽게 흘려보냈다. 그의 마나는 자연스럽게 나의 몸 구석구석을 물들이듯 움직였다. 확실히 그는 대마법사이다.

"...그나마 회복된 게 이정도란 말이지. 글렘, 그 쓰레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 쯧."

그의 말에 진찰이 끝났다고 생각한 나는 손을 빼려고 했지만 그는 놓아주지 않았다.

씨익

"그래.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자구나."

그의 입가가 악동처럼 일그러졌다.

"네가 있던 실험실에서 글렘을 죽인 게 누구냐?"

"...기억이 나지 않아 잘 모르겠"

"거짓말이군."

그는 딱 잘라 말했다.

"내 앞에서 거짓을 말하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어리석은 아해야. 내가 고작 그것도 모르고 너를 불러들였겠느냐. 내게 거짓은 통하지 않는다. 진실을 이야기해라."

"......"

"글렘. 그리고 나머지 인간들. 모두 네놈이 죽인 게지?"


작가의말

오늘도 정말로 감사합니다. 제 마음 아시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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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 구출(2) 21.05.03 236 6 7쪽
14 14. 구출(1) +1 21.05.02 243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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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08. 폭동과 점령(3) +1 21.04.27 288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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